...+22+12
=601,670


0. http://gyuhang.net/2043

'디지털 시대'의 진실은 삼성전자 서비스 차량에 적힌 ‘디지털 노마드’라는 구호와, 먼지 하나 허용하지 않는 청정한 삼성반도체 공장(디지털의 꽃을 생산하는)에서 백혈병으로 죽어가면서도 산재 판정조차 받지 못한 어린 여성노동자들의 피눈물의 대비 속에, 들어있다.

1. http://tl.gd/282ao2

"서울시에서 구둣방 지금처럼 다 교체해 주고 나서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고, 공간은 예전보다 더 좁아졌어요. 문을 닫으면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안보이고. 이왕이면 새로 하는 거 안 덥게, 안 춥게 해주셔야 하는데...이거 책에 적어주신다고? 그럼 좋지."

2. http://www.twipl.net/AAu2
image
@mariyurion 진짜 놀라운 사진이군요...()

3. http://twitter.com/KwonYoungGhil/status/12191993533
한나라당은 4대강반대의 물결이 거세게 일자 지방선거패배를 우려,김연아를 4대강공사홍보대사로 기용할 논의를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원래 노땅 정치꾼들이라는 어른들은 "요즘 애들이 뭐 좋아하냐?" 한 마디 질문으로 대충 젊은이들을 꼬드겨 혹세무민해 왔거니와 요새는 그게 더 심합니다. 요즘 사람들이 디자인 좋아하고, 모에로운 거 좋아하고 김연아 좋아하니까 그런 걸로 자신들의 얼룩을 덮어씌울 요량들인가 봅니다. 하여튼 다들 이 모양입니다. 이제는 수구꼴통들도 잘 나가는 쿨을 걸치고 깔끔한 디자인의 옷을 입고 순진한 피라미 백성들의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니깐요.
왼쪽으로 진보중인 우리들이 고민해야 할 건 이겁니다. 도대체 이렇게 빼앗기고 있는 동안, 우리의 쿨은 어디로 가 있느냐 혹은 어디서 찾아와야 할 것이냐? 본디 문화사란 비주류가 주류가 되어 가는 과정이라 했거니와 이제는 그저 '뽀대나는', '멋진', '모에한' 것이 곧 '진보된', '좌파적인' 그래서 '흡인력 있는' 것이라는 필요충분 명제가 성립이 안 되고 있다는 겁니다. 큰일났습니다. 일본은 이미 전쟁 특히 2차대전을 미화하는 듯한 뉘앙스의 모에 애니메이션을 아무렇지도 않게 니뽄바시에서 팔고 있습니다. 좌파로 오는 젊은이들 중에는 그것이 선점하고 있었던 '쿨'이 좋아서 온 이들도 있을 줄로 압니다. 만약 그대가 그런 사람이라면, 이젠 앞장서서 걱정해 주셔요. 3년, 아니 그보다 더 짧은 기간 안에 한나라당이 모에화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있습니다. 이미 비주류(라고 안 하면 거짓말이니까) 쪽에서 나온 것이 있고 보면 돈 주고 사든지 자체개발하든지 할 거란 말입니다. 어쩔
Posted by 엽토군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최근 내 관물대 식기함 문짝 안쪽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에 그렇게 써 있다. "500만명이 보는 Animation은 어때야 하는가?"라고.

군대 들어와서 그저 가만히 생각하(다가 멍때린다고 혼나)고 앉아있(다가 안 움직인다고 혼나)는 수밖에 없어지니 그저 꿈만 부풀어간다. 밴드를 하고 싶다(혼자서만 인터넷에 자작곡을 올리긴 뻘쭘하니까). 전세계에서 관객 500만을 돌파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 강연회를 열고 싶다. 책을 내고 싶다. 쇼를 하고 싶다. 스타가 되고 싶고 연예인이 되고 싶다(군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암만 봐도 나는 나의 위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잘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딱 2인자 자리까지). 5분짜리 재미있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그러니까 이건 시대착오진흥원 이야기이고, 기왕이면 교양 부문에서 케이블보다 후달리는 SBS가 좋겠다). 그 프로그램(요컨대 이것은 교양계의 무한도전 격이 될 것이다, 그렇게 꿈꾼다)으로부터 각종 반소비주의적이고 시대착오적이고 반사회적이기까지 한 각종 관련품과 기획 그리고 패러다임의 생산 등을 통해 복음주의적인 문화 창조에 기여... 응? 반소비주의적인 각종 상품? 뭐야 그게?

500만은 쉬운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꿈의 숫자이고 차원이 아예 다른 급수이다. 거기엔 인류 보편의 모티프와 내러티브, 감정과 라이프스타일은 기본이고 뭔가 근본적으로 세계를 달리 창조하는 어떤 것이어야 하며 '상당 수준의 발랄한 진보일 것'이라는 기본 전제가 깔린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이 모든 것들은 대체로 그러하다. 소위 진보합네, 의식 있네 하는 사람들이 찾는 깔쌈하고 스타일 좋은, 약간은 비현실적인 듯한 세련됨, 지적임, 쿨함, 반듯함, 그리고 눈뜸.

이런 것들에 대해 심각한 회의를 느낀다. 당신들이 그토록 바꾸고 싶어하는 이 세상이란, 정확히 막사 수준이다. 그저 하루하루 케이블TV의 콘서트나 구경하며 하나도 바뀌지 않는 일상을 지겹게 지겹게 살아가면 그만이다. 아무것도 진보하지 않는단 말이다. 소비주의에 대해, 신자유주의에 대해, 시대착오 정신에 대해... 아, 더는 못 말하겠다. 숨이 가쁘다.

둘 중 하나다. 이 무겁디무거운 공기 밑에서 압사당하든지, 이 공기가 사람이 숨쉴 수 없는 공기라는 걸 깨달은 뒤에 질식사하든지― 500만명이 티켓을 샀다. 무엇을 보고 싶어할까? 내가 내놓은 어떤 서사를 사람들은 즐기고 싶어할까? 그들에게 주어야 할 것은 따로 있지 않을까? 나는 질식사당할 것 같다. 숨이 가쁘다. 최규석이 만화를 그린 <백도씨>를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찾아보고, 내가 어떤 상품을 만들고 싶었는지 생각하다 말고 문득 <작은 연못>을 CGV에서 볼 수 있나 싶어서 찾아보려다가 이 글을 쓰고 있다. 너무 놀랐다.

자본의 벽은 너무 높고 군대와 2차대전은 이 세계를 다 망쳐놨다. 이걸 하면 과연 통할지 불안한 것들뿐이다.

P.s: 근데, 난 할 거다. 모두가 기겁할 만큼, 뭐라 말할 엄두가 안 날 만큼 나는 대단해질 거다.
이 세상의 수많은 복잡하고 골치 아프고 따분한 모든 것들은 결국 몇 가지 멍청한 짓들을 하기 위해 존재하며 결국 그리로 모인다고 본다. 나는 브랜드가 된다.
아 맞다. 내가 처음 말하고 싶었던 문제의식이 바로 이거였다. 나는 내 스스로 브랜드가 될 준비가 돼 있는가? 내가 생각했던 대로 될까? 'Yuptogun the creative'는 어떤 모습일까? 500만명이 몰려오는 작품이면 어떤 걸까, 를 넘어서, 역사에 남는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걸까?
Posted by 엽토군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소인배가 되기 싫다.

도량이 좁은 사람이 되기 싫다. 30원 할인과 마일리지 적립율과 버스 도착 예정시간에 목 매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남이 비판해 놓은 글의 문맥을 뚝뚝뚝 끊어 가며 구구절절 반박하고 나중에는 태도로 꼬투리 잡는 행태가 짜증스럽다. 사람을 앞에서 서글서글 대하고 뒤에서 있는 대로 욕할 바엔 차라리 시종 침묵으로 일관하고 싶다. 줄을 서서 기다릴 때 묵묵히 잘 기다리는 인간이 되고 싶지, 눈치 보고 눈치 주고 그러기는 싫다. 속좁은 인간, 작은 놈이 되기 싫다.

소인배들이 양산되고 있다.

그것은 포인트카드와 제휴사 정책, 최장 노동시간, 세계 최고의 인터넷 사용률, 좁아터진 개미굴처럼 생긴 도시공간적 구조, 총점 500점의 수능시험을 지나면 싸워야 하는 최고 4.3의 상대평가 학점, 애당초 궁금하지도 않았던 온갖 숫자와 할인율과 편리들에 대한 과대 선전 등에 그 핑계를 돌릴 수도 있을 것이지만, 무엇보다... 포부를 가지고 도량을 키우는 삶을 살아볼 수 없도록 모든 생활양식이 체제적으로 규격화, 표준화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을 것이다. 모험하고 싶고 도전하고 싶어 죽겠는데 탐험이고 도전이고 누가 다 해 놔서 모험하러 갈 곳이 없다.[각주:1] 광야를 말달리던 사람들의 야망을 갖고 싶은데 고작해야 초국적기업 CEO 아니면 정치판 거물 정도가 한계여서 실망스럽다.[각주:2] 시대정신을 바꾸는 위대한 영혼이 되고 싶은데 그러려면 우선 100분 토론에서 생방송으로 짧고 정확하고 조리 있게 말하는 법부터 연습해야 한다.[각주:3]

어쩌면 이런 글조차도 소인배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너무 구차하다...

니체가 말한 건 이런 것이다. 닭장 속의 육계가 될 것이냐, 슈퍼맨이 될 것이냐. 닭장의 하느님인 모이통만 쳐다보며 살 것이냐, 닭 몇 마리 잡아먹는 좀 야만적인 놈이 될지언정 거기서 뛰쳐나와 슈퍼맨으로 살아볼 것이냐? 나는 니체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가 느낀 문제의식은 대단히 미래지향적인 것이었다. 소인배가 되지 마라.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크기로 지어져 있다...



P.s 추천태그에 '위대한 유산'이 나오더라. 아, 디킨즈. leveled reader로 읽어두길 잘한 작품이었다. 요즘 이 내러티브가 적잖이 회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생각있는 몇몇 사람들은 이미 반작용적으로 느끼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린 좀더 많은 것을 받았으리라는, 다만 누가 줬는지 그리고 뭘 받은 건지 모를 뿐이라는 그런 걸...
P.s2 RT @oisoo 잘난 척 하기 좋아하는 파리 한 마리가 하늘에 떠 있는 독수리를 보고 빈정거렸다. 저 큰 덩치로 날개를 저리도 느리게 움직이다니, 봐라, 저놈은 곧 추락하고 말거다.

  1. "트루먼 쇼"에서 내가 명장면 중 하나로 꼽는 이런 장면이 있다. 어린 트루먼 버뱅크가 교실에서 발표한다. "전 모험가가 될래요." 교사 역할의 엑스트라는, 그가 섬 밖을 나가고 싶어하지 않도록 하려고 당장 세계지도를 펼쳐보여준다. "미안한데 이미 다 모험돼 있어." [본문으로]
  2. 오늘날 규격화 제도화 표준화돼 버린 가장 안타까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야망이다. 사람들이 뭘 야심차게 꿈꾸지 않는다. [본문으로]
  3. 간디 할아버지가 토론프로그램에 나갔다면... 당연히 참패했을 거다, 그리고 그의 영혼은 아주 초라해 보였을 것이다, 안 그런가? [본문으로]
Posted by 엽토군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1. 2009.08.13 10:05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경제' 하나로, 사람의 90~95%는 설명될 수 있는 사회.

    꿈이 아니라, 돈을 원하는 사회.

    만약, 소인배가 되지 않을 경우, 이런 말을 건네올 겁니다.

    "네가 사회생활을 알어? 네가 현실을 아냐고?!"
    • 2009.08.13 10:1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돈... 다시 논의는 돈으로 환원됩니까?
  2. 2009.08.14 06:5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대학부터 뜯어고쳐야 하는데, 이 문제는 2년동안 머릿속으로 쓸 내용을 정리하고 있음. 그냥 머릿속에서 끄잡아내서 뱉어놓으면 되는건데, 사회적 파장(?)이 우려가 되어서.........
    • 2009.08.14 10:42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아이구. 내 근처에서 사회적 파장이 일어나 주면 참 반갑겠네. 제발 좀 쓰십쇼.
    • 2009.08.15 12:1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波長일지 罷場일지.......
  3. siwai
    2009.08.20 07:56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포부를 가지고 도량을 키우는 삶을 살아볼 수 없도록 모든 생활양식이 체제적으로 규격화, 표준화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을 것이다... 광야를 말달리던 사람들의 야망을 갖고 싶은데 고작해야 초국적기업 CEO 아니면 정치판 거물 정도가 한계여서 실망스럽다'

    아이두에서 김어진을 발견한 후로, 한편으로는 포부를 품고 사는 청소년이 이 사회에 많다는 생각에 몹시 기뻤지만, 또 한편 대학이후의 삶이 그 청소년들에게 저런 실망을 가져 오게 될 지 모른다는 자괴가 있었어요... 시대를 정확히 읽어내고자 노력하는 젊은 지성인이 '나는 결국 소인배인가'라는 불안과 좌절을 겪게 되는 것에 가슴이 아픕니다. 슬프고 화도 나고요.

    그러나, 모든 시대(시대 성격이 얼마나 다르던 간에)의 위대한 정신은 모두 그런 절망적 상황 속에 나타났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것은 시대와와 싸움이기도 하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지극히 개인적인 내러티브가 동반되구요 (그래서 우리는 감동을 받죠).

    그 싸움 안에 있는 김어진씨, 힘 내고, 끝까지 길을 찾아 봐요. 자신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30원 할인과 마일리지 적립율과 버스 도착 예정시간에 목 매는 사람' - 이런 것은 도량과는 무관하지 않아요? 급하면 택시타고 다니는 나같이 게으른 사람으로서는 제발 그런 사람이 되어보고 싶은데...(돈이 많은 것도 아니거든요 ㅠㅠ)

    긴 시간 속에서 생각해 보는 것도 나에겐 늘 도움이 됩니다. 언젠가 얘기했을지도 모르는데, 다아윈의 <종의 기원> (The Origin of Species)(펭귄 영문판) 을 추천합니다. 현재라는 시간이 주는 절대성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생성하고 소멸하고 변화하는 자연(인간사회 포함)의 속성을 보며, 시간으로부터, 그 압박으로부터 잠시 자유로와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내 경우에... 그리고, 진짜로 절대적인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그런 것이 분명 존재한다는 무한신뢰도.

    오랜만에 사색을 하니 글이 써지질 않네요.

    요는, you are doing fine. keep writing!
    • 2009.08.20 19:0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아 네. 30원 얘기는 좀 겉도는 소재였죠. 뺄까...
      위대한 사람들은 그렇게 태어나는 거로군요. 듣고 보니 바로 그렇군요. 근데 저한테 그렇게까지 큰 규모의 내러티브를 바라시면 곤란합니다. 전 말은 사차원인데 주머니는 이차원이고 실천은 일차원적이니까요 ㅜㅜ
      종의 기원은 그렇고 돈키호테나 제대로 읽어볼까 하던 차입니다. 내일은 도서관에 가볼까.
      22일에 군대갑니다. 밥 사주세요.
  4. siwai
    2009.08.23 10:0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ㅎㅎ 난 사당역 근처가 젤 적절. 주중엔 7~7:30쯤 (수원으로 온다면 6:30쯤 가능), 토욜은 이른 저녁.
    • 2009.08.23 14:06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다음주나 다다음주 중에 한번 뵙겠슴다.
  5. 2010.01.04 04:3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전 꿈이 좀 큽니다. 나라를 세워보고 싶어요. 규격화 된 삶을 선택한 사람도 나름 생각이 있을테지 존중은 해줘야죠. 다같이 그러면서 안그런 사람만 차별하는게 문제지만..
    그런데 소인배는 만들어지는건가요?
    아니면 니체의 말마따나 약자의 논리인가요?
    • 2010.01.09 11:0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소인배는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에이런일이 같은 데만 보더라도 위대할 수 있는 소시민들이 꽤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영화 해운대를 봤다.
지금 나는 오후 세 시다. 뭘 하기엔 너무 늦은 듯도 하고 그렇다고 그냥 지나가기엔 너무 아쉽다.

지금껏 못본 하루히 2기를 최신 방영분까지 몰아봤다.
지금 이 이야기는 11시 45분에 멈춰 있다. 무려 네 편에 걸쳐서 데자뷰를 보여주리라고는 예상치 못한 바람에 결국 6화분은 휙휙 돌려버렸다. 원작을 전혀 모르지만, 내가 생각하는 아웃 루트는 이런 거다: 쿈이 마침내 하루히를 불러세워 방학숙제 벼락치기 모임을 하자고 한다. 31일 예비일은 방학숙제일이 되고, 드디어 다카포는 풀리며 유키는 따분해하는 표정을 뜯어 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뭐, 원작에서는 그렇게 결말이 난다는 거 같은데, 잘은 모르겠고, 쿄토 애니메이션 측은 하루히즘이 뭔지[각주:1] 한 번 더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이젠 몇 화가 몇 화인지 모르기 시작했다, 나가토의 심정이 이해된다는 글까지 올려가면서 근성으로 가고 있는 거 같다, 아무튼,
지금 세상이 오후 세 시에 멈춰 있다.
데자뷰가 계속된다.
"내일이 오든 안 오든, 이 일상이 다시 반복된다면, 그 땐 그 때의 나로서 어떻게든 하면 되겠지."

그건 아냐.

여기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다시 1만 몇천 번을 반복한 그 2주간으로 돌아가게 돼. 저놈이 했던 말 가운데에 힌트는 있었을 거다. 그런데 그게 뭐지? 쟤가 뭐랬더라? 난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거지? 제길, 모르겠다. 도무지 짐작이 서지 않는다...



미디어법을 가지고 한바탕 쓰나미가 있었다.

지금 나는 오후 세 시다. 뭔가 말하기엔 늦은 듯도 하고 그렇다고 마냥 다물고 있기엔 너무 아쉽다.

아니다. 지금 여기서 불러세우지 않으면, 다시 영겁의 회귀로 돌아가게 돼. 이 여름방학을 끝내고 싶지 않아하는 저들을 불러세우지 않으면. 불러세우지 않으면, 불러세우지 않으면... 불러세우지 않으면! 불러세우지 않으면!!!

  1. '스즈미야 하루히적 이념', '하루히스러움'으로 번역할 만한 신조어. 내가 이해하는 바 하루히즘은, 순수한 자기중심적 의도를 위해 말도 안 되는 기획과 발상을 말 되게 하는 것이며 니체와 카뮈를 빌어 말하건대 초인적 반항이라 할 만한 것이다. 현재까지의 하루히 애니판이 보여주고 있는 것들은 '하루히즘'에 대한 원작자적 해석과 실현이라고 해야지, 지겹다거나 전파가 아깝다는 식으로 매도해 버리고 끝낼 만한 것은 좀 아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엽토군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1. 2009.07.25 08:1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늦기 전에, 늦기 전에.

    빨리 돌아와 주오.
  2. 2009.07.26 15:1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이 포스팅에 당황스러운 것은 비단 저 뿐은...
    • 2009.07.27 17:0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제가 지금 시기적절하게 쓴거 맞죠?

True&Monster, <게임이든 대자연이든 모두 환상으로서 찾게 된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이하 트랙백 본문

1. 게임이 놀이대상으로서의 자연세계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설계됨'에 있다는 생각이 일단 듭니다. 자연은 적어도 액면상으로는 아무런 선행적 의미 없이 소여돼 있다면(그래서 무시킹 같은 가상으로 만들 수도 있고 그냥 곤충갤로 갈 수도 있는 오픈됨이 존재하죠), 게임세계는 '무엇을 무찌르자', '최고점수에 도달하라' 등의 기획의도와 설계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밀리터리 마니아 까페 정팅이 아바온라인에서 이루어질 리 만무하잖아요? 치고 박고 싸우라고 만든 게임서버 안에서는, 채팅기능이 들어 있을진 모르지만, 최근에 무슨 군용품을 구했느니 하는 잡담을 하는 데 대해서는 체제적으로 의도적으로 열려 있지 않죠. 뭐, 그래서 가상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도무지 그거밖에 모르게 되니까.
2. 자연세계와 완전히 같은 가상세계는 존재하기 어려우며(자연이라는 것은 우습게 볼 것이 못 되며 모사하기엔 너무나 방대한 것입니다. "맨땅에서 사과파이를 만들려면 일단 우주를 지어야죠."[각주:1] 그리고 그런 세계를 굳이 성립시킨다고 가정한다면 그것은 가상이라는 의미 대신 차라리 '전생' 개념에 가까운 어떤 존재조건이 될 것입니다. 가상이라지만 현실과 도대체 다를 바 없다는 논리적 전제 하에선 "그러면 거기서도 삶은 가능하다"라는 결론밖에 안 나와요. 그게 실존적인 삶일지, 단순한 경험과 가공된 의식의 불연속적 다발에 불과할지는 장담 못합니다만
3. 요새 버추얼 기술이 너무도 현실과 비슷해졌다는 말들을 하는데, 제가 보기에 이것은 허위성 표현이고, 차라리 가상세계가 현실세계에 비해 '감각을 훨씬 더 과장하고 있다'라는 게 제 소견입니다. '와 진짜같다'라고 느껴지는 것들과 진짜를 한번 곰곰이 비교해 보세요. 피아노로 장학금 타먹고 있는 친구를 하나 아는데, DJMAX는 고사하고 키보드매니아도 못 놀겠다더군요. 건반악기 연주의 감각을 과장 변용 포장해서 만든 음악게임들은 정작 현실(original)의 음악을 열심히 한 사람들에겐 하나의 '허풍'으로 다가와요.

자 인제 빈 강의실 나가서 공부하자 ㅅㅂ
  1. "If you wish to make an apple pie from scratch, you must first invent the universe." - Carl Sagan, Cosmos, p.218 [본문으로]
Posted by 엽토군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1. 2009.06.16 22:35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형만큼 글을 쓸 줄 알아야 할 상황을 만들고야 말았다.
    교지편집위원회... 수습으로 들어가게되다니
    • 2009.06.16 23:37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교지 별거없음. 딴거 다 필요없고 대학생삘(나름 의식있는척, 살짝 배운척, 그리고 잘 모르겠는척)만 나면 되고, 맞춤법 좀 지켜주면 됨
      아 맞다 그리고 난 교지 편집해본 적 없으니까 이건 뻥
  2. 2009.06.16 23:36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1. 자연세계를 매개로 한 '놀이'도 어떤 '기획의도' 내지 '설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A라는 놀이를 할 때, B라는 놀이에 맞는 행동을 한다면, A 놀이라 부를 수 없지요.
    2. 세상의 재현라든가, 다른 세계라든가 의 거창한 상상보단. 그저, '자연에서 뛰노는 것'을 찬양하는 이들이 말하는 '자연 환경'과 같은 '가상 세계'를 말하는 거였어요. 몸으로 하는 놀이를, 가상 세계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사람과 사람의 대면상황이 가능하다면..? 가상 세계에 나름의 원리대로 '살아가는 정보체'가 있다면, 그것은 생명일까 아닐까.
    3. 현실에서 느끼는 감각도 '온전한 리얼'이라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인지하는 감각은 '지금 여기'에서 느끼는 감각 중에 강조된 일부분에 불과하지요.
    '피아노의 연주 소리'는 '자연'스러운 것일까요? '인위'적인 것일까요? 자동차 소리, 기계 소리 등이 '음악'속으로 들어와 각종 장르를 만들어 '현실 음악'을 만들어 낸 것은 '가상 음악'일까요? 심지어, 이젠 컴퓨터만으로도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그것은 가상일까요? 현실일까요?

    4. 저는 현실세계/가상세계의 차이보다는 '자연세계에서의 놀이'와 '가상세계에서의 놀이'가 미래에는 과연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 것인가 가 궁금하더군요. '놀이 내지 게임'으로서의 의미랄까.
    • 2009.06.17 12:4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에... 이 늦은시간에 서로 댓글달고 있는 게 참... OTL 이하는 원래 잠꼬대였는데 자고 일어나 보니 진짜 잠꼬대였는고로 수정을 본, 나름 맨정신 들어간 잠꼬대 버전업 패치판(반드시 덮어쓸 것)!
       
      중요하게 지적해야 하는것 하나: 완전한 리얼이란 게 가능할 리 없다는 것. 인간의 이성 자체가 대상을 타자로서 인식한 다음 추상을 해서 판단하기 때문에 "머리에 관을 꽂으면 되지 않느냐" 등등 추상을 제거하고 완전한 무매개를 구현해보겠다는 사고실험은 기계론적인 말 낭비이며 현실의 감각이 가상에 비해 질적 내용적으로 우월하느냐(재밌냐) 하는 건 따라서 그다지 주제적이지 않은 떡밥이란 견해. 중요하게 지적할거 둘: 가상과 가공 간 구분의 필요성. 가공이란 단순히 의도적 변화의 투입'물'이며 가상이란 현실에서 변용 도출해 낸 범주적 하위 '세계'라는 차이. 위에서 받은 질문을 보면 가상과 가공의 영역적 구분이 심히 모호하며 개념 범주들이 혼용되고 있어 논지를 흐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
      본론. 놀이든 일렉트로닉이든 뭣이든 자연현상이 아닌 모든 존재, 인간이 관여한 모든 것은 가공이다. 이 관점에선 지적한 대로 피아노 연주와 노이즈 뮤직과 리듬게임 플레이는 음악이라는 가공자들 가운데 하나의 종 아래에서 동격의 類가 된다(여기서 우열의 논쟁은 다소 무의미해지고 차라리 전문화된다). 문제는 리듬게임, 무시킹(자꾸 이거만 예로드네...) 등등과 같이 가공이 가상에 기반하는 경우. 가상세계는 현실세계가 확보하고 있는 존재현실력을 적당히 재단하고(즉 현실보다 덜 개방된 가능성으로 설계하고) 그 과정에서 시종 어떤 '장차 이루어질 경험'을 대상으로 하는 의도와 요구를 분명히 투입한 세계. 따라서 가상은 현실에 비해 존재양태를 제한하는, 범주적으로 하위에 있는 체계. 이 경우에 가상에 존재하는 가공은 필연적으로 현실의 가공보다 범주적으로 하위에 있고 내용과 가능성에 있어 덜 충만하다.
      좋은 질문: 현실과 지극히 흡사한 가상세계에서 생명이니 존재니 하는 것은 가능한가? 그런 세계의 가능성부터가 심히 의구되나 논의상 가하다 하면, 이 경우 이 가상세계는 차라리 준현실세계라고 하는 것이 옳으며(거의 진짜인 무언가가 누군가에게 진짜일 경우 그것이 누군가에게 동시에 가짜일 수는 없다), 주지하다시피 그건 우리가 존재하는 양태와 엇비슷한 또 하나의 상정하기 곤란한 대안적 존재양태를 긍정할지는 모르나 여하간 '있던 세계'에서 도출되었다는 필연적 한계를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예컨대 생명의 문제: 준현실세계에선 거기 나름의 존재론에 근거한 생명의 이해가 요구되지, 우리의 현존세계가 이해하는 목숨 개념이 거기 대입되기엔 당연히 무리가 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같지 않으므로 진짜 생명이 생기고 사라지고 하는 경험까지는 하기가 심히 곤란할 테다).
      따라서 다 때려치고 가상현실의 놀이 얘기를 실천적 차원에서 따져보자면, 하나, 격투든 카드놀이든 단추와 조이스틱의 조작으로 이루어진 경험들에 불과하지 않겠는가(존재양태의 제한), 둘, 만약 별별 기술을 동원해 몸을 움직이게 만들고 사회경험까지도 가능하게 만든 가상세계의 놀이라면, 제기되는 것은 대체 자연세계에서의 놀이를 하지 않고 이런 흉내로 대체할 하등의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상식적인 의문. 과격한 예를 들자면 훗날 미연시는 정말 제작자가 보기에도 민망한 리얼 버추얼 연애시뮬레이션이 될 터인데, 그러면 그 게임들의 고수들은 왜 연애는 안 하고 왼종일 방굴라데싱이나 하고 이런 명박스러운
      필자의 순진한 견해: 관찰해 보건대, "경험의 절대적 빈곤은 우습게도 가상에 대한 맹목적 추구로 이어진다." 앉아서 공부만 하는 학생의 문장이 공허한 관념어로 가득하고, 생판 남남끼리 해 주는 축복기도가 스스로도 민망하게 들리며, 역사의식 없는 위정자가 터무니없이 환상적인 미래를 제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단칸방에 살면서 개인홈페이지 디자인을 더 간지나게 만들어보려고 별 노력 다 해 봤던 필자가 보증한다). 경험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경험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내가 되어야 하는 것이며, 나 아닌 나가 나 없는 다른 곳에서 경험한 경험은 차라리 나에게 존재 의미를 추가시켜 주지 못하는 '안목의 정욕'이라고 봐야 옳다. 이번 댓글을 장황하게 달면서 하나 걱정한 것은 이것이다; 조만간 MMORPG 같은 데서 채팅창에다 대고 기도하는 선데이 크리스천이 생길까 싶어 두렵고 민망하다.
        
      미안해요. 아는 척해서 미안해요. 이거에 또 답하지는 말아 주세요, 저 시험준비 해야된다능 늅늅... 근데 여울바람님은 전공이 뭐시더라?
  3. 2009.06.17 17:0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에..더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싶지만, 그건 나중에.ㅋㅋ
    딴 애기지만, 웅장한 성전에서 유명한 목사가 해주는 기도만이 '우월'한 것은 아닐거에요.(엽토군 님의 생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저는 신방+경제 입니다만, 교양학부를 지향합니다.(응?)
    • 2009.06.17 18:34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네 감사합니다. 그냥 이대로 덮으면 안될까요.;;;
      기도에 우월 따지는건 사실은 그건 그냥 신성모독이고... 제가 지금 서강대 철학과라는 신분이 있어서 왠지 이런얘기 나올때마다 '밀리면 안되는데' 하는 택도없는 불안함을 느낍니다.

에서 공연을 한다길래 가봤다. 가기로사는 6시 10분 전에 닿았는데 6시 반에야 입장해서 8시쯤에 아무 이유 없이 나왔다.

클럽퀸에서 공연중인 메시지

클럽이란 곳의 첫인상이다...

감상 소감은... 이건 아니야, 사람들이 이걸 즐기고 있을 리 없어, 였다. 누가 봐도 관객들과 공연자 학우들은 서로 남남이었다. 같은 섹 사람들이 태반임에도 불구하고...
맥주 한 모금 얻어마시고(나머지는 변소에서 버리고) 적당히 흥 맞춰주다가(내가 흥 다 깼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와서 생각해 보니, 따지고 보면 이런 무대나 '뮤직뱅크' 같은 것이나 홍대 밴드나 별로 다를 바가 없는 듯하다. 다 비슷한 원리 아닌가? 어째서 이 바닥에서 성공하기 어려운지 잘 알 수 있었고, 오늘의 대중문화라는 것이 얼마나 한심하리만치 허무한지가 절절하게 느껴졌으며, 내가 듣는 CBMASS, 싸이 등등의 '그쪽 퍼포머들'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좀더 알 수 있을 거 같았다(사실을 말하자면 얘들이 썩 좋은 실력은 아니더라!)
정말로 흥겨워서라기보다, 어떻게든 흥을 내야 하니까 비트도 크게 넣고 효과를 써 보고 되도 않는 랩과 푸쳐핸접을 해 보는 거다. 현대인들의 마음을 여는 데는 엄청난 양의 밈 바이러스[각주:1] 투입이 필요하다. 왜냐면 서로 모르고, 흥겨워야 할 진정한 이유도 없고, 마음은 닫혀 있는데 어쨌든 셈 치러 준 돈만큼의 재미는 얻어가야 하니까. 이걸 실패하면 아무 흥도 돋우지 못하므로 퇴출되는 거다. 그리고 생각건대 대부분의 세상 무대 문화가 그럴 테다. 솔직히 나는 진짜배기 감동과 감격이 넘쳐나는 Live Worship[각주:2]이란 걸 알고 있으니까 이게 너무 괴란쩍고 밋밋하고 생경하고 뭣보다 허무해서...



P.s 그래 거기서 끝나고 귀가하려고 이대역으로 속절없이 걸어가다가 심심해서 들어가 본 maniaX에서 뜻밖의 월척을 건졌다.
maniaX 피규어 진열장에서

誰がどう見ても確かに魔砲少女4号ちゃん

마포소녀 4호ㅋㅋ 우왘ㅋㅋ 이걸 대한민국에서 만나다니ㅋㅋㅋㅋ
하도 반가와서 주인장 불러다가 나 돌아올 때까지 저거 절대 팔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왔다. 돈 벌면 가야지. 우왕ㅋ2천원 버렸다 싶더니 이런걸 건지네ㅋ굳ㅋ

  1. (이 따위 것이 있다고 치고.) [본문으로]
  2. 엄격히 말하자면 "예배는 콘서트가 아닙니다"만 비겨 말하자면 그렇다는 얘기. 형식은 콘서트라 하겠지만, 예배라는건 아무래도 프로듀서가 성령님쯤 되고보면 이건 뭐 콘서트의 차원이 아니다. ㅋㅋ [본문으로]
Posted by 엽토군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1. 2009.06.04 13:1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음..
    사실, 모든 '표현'물이
    혼자만 재밌으면 망한다는..OTL
    • 2009.06.04 16:12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저는 이 세상에 혼자서만 재밌어하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흥미를 가지더라고요. 문제는 대중성인 거겠죠.
  2. 2009.06.04 13:1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지방에 살고 깡촌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나는
    저런 델 언제 한번 가보고 감상을 적을 수 있을까
    ㅋㅋㅋ
    • 2009.06.04 16:12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조만간 여자가 궁해지면 가게될꺼야... (가지마!!)
  3. siwai
    2009.06.10 12:1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괴란쩍다' - 뭔 뜻이래요?

    여전히 씩씩거리며 잘 지내고 있군요 ^^
    난 수원으로 이사왔음.
    입대를 미뤘나본데,
    그럼 군대 가기 전에 밥 한 번 먹을 날이 좀 더 남았네 ^^

    샬롬~~~
    • 2009.06.10 14:22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얼굴이 붉어지도록 부끄러운 느낌이 있다.'
      방학중에 한번 뵈겠습니다...

어제 하루 일과를 피곤하게 마치고 잠자리에 누워(너무 피곤하니 잠도 안 오더라마는) 잤는데, 꿈에 나는 어딘가 지구 북쪽으로 배를 타고 갈 일이 생겼다. 그런데 문득 꿈 줄거리와는 아무 상관없이 지구 자전의 중심축이 통과하는 땅(북극은 아니었다)을 지도에서 찾고 있었다. 아무튼 나는 이제 여객선에 타야 했는데, 내가 승객들의 짐수레를 끌고 넓디넓은(공항 활주로 같은) 평지를 달려 배로 들어갔다. 그렇게 탔는데, 또 꿈 줄거리와는 아무 상관없이 웬 역사 교사가 강의를 하는데, 타이타닉에 버금가는 여객선 침몰 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걸 잠깐 보았다. 객실은 우습게도 대강당처럼 되어 있어 각자 자기 의자에 앉으면 되는 꼴이었는데, 갈릴리 모임 몇 명과 서강 와웨머 몇 명도 거기 같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배 안의 낌새가 이상해졌다. 알고 보니 바깥에선 대규모 해전이 전개되고 있었고, 내가 탄 여객선은 그 전선의 한복판에 휘말려 있었더라는 것이다. 어뢰가 날아오고 포탄이 날아가고 하는 듯하더니, 마침내 내가 끌어다 넣은 짐수레 근처에서 폭발이 났다. 배가 흔들리고 전기가 나가더니 이내 아주 직감적으로 위험하게 흔들렸다. 사람들은 다급해하기 시작했는데, 우습게도 한쪽에서는 부활이 무엇이냐에 대해 토론하고, 목사님은 구원의 확신이 있으면 된다고 말씀하고, 어느샌가 객실 한복판에 누가 '예수구원' 운운을 영어로 쓴 골판지를 붙여놨더라. 한쪽에서는 '아, 인제는 죽음에 대해 사람들이 가르치던 게 이해가 된다'라는 말도 들려오고... 그러더니 급기야는 배가 기우뚱 기울어져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람들이 내가 앉아 있던 구석 쪽으로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짧은 순간 '아, 내가 여기서 죽는구나. 죽으면 부활이야 하겠지, 근데 이승에서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이런 데서 사람들에게 깔려 죽는다니 그건 좀 아쉬운걸, 주님' 하고 절박하게 생각했다. 침몰이 멎는다거나 하는 무슨 반전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도 관두는 지경에 이르렀다―정말로 나는 죽는 거다. 예상과는 다르게 나와 승객들은 깔려죽지는 않았고 다만 익사했다. 물에 빠진 사람들이 해수면 위로 떠오르는 걸 보던 내 시야가 어두워지고 이내 암전되었다. 그런데 그 어두움을 보며 이대로 끝인가 싶더니 문득 다시 시야가 확 밝아지며 그 뒷이야기가 마치 영화의 에필로그처럼 펼쳐졌다. 때는 새해 벽두, 사람들은 신년 카운트다운을 하며 즐기고 있었고, 나는 그걸 말없이 지켜보는 내 모습을 보았다. 나는 독백을 했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곧 만나요." 그러면서 나는 어둡고도 환한 새해의 밤 길거리를 걸어 사라지더라. 거기서 깼다.

오랜만에 꿈이 꽤 생생해서 적어 남긴다. 느낀 점은...

  1. 잘은 모르지만,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왠지 현재를 현재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내 눈앞에 펼쳐진 모든 과거처럼 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죽고 나면 아무 의식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게 아니라,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 후 1년' 자막 한 줄과 함께 에필로그 진행하듯이 '진짜 현재'가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2. 그런 꿈을 꾸고 엄마의 개꿈 한탄을 들어 주면서 밥 먹고 등교하는데, 문득 내가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난 죽었던 거 같은데? 꿈에서나마 임사체험을 해 보니 참으로 목숨 붙어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스러워지더라.
  3. 왠지 영원과 전능에 대해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졌다. 어젯밤 꿈에서 나는, 지금 생각해 보면, 현재 시점에 있었던 게 아니라 과거의 어느 사건으로 시간 이동을 했던 것이고, 죽는가 싶던 그제서야 현재로 왔던 것이다.
Posted by 엽토군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통기타 들쳐메고 피켓은 직접 만들어서 아무 소속도 없이 5시부터 9시까지 돌아다녔다. 사진은 조만간 동영상으로 편집해 올리고, 그 때쯤 이 글은 1 내>ㄹ 영상이 되어 있겠다.

 (출처)
↑이 구석에 찍힌 곱슬머리가 나다...

소감 한 마디는... 우리는 또 실패했다는 것이다. 패배감이 밀려온다. 다른 시위 방법을 생각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최대한 빨리 서울역에서 시청으로 가겠다고 하고 간 거였는데,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를 가기도 전에 내 눈앞에 나타나는 것은 닭장차의 벽이었다. 청계천 광장 그 협소한 곳만을 딱 둘러싸고 벌어지는 하이서울페스티발...
내가 멘 통기타를 보고 날 합류시킨(그리고 분명히 아까 단체로 모여서 티셔츠 팔고 있었던) 소위 시민악대 중 한 명이 기자들 틈바구니에 서 있던 내 눈앞에서 연행되어갔다. 나는 거기 끼는 척하면서 어물거리다가 빠져나왔을 뿐인데, 전경들은 내가 있었을 수도 있었던 자리를 15겹으로 욱여싸고 진압을 했던 모양이다.

또한 시청역 5번 출구 근처에서 체포돼 강서경찰서로 연행된 신아무개씨, 김아무개씨, 박아무개씨, 장아무개씨는 변호사들에게 "시민악대인데 서울하이페스티벌이 끝난 뒤 현장에서 즉석공연을 하다가 잡혀왔다"고 밝혔다. 출처

그것은... 불과 네 시간 전만 해도 전경과 시민의 대치상황 한가운데 휩쓸려서 "재밌구나!"를 외쳐 버린 내겐 대단한 공포였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실패하고 있다. 지고 있다. 용산참사 추모하러 모였을 사람들은 독재 타도 명박 퇴진을 외치고 있었고, 국풍81은 고스란히 하이서울페스티발로 재현됐다 그리고 전경들은 무시무시한 기합소리를 지르며 더욱 강력하게 덤벼든다... 절망이 닥쳐온다. 이제 촛불은 없는 것이다. 그 사실이 날 절망케 한다.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가, 한국이기 때문에, 이명박이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도 아무 죄 없을 게 뻔한 그리고 아무 상관도 없는 전경들을 향해 허탈하게 몸을 날려야 하는 건가... 이건 뭔가 너무 아니지 않나...

P.s 사회당 덕후위원회 위원장 블로그인듯→ http://stcat.egloos.com/
이 위원회에 대한 촌평: 약간 더 위험한 발상.

'4 생각을 놓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클럽이란 곳에 처음으로 가보다  (6) 2009.06.04
죽는 꿈을 꿨다  (0) 2009.05.06
5월 2일 집회에 갔다 왔었다  (9) 2009.05.04
부정되는 개성  (2) 2009.04.27
배운 놈들이 더 하겠더라  (0) 2009.04.16
남과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  (4) 2009.04.02
Posted by 엽토군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1. 하모니카
    2009.05.05 09:35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안녕하세요 그때 기타메고 오셨던 분이군요~ 전 하모니카를 불던 사람입니다~ 무사하셨다니 다행이네요 ^^
    • 2009.05.05 10:44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와 그래도 어떻게 연락이 닿네요.
      저는 그때 암만해도 너무 앞으로 나서는 건 못하겠다 싶어 그냥 빠졌었는데 잘한건지 못한건지 일단은 뭔가 죄송하기도 하고 복잡하네요. 다들 괜찮으신 건지?
  2. 2009.05.06 06:51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찌개시위를 도입합시다.
    • 2009.05.06 11:51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뭐 펄펄끓는 찌개를 전경들 머리에 쏟아줍니까?
    • 2009.05.07 19:1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얌전히 찌개만 끓여먹습니다... 무슨 그런 과격시위를
    • 2009.05.07 20:35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헐ㅋㅋㅋ
      근데 왜 하필 거기서 찌개가 나오는지 아직도 모르겠다능 차라리 촛불구이 쥐포라든가
  3. 2009.05.08 03:11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근데 굳이 5월 2일날 왜 시위해야 했는지는 아직도 이해 안가요.
    찌개 시위는 <가난뱅이의 역습>에 나옵니다. 책 사서 보시길. 저도 샀어요.
    • 2009.05.08 06:3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근데 사실 저도 그 책을 보지는 못했음...
    • 2009.05.08 16:0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딴거없어요. 촛불시위 시작 이후 정확하게 365일 지났거든요.
      여긴 근데 왜이렇게 책 권하는 사회야

며칠 전에 쓰고 싶었던 주제인데 여울바람님의 글을 보고 지체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X세대가 지금은 '개성시대'라고 선언하면서부터 개성이란 정말이지 현대사회의 소시민이 가져야 할 대단한 미덕으로 아무 의심 없이 긍정되는 모양이다. 나는, 일평생 평범한 인간의 축에 들어본 적이 거의 없는 인생으로서(그리고 모범적인 N세대로 규정된 듯한 여세를 몰아) 감히 말하겠다. 긍정되는 개성이 있고 부정되는 개성이 있다.
사회 제반 분위기에 무난하게 수렴될 만한, 혹은 극소수 쿨 메이커에 의해 공인된 개성만이 (어쩌면 앞에서 말한 두 가지 개성은 사실 한 종류인지도 모른다) 긍정성을 확보하며 그러므로 표출될 권리를 갖는다. 한편 누군가가 기존의 긍정된 개성과 어떤 연계가 느껴지지 않는(즉, 아주 순수한) 개성 아니면 아니면 자신의 계급적 지위에 불일치하는 개성을 추구할 때 이 개성은 아주 완강하게 회의되고 거부되어 개성으로 공인받기 어려워지며 그것을 내어보이는 것도 자꾸만 사위스러워진다. 내가 예수님 믿는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왜 하루카는 자기가 애니 오타쿠임을 말할 수 없었는가, 나는 어째서 평소 별로 관심도 없던 대스타의 헤어스타일을 따라해 보고 마는 것인가는 이것으로 설명된다.
부정되는 개성이 긍정될 수 있는 방편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하나, 그 개성이 사회에 의해 쿨한 것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둘, 자기기만과 타협적 변형을 통해 부정된 개성을 긍정된 개성으로 왜곡한다. 셋, 부정되거나 말거나 그 개성으로 일관한다. 대부분의 경우 부정된 개성들은 긍정되는 메이저 쿨에 굴복하여 둘째 경로로 우회하며, 첫째 방법은 매우 드문 경우이고 셋째는 결국 개성을 위한 개성이 되어 본래 표현하고자 했던 자기동질성에게 소외를 당하는 결과를 부를 수 있다. '퀴어'와 '고스'는 <프란체스카> 이전까지는 한국에 존재조차 없었던 문화 코드인가? 왜 나는 장기하를 많이 듣지도 않으면서 기타를 치고 노는 후배들 앞에서 되거나 말거나 '달이 차오른다'만 죽어라고 치고 있는가? 왜 개량한복만 입는 그 교수는, 신해철은, 쿠메타 코지는 마냥 외곬으로들 그러는가? 부정되는 개성은 그렇게밖에는 긍정되지 못하는 것이다.
어차피 자기만의 개성인데 스스로 만족하고 합당하게 느끼면 그걸로 그만 아니냐고 묻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글쎄, 여러분은 잔디밭 언덕을 굴러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개성이란 자기완결이 되지 않는 성질의 것이다. 남들과 달라지고 싶어서 개성을 찾는 것이지만, 그 다름은 어쨌든 긍정적이어야만 한다. 남들보다 안 좋아 보이려고 노력하는 인간이 어디 있겠나? 그런데 개성의 긍정성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부여된다. 잔디밭을 굴러 보고 싶어져서 구르는 건 나다. 나는 이미 내 개성을 잠재적으로 긍정한다. 그러나 실컷 어린애가 된 기분으로 잔디밭을 구르고 나면, 바지와 옷에 묻은 진흙보다 더 신경쓰이는 것은 비웃는 듯한 일행들의 시선과 말투다. 스스로 만족해하는 것만으로는 개성의 긍정성이 확보되지 못한다. 오히려 이미 부정되고 있는 개성이 방어의 수단으로 자기를 기만하고 있다고 보는 게 잔인하지만 옳은 표현인지도 모른다.
개성은 무조건 긍정되지 아니한다. 실제 그렇지도 않으면서 괜히 특이한 것을 갖고 싶다던가 돌+I가 되고 싶다고 꿈꾸는 것은, 참 미안한 이야기지만, 물정을 모르는 순진한 발상이다. 진짜로 개성이 있다는 것은 차라리 위험하고 고된 삶이며, 그것이 긍정되지 못할 때는 더더욱 협착한 길이 된다.

P.s 라온누리에서 주최하는 F4강의, 5월 12일 김진혁PD 강의 들으시는 분?

'4 생각을 놓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는 꿈을 꿨다  (0) 2009.05.06
5월 2일 집회에 갔다 왔었다  (9) 2009.05.04
부정되는 개성  (2) 2009.04.27
배운 놈들이 더 하겠더라  (0) 2009.04.16
남과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  (4) 2009.04.02
너무 엄청난 걸 배우고 있다  (8) 2009.03.30
Posted by 엽토군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1. 2009.04.28 15:48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ㅇㅇ...

내가 요새 (기초과정 정도나) 배우고 있는데, 정말이지 배운 놈들이 더하다는 말은 백 번 옳다.

못 배운 사람들은 주저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반면 배움이라는 건 자꾸만 On the other hand를 써야만 한다. 반론은 늘 존재하며 논의는 끊이지 않아 왔다는 거지. 못 배운 사람들은 그 꼬라지를 보며 무슨 개소린지는 모르겠는데 어여 안 가느냐고 채근하고, 배운 사람들은 망치를 들고 갈 건지 펜을 들고 갈 건지부터 고민만 많다.

배운 놈들이 더 하겠더라. 그건 어쩔 수 없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얼마나 많이 배우든 늘 '못 배운 놈' 자세로 살아야 한다. 그게 옳다.
Posted by 엽토군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785)
0 주니어 PHP 개발자 (6)
1 내 (326)
2 다른 이들의 (251)
3 늘어놓은 (34)
4 생각을 놓은 (69)
5 외치는 (70)
9 도저히 분류못함 (28)

달력

«   2019/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Statistics Gr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