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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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http://gyuhang.net/2043

'디지털 시대'의 진실은 삼성전자 서비스 차량에 적힌 ‘디지털 노마드’라는 구호와, 먼지 하나 허용하지 않는 청정한 삼성반도체 공장(디지털의 꽃을 생산하는)에서 백혈병으로 죽어가면서도 산재 판정조차 받지 못한 어린 여성노동자들의 피눈물의 대비 속에, 들어있다.

1. http://tl.gd/282ao2

"서울시에서 구둣방 지금처럼 다 교체해 주고 나서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고, 공간은 예전보다 더 좁아졌어요. 문을 닫으면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도 안보이고. 이왕이면 새로 하는 거 안 덥게, 안 춥게 해주셔야 하는데...이거 책에 적어주신다고? 그럼 좋지."

2. http://www.twipl.net/AAu2
image
@mariyurion 진짜 놀라운 사진이군요...()

3. http://twitter.com/KwonYoungGhil/status/12191993533
한나라당은 4대강반대의 물결이 거세게 일자 지방선거패배를 우려,김연아를 4대강공사홍보대사로 기용할 논의를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원래 노땅 정치꾼들이라는 어른들은 "요즘 애들이 뭐 좋아하냐?" 한 마디 질문으로 대충 젊은이들을 꼬드겨 혹세무민해 왔거니와 요새는 그게 더 심합니다. 요즘 사람들이 디자인 좋아하고, 모에로운 거 좋아하고 김연아 좋아하니까 그런 걸로 자신들의 얼룩을 덮어씌울 요량들인가 봅니다. 하여튼 다들 이 모양입니다. 이제는 수구꼴통들도 잘 나가는 쿨을 걸치고 깔끔한 디자인의 옷을 입고 순진한 피라미 백성들의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니깐요.
왼쪽으로 진보중인 우리들이 고민해야 할 건 이겁니다. 도대체 이렇게 빼앗기고 있는 동안, 우리의 쿨은 어디로 가 있느냐 혹은 어디서 찾아와야 할 것이냐? 본디 문화사란 비주류가 주류가 되어 가는 과정이라 했거니와 이제는 그저 '뽀대나는', '멋진', '모에한' 것이 곧 '진보된', '좌파적인' 그래서 '흡인력 있는' 것이라는 필요충분 명제가 성립이 안 되고 있다는 겁니다. 큰일났습니다. 일본은 이미 전쟁 특히 2차대전을 미화하는 듯한 뉘앙스의 모에 애니메이션을 아무렇지도 않게 니뽄바시에서 팔고 있습니다. 좌파로 오는 젊은이들 중에는 그것이 선점하고 있었던 '쿨'이 좋아서 온 이들도 있을 줄로 압니다. 만약 그대가 그런 사람이라면, 이젠 앞장서서 걱정해 주셔요. 3년, 아니 그보다 더 짧은 기간 안에 한나라당이 모에화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있습니다. 이미 비주류(라고 안 하면 거짓말이니까) 쪽에서 나온 것이 있고 보면 돈 주고 사든지 자체개발하든지 할 거란 말입니다.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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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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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연못 포스터

얼굴 참 많다...

- 군부대 안에 있을 때도 소식을 접해듣고는 아, 이건 봐야 해, 하고 기억만 해뒀다가 나왔는데 개봉이 끝났다는 것 같아 시무룩하고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자칭 지식외판원이라는 김PD님이랑 점심 먹을 스케줄이 파토난 차에 희한하게도 CGV에서 재개봉하는 걸 확인했습니다. 상영시간도 참 절묘하게 맞아요. 그래서 대신으로 질렀습니다. 그러고 나선 대학로 가서 디맥 테크니카 2를 해보다가 돈만 날리고 어슬렁어슬렁, 모과장님 만나서 짬뽕 먹고 크리스피 먹으면서 중얼중얼. 뭐 요즘 제가 그래요. 작년에 왔던 군바리 죽지도 않고 또 왔네.
- 90년대 어느 날부터인가 전해져 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깊은 산 오솔길 옆에 자그마한 연못이 하나 있는데요, 옛날엔 거기에 붕어가 두 마리 살더랬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둘이 서로 싸웠답니다. 한 마리는 결국 물 위로 떠올랐지요. 여린 살이 썩어들어가니 물도 따라 썩어들어가고, 결국 연못 속에선 아무 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는다고. 지금은 이 이야기를 전해 주는 것이 그리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예전엔 문제가 됐다고 하네요.
- 70년대 어느 날부터인가 전해져 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깊은 산에 대문바위골이란 마을이 있었는데, 전쟁중에 이 마을에서 쌀 모자라서 보도연맹이란 데 가입하고 쌀 받아간 한 가족이 산으로 도망갔더랍니다. 그랬는데 며칠 뒤에 미군들이 와서는 마을 사람들더러 전쟁이 벌어질 테니 다짜고짜 피난을 가라고 합니다. 뒷산 피난길에 오르려니까 다른 미군들이 와서 뒷산에 짱박혀 있지 말고 나가랍니다. 짐 싸서 나가고 있노라니까 다른 미군들이 와서 트럭 지나가야 하니까 비키라고 합니다. 철길로 비켜서 마냥 기다리고 있노라니까 다른 미군들이 와서 짐 열어보라고 하고는, 잠시 후에 명령을 받은 미군들이 저 멀리서 대민폭격을 실시합니다. 그거 피해서 바로 옆의 쌍굴다리 밑으로 피신해 있으려니까 밤새도록 무차별 집중 사격을 실시합니다. 산모가 몸 풀고 애를 낳는 마당에. 지금은 이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것이 그리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예전엔 문제가 됐다고 하네요. 2005년까지만 해도.

- 명대사는 역시 "모르믄 가서 물으봐, 빨개이들헌티"와 "사람들이 왜 노래를 부르는지 알어?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는 건 싸우지 말자고 하는 거여." 아ㅅㅂ 보는내내 촌놈들의 동질감이 느껴져서 웃겨 죽을 뻔하다가... 비참해지더군요. 어쩜 그렇게 다들 컨트리들 한지;;;
- mofac studio가 참여했습니다. 어쩐지 폭격장면에 무게감이 없다 싶더니 CG를 생각보다 많이 넣은 거 같습니다.
- 음악은 별로 안 깔립니다. 대신 김민기의 노래들을 많이 깔아서 그걸로 감동을 전해요.
- 처음 상영하기 직전에 100명의 명단이 나옵니다. 필름 사주기 운동이 이렇게 진행이 되는구나!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 의외로 상영시간은 짧(게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이 많이 나옵니다.
피난중인 노근리 사람들

주인공도 엑스트라도 따로 없는 영화. 별로 많지도 않아요.


- 맨 위에 붙인 사진의 장면에서 전 처음부터 다리는 안 보고 하늘 쪽을 보고 있었는데, 아니 웬걸, 저쪽에서 이상한 그림자가 점점 다가옵니다. 잉 뭐지? 디지털 필름에 에러가 났나? 3D로 그린 고래가 막 다가오고 있지 않겠습니까? 저게 뭐야? 저게 뭐다냐? 그러다가 영화 다 끝날 때쯤에 또 저녁놀 지는 하늘에 고래가 날아다녀요. 저거 또 뭐다냐? 뭐라냐? 인터넷 리뷰들을 보고 아, 그런 거겠구나, 하고 모범답안을 알아 버렸지만, 제가 처음 받은 감상을 적도록 하지요. 하여튼 이 고래는 상투성과 일상성을 깨 보려는 대단히 의도적인 갑툭튀입니다. 이 이야기를 리얼로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예술적 허구성을, 실제 사건을 차용했을 뿐인 가공의 영화로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갑작스런 3D 그림을 보여줌으로서 그 밑의 시간을 실제적 기록으로 느끼도록 해줬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물론 이 영화에 작은 연못은 안 나옵니다(대문바위는 나오죠). 이 영화의 배경인 대문바위골과 노근리, 거기가 작은 연못인 거겠죠. 근데 또 원래 수사법에 있어서 별로 연관 없어 보이지만 관련을 지을 수는 있는 어떤 다른 딴 소리를 하는 것도 한 가지 기교이고 보면... 그냥 여러분 생각하시는 게 정답입니다.
- 이 영화가 슬펐던 건 사람들이 다 죽어나갔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이 "어디루 가란 말유?"라고 묻고 있을 때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는 것과, 살아남은 사람들이 그래도 있었다는 것이 지독하게 슬펐습니다. 맞아요. 역사는 영화 시나리오 같지 않아서 고통이 한 시대의 막에서 한꺼번에 퇴장하지 않아요. 누군가는 살아남아서, 홀로 서서, 그 뼈가 찢어지는 듯한 기억을 되새기고 살아가지요. 저게 뭐야, 왜 다 안 죽었어, 저 사람들은 왜 안 죽은 거야, 이 씨바 도대체 이 땅의 역사란 건 우리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 거기서 왈칵 하고 눈물 뿜을 뻔.
- "나서지 말라." 제가 시위 좀 나가볼라치면 울 아부지가 하는 인삿말은 여기서부터 나왔던 모양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 중에 영웅은 없습니다. 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고 "아 니가 나가봐" 서로 미루기 바쁩니다. 그게 촌놈들이거든요. 도대체 이 세상에선 왜 촌놈이 살질 못합니까? 두 눈 부라리고 비판하든지 아니면 두 눈 부라리고 영합하든지 해야만 좀 먹고살거나 좀 떳떳해질 수 있는 세상. 그냥 촌스럽게 무식하게 살다가는 쌍굴다리 밑에 쪼그리고 앉아 총이나 얻어맞는 세상. 씨바.
- 만약에 저였다면 다르게 연출했을 겁니다. 노근리라는 곳을 아무 생각 없이 취재 나간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이 전쟁에 휩쓸려서 노근리 사람들과 함께 죽어나가고 그게 무삭제판으로 공개되었다는 뭐 그런 컨셉의 가짜 다큐처럼 해 봤을 겁니다. 영화가 너무나 다큐멘터리의 관점을 취해요. 상업영화에서 볼 수 있는 극적인 요소는 쭉 빼고 CG를 동원해서 꼭 보여줘야 할 것만 보여줍니다. 기록영상의 기능을 하게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럴 거면 좀더 '실제 있었던 일의 당시 기록' 같은 느낌이 나도록 했더라면 어땠을까, 한국전쟁의 비극을 아주공갈로 만들 셈이냐고 두드려 맞겠죠. 그래서 포기.

- 별 다섯 개 만점에 네 개 반. 나머지 절반은 무성의한 편집과 일관성 없는 그래픽이 깎아먹었습니다. 명배우 여러분, 수고 많이 하셨어요. 아무튼 나는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을 이 영화로 기억할 생각.

Posted by 엽토군
:
스크린샷

인터페이스가 영어인게 너무 아쉽다. 번역하고 싶다!



좋나게 좋다. 이제 la.wikipedia.org도 먼 곳이 아니다! 공부하고 싶어지는데?!
Posted by 엽토군
:

1. 자유민주주의주의.
이 나라는 어째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주의' 국가라는 인상이 있다.

내가 지금 녹을 먹고 있는 곳이 군대인지라 별수없이 국방일보를 보는데, 천안함 피격사건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참여연대를 규탄하는 시위내용을 계속 맨날 커다랗게 보도하더라. 이미 대명천지에 드러난 사실에 의구심을 왜 자꾸 들먹여서 북한을 돕고 국론 분열시키느냐고.
글쎄, 내가 배운 바 자유민주주의란, 사람이라면 으레 그런 소리들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니 참여연대도 그럴 수 있나보지 하고 봐 줄 수 있다는 신념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른 이야기도 좀 해 보게 해 주고, 반대하고, 찬성하고, 부닥치고, 끝장토론을 벌이고, 합의점을 찾아가고, 다시 반대에 대한 반대를 반대하고.

대한민국어버이연대 등등의 자칭 자유민주주의 단체라는 곳들은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라는 일종의 우상화된(곧 실체를 갖지 못하고 관념화된) 절대가치 그 자체를 수호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육군 가치관에서 계속 학습된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조국통일의... 내용 없는 가치관 학습은 곧 대상이 아닌 대상의 해석에 대한 반응으로 이어진다.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주의가 될 때 위험하다. 그렇겠지만 자유민주주의도 그러하다. 자유민주주의주의의 나라에서는 살기 싫다. 근데 '의'가 너무 많이 나오는 이번 글도 별로 좋은 글은 아니렷다.


2. 진보주의주의.
본디 'A를 위한 A'라는 표현치고 좋은 의미를 가지는 일이 없다. 대상 자체가 목적이 되면 그때부터 알아서 수틀리게 돼 있으므로.

소위 진보합네 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일련의(비유하건대 시맨틱 관련검색어쯤으로 따라나오는) 관념어들이 몇 가지 있다. 평등, 평화, 연대(와 투쟁), 소통, 반자본, 공존, 소수 권리 확장, 반소비, 로컬, 그린 등등. 음, 그런데 좀 식상한 얘기일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이 곧 진보요 좌파적 쿨(left cool)이라는 보증은 없다... 이것들은 그냥 가치이지 진보적 가치라고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진보하려면 당연히 지지해야 하는 가치들이냐 하면 그게 좀 어려운 얘기라는 뜻이다.
당장 로컬부터 보자. 이것들이 정치적 구호가 된 지 오래라는 떡밥은 옆으로 치우고, 이것들이 사실상 새로운 자본주의의 틀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는지? 지역경제는 포스트모던 생산체제가 핵심으로 삼는 '맞춤생산(personalizing)'이나 '인본주의적 생산과 소비'에 문자 그대로 안성맞춤이 되는 시장이다. 다시 지역경제의 각 영역(예를 들면 채소?)을 쥐고 트는 거대 자본이 생기겠지. 거기에 반대들 할 거고, 다시 로컬푸드, 로컬프로덕트 하면서 다른 비주류가 생길 테고 그리고... 뭐 당장 이 정권부터 녹색성장이라는 모순형용을 보여줌으로써 반어적으로 이 사실을 설파해주고 있는 마당이다.

진보하기 위해 진보하는 것, 나는 이것을 진보주의주의라고 칭하겠다. 아 이게 진보로구나 싶은 것들이면 무작정 따라가는 이데올로기. 처음엔 코난, 멋모르고 하야테로 가더니 절망선생, 나중엔 카이조부터 해서 아이스하키가 어쩌고... 아니면, 처음에는 한나라가 싫어서 민주당, 그 다음엔 민노당, 그러다가 진보신당, 나중엔 사회당 덕후위원회로 가더니...[각주:1] 등. 절망선생은 작화로 보나 센스로 보나 수위로 보나 9권[각주:2]쯤이 최고였다. 우리나라 정당 중에서 좌파를 고르라면 늙다리는 민노당 병아리는 진보신당 정도면 딱 알맞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로 알맞는 정도라는 게 있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겠지. 나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저 지평선을 한없이 말달리는 천국의 시민이고 싶다! 하지만, 너희 여러분 그 진보하는 애벌레들이여, 여러분끼리를 더위잡고 올라가는 여러분들끼리의 탑 꼭대기에는 누가 서서 무엇이라고 외치고 있을 것인가?[각주:3]

이것은 사실 내 자신을 위한 자기변명이다. 본디 사람은 어떤 영원이든 영원을 꿈꾸게 마련인지라, 어떤 행복의 상태나 가치가 마냥 끝없이 이어지고 쏟아지길 원한다. 그러나 철학적으로, 정말로 그렇게 되었을 때 끝없이 이어지고 쏟아지는 행복은 없다 그것은 그저 너무나 당연한 존재양태가 되어버릴 뿐! 그리고 이것은 현실타협론이 아니다. 내 스스로에게 가장 정직하고자 하는 일종의 선언 같은 것이다. 까놓고 노골적으로 말하겠다. 난 말이지, 숲이 울창하고 온갖 벌레와 짐승이 짹짹거리며 백화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이 없고 온갖 명품과 유명 브랜드 대신 옆집 아저씨가 값싸게 만들어 준 소박하기 짝이 없는 의자와 가방에 노트북 대신 공책을 넣은 채 수많은 동성애자들이 사랑을 나누고 있는 학교 교정을 향해 자전거를 타고 통학할 준비가... 돼 있을 리 만무하잖아! 당신들은 그런 삶을 꿈꾸기 때문에 진보하는가? 솔직해져 보라! 여러분이 꿈꾸는 세상은, 다시 한 번 보면, 분명히 어디선가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너무 부풀려져 있을 거다. 그래서 나는 진보주의주의자는 못 되겠단 말이다. 내 말이 그렇게나 헛소리인가?

진보란 나아짐이다. 나아져야만 하느냐는 질문과 왜 나아져야 하느냐는 질문 그리고 얼마나 나아져야 하느냐는 질문이 존재한다. 가장 쉬운 질문은 왜냐는 질문이고(항상 진보는 기초적인 불만과 문제의식에서 시작한다), 그 다음은 그래야만 하느냐는 질문이다(그러면 뭐 쇠퇴하랴? 하지만 도덕적 가치판단의 문제가 있어 여기서 공회전하는 쟁점들이 몇 개 생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얼마나의 문제이다. 그래서 진보는 어렵고 또 어려운 것이어야 한다. 이데올로기는 쉽다. 진보주의는 어려운 사상이지만 진보주의주의는 쉬운 신념이란 말이다. 그냥 또 한 명의 얼간이가 앞뒤 안 재 보고 토해낸 꿈을 넙죽 주워섬기며 거울 안 보고 살아가면 그만이니까. 내가 애드버스터를 매일 지켜보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걸러서 보기 시작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모르겠다. 내 신분이 이 문제를 더 어렵게 한다. 진리가 무엇이냐?


3. 후배 박가에게.
야 야 야 야 야;;;; 그냥 떠본 거야 임마;;; 왜이렇게 쎄게 나와;;;
다른건 모르겠고 내가 고지식하다고 말하니 거기서 참 할 말이 없다. 옳은 소리니까... 하여튼 그러니까 일단 내가 반성문 써들고 부산역 가겠다. 딴 건 다 집어치우고 서로 어떻게 살고 지냈길래 서로 이 사단이 났나 그거만 좀 확인하고 그 다음엔 만취하자. 그나마 사람한테 실례한 사람이 용기 내서 사과하러 가겠다는데 너도 염치가 있는 사람이면 이 진심을 봐서라도 마중 나와서 침을 뱉든 때리든 받아주든 해라. 니가 일방통보하니 나도 일방통보한다.
일단 가서 할 얘기 중에 한 자락만 미리 해주마. 너도 내사정좀 이해해줘야 한다. 넌 군대 안 갔고 나는 갔잖냐? 그러니 군대 간 사람(이 소수자일 수 있다는 생각은 해 봤겠지.) 입장도 한번 들어봐줘라. 나도 일단 듣자. 고지식한 사람이 반드시 꽉 막힌 사람일 필요는 없잖아? 그럼 내가 그런 사람 돼주면 되잖아 그지? 안 죽일 테니까 죽자고 마시면서 세계를 좀 넓혀보자.

  1. 뭐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다. 내가 설마하니 사회당 비하하려고 이런 글을 쓰고 있을까?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좀 알아듣자. [본문으로]
  2. 절대 나미쨩이 표지모델에 등극하시어서 최고라고는 말 못하겠다. [본문으로]
  3. '야!'이 바보야 조용히 해, 저 아래서 듣잖아. 저들이 올라오고 싶어하는 곳이 바로 여기야.'/줄무늬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습니다./'이렇게 올라온 것이 헛일이라니! 아래서 볼 때만 굉장해 보였구나.' - '꽃들에게 희망을', p. 83 [본문으로]
Posted by 엽토군
:

사줘

2010. 6. 6. 15:24
Posted by 엽토군
:
출처: cine21.com


그래서 <무한도전>은 집중력을 요하는 쇼다. 방을 닦으며 건성으로 눈길을 던져서는 100% 즐길 수가 없다. <무한도전>이 ‘피곤하게’ 만든 건 시청자뿐만이 아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의 김병욱 PD는 “<무한도전>은 예능 분야 종사자들을 엄청나게 피곤하게 만든 것 같다. 이제는 모두 사력을 다해 찍고 혼신을 다해 편집하지 않으면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관전평을 들려준다. 토요일 오후 약속 장소에 나온 김태호 PD의 빨간 헤드폰 속에는 조용필의 노래가 플레이되고 있었다. 복고 취향에 꽂힌 걸까? 속 편한 짐작이었다. 그는 조용필의 음악으로 이루어진 <맘마미아!> 같은 뮤지컬”을 1년이 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것이 김태호 PD의 휴일이었다.
"돌아이 콘테스트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라는 영화처럼 누가 보기에도 평범한 학생, 회사원들인데 알고보면 ‘또라이’인 사람들을 생각한 거예요. 멀쩡히 지내다가 어느 날 하늘에 ‘또라이’ 마크가 뜨고 홍철이가 드디어 우리가 활약할 때가 됐다고 선언하면 “나는 돌아이야!” 하면서 결집하는 거죠." (좌중 폭소)
"1, 2년 전 해외에서 <무한도전>의 포맷을 사겠다고 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제일 먼저 매뉴얼을 요구해요. 그런데 매주 원점에서 시작하는 우린 매뉴얼이 없거든요. 그들이 내린 결론은 “정말 몹쓸 프로그램이다”였어요." (웃음)
소재고갈? 그게 먹는 건가요? 물론 김태호 PD가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다. 다만 “소재는 인체 세포 수만큼, 여기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의 숫자만큼 많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그걸 어떤 내러티브로 엮어가느냐죠”라고 털어놓았을 뿐이다. 과거를 물어도 그의 이야기는 깔때기라도 달린 듯, 현재진행형의 기획과 내년에 추수할 아이디어들로 연방 되돌아왔다. 홍콩에 가서 <무간도>를 찍어도 재미날 것 같고, 버라이어티 안에 뮤지컬을 넣는 방식을 숙고 중이라며 상상도를 펼쳤다. 4년 동안 지지부진하던 <무한도전> 캐릭터 사업을 비로소 매듭지었다고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고, 사진작가에게 의뢰해서 작업해온 <무한도전> 스틸 사진 전시회를 예고할 때는 설레 보였다. 사진을 촬영하는 동안 그의 배낭을 맡았다가 무게에 무릎이 꺾일 뻔했다. 자료 파일과 서류, 그리고 노트북 컴퓨터가 들어 있다고 했다. 그 등짐을 멘 채 김태호 PD는 지인의 결혼식장에 가는 길이었다. 누군가에게 ‘재미’란 그렇게 지구만큼 거대하고 무거운 것이었다.

공익성은 거품을 빼고 진실을 확대하라. 광고를 만들듯 감정을 전달하라. RPM을 올려라. 매뉴얼을 없애버려라. 멀리 보고, 끈덕지게 준비하고, 꾸준히 가라. 드러내려 하지 말라. 함축하라.

P.s 그건그렇고 무도갤 능력자 횽아들이 자막 붙인 유앤미콘서트 무도빠 버전을 봤는데 대박이다. 휴가나가면 제대로 감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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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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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

2010. 5. 1. 19:16
종이비행기 - Apr. 2010


1. 하늘에 구름을 그리지 못해도 좋아 너는 평범하니까
모두의 머리 위로 날지 못해도 좋아 그게 진짜 너니까
다만 너의 작은 두 날개와 볼품없는 부리로만 날아갈 수 있는 초저공비행을 보여줘
간단한 바람을 타고 부담없는 빠르기로 오직 한 번뿐인 너만의 항로를 그려줘

* Paraglide, 무거운 건 접어 날려버려, let it paraglide... (*2)

+ 떴다 떴다 비행기 높이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 종이비행기


전역을 전후해서 코드가 붙든 안 붙든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제 좀 나대며 살기 시작해야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ㅁ 노래' 카테고리도 새로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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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안녕, 여름

2010. 5. 1. 19:06
안녕, 여름 - Sep. 2009


1. 숙제도 어느 정도 끝났고
놀기도 참 많이 놀았고
가보고 싶은 곳도 다는 아니지만 가 봤으니

* 안녕, 짧았던 여름
안녕, 참 길었던 여름
안녕, 미칠 듯이 더웠던 내 한때의 여름날이여 (*2)

2. 용돈도 어느 정도 벌었고
사람도 참 많이 만났고
해보고 싶은 일도 다는 아니지만 해 봤으니

+ 잘은 몰라도 그곳은 아마도 여름만 계속되지 않을까
잘은 몰라도 거기선 아마도 휴가만 계속되지 않을까
잘은 몰라도 그곳은 아마도 햇빛보다 더 밝지 않을까
잘은 몰라도 거기선 아마도 축제만 계속되지 않을까

전역을 전후해서 코드가 붙든 안 붙든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제 좀 나대며 살기 시작해야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ㅁ 노래' 카테고리도 새로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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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한다 되고쏭 개사  (2) 2008.06.07
Posted by 엽토군
:

놈4 유감

2010. 5. 1. 18:48

게임빌에서 놈4를 내놨다. 자칭 놈 브랜드 매니아로서 놈 시리즈에 유감이고 신봉구에게 유감이다.

'놈'이라는 이름을 걸 거라면 적어도 4탄쯤 되어서는 좀 비상식적이면서도 전위(vanguard)적인, 좀 새로운 걸 내놨어야 했다. 그게 놈이라는 브랜드가 갖는 감각이었다. 놈1이 핸드폰 돌리기와 원버튼, 놈2가 외계 메시지 송신, 놈3가 추상화된 스테이지를 보여줬다면 놈4는 좀더 '깨는' 것이어야 했다. 그 식상한 "증강현실"이나 하다못해 '폰카메라로 비추는 주변이 게임스테이지가 되는' 아니면 '360도 회전시키면서 플레이해야 하는' 정도는 돼 줬어야 하는 거다(이런 것들은 혼자 구상하던 것들인데 하도 화가 나서 지금 한번 이야기해 본다. 누가 커닝하진 않겠지?).

놈0에서 이미 싹수는 노래지고 있었다(그 대중적인 게임에 신봉구 선생님이 이름을 팔아줬을 거라고는 추호도 믿지 않았었다!). 이제 놈은 더 이상 놈스럽지 않다. 그냥 다른 롤플레잉 캐릭터들처럼 그냥 오른쪽으로 마냥 달려갈 뿐이다. 한마디로... 이건 놈4가 아니고 놈-1이다! 놈0에서 한 번 더 뒤로 후퇴한 느낌!

막장드라마는 욕하면서 본다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군인이라 어차피 못 놀지만, 안 받을 거다. 군인 신분만 아니었더면 정말 가산디지털단지 찾아가고도 남았다. 신봉구게임연구실은 연구비 반납하고 각성하라! 천팔백 놈 시리즈 팬들에게 사죄하라!
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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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 관물대 식기함 문짝 안쪽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에 그렇게 써 있다. "500만명이 보는 Animation은 어때야 하는가?"라고.

군대 들어와서 그저 가만히 생각하(다가 멍때린다고 혼나)고 앉아있(다가 안 움직인다고 혼나)는 수밖에 없어지니 그저 꿈만 부풀어간다. 밴드를 하고 싶다(혼자서만 인터넷에 자작곡을 올리긴 뻘쭘하니까). 전세계에서 관객 500만을 돌파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 강연회를 열고 싶다. 책을 내고 싶다. 쇼를 하고 싶다. 스타가 되고 싶고 연예인이 되고 싶다(군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암만 봐도 나는 나의 위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잘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딱 2인자 자리까지). 5분짜리 재미있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그러니까 이건 시대착오진흥원 이야기이고, 기왕이면 교양 부문에서 케이블보다 후달리는 SBS가 좋겠다). 그 프로그램(요컨대 이것은 교양계의 무한도전 격이 될 것이다, 그렇게 꿈꾼다)으로부터 각종 반소비주의적이고 시대착오적이고 반사회적이기까지 한 각종 관련품과 기획 그리고 패러다임의 생산 등을 통해 복음주의적인 문화 창조에 기여... 응? 반소비주의적인 각종 상품? 뭐야 그게?

500만은 쉬운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꿈의 숫자이고 차원이 아예 다른 급수이다. 거기엔 인류 보편의 모티프와 내러티브, 감정과 라이프스타일은 기본이고 뭔가 근본적으로 세계를 달리 창조하는 어떤 것이어야 하며 '상당 수준의 발랄한 진보일 것'이라는 기본 전제가 깔린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이 모든 것들은 대체로 그러하다. 소위 진보합네, 의식 있네 하는 사람들이 찾는 깔쌈하고 스타일 좋은, 약간은 비현실적인 듯한 세련됨, 지적임, 쿨함, 반듯함, 그리고 눈뜸.

이런 것들에 대해 심각한 회의를 느낀다. 당신들이 그토록 바꾸고 싶어하는 이 세상이란, 정확히 막사 수준이다. 그저 하루하루 케이블TV의 콘서트나 구경하며 하나도 바뀌지 않는 일상을 지겹게 지겹게 살아가면 그만이다. 아무것도 진보하지 않는단 말이다. 소비주의에 대해, 신자유주의에 대해, 시대착오 정신에 대해... 아, 더는 못 말하겠다. 숨이 가쁘다.

둘 중 하나다. 이 무겁디무거운 공기 밑에서 압사당하든지, 이 공기가 사람이 숨쉴 수 없는 공기라는 걸 깨달은 뒤에 질식사하든지― 500만명이 티켓을 샀다. 무엇을 보고 싶어할까? 내가 내놓은 어떤 서사를 사람들은 즐기고 싶어할까? 그들에게 주어야 할 것은 따로 있지 않을까? 나는 질식사당할 것 같다. 숨이 가쁘다. 최규석이 만화를 그린 <백도씨>를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찾아보고, 내가 어떤 상품을 만들고 싶었는지 생각하다 말고 문득 <작은 연못>을 CGV에서 볼 수 있나 싶어서 찾아보려다가 이 글을 쓰고 있다. 너무 놀랐다.

자본의 벽은 너무 높고 군대와 2차대전은 이 세계를 다 망쳐놨다. 이걸 하면 과연 통할지 불안한 것들뿐이다.

P.s: 근데, 난 할 거다. 모두가 기겁할 만큼, 뭐라 말할 엄두가 안 날 만큼 나는 대단해질 거다.
이 세상의 수많은 복잡하고 골치 아프고 따분한 모든 것들은 결국 몇 가지 멍청한 짓들을 하기 위해 존재하며 결국 그리로 모인다고 본다. 나는 브랜드가 된다.
아 맞다. 내가 처음 말하고 싶었던 문제의식이 바로 이거였다. 나는 내 스스로 브랜드가 될 준비가 돼 있는가? 내가 생각했던 대로 될까? 'Yuptogun the creative'는 어떤 모습일까? 500만명이 몰려오는 작품이면 어떤 걸까, 를 넘어서, 역사에 남는 사람이 된다는 건 어떤 걸까?
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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