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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앓고 있던 증상이 있다.
무엇을 보거나 듣거나 읽거나 접하거나 하면, 이상하게 그 본론에 대해서는 생각하기가 힘들고 다른 이상한 잡념과 부가적 정보와 사실들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된다.
시장경제의 장단점을 논한 글을 읽으면서 좌우 이념의 허구성에 대해 생각해보질 않나, 'sola'를 보면서 디카 LCD 같은 건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를 따지질 않나, 주일 설교를 들으면서 머릿속으로 혼자 찬양예배를 구상하질 않나(음, 이건 좀 아니구나. 이건 나쁜 버릇이다.)...
마치 '그거에 대해선 다 알고 있으니까 딴 생각을 좀더 해 보자' 같은 태도인 것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것 참 고약한 증상이다. 그것도 나처럼 나의 껍질을 깨야 하는 인간에게는 그렇다.

며칠 전 처음으로 이 증상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건 내가 주어진 것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내 머리가 그걸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머리 나름대로 노력하는 상황인 것이다.
내 지각력과 사고의 폭이 알 수 있는 너머가 있는데, 그걸 얻어들이기엔 가공과 이해와 되새김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난 스스로 어떤 수단이나 단서든지 최대한 이용하려 하는 것이다.

생각하자. 나는 모르는 사람이다.
잡념에 개의치 말고, 그건 단순히 좀더 열심히 생각하라는 신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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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명박이의 것은 명박이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하시니 그들이 예수께 대하여 매우 놀랍게 여기더라

패러디된 원문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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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다

2007. 12. 19. 12:43
우리집에 남동생이 하나 생겼다. 갓난아기이던 게 방금 전 같더니 어느 새 내 또래 정도로 불쑥 자라서 교복 입은 그녀석이랑 다 큰 동생이랑 다 큰 나랑 하하호호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도 아침드라마에 나오는 도시 속의 저택이었다.
안마당을 바라보며 집을 보고 있었는데 바깥에서 웬 이상한 옷과 방독마스크를 한 사람들이 몇 들어오더니 급기야 문을 두드렸다. 날 찾더니 대뜸 가자고 한다. 깨끗하고 좋은 집, 행복한 가족을 두고 어디론가 가기 싫었지만 설마 별 문제 없는 날 데리고 무슨 해코지를 하랴 싶어 순순히 따라가줬다.
봉고차 안에는 날 포함해 네 명이 타고 운전수와 조수가 탔다. 다들 무균복을 입고 있었다. 나도 그들이 주는 옷을 입었는데 여기저기 찢어지고 해어져 있었다.
아무튼 가는데 이런저런 얘기가 나와서 듣고 보니 거기 탄 사람들 대부분의 이름이 김어진이었다. 나중에 집합한 같은 복장의 사람들 수는 대략 몇십 명 되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모종의 결사단이며, 그들은 지금 뭔가 큰일을 벌이러 가는 거라고...
그 다음부턴 종잡을 수가 없다. 이런 길도 갔다가 저런 곳도 갔다가 뒤죽박죽이었고, 두 사람씩 짝지어서 바다 속으로 들어가라느니 싫다느니 이러쿵저러쿵 그랬다.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런데 한 가지 확실히 기억나는 건 거기 왔던 사람들은 모두들 자기 인생에서 최고로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가 거기 왔다는 것이었다.

꾸고 일어나서 생각해 본다. 그 결사단은 무엇일까. 왜 모인 것이었을까. 좋은 일을 하려고 모였던 건 아니었다. 뭔가 나쁜 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일들이었던 거 같다. 그렇다면 왜 행복하게 살고 있던 사람들의 시간을 잡아끌고 오는 것이며, 왜 그들은 인질이나 포로가 아닌 '결사단'이 되어 있었던 것일까.
이상한 꿈은 많이 꿔 봤지만, 이건 뭔가 이유가 있을 거 같아서 그래서 더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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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설의 시작


관악산 밑 한 대학교 강의실의 어느 날
한 생물학교수가 열변을 했다
창조론은 미신이에요! 모든
생물은 합리적으로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해온 것입니다! 인간도
원생류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그리고
현생인류로 발전한 것이고요! 억에 하나
창조론이 사실일 것 같으면 우리 과학하는 사람들은
펜 놓고 산에 가서 주여 주여 굿하고 있게요?

다음날
이 교수가 퇴화(退化)를 했다는
그래서 오늘도 관악산에 원숭이 한 마리 숨어 산다는
도시 전설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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