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점수 내년부터 공개
나 89년생이다. ㅆㅂ 열받아서 디씨 스따일로 쓴다. 뉴스 보다가 야마가 돌아서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 논지가 제대로 나갈지 모르겠다.
그래 우린 어차피 처음부터 마루타였어. 나두 남들처럼, 아니 일본 애니 속 학생 떼거리처럼 알콩달콩하고 소박한 하루하루 속에서 고교 3년 보내고 싶었어. 근데 니미 이건 뭐 맘 잡고 공부좀 해볼라니까 뭐?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어쩌구 저째? 솔직히 화나면서도 그러려니 했어. 어차피 입시는 매년 쉽게 넘어간 적 없고 조용히 넘어간 적 없잖아. 근데 뭐가 기분 졸라 더러웠냐면 학원 관계자란 새끼들, 기타 학생한테 꿈과 희망 팔아먹는 작자들이 우리들보고 이러쿵저러쿵 노가리 까대는게 싫었어. 우리가 진짜 걱정하는 게 뭔지, 이게 왜 걱정할 일인지는 다들 관심없고 우리가 어떤 분포를 보이고 어떤 경향을 보이느냐, 08년 입시전략은 어떻게 짤거냐만 관심이 있더라고. 어려운 말 써보자면 우릴 객체화해논 거야 썅. 진짜 하나같이 실험용 동물들 시체 모아다가 염해준다는 의사들로밖에 안 보이더만. 우린 우리가 아니고, 청소년이 아니고, 89년생 고교생이었다 이거야. 아 ㅆㅂ 트라이앵글이 어쩌구 입방아를 놓을 정신이 있으면 그냥 수업이나 나가란 말야, 1학년때 나 갈쳤던 선생들아. 나 그 빌어먹을 등급이라는 거 좀 올려보게.
고3쯤 되니까 아무것도 모르겠더만. 난 말야, 진짜 입시에 관해선 완전 무뇌한이라서 배치표 처음 읽던 날은 눈앞이 새하얬던 인간이야. 다만 한 가지 우직하게 믿는 거 있었어. 누가 뭐라 하고 세상이 어떻게 까딱거리건 그냥 주어진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매일 아침 버스 잘 잡아타고 숙제 공부 시험 성실히 치러나가면 조금씩 실력 좋아져서 수능에까지 이를 줄 알았어. 엿 먹으라지. 다 전략이더라고. 계산이고, 투자고, 돈놓고 돈먹기. 공부만 하면 될 줄 알았지. 그냥 하루하루 살면 될 줄 알았지. 그러는 동안 8학군 애들은 뉴스 읽으면서 몇백만원짜리 논술 몇 번 때리고 대학 입시설명회 뒷풀이나 쫓아다녔을 테고. 하하하. ㅅㅂ.
내 원인분석의 마지막이 뭔지 알아? 정부가 입시체제를 졸라 바꿔대고 혼란에 혼란을 뿌라쓰하는 건 다른 이유가 없어. 다 돈 있고 에이전트 있고 노력하긴 싫은 새끼들 출세시킬라구, 자기 자식들이나 돈 많은 형님들의 자제분들 대학 들여서 세습시켜 주려고 그러는 거야. 부동산 정책 백날 바뀌어봐라, 강남 엄마들은 너넨 놀아라, 우린 우리끼리 짜고친다 하고서 대한민국을 사들이잖아. 교육정책도 내가 보기엔 똔똔이야. 성실하고 무식하고 졸라 튀는 일반고 새낀 절대 서울대 특기자 못 들어가. 왜? 특목고가 아니거든. 특기자전형 읽어보면 일반적인 고교생 누구나 쓸 수 있다? 근데 그게 개수작이야. 서울대가 특목고 얼마나 사랑하는데. 너넨 놀아라, 우린 우리끼리 짜고친다. 그러니까 알만한 사람들은 다 죽어라고 외고 찬성하고 과고 경쟁을 치르는 거야.
요 며칠 우리 두고서 졸라 말 많고 시끄럽다. 등급제가 안된다느니 점수 공개하라느니 진짜 뭔 형이하학적 개소리가 이렇게들 시끄러운지 모르겠어. 그게 아냐. 지금 그게 문제가 아냐. 제발 좀 알어라. 니미, 지금 우리 얘기하는 핀트가 좀 어긋나 있지 않냐?
제도가 뭐 그렇게 중요하냐? 까놓고 말해서, 아까두 말했지만 제도 어떻게 바뀌든 합격할 새끼들은 다 합격해. 우리반 어떤 여학생이 대학 면접 갔는데, 자기한텐 졸라 꼬치꼬치 캐묻는데 어떤 논다니 교복 입고 온 남성한테는 '캠퍼스 구경이나 쭉 하다가 가세요'라고 ㅈ내 싸근싸근하게 핥았더란다. 이게 현실이야. 이게 지난 몇십 년 우리가 관자놀이에 핏대 세워 가면서 입씨름을 하고 앉았던 입시 제도, 각종 입시학원 회사들이 자기네들만이 분석해줄 수 있고 진정 인도자가 될 수 있다고 개소리를 하는 입시 제도의 본성이라고. 어떤 제도를 들여오든 문제는 생기고, 어떤 기준을 마련하든 낙오자와 열외는 나오게 마련이야. 막말루 수능시험 사탐 원점수 폐단 없앤답시고 배점 기준을 소수점 두 자리대까지 마련한다고 쳐볼까? 몇몇 쩜 99 나오는 애가 없을 거 같애? 상대평가는 뭐 문제가 많고 절대평가는 뭐 공평할 거 같애? 다 똑같아. 적어두 현장에서 현실을 겪어 본 내가 보기엔 똑같아. 내 바로 윗선배들은 다 원점수였잖아. 폐단이 없었냐, 아파트 주차장에 신체투척한 경우가 없었냐.
우리가 비참해지는 이유는 제도 때문이 아냐. 열심히 하면, 올곧고 무식하게 공부하면 뭐가 됐든 된다는 우리의 소박한 꿈이 깨지기 때문에 비참한 거야. 그리고 그 근본적인 원흉은 사회고 패러다임이고 졸라 거만하기만 한 상아탑이고 그리고 기득권이야.
논쟁의 초점, 아니 우리의 삿대질 방향을 좀 바꿔야 되지 않을까? 제발 Slow and steady wins라는 속담 좀 이 나라에서 맞는 말로 만들어 보자. 이거 책상에 적었던 옆반 모 여학생은 수시 두 번 떨어지고 펑펑 울었다. 배신을 당했으니까...
P.s
그런 의미에서 이번 등급제 없앴다고 노무현 까대고 이명박 찬송하는 어린이들은 병신이다. 그나마 교육정책은 교육부가 책임자지 대통령이 잘나고 못나서 어찌되는 게 아니잖아. 앞으로 십중팔구 이명박은 어떤 식으로든 '특수한 학생군'을 만들 것이고 거기서 기득권과 박탈감을 재생산할 것임에 틀림없다. 적어도 좌파경제 축인 내가 보기엔 그게 눈앞에 선하다.
P.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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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에 대해선 한 마디 없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싸고 가는 버르장머리 없는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