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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위

2008. 1. 8. 11:53
0.
이 글은 누구 보라고 쓰는 글인데, 애가 워낙 자기 생각이 짙어서 트랙백도 못 걸겠다.
난 요새 글쓰는 것이라면, 문예창작은 그렇지 않은데, 무조건 너무 겁난다.
큰일이다.

1.
'작위'라는 말이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그렇게 보이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이다. 법정에서는 이 단어를 '일정한 신체 운동을 하는 적극적 태도'라고 보면서, 법적˙규범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일'을 의식적으로 하는 것을 이를 때 사용한다. 반대어는 무작위(random)이며, '해야 하는 일을 안 함'이라는 의미의 부작위와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2.
사실 '작위'의 반대말이 무엇일까를 찾으려고 사전을 뒤진 거였는데, 표준국어대사전의 '작위' 표제어 예문에 이런 문장이 있더라.
"이 작품은 인간적인 자연스러움을 찾아볼 수 없고 작위로 가득 차 있다."
적어도 이 글을 생각해서 써 낸 사람의 사고의 논리대로라면, 자연스러움을 찾아볼 수 없으면 작위란 얘기가 된다. 작위의 반대는 무작위일 수도 있겠지만, 자연스러움이다.

3.
사람이 글을 쓸 때와 말을 할 때는 드러나는 모습에 있어서 그 형식이 분명히 다르다. 같으면 큰일이다. 여과가 전혀 안 되거나 지나치게 깔끔하기만 하니까.
하지만 쓸 때나 말할 때나 한결같아야 한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기다움과 자연스러움이다.
글이란 참 신기해서, 분명히 그 부분만 찢어놓고 보면 다들 하나의 형식이고 문법일 뿐인데 그걸 좍 모아놓은 글이란 건 하나의 표정이 되고 인격이 되고 (완전친 못하지만) 글쓴이가 된다. 다시 말하면 글에서는 글쓴이가 노력하지 않아도 자기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쓴다는 사람은 그 속에서 최대한 자기다운 자기가 드러나도록 노력해야 하고, 혹여나 너무 꾸미거나 다른 것을 가져다 쓰거나 억지로 말을 만들거나 하는 일체의 작위를 지양해야 하는 것이다.
막말로 글 속의 나에게 반해 날 찾아온 사람이 날 만나보고 실망해 돌아가는 불상사는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좀 그랬다. 초딩 때였다. 채팅방이 유행하던 시절 상당히 작위적인 인격을 만들었었다. 덕분에 이메일 주소를 따낸 여자가 두엇 있었지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다 같은 초딩이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결국 다들 저쪽에서 먼저 연락을 끊었다. 작위적인 글짓기의 끝이 이렇다.

4.
어떤 글은, 글쓴이의 의도와는 전혀 별개로, 그래서 더 미안스럽게도, 작위적이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내가 내 소설 써 논 걸 보다 보면 그렇다.
절대 내가 잘 쓰는 단어가 아닌데 서술을 한다고 하다 보니 맘에 다가오지 않는 금속성 표현을 써버리고 만다.
그리고 그런 글을 접하고 있노라면 너무 어색하다.
저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읽고 있는 사람은 어색한 것이다.
당황스러운 이야기 아닌가.
'어떻게 하면 작위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 잘 생각해보라. 이 물음은 그 자체가 패러독스다.
갑자기 생긴 엄청난 난제다.
어쩌면 진지하게 글을 쓴다는 모든 사람들이 때가 되면 한 번쯤은 이런 물음을 만나는지도 모르겠다.

9.
이번 주에 논술 시험을 두 개나 본다. 억지로 생각해 보면 걱정인데, 기본적으론 별로 걱정 안 된다. 왜 그럴까.
혹시 '이 글, 나 보라고 썼구만'이라고 생각되면 트랙백도 걸지 말고 그냥 나처럼 블로그에 슬쩍 관련글을 써주면 되겠다. 근데 그걸 내가 어떻게 확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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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俗・さよなら絶望先生 第01話
「ほら、男爵の妄言」「当組は問題の多い教室ですから、どうかそこはご承知ください」
안녕 절망선생 속편 1화
"허풍떠니, 남작의 망언", "문제아가 많아서 슬픈 교실이여"


01234


자막 하겠다고 말만 많이 했는데, 결국 덤빕니다.
오늘은 이래저래 경황이 없어서 늦었지만, 다음부턴 새벽 근성을 보일 생각입니다.
현재 Silphis Wind님, 렌스님, 라윤님 그리고 제가 하고 있는거같군요. 유명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저도 자막제작자 목록에 넣어주세요. 클럽박스에서 제 이름 붙은 자막파일을 보고 싶어요.
근데 이거참 얼마만의 버닝이냐 (...)

니코니코 동화 flv(23분 39초) 기준으로 작업했습니다.
원본 파일을 쓰지 않은 것이 많이 후회되네요. 싱크를 다시 맞춰야할지도...
가사는 니코니코 보고 최대한 빨리 넣겠습니다. - v1.0

싱크 몇 개 수정하고 노스폰서와 스폰서를 둘 다 만들었습니다.
자막작업의 감을 익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Winny도 공부하고 있고요, 어떡하면 좀더 빠른 작업이 가능할 것인가도 고민중이고... 조만간 애니 관련 커뮤니티에 홍보도 좀 하고... 뭐 그러고 있습니다.
가사는 아직 귀찮아서 못 넣었어요. 2화 만들고 나서 생각할 생각입니다. - v1.1

오프닝과 엔딩 가사 확 넣어버렸습니다.
니코니코 참 빠르네요. MAD가 몇십개 나오고 가사도 좍 붙어있고.
스폰서와 노스폰서 구분하느라고 몇십분 잡아먹고...
한방에(NeoCaption)를 종료하면 컴퓨터가 꺼지네요. 어떡하지 - v2.0

P.s 티스토리 첨부파일은 다운로드 수가 카운트되질 않아서 갑갑하네요.

invalid-file

스폰서 없는

invalid-file

스폰서 있는

Posted by 엽토군
:

이제 사회인이 될 거 같으니(스물이 될 거 같으니) 인젠 숨기고 말 안하고 잠수탔던거 다 까야 되지 싶어서 어젯밤 생각하고 오늘 저녁 적습니다. 여기서 다 해명하겠습니다.
결행하는 데 무려 18시간 걸리다니...

범례(읽는 법)↓

속칭이나 프로젝트명: 폰트 이름 (현재 내 컴퓨터가 기억하는 최종 수정일자)
- 솔직담백한 현재상황
- 하고싶은 말과 앞으로의 계획



엽토체: Yupto10 (2006.1.11)
- v2.0을 공언한 지 백만년 지났으나 여태 ㄱ파트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사실 다듬을 마음이 잘 나지도 않네요. 그래도 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정자체: 김어진정자10 (2006.2.19)
- 역시 v2.0을 공언한 이후 몇 번의 상업적 의뢰가 들어와, '이 기회에 해체재구성해서 환골탈태시키자' 라고 결심은 많이 했으나 번번이 실패, 현재는 fan******.com 프로젝트에서 진척시킨 것이 제일 최근판입니다.
- 이건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마음이 엽토체보단 많이 듭니다. 하지만 더 최근(...)에 벌여놓은 일이 있어서 역시 손에 안 잡히네요.

※ v2.0이란 엽토체와 정자체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당시 '빠르고 뚜렷하게'만을 외치며 성과지상주의적으로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니 사실은 글자들의 사각형들이 제멋대로 삐뚤빼뚤입니다. 이걸 다시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작업, 즉 네모 반듯하게 서로 모으고 몇 개의 도형으로 묶는 작업입니다. 하도 똑같은 실수와 무질서가 많아서 하기 싫어지는 일이긴 합니다. 내 입으로 할 말일까 이거.

가분수: 가분수9 (2007.1.30)
- 홈페이지에 걸려 있는 진척도 캡쳐가 순 거짓말입니다. 컴퓨터 에러로 인해 그 진척도가 한순간에 물거품 되어 기존 ttf파일은 손상되어 버리고 아주 옛날 mp3p 하드에 혹시 몰라 찡겨놨던 ㄷ까지밖에 되지 않은 백업본 파일을 겨우 구해서... 이거 생각만 하면 눈물 납니다. 내가 뭔 개고생으로 ㅋ까지 끝냈는데... 캡쳐한 이미지로 어떻게 복구하려 해 보았지만, 이런 유형의 노가다는 또 처음이라 앞이 껌껌해 옵니다. 그래서 저 날 울면서 잊어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 죽기 전에 복구시켜놓겠습니다.

원데: 원더풀데이즈9 (2006.12.18)
- 이건 뭐 날리고 뭐고도 없었습니다. 쉽고 재미있는 0가분수 작업에 홀딱 빠져서 한때 이놈을 하나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나중 되니 모듈(배치구조)도 까먹고 있는 제 자신이 보이더군요. 지금도 사실 그림 보고 며칠 연구해야지 모듈이 기억납니다 (...) 두 웹폰트 같이 가기로 했었지 아마... (...)
- 모듈 연구를 다시 해야 됩니다. 제 자신이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아마도 처음 도안하던 시절의 그 느낌만 파악되면, 상황은 가분수랑 비슷해질 겁니다.

픽토그램: 한국비공식픽토그램 (2007.8.8)
- 의외로 최근에까지 들어서 열어보긴 했었네요. 편집을 했는지 말았는진 기억에 없습니다만(...) 캡쳐 공지에는 분명 2005년 10월 25일 업데이트가 가장 최근인데 말이죠(...)
- 공식적으로 폐기처분합니다. 오늘 이 시간부로 홈페이지를 폐쇄합니다. 사실 아무 필요가 없는 프로젝트였어요.

ToM: 사람의 생각 (2007.8.1)
- 9pt와 12pt, 인쇄물에서 모두 깨끗하게 사용이 가능하며 1,1172자를 적을 수 있는 조합형 웹폰트입니다. 사실 조합이기 때문에 초성 중성 종성만 도안하면 나머진 자간 설정 매크로로 일사천리입니다. 그런데 받침 시옷 하나에만 한 몇 주를 매달리다 보니 인내심이 바닥이 나더군요. 그래서 저 때쯤 해서 '나중에 두고보자'고 외치고 뒤로 돌격했습니다.
-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판단하기로는 굉장히 의의가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따라서 책임감이 느껴지는 일감이기도 합니다. 만약 여기 늘어놓은 것들 중 딱 하나 하라면 이거 해야 합니다. 정말입니다.
한 가지 큰일이라면, 영문과 숫자 도안이 깜깜하다는 겁니다. 뭐 한글 다루듯이 알파벳 다루면 될까 싶기도 하지만, 이건 좀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픽토그램 하다가 '아 나는 곡선에 젬병이구나' 하는 걸 뼈저리게 느낀 터라...

아***: i******* (없음)
- 초벌도안(종이나 그림판에 그려보기)만 재미나게 하다가 멈췄습니다.
- 9pt, 인쇄물에서 사용 가능하고 고유의 모듈과 곡선을 가진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으려 했지만 이게 영 여의치 않네요. 지금 상황으론 이름부터 갈아치워야 할 판입니다. 아마도 '젊음'이 되지 않을까 하네요. 구성상 저 이름이 폰트의 특색을 잘 보여주기도 하고, 바꾸기 전의 이름과 좀 관련이 있기도 하고 말이지요. 일단 얘는 사람의 생각부터 끝내고 생각해 볼랍니다.



새삼스러운 이야기 하나.
2350을 50으로 나누면 47이 나옵니다.
이론상 매일 50자만 작업하면 50일마다 웹폰트 하나씩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근성이지요. 삼시세끼 양치질처럼, 하루 한번 머리감기처럼 50글립씩 만들 근성이 있느냐... 이게 승패를 좌우합니다. 적어도 전 그래요.

지금 전 근성이 없다시피합니다.
이런저런 창작활동에 있어서, 되면 하고 조금이라도 삐걱거리면 관둡니다.
오래전부터 그랬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이런거에 상당히 콤플렉스랄까 열등의식이 있습니다.

이 글은 조만간 공지로 걸어놓고, 아니면 인쇄를 해 놓고 수시로 볼 겁니다.
음, 그래야 될 거 같아요. 발을 들여놓은 이상은...

Posted by 엽토군
:
http://www.ddanzi.com/boards/aboard_view.asp?doc_no=29737&datekey=20070414&turnkey=4&startpage=3&article_id=4046

- 논객. 자기 이름을 걸고 주장하고 글을 적고 비판을 주고받는 사람들이다. 그 용기와 책임감만큼은 좌우 없이 존경할 일이다.
-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 아무 이름이나 적어서 익명코멘트 한번 달았다가 답이 오가버리는 바람에 그 이름으로 움직이고 마는 경우ㅋ 몰라 님도 아마 그런 경우일 거 같다.
- 나도 학교 경제 조금 배운 인간이지만 참 어려운 이야기들이다. 결국 논지는 간단하지만, 그 뒷받침이란 확실해야 하는 법이다.
- 초딩 때부터 딴지일보를 알아 온 인간이라 아주 가끔(요샌 심심하면) 주지하는데, 도대체 딴지 어떡하면 욕 좀 덜 먹을까? '망해라', '너넨 끝이다' 같은 말 들으면서도 속도 안 쓰리나?
Posted by 엽토군
:

어젯밤에 한 생각

2007. 12. 29. 10:24
제도란 그 성질의 근본상 모두를 쥐고 튼다. 그런 탓에 모두가 그 제도에 만족할 수도, 불만족할 수도 없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누군가는 제도에 만족한다'는 점이다. 흔히들 하는 말로 '전쟁나도 탄피 팔아 성공하는 놈 있다'라는 것이다. '결국 제도란 무엇인가를 강제 배분하기 위하여 존재하며, 그 와중에는 이익자가 반드시 발생한다', 이건 나만의 생각일까. - 어젯밤까지의 생각

제도가 유지되는 것은, 누군가가 그 제도로 이익을 보거나 손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가 한결같이 손해를 보는 제도가 있다면 곧 없어질 것이다. 어젯밤에 잠결에 적어봤듯이, 제도란 애시당초 어떤 이익과 자원, 행동을 억지로 순환 통행시키기 위해서 존재한다. 이 과정에서 공평무사한 집행은 불가능하며, 모든 제도는 누군가의 손해와 누군가의 이득을 동시에 떠맡고 지탱해 나간다.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제도가 유지되길 바라며, 손해를 보는 사람들은 제도가 없어지길 바란다. 결국 정권 싸움이란 제도의 피해자와 수혜자 사이의 갈등이라고 생각해도 될까. 최근 대통령을 바꾸기로 하자마자 각종 정책과 제도가 바뀐다. 없어진다기보다는 방향이 바뀌고 있다. 이제 이익을 볼 누군가가 바뀐다는 의미가 되는 것 아닐까.
난 너무 갈등론적인 시각에서 세상을 보는 거 같다. 이상하게도 그렇다. 나는 살면서 남들보다 약간 생각이 늙었다는 이유로 은근히 대접을 받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데도, 여전히 세상의 불공평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난 참 이상한 애다. - 오늘 아침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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