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 글은 누구 보라고 쓰는 글인데, 애가 워낙 자기 생각이 짙어서 트랙백도 못 걸겠다.
난 요새 글쓰는 것이라면, 문예창작은 그렇지 않은데, 무조건 너무 겁난다.
큰일이다.
1.
'작위'라는 말이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그렇게 보이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이다. 법정에서는 이 단어를 '일정한 신체 운동을 하는 적극적 태도'라고 보면서, 법적˙규범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일'을 의식적으로 하는 것을 이를 때 사용한다. 반대어는 무작위(random)이며, '해야 하는 일을 안 함'이라는 의미의 부작위와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2.
사실 '작위'의 반대말이 무엇일까를 찾으려고 사전을 뒤진 거였는데, 표준국어대사전의 '작위' 표제어 예문에 이런 문장이 있더라.
"이 작품은 인간적인 자연스러움을 찾아볼 수 없고 작위로 가득 차 있다."
적어도 이 글을 생각해서 써 낸 사람의 사고의 논리대로라면, 자연스러움을 찾아볼 수 없으면 작위란 얘기가 된다. 작위의 반대는 무작위일 수도 있겠지만, 자연스러움이다.
3.
사람이 글을 쓸 때와 말을 할 때는 드러나는 모습에 있어서 그 형식이 분명히 다르다. 같으면 큰일이다. 여과가 전혀 안 되거나 지나치게 깔끔하기만 하니까.
하지만 쓸 때나 말할 때나 한결같아야 한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기다움과 자연스러움이다.
글이란 참 신기해서, 분명히 그 부분만 찢어놓고 보면 다들 하나의 형식이고 문법일 뿐인데 그걸 좍 모아놓은 글이란 건 하나의 표정이 되고 인격이 되고 (완전친 못하지만) 글쓴이가 된다. 다시 말하면 글에서는 글쓴이가 노력하지 않아도 자기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쓴다는 사람은 그 속에서 최대한 자기다운 자기가 드러나도록 노력해야 하고, 혹여나 너무 꾸미거나 다른 것을 가져다 쓰거나 억지로 말을 만들거나 하는 일체의 작위를 지양해야 하는 것이다.
막말로 글 속의 나에게 반해 날 찾아온 사람이 날 만나보고 실망해 돌아가는 불상사는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좀 그랬다. 초딩 때였다. 채팅방이 유행하던 시절 상당히 작위적인 인격을 만들었었다. 덕분에 이메일 주소를 따낸 여자가 두엇 있었지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다 같은 초딩이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결국 다들 저쪽에서 먼저 연락을 끊었다. 작위적인 글짓기의 끝이 이렇다.
4.
어떤 글은, 글쓴이의 의도와는 전혀 별개로, 그래서 더 미안스럽게도, 작위적이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내가 내 소설 써 논 걸 보다 보면 그렇다.
절대 내가 잘 쓰는 단어가 아닌데 서술을 한다고 하다 보니 맘에 다가오지 않는 금속성 표현을 써버리고 만다.
그리고 그런 글을 접하고 있노라면 너무 어색하다.
저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읽고 있는 사람은 어색한 것이다.
당황스러운 이야기 아닌가.
'어떻게 하면 작위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 잘 생각해보라. 이 물음은 그 자체가 패러독스다.
갑자기 생긴 엄청난 난제다.
어쩌면 진지하게 글을 쓴다는 모든 사람들이 때가 되면 한 번쯤은 이런 물음을 만나는지도 모르겠다.
9.
이번 주에 논술 시험을 두 개나 본다. 억지로 생각해 보면 걱정인데, 기본적으론 별로 걱정 안 된다. 왜 그럴까.
혹시 '이 글, 나 보라고 썼구만'이라고 생각되면 트랙백도 걸지 말고 그냥 나처럼 블로그에 슬쩍 관련글을 써주면 되겠다. 근데 그걸 내가 어떻게 확인하지?
이 글은 누구 보라고 쓰는 글인데, 애가 워낙 자기 생각이 짙어서 트랙백도 못 걸겠다.
난 요새 글쓰는 것이라면, 문예창작은 그렇지 않은데, 무조건 너무 겁난다.
큰일이다.
1.
'작위'라는 말이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도 그렇게 보이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이다. 법정에서는 이 단어를 '일정한 신체 운동을 하는 적극적 태도'라고 보면서, 법적˙규범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일'을 의식적으로 하는 것을 이를 때 사용한다. 반대어는 무작위(random)이며, '해야 하는 일을 안 함'이라는 의미의 부작위와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2.
사실 '작위'의 반대말이 무엇일까를 찾으려고 사전을 뒤진 거였는데, 표준국어대사전의 '작위' 표제어 예문에 이런 문장이 있더라.
"이 작품은 인간적인 자연스러움을 찾아볼 수 없고 작위로 가득 차 있다."
적어도 이 글을 생각해서 써 낸 사람의 사고의 논리대로라면, 자연스러움을 찾아볼 수 없으면 작위란 얘기가 된다. 작위의 반대는 무작위일 수도 있겠지만, 자연스러움이다.
3.
사람이 글을 쓸 때와 말을 할 때는 드러나는 모습에 있어서 그 형식이 분명히 다르다. 같으면 큰일이다. 여과가 전혀 안 되거나 지나치게 깔끔하기만 하니까.
하지만 쓸 때나 말할 때나 한결같아야 한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기다움과 자연스러움이다.
글이란 참 신기해서, 분명히 그 부분만 찢어놓고 보면 다들 하나의 형식이고 문법일 뿐인데 그걸 좍 모아놓은 글이란 건 하나의 표정이 되고 인격이 되고 (완전친 못하지만) 글쓴이가 된다. 다시 말하면 글에서는 글쓴이가 노력하지 않아도 자기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쓴다는 사람은 그 속에서 최대한 자기다운 자기가 드러나도록 노력해야 하고, 혹여나 너무 꾸미거나 다른 것을 가져다 쓰거나 억지로 말을 만들거나 하는 일체의 작위를 지양해야 하는 것이다.
막말로 글 속의 나에게 반해 날 찾아온 사람이 날 만나보고 실망해 돌아가는 불상사는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좀 그랬다. 초딩 때였다. 채팅방이 유행하던 시절 상당히 작위적인 인격을 만들었었다. 덕분에 이메일 주소를 따낸 여자가 두엇 있었지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다 같은 초딩이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결국 다들 저쪽에서 먼저 연락을 끊었다. 작위적인 글짓기의 끝이 이렇다.
4.
어떤 글은, 글쓴이의 의도와는 전혀 별개로, 그래서 더 미안스럽게도, 작위적이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내가 내 소설 써 논 걸 보다 보면 그렇다.
절대 내가 잘 쓰는 단어가 아닌데 서술을 한다고 하다 보니 맘에 다가오지 않는 금속성 표현을 써버리고 만다.
그리고 그런 글을 접하고 있노라면 너무 어색하다.
저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읽고 있는 사람은 어색한 것이다.
당황스러운 이야기 아닌가.
'어떻게 하면 작위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 잘 생각해보라. 이 물음은 그 자체가 패러독스다.
갑자기 생긴 엄청난 난제다.
어쩌면 진지하게 글을 쓴다는 모든 사람들이 때가 되면 한 번쯤은 이런 물음을 만나는지도 모르겠다.
9.
이번 주에 논술 시험을 두 개나 본다. 억지로 생각해 보면 걱정인데, 기본적으론 별로 걱정 안 된다. 왜 그럴까.
혹시 '이 글, 나 보라고 썼구만'이라고 생각되면 트랙백도 걸지 말고 그냥 나처럼 블로그에 슬쩍 관련글을 써주면 되겠다. 근데 그걸 내가 어떻게 확인하지?
'1 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테크노마트 XNote 체험장입니다. (8) | 2008.01.19 |
---|---|
그냥 깝깝해서 답글 (8) | 2008.01.10 |
어젯밤에 한 생각 (2) | 2007.12.29 |
뒤죽박죽 (6) | 2007.12.25 |
무엇을 이해할 때의 잡념에 대하여 (2) | 2007.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