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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다

2007. 12. 19. 12:43
우리집에 남동생이 하나 생겼다. 갓난아기이던 게 방금 전 같더니 어느 새 내 또래 정도로 불쑥 자라서 교복 입은 그녀석이랑 다 큰 동생이랑 다 큰 나랑 하하호호 웃으면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도 아침드라마에 나오는 도시 속의 저택이었다.
안마당을 바라보며 집을 보고 있었는데 바깥에서 웬 이상한 옷과 방독마스크를 한 사람들이 몇 들어오더니 급기야 문을 두드렸다. 날 찾더니 대뜸 가자고 한다. 깨끗하고 좋은 집, 행복한 가족을 두고 어디론가 가기 싫었지만 설마 별 문제 없는 날 데리고 무슨 해코지를 하랴 싶어 순순히 따라가줬다.
봉고차 안에는 날 포함해 네 명이 타고 운전수와 조수가 탔다. 다들 무균복을 입고 있었다. 나도 그들이 주는 옷을 입었는데 여기저기 찢어지고 해어져 있었다.
아무튼 가는데 이런저런 얘기가 나와서 듣고 보니 거기 탄 사람들 대부분의 이름이 김어진이었다. 나중에 집합한 같은 복장의 사람들 수는 대략 몇십 명 되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모종의 결사단이며, 그들은 지금 뭔가 큰일을 벌이러 가는 거라고...
그 다음부턴 종잡을 수가 없다. 이런 길도 갔다가 저런 곳도 갔다가 뒤죽박죽이었고, 두 사람씩 짝지어서 바다 속으로 들어가라느니 싫다느니 이러쿵저러쿵 그랬다.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런데 한 가지 확실히 기억나는 건 거기 왔던 사람들은 모두들 자기 인생에서 최고로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가 거기 왔다는 것이었다.

꾸고 일어나서 생각해 본다. 그 결사단은 무엇일까. 왜 모인 것이었을까. 좋은 일을 하려고 모였던 건 아니었다. 뭔가 나쁜 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일들이었던 거 같다. 그렇다면 왜 행복하게 살고 있던 사람들의 시간을 잡아끌고 오는 것이며, 왜 그들은 인질이나 포로가 아닌 '결사단'이 되어 있었던 것일까.
이상한 꿈은 많이 꿔 봤지만, 이건 뭔가 이유가 있을 거 같아서 그래서 더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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