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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가장 원시적이고 근본적이라는 meme이자 ネタ로도 볼 수 있는 것이 시이고 이야기일 것이다. 나는 왜 남의 글을 읽지 않고 남의 작품을 감상하진 않으면서 누군가 나의 글을 읽어주고 나의 작품 같지도 않은 것을 감상해줄 거라고 기대하는가. 아니 그보다, 하나같이 소재만 생각해내고 그 다음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난 왜 책임을 안 지려고 하는 건가.
어젯밤 이야기 발전소를 보다가 문득 원삼이, 양명 선생님, 호연이가 떠올랐다. 주기자도 떠올랐다. 연두도 떠올랐다. 구승철 대리가, 윤상훈 대표이사가, 생각하긴 싫지만 플렘스톤과 크라임즈가 생각났다. 그들에게 몹시 미안하다. 김씨 아줌마와 '을'과 창훈이와 안복진을 뒤로하고 '김어진 기획사'는 아까운 사람들을 썩히고 있다.
나는 아주 권태로운 사실주의에 매몰되어 있다. 문학을 문학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허술한 곳을 만들고 싶다. 누군가 기억해 주고 암송해 주고 추억으로 간직해 주는 걸 쓰고 싶다. 노래를 쓰고 싶다.
덧붙여 하나 더. 난 생명파인가?
- 어제 100분토론 감상평 몇 줄. 100분 토론은 전화를 걸거나 인터넷으로 글을 써 가며 보는 것이 가장 재미있게 보는 방법이다. 찬성팀 대표교수란 사람이 불쌍할 정도로 어눌했다. 아니, 자기가 아는 게 없고 중장기적으로 해봐야 알 거 같으면 도대체 거기엔 왜 나왔나. 서강대 입시가 빡세기로 유명한데 그런 데서 나온 교육학 교수가 학벌사회라느니 대학의 독점이라느니 그런 얘길 밑에 깔고 발언을 하기에 놀랐다.
손석희 교수만 불쌍하다. 대체로 같잖다. 뭐 하자는 토론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학생이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그들이 진정 교육문제를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건가? 참여자들이 하나같이 '애들'이라고 부른다. 그러면서 자신들 각자의 전제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고 백년가야 안 끝날 말장난들이나 하고 있었다.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같잖다.
- 오늘 드라마시티 재방송 '아버지의 이름으로' 보다가 결국 슬퍼졌다. 언젠가 그런 거에 공감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니 슬프다. 아주 적으나마 아역배우들의 연기에도 공감이 갔지만, 이제 어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는 나를 본다.
- 절망소녀선집 서 자막을 해야되는데 현재 치리에 와 있다. 이 부분 네타조사만 대충 때우고 넘어가면 그다음부턴 일사천리인데, 귀찮다. 에구.
- 뭔가를 짓는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실수와 허점이다. 그것이 음악이든 그림이든 기계든 이론이든 무엇이든. 그 두려움은 때로 너무나 강력해 아까운 사람을 낙마케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더 갈고 더 닦는 것, 혹은 더 높고 더 빼어나고 더 진실된 다른 무언가로 다시 짓고 또 짓는 것뿐이다. 그것이 창조자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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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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