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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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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가다 진짜 재밌는 작품을 만나면 한 번 쭉 보거나,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가 겁날 때가 있다.
이번에 참 오랜만에 그렇다. 재미있다!

덧1 이노우에 마리나, 사와시로 미유키 씨를 여기서 또 본다. 절망방송에 관련 네타 날려주면 좋아할까나.
덧2 멋진 남자 캐릭터를 보고 싶었던 요 근래라서 더 반갑다. 남사단 웹라디오나 체크할까.
덧3 역시 뉴타입에서 초면 봤을 때부터 인상 좋더라니. 근데 베스트셀러라니. 상관없어. 요새 이런 이야기 흔치않아.
덧4 미디어 양화법 말인데, 이런건 헌법소원 뭐 그런 차원으로 투쟁해야 할 문제 아닐까? (......)
이거와 관련해서 어떤 블로그에서 이런 일련의 "설정이 너무 터무니없어 계속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는 글을 봤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안된다. 어차피 일본만화가 하는 말들은 수많은 무의미 위에 건설하는 '수호 이데올로기'일 뿐이다. 아니면 기껏해야 순도 99% 망상이다. 이미 시장의 상품으로서 생산 소비되는 '이야기'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갖지 않으시는 것이 좋다. 그럼 뭐가 가치있느냐? 그러니까 고전명작과 순수문학이 오늘도 팔리는 거고 말이죠.
덧5 나만 그렇게 느끼는건진 모르겠지만, 이거 시달소를 연상시키는 데가 있다. 사람 그리는 그림하며 역동적인 움직임하며 선머슴 여주인공 하며
덧6 폰트! 모토야스텐실 및 예의 그 굵은 명조. 한글폰트에 절대적으로 모자라는 한자 타이포의 불만족을 일본폰트로 대신 채우고 있는 요즈음이다. 좋쿠나 하앍하앍
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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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OCN에서 틀어준걸 이제야 봤다. 감동이다.

"우리 집은 돈이 필요해요."
"찰리, 이리온."
"네."
"찰리, 돈은 세상에 아주 많단다. 매일같이 찍어내지. 하지만 그 황금 티켓은 세상에 5장밖에 없어. 그 흔한 돈 때문에 그렇게 귀한 걸 포기할 사람은 바보밖에 없지. 너 바보냐?"
"아뇨."
"그럼 가서 이 닦고 바지 털어! 갈 준비를 해야지!"

당연한 이야기를 당연하게 그린다. 마루카와 선생님도 한 말이지만 전체이용가(흔히 말하는 어린이용) 작품들은 그렇게 되어야 할 일이다. 잘 만든 전체이용가 하나가 대히트 상업영화 열 편이 못 말할 것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윌리 웡카에 많은 시선이 갔다. 웃고 싶어하고, 세상 모든 개념을 초콜릿과 연관짓고, 몸이나 마음이나 아주 자유분방하다. 하지만 여전히 찰리의 많지도 않은 몇 마디 말에 자신이 놓친 것에 대해 되돌아보고 만다. 포스터에서 본 조니 뎁의 이미지는 여자 같았는데(...)

스틸샷

제일 오른쪽의 지리선생님 생긴게 완전 우스이다ㅋㅋㅋ

찰리, 평범함의 미덕을 지닌 바른 소년.
초콜릿 공장, 뭐든지 다 이루어지고 별 문제도 일어나지 않는 머릿속 같은 세상.
윌리 웡카, 과거를 뒤로하고 꿈만 보고 달려온 사람, 그래서 꿈에 대해선 천재지만 다른 것에는 늘 어색한.
찰리를 뺀 네 어린이들, 무한한 상상 같은 그 공장에서마저 무언가에 완전히 갇혀 있는 애늙은이들.
그 넷의 부모들, 사실은 자기 아이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
그리고 소년 시절의 대부분이 우울했다는 팀 버튼, 그 표현은 지식채널e 작가가 기획안 쓸 때 의도적으로 넣은 표현일 뿐.

별 네 개 반. 의외로 다른 사람들의 평은 짜다. 듣고 보니 다섯개까지 가긴 좀 힘들겠더라. 동화가 숫제 아이들만 위한 거라는 생각, 사실 아주 옳기만 한 건 아니다. 어린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려면 우선 어른이 그 이야기를 동화로가 아니라 어엿한 '이야기'로 읽을 줄 알아야 하고, 동화를 쓰는 것 역시 어른이다. 권정생, 최규석, 김규항 세 사람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어린이들에게 뭔가를 감추려고 해서만은 안 된다'.
원작동화가 베스트셀러라는 거지? 원작은 좀 기괴하다는데 왜 이 영화는 살짝 우스울까. 개인적으로 공장 문 열리고 인형들 타죽는 장면이 좀 웃겼다. 혹자는 괴기라고 표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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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ni.seoul.kr/webtoonClientView.do?idx=78&currentPage=1
웹진의 만화 장편(conte). 재밌다. 근데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구나, 큰일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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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된 폰트는 산돌석금호 펜L. 곧 시중에 출시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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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게시물로 짤리기 전에 짤방 블로그 얘기: 레몬펜 깔았다. 오픈아이디 같은거 만드는거 별로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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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지리산휴게소 저 아래쪽에는―내가 차마 내려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싶지 않은―무슨 전승 내지는 반공, 참전, 순국 과에 속하는 기념 조형물[각주:1]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것은 박정희시절에 무수히 제작된 기념 조각의 전형으로 삐죽 솟은 20여 미터의 기념탑 아래쪽에 철모 쓴 군인들이 돌격하는 동상인 것이다. 특히 이 기념탑은 약 80˚를 이루는 예각의 첨탑으로 삐죽 솟아 있고 위 모서리도 사선으로 마감함으로써 날카로움을 극대화시켰는데 그것이 바로 앞산 지리산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이 조용하고 한적한 산골에 저처럼 생선회 치는 긴 칼[각주:2] 모양의 조형물을 세워놓는 아이디어, 이것은 단군 갑자 이래 20세기 후반의 인간들[각주:3] 아니고서는 5천년 역사 속에 없었던 일이다. 우리는 이런 엄청난 시절에 살고 있는 것이다.[각주:4]
  1. 600고지 전승탑. 조사해 보면, 이 부근을 간단히 답사할 때 으레 코스로 지정되는 모양이다. [본문으로]
  2. 일본어로 刺身包丁(さしみぼうちょう), 우리는 흔히 사시미라고 부르는 그거. [본문으로]
  3. 현재 1권을 얼마 읽지도 않았는데 끊임없이 경멸스러운 어감으로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20세기'이다. 유홍준은 20세기 특히 그 후반 격동기를 문화유산의 흑사병 기간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본문으로]
  4. 이상하게도 이 책은 문화유산에 대한 설명을 적으려는 책인데, 그가 시종일관 한탄하는 문화유산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폭력과 무개념에 대해서만 기억하게 한다. 그것이 이 책의 성공비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히, 여전히, 우리는 터무니없이 엄청난 시절에 살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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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로욜라도서관으로 걸어가는데 어떤 남학생이 불러세운다. 길을 모르나.
내 말투를 듣더니 군대 갓 전역한 사람 같단다. 할 말이 없나.
기질이 있어 보인단다. 그래서 내가 대순진리요? 한 마디 했더니 아, 아시는구나 하곤 가버렸다.
생각해 보니 웃기다. 그렇다고 불쑥 대답을 하냐, 병신. 난 예수전도단이라고 말해줬다.
가던 길 가려는데 곧바로 코앞엔 IYF가 대대적으로 유인물을 나눠준다.

이렇게 시절이 하 수상한데 난 뭐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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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2008. 4. 25. 09:58
아침밥 - 2008.4.24, 2009.1.24 퇴고


아침밥을 그냥 먹으려다가
결국 세수를 먼저 해야 했다.

아침밥은 왜 이렇게 깨끗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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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시쯤에 지하철에 탔다. 양복 입은 할아버지가 노방전도를 주절주절 하시며 사라졌다. (최근 노방전도를 특히 많이 접한다. 때가 되어가는 모양이다. 한 사람이라도 더 목숨 건지길...) 그 다음엔 지압펜이에요 지압펜 특허상품입니다 지압펜이라는 홍보를 하며 어떤 어른이 볼펜과 코팅된 전단를 하나씩 무릎에 놓았다가 사라졌다. 지압펜이 철수하자마자 이번엔 두 남자가 객차 문을 열고 이쪽으로 오더니 한 사람은 왼편, 한 사람은 오른편 벽에 전단을 절도 있게 붙이면서 지나갔다. 오늘 7시 반쯤에 버스에 탔다. 라디오에서 김홍도 목사가 벌금 물린 거에 관해 나오더니 갑자기 고린도전서 6장을 읽어준다. 버스 기사가 채널을 돌려버려서 그 다음 해석을 듣지는 못했다. 오늘 아침에 올블로그를 들어가봤다. 사람들은 질리지도 않고 광우병에 대해, FTA에 대해 뭔가를 쏟아낸다.

불현듯 또 느낀다. 세상이 너무 시끄럽다.
역시 행동으로 말하든지 아니면 말을 말아야겠다.
내가 입을 열지 않아도 세상은 충분히 시끄럽고, 난 내가 해야 할 말들이 있다.

내일 시험을 기준으로 그 앞시간엔 대본 외고 구상하는 데만, 그 뒷시간엔 콘티 짜는 데만 집중하자.
세상 풍조는 나날이 갈리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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