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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읽어야 하고, 글도 써야 하고, 예전 활동도 해야 하고, 교회 예배도 섬겨야 하고, 수학도 공부해야 하고, 크게는 장차 취직활동에 대한 개요부터 작게는 번역이나 창작이나 웹폰트 만들기 등등의 취미활동까지... 뭐, 이건 그냥 시작에 불과할 거다. 내가 받고 있는 하중은 아무것도 아님에 틀림없다. 왠지 벌써부터 방학을 기다린다.
스폰지하우스가 어디 있는지 봐두었다. 서울로 활동범위를 넓히니 곧장 그런 게 보인다. 앓던이 간판이 식코라는 이름으로 걸려 있었다. 예고편을 보니 자막이 확실히 다르다. 내용을 좀 건너뛰어서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조만간 보러 가야겠다. 돈을 내진 않았으니까.
언덕 하나를 넘어가니 서민들의 골목에서 한겨레신문사와 서울역 그리고 명동으로 이어진다. 이게 서울이로구나. 천호동과 잠실을 숱하게 지나다니며 잊고 있던 것이다. 그게 현실이고 그게 계층이며 그게 우리 사회를 말하는 구조인 것 같다.
와웸에서 나 만약 외국 보내준다고 하면 일본으로 가야지 ㅋㅋㅋ 가서 엄한 데(아키바, 하루미)만 막 돌아다니고ㅎㅎ
하루하루를 버티고 선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나는 서 있다. 가방의 무게와 옷의 무게, 너무 많이 들어오는 정보 그리고 이런저런 은혜들을 잔뜩 떠안고 나는 서 있다. 신촌 길거리에서 나는 서 있다. 버티고 서 있다. 앉기가 힘들다. 끊임없이 사람들은 어디론가 가고 온다. 어린왕자가 보았던 기차역에서 사람들은 그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할 뿐이었다. 내가 그 꼴이다. 난 하체부실로 잘 알려졌었다. 버티고 있다.
중국어 가르치시는 성근제 교수님의 어제 이야기가 문맥 없이 기억난다. 포터블 카세트플레이어라고 그 옛날 소니에서 내놓았던, 커다랗고 단순하지만 고장나지 않고 잘 버티는 모델 A. 그리고 화려한 기능과 작은 크기를 자랑하지만 0.5v의 과전압에 올스톱이 걸리는 mp3 플레이어 모델 B.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 유형화는 되었지만 무슨 말씀이 하고 싶었던 건지는 눈치를 조금밖에 못 챘었다. 사람도 그렇다는 거다. 옛날의 선배들은 천생 모델 A였고, 지금의 젊은이들은 '스펙'도 화려한 모델 B들이라면서. 그러면 넌 어떤 모델이냐? 물론 요즘 모델 A로서는 살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것이 있어야지 않겠느냐. 논리, 근거 등이 많이 빠진 말에 우리는 고개를 끄덕일 때가 있다. 그래서 일단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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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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