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손해다. 알고는 있다. 그렇지만―
말 통하는 절친한 사람이 알고 보니 제대로 된 네오리버럴리스트라거나
존경했던 사람이 옳은 소리 잘 하다가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서슴지 않는다거나
어떤 또래 남자가 나한테 혹은 내가 다른 남자한테 어느샌가 시시덕거리게 된다거나
동남아에서 왔다는 말 잘 못 하는 외국인이 길거리에서 걸린다거나
카프카의 소설마따나 내 동생이 갑자기 거대한 벌레가 되어 있다거나
철썩같이 고집하던 어떤 원칙이 실은 아주 바람직하지 않은 짓이었다거나
내가 광우병에 걸린다거나 아니면 집값이 하루아침에 번쩍 뛴다거나
갑자기 내 모교가 두발자유 복장자유 모든 것을 자율화하여 후배들이 왼통 초라니 꼴이거나
아무튼지간에
그런 변화들과, 나의 기대 밖에 있던 그 모든 것 앞에서,
―솔직하게 말하자.
난 받아들이기 곤란할 거 같다. 나는 여전히 개방된 척하는 인간이다.
P.s 글을 쓰자마자 하단 광고에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봉사단체가 나왔다. 어쭈. 보아하니 안심하고 신청해도 되는 건전단체이므로 적극 참가하시라. 나처럼 위선적인 글이나 쓰는 인간 안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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