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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11월 24일은 월요일이고, 또 국제 안사기날(International Buy Nothing Day)이다. 집에 오는 길에 이걸 기념할 만한 집단행사가 뭐가 있을까 궁리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잊기 전에 적어본다.

공짜 백화점 단체여행

방법은 간단하다.
참가자 전원이 일제히 백화점, 대형 마트로 우르르 들어간다.
시식코너에도 몰려갔다가 명품 세일코너에도 다함께 들르거나 하며 엄청난 인파를 만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그 많은 사람들이 한 코너 앞에 모여서,
아무것도 안 사고 그냥 모두가 5분 정도 가만히 서 있기만 하다가 다른 곳으로 간다.
이런 식으로 백화점 하나를 다 돌면 근처의 다른 상점으로, 또 상점으로... 옮겨다니며 서울을 종횡무진 돌아다닌다.
물론 반소비주의 홍보피켓 같은 건 당연히 필참.

재미없나? 사람을 모아볼까?

11/2 - 모두가 하나를 집중공격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정해진 시간까지 정문으로 모이기로만 정해 놓고 모두가 흩어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흩어져서 아이쇼핑을 뻔뻔하게 하든지, 가격표에 "소비자 납득가격" 같은 걸 마구잡이로 붙이고 도망가는 테러(?)를 하는 건 어떨까도 생각해 봤다.
11/12 - '잔돈 바꿔주세요'를 하면 어떨까 하고 어젯밤에 생각해 봤는데, 별로다.
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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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언제 웃는가?

2008. 10. 27. 23:11

전부터 이거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아직 이거 이상으로 발전된 생각을 못 하겠다. 이거 베껴가서 논문 쓰면 죽인다.

"어떤 형태의 권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사람은 웃는다."

권위란 무엇인가? 세 가지로 나누어 말하겠다. 논리적 권위는 전제이다. 전제가 궤변과 온갖 합리화돤 모순들의 끝에서 무너질 때 사람들은 역설에 빠지고 결국 허탈하게 웃는다. 별로 와닿지 않는 권위 같지만 의외로 오늘날의 개그프로그램에서도 잘 관찰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박성광+박영진 콤비, 황현희 등이 보이는 말빨 개그) 설정상 권위는 어떤 '선행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는 권위다. 예를 들어 떡대의 덩치에 근육이 우락부락하고 무서운 인상을 하고 있고 손에는 망치를 들고 있는 남자가 당신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교회 다니세요."라고 하는 뭐 그런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설정상 권위의 극단적 예가 바로 마빡이다. 골목대장 마빡이는 마빡만 죽어라고 치다가 지쳐 나가떨어진다는, 설정상 권위의 몰락을 노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현실적 권위는 일상적 의미의 권위로서, 흔히 '저 선생은 완전 권위적이다' 할 때의 그 권위라 하겠다. 실제로 현실적 권위가 무너지는 상황, 예를 들면 선도부장 불곰 선생이 지각을 해서 교문 앞에서 못 들어온다거나, 이명박 대통령을 쥐로 그린다거나 하는 광경을 잘 포착할 수 있다.
권위를 무너뜨리는데도 웃지 않는 경우는, 그 붕괴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거나 똑바로 붕괴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른들이 애들 앞에서 웃기려고 해도 웃기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른들은 그 자체로 현실적 권위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조금이나마 잘 보이도록 붕괴시키면 다른 형태의 권위 붕괴를 통한 웃음 유발도 수월할 것이다.


P.s 까먹기 전에 적는다. 오늘 점심먹다가 생각해 봤는데, 농담의 형식적 조건은 "적절함의 부적절화"라고 규정하겠다. 네 가지 범주가 나오는데, 이거에 대해선 좀더 생각해 봐야겠다.
농담학회 회원도 아닌데 그리고 불바람 사회부도 아닌데 나 지금 뭐하는거래...

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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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기획 드라마

2008. 10. 26. 13:54
일반기획 TV드라마가 보고 싶다. 창사 몇주년이니 뭐 특집이니 하는 명목이 아무것도 달리지 않은, 정말 왜 방송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드라마라는 컨셉의 연속극을 보고 싶다.

어떤 것일까? 상상해 봤다.
동네 골목에서 애들이 놀다가 싸우다가 화해하고 쭈쭈바 사먹고 집에 가는 걸로 한 편이 끝난다든가.
갖가지 방법으로 컨닝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대학생 친구들의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본다든가.
야자를 땡까고 도망가는 고3들의 투쟁을 중계한다든가.
남들이 볼 땐 어떻게 봐도 연애인데 본인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 안 하는 남녀 한 쌍의 닭살을 넘어선 고강도 염장질을 보여준다든가.
(이건 허씨 성 가진 친구가 옛날에 낸 아이디어인데) 국제공항에서 있을 법한 몇 가지 소소한 사고(?)들이 재미있게 얽혔다가 재미있게 풀린다든가.
부산 지하철 열차칸에서, 역사에서, 지하철로에서 말도 안 되는 추격전을 벌인다든가.
헌법, 경제, 맑시즘 등 각자의 전문분야가 있는 사람인데 어느 날 다른 분야 알바를 뛰러 가서 처음부터 배운다든가.
아니면 하다못해 아무 길거리에나 카메라 한 대 세워놓고 무슨 볼거리가 있거나 없거나 무조건 생방송으로 쏜다든가.

핵심은 '무의미'. 기획의도 자체가 없이 그냥 나오니까 나오는 거.
굳이 목적의식이 있다고 한다면 무의미를 감각적 영상으로 송출해서 즐길 수 있다는 그것뿐.

전부터 늘 느낀 건데 요즘 TV는 아무거나 스페셜하다고 한다. 사실 스페셜하다 함은, 돈을 쏟아부어서 방송으로 만들고 차익을 거둬야 하는 방송사 입장에서나 스페셜한 것이지 시청자에게 그렇게 스페셜할 리는 없지 않겠는가?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더라.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는 "방송사들이 새로 발표한 작품에 대한 검증없이 오직 인기도에 따라 특별한 무대나 스페셜 방송을 마련해 주는 것은 제고할 필요가 있다. 스페셜방송이 인기도에 따른 연예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며 스페셜방송의 쏠림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P.s 군대는 좀 일찍 가련다. 갈때 가더라도 뭔가 하나 사 놓고 가고 싶은데 뭘 지르지?

디카(씨잘... 필요가 좀 생겼다) / PSP(DJMAX 한정판 iso 유출건땜에 급 뿔남, 개념없는 것들...) / iPod Classic(제일 유력) / 최신형 컴퓨터(제일 가능성 적음, 군대 가기 전에 컴 바꾸는 얼간이가 어디 있어) / 기타 하나 더(기왕 산다면 최고급으로 산 다음에 줄 빼놓고 3년 잘 묵혀뒀다가 쳐야겠지)

기왕이면 가족에게 보탬이 되는 그런 걸로 사고 싶지만... 음... 글쎄;;;
사실 그래서 컴을 물망에 넣어놨지만. 뭔가 다른 괜찮은 거 없을까.
그냥 미네르바 할배 말 듣고 현금으로 꼬불쳐놀까(현재소비 기회비용 증가에 따른 소비량 감소 ㅋㅋ).
Posted by 엽토군
:

さよなら絶望放送第60回OPドラマ「あの手この手の謝罪」


ⓒ久米田康治/講談社、さよなら絶望先生製作委員会

안녕 절망방송 제 60회 오프닝 드라마 <별의별 사죄방법>

아이: 아, 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노조무: 오호, 카가 양? 왜 컴퓨터에다 대고 사과를 하시나요?
아이: 네, 실은 제가 게스트로 와서 청취자 여러분께 폐를 끼치지 않았나 신경이 쓰여서 절망방송 팬 분들의 교류 게시판에 슬쩍 들어가 봤거든요.
나미: 팬들의 교류 게시판? 그런 게 있었나?
아이: 그랬더니, 게시판에 있는 분들의 의견이... 불평투성이에요!
나미: 아~ 그런 거면 신경 안 써도 돼, 아이.
노조무: 그러게요. 불평투성이라기보단 '불평만 접수받고 있는' 라디오니까요.
아이: 아뇨, 그럼 안 돼요! 청취자 분들의 불평에는 진심으로 사죄를 드려야 해요! 알았어요, 제가 두 분 몫까지 대신해서 사과할게요! (타이핑)
나미: 아니, 아이야,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니까! 그거 가해망상이야!
아이: 아, 우와! 글을 쓰자마자 바로 악플이!?
나미: 엥? 사과를 했는데 왜?
아이: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게시판을 어지럽혀서 죄송합니다! ...아, 아아! 사과하고 또 사과해도 사과할 일이! 뻘글 써서 죄송합니다! 눈팅 반년도 안 해서 죄송합니다! 훌리건으로 와 버려서 죄송합니다! sage 원칙 게시판인데 톱으로 올려서 죄송합니다! 고정닉 써서 죄송합니다...
노조무: 그래서는 피해만 불어나요! 뻘글엔 무플로 대응하세요! 그보다, 카가 양 같은 사람은 그런 캐막장 게시판에 글 쓰지 말란 말입니다!
나미: 근데 선생님, 캐막장이라니...

네. 개인적인 사정이 있으시다기에, 거기다가 좀 들리는 덕에, 따라해 보고 싶었습니다. (...)

굵게 한 단어들은 차례대로 다음과 같습니다. 荒らし/空気嫁(読め)/半年ROM/誤爆/sage推奨/ageる/コテハン(固定ハンドネーム)/スルー/悪の巣窟

Posted by 엽토군
:
獄・さよなら絶望先生 上巻
「あまい姫」「発禁抄」「原形の盾」
옥 안녕 절망선생 상권 자막
"귓가에 속삭이는 스파이같이", "죽어도 보이는 곳에서는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쓸쓸한 낯만 옛날같이 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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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오늘 오후에나 끝날까 싶더니 의외로 빨리 끝났네요.
인제 전 시험공부하러 가야겠습니다.

앞으로 차차 나올 OAD 주권 및 하권, 절망소녀찬집 속편 서, 1기 자막도 잘 부탁합니다.
스폰서 짬이 없어서 블로그 주소도 잘 못 적었다는... 나 인기 없다는...
인코더 여러분은 무자막 영상 올리지 마시고 자막 붙여서 업로드 부탁드려요. ㅜㅜ

자막 다운로드는 이겁니다↓
v1.0, 니코니코 영상 기준 작업
Posted by 엽토군
:
혁명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자금인가. 화력인가. 선전인가. 알기 쉬운 대적인가. 혁명에 가장 필요한 것은 혁명 그 자체다. 혁명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이상과 혁명을 살고 있지 않다면 그 혁명은 죽어도 완수되지 않을 것이다.
가장 쉬운 예를 들겠다. 그리스도를 믿고 중생의 삶을 사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의 일대 혁명이다. 그 혁명의 완수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헌금인가. 예배인가. 다짜고짜 믿기만 하는 것인가. 어금니 깨물고 자기 노력을 다하는 것인가.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것은 그리스도 그분이시다. 우리의 인생이 어떠한지를 볼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입네 운운하는 사람들이 정작 그들이 믿고 따른다는 그리스도와는 함께 살고 있지 않다면, 그들의 신앙은 죽어도 진일보하지 못할 것이다.

혁명을 하고도 민중이 여전히 가난하고 불행하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니다
― 호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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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바퀴벌레

2008. 10. 11. 22:05
바퀴벌레 - 08.10.09


너를 잡아죽이려는 시선들 앞에서
만일 너가 바퀴벌레보다 못하지 않다면

너는 다리를 벌려 죽을 힘으로 말하라
나도 달릴 줄 안다고


"언젠가 나도 입사시험을 보겠지→취미가 뭐냐고 묻겠지→시 쓴다고 해야지→지금 시를 하나 읊어보라고 할지도 모르지→뭔가 채점관들을 놀래줄 만한 걸 읊어야 되는데→음..."
해서 좀 뜬금없이 떠올려본 제재가 바퀴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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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4컷만화인데다가 가능한 글자를 안 넣어서 그런가... 내 주변엔 이거 보고 이해하는 경우가 별로 없더라고. 함 봐죠.
이해 안 돼도 괜찮아. 내가 못 그린 거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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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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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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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학습노동자 계급

2008. 10. 5. 20:58
대한민국[각주:1]의 초등학교 1학년생부터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를 학습노동자 계급이라고 칭하고 싶다. 그들은 학벌자본주의 사회의 프롤레타리아다. 그들의 노동은 학습이며, 그들이 생산하는 것은 점수와 등급(석차)이다. 그들에게 중간 계급은 그들의 처지를 겪어 안다고 말하는 대학생 및 사회인이고, 그들에게 부르주아 계급은 단연 학교 선생, 과외교사, 입시 학원 등으로 대표되는 '교수자본가'이다.
석차 공급자요 입시의 수요자인 이들은 현재 더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심각하게 착취당하고 있다. 이들은 NEIS[각주:2]로 감시/통제되는 관리의 대상이요, 출석번호로 이름을 대신하고 성적으로 모범생 여부를 가리는 비인간적 대접을 받고 있으며, 고등학생이 되면 대부분의 학습노동자 계급은 법으로 정해진 1일 8시간 이상의 학습노동을 매일같이 감내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학습노동자 계급이라는 이유만으로 당하는 온갖 압력, 불평등, 제한, 편견의 시선을 당하고 산다. 그들은 자신들의 노동에 대한 소외를 심각하게 겪고 있다. 교과내용을 학습하기 위해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기 위해 교과내용을 학습하는 지경이며, 그들에게 있어 점수 및 등급은 자아상 및 자신의 현재 희망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단지 강압된 혹은 필요에 의해 억지로 생산해내고 있는 가치에 불과하다.
학습노동자 계급의 이상적 해방이라 하면, 무엇보다 학습이 학습자를 소외하지 않는 상황일 것이다. 전설로 전해 오는 옛날처럼 배우고 싶은 것을 직접 찾아서 배우고, 토론하고, 진리를 탐구하고 자기만의 인생 길을 찾아가는 그런 양상일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학습자-교수자 계급 간 갈등 따위는 전혀 없는, 아니 그런 계급이 사라지고 모두가 교수권과 학습권을 공유하는 일종의 공산 사회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각주: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계급은 어째서 여태까지 체제를 전복시켜 해방을 얻지 못하고 있는가? 이 계급으로 하여금 허위의식을 갖게 하는 치명적인 특징이 하나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해방된다'는 의례성이 그것이다. 요컨대 '너희들만할 때는 다들 겪는 일이다', '조금만 참으면 졸업이다' 등의 선동으로 그들을 납득시키고 체제화하여 이 모든 부조리를 순응케 한다.
그리고 교수 계급이 그들에게 주입하는 또 하나의 허위의식은 그들이 곧 학습노동의 유산자 계급이 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너희들 대학 보내주려고 하는 일이다'라는 설득은 매우 좋은 서비스처럼 들리며 '나중에 너희들이 커서 이 교육을 바꾸어라'라는 권유는 매우 정중한 당부처럼 들리나, 결국 유산자 계급은 현행 학벌자본주의 자체를 바꿀 의도가 없으며 그러므로 무산자들은 오히려 체제를 잘 역이용하여 소위 성공한 인생을 살면 된다는 영합주의적 발상의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각주:4]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가치관 주입으로 인해 학습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계급적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계급의식을 갖추고 실제적 행동을 일으키지 못한 채 졸업한다.
이 계급에서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지금 생각나는 것이라고는 단 하나뿐이다. 다만 너무나 극단적이어서 다만 아이디어의 차원으로 적는다. 수능을 5차례에 걸쳐 보게 하라. 매년 똑같은 압박과 차별을 주고 여전히 성인이 아닌 '학생'으로 대우하면서 계속해서 점수를 생산케 하라. 이렇게 하면 5년은 고사하고 2년이 지나지 않아 체제 전복이 일어나며 혼합형 학벌자본주의에 대한 논의가 거세게 일어나고 나아가 현재 이 나라를 움켜쥐고 있는 학벌자본주의와 그 구조 자체에 대한 분노와 의문이 폭발할 것이며, 이상향도 조금은 이루어질지 모른다.
10/15 - 현실적으로 학습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을 일깨울 수 있는 방안은 생각해볼 수 있다. 그들의 문학을 발달시키는 것이다. 현재의 청소년 문학은 청소년을 위해 어른이 쓴 문학이라는 어감이 강하나, 이것을 문자 그대로 청소년의 문학으로 만들어, 학습노동자들이 소설을 쓰고, 시를 짓고, 이를 서로 돌려보고, 비평하고, 그 과정에서 현실과 사회 인식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발현되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면 고교독서평설의 '글쓰기 창고', 아이두넷의 '연필과 지우개', 사전의 형태를 띤 비판서 '대한민국 학교대사전' 등이 있다. 가능하지만 심히 미비하여 적극 추진이 참 어렵다.
요컨대 대한민국의 학습노동자 계급은 맑스주의적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가운데 가장 심각한 소외를 겪고 있는 무산자 계급이나, 일정 시간 이후 해방된다는 의례성과 그들도 유산자가 될 수 있다는 허위의식을 선전함으로 인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생각하기에 따라 극약처방을 통해 학습이 학습자를 소외하지 않고, 학습자가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점수를 생산하는 이상향에 다소나마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P.s 날더러 '너는 철학이 아니라 사회학일 텐데'라고 말한 모든 어른들에게 미안하다. 그냥 철학 하겠다.
  1. 굳이 대한민국에 한정한 이유는 간단하다. 학습노동자-교수자본가 구도가 다른 국가에서도 나타나는지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2. 나이스 혹 네이스라 읽으며,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다. 도(道) 단위의 대규모 전산망으로 기존의 학생생활기록부를 대체한 전산관리체제이다. [본문으로]
  3. 쓰다 보니 느끼는 것인데 맑스주의는 대한민국의 현 교육환경을 신기할 정도로 잘 설명해 주는 것 같다. [본문으로]
  4. 공부를 강력히 시키는 고등학교일수록 교사가 되겠다는 장래희망이 월등히 많이 집계된다. 유산자 계급으로 영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는 그들의 판단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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