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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래 생전 산문을 안 읽는 사람인데 너무 심심해서
지구영웅전설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대표소설
지은이 박민규 (문학동네,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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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 책꽂이에 꽂혀 있던 책을 뜻밖에 괜찮게 보게 됐다. 그러고서 말미의 인터뷰를 보는데...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냈다가 도정일 선생님의 혹독한 심사평을 읽었습니다. 투고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신 말씀이었는데 천박함에 대한 꾸지람 끝에 도스토예프스키를 읽었는가? 톨스토이는 읽었는가? 라고 하셨어요. 글쓰는 중간중간 "백경"을 비롯해 고전작품들을 읽었습니다."
― 박민규, 지구영웅전설 중, 인터뷰 "그는 중심을 파고드는 인파이터다" (인터뷰어 하성란, 소설가)
이건... 나도 안 읽었네. =_=;; 그래서 좀 읽어야겠다!

죄와벌(완역본)
카테고리 소설 > 러시아소설
지은이 도스토예프스키 (하서,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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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카테고리 소설 > 소설문고/시리즈 > 소설문고일반
지은이 레프 톨스토이 (민음사,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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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그단남이아랑 최규석님 신간도 좀 읽어봐야겠다. 상을 탔다네...

음 근데 내가 소설가가 되려고 이러는건 아닌데말이지. 누가 집에서 썩고 있는 저 책 짬처리해 주시려면 좀 보내주세요. 여기 진중문고 업ㅂ음ㅠㅠ

P.s 어쩌다보니 이게 이 블로그 500번째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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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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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4컷만화 쉬어감.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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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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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레터링을 촌스럽다고 말하려면, 우리가 얼마나, 얼마나 메마르고 무식하며 천박한 타이포그래피 환경에서 살고 있는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88올림픽으로부터 지금까지, 아무도 한글을 걱정하지 않는다.
모양이 개발괴발이든, 서로 하나도 안 어울리고 다 따로 놀든 아무 상관이 없다. 그냥 읽어지기만 하면 되는 게 21세기의 우리글이다. 기껏해야 산돌 정도나 돼야 다음 세대에까지 필요해질 한글꼴을 생각해보자는 것 같고, 나머지들은 죄 온통 현 시류에 묻어가려는 무책임자들이다. 그리고, 나도 부끄럽지만 장기하로부터서야, 김기조를 만났다.

그는 70년대로부터 80년대 말까지 있었던, 아주 묘한 의미에서의 문화적 풍요를 기억하는 사람이다.

정보를 접하는 길이라고는 책이나 잡지뿐이고, 음악을 즐기는 방편으로서 TV가 음반이나 라디오보다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은 그야말로 물질은 빈곤하지만 순수하게 바라고 들어 오던 숱한 낭만과 그 발현에 대한 욕망만은 주체할 길이 없던 어떤 때였다. 그 때 우리는, 기억할지 모르겠는데, 우리가 '촌스러움'이라고 기억하는 어떤 맨손으로 된 풍요를 직접 만들어서 누렸다. 성탄절 때마다 형광색 우드락 보드판을 오려 '축 성탄' 글자를 만들어 교회 강대상 위에 붙이고 딱지와 종이인형을 그리고 오리고 접어 만들어 붙여 놀았다. '수공업소형음반제작',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등의 개념과 행위는, 우리가 그들의 행보를 흘긋 쳐다보고 쉽게 운운하는 키치니 무어니가 아닌 바로 그런 코드의 연장선에 있다. 무엇을 직접 하되 맨손으로, 시류가 주지 못하는 로맨틱한 소박함을 우리가 알아서 때운다는 그런.

이것은 빈곤이나 빈티지가 아니라 저항에 가까운 유지보수이고 그래서 시대착오적인 하드코어이다. 그를 무식하거나 구시대적이거나 꽉 막힌 샌님일 거라고 생각한다면 아직도 그의 디자인과 그것을 이해하자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그의 블로그, 포트폴리오, 행보를 보건대 그는 분명 이것저것 깨알같이 할 수 있음에도, 일부러, 꽤 많이 참고 양보하고 계산하고 있다. 그가 일부러 촌스러움을 택하는 데는, 이런 가볍지 않은 생각들이 깔려 있다고 보인다.

'연아' 니까 하는 이유만으로, 이 '스티카' 세트가 3000원에 불티나게 팔린다면, 우리는 '핑클빵'이 팔리던 시절부터, 그리 몇발자국 나서지 않은게다. [출처]

김기조는 저평가되고 있다. 우리는 그가 보여주는 좋은 의미의 시대착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사자가 자랑스러워하는 물건 하나를 보자.



장담하는데, 이제 그림자 궁전이란 글자를 이것보다 더 "그림자 궁전" 같아보이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 기껏해야 한창 유행하는 모양의 'ㄹ' 모양 한 번 보여주면서 흐릿한 선으로 캘리그라피랍시고 휘갈기거나, 산돌카리스마체 같은 걸로 대충 때우겠지. 그가 동네의 오래된 점포 간판 등을 유심히 공부하며 숙달해 온 그 '시골스러운' 디자인은, 이런 구석에서 갑작스러워 보이게 빛을 발한다.
그가 물려받은 것은 촌스러운 게 아니라 낭만으로 꽉 찬 것이고, 투박한 게 아니라 맨손과 시간과 노가다 정신으로 가득한 어떤 것이다. 그래서 그의 도안은, 휴가 나와서 후다닥 해놓고 돌아가며 내놓는 것일지라도, 우리가 잊어버려선 안 될 어떤 위대한 유산의 주변부에 있다.

실제로 김기조는 붕가붕가레코드와 음악적 취향이 비슷하다. 산울림이나 송골매와 같은 밴드들을 좋아했다는 그는 단지 옛 정서에 취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음악이 여전히 세련되며 오히려 당대로 이어지지 않는 점에 의문을 가져왔다고 한다. [출처]

몇 종류만 해서 폰트로 안 만드시냐고 한 번 바람을 넣어봐야겠다. 그는 분명히 수요가 있다. 아니, 지금처럼 노가다를 촌스럽다고 무시하고 세련(細鍊)[각주:1]되지도 않은 것을 세련되다고 우기는 이 허풍선이 천국의 한글 디자인 세계에서, 그는 차라리, 이 사회에 공급해 줄 필요가 있는 정신이다.

오바하지 말라고? 그럼 '공정한 사회'라는 웃기고 자빠진 개념을 이거보다 더 신랄한 타이포로 비웃어줄 수 있는가 함 해 봐라. 이건 진심.

 




P.s 이 글에 모두들 유난히도 호응해주신다. 좋은 걸 좋다고, 그것도 꽤나 개인적인 어조로 풀어놨을 뿐인데도 이렇게나 (심지어 김기조님 당신한테서까지도) 좋은 리뷰라고 고마워하시는 분위기다. 과연 한국의 타이포그래피 디자인 바닥은 천박한데다 폭력적이기까지 한가보다, 왠지 그를 촌스럽다고 말하지 않으면 안 될 듯한 무언의 압박을 주는.
  1. 다 알겠지만 본디 세련되다라는 말은 갈고닦였다는 뜻이다. 오랜 시간 공들인 것은 뷰티풀해진다는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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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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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 보호 캠페인

요즘 이배속 VOD서비스 존내 복잡해져서 다운이 안되는게 섭섭하네
그러고보니 각캐릭터 설명하는 4컷들도 하나씩 그려야되는데 못했네요. 알아서들 보시길
매주 금요일에 업뎃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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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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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얻어가는 게 한 다섯 가지 정도 있는데, 심폐소생술 배워가고, 병영문학상 해서 입선 한 번 해 봤다는 그거 얻어가고, 내가 지금 손글씨 개발하고 있는 게 있단 말이야, 그래서 그거 얻어가고, 뭐 책 읽고 생각 좀 하고, 그런 거나 얻어간다. 남들은 뭐 인내심을 배워서 나간다 그러는데... 그건 내가 봤을 땐 아닌 거 같애. 여기서 배우는 인내심은 아무 쓸모가 없어. 여기서 배우는 인내심은 정말이지 인격을 도야하고 도덕적인 인간이 되는 데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인내심이야. 그냥 '표정을 안 돌리는' 인내심이지. 내 생각은 그래. 표정 돌아갈 수도 있는 거 아냐? 사람이 사람이고 보면 뭔가 불만족스러운 거도 있을 수 있고,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그래서 인상 구겨지고, 하면 거기서는 왜 그렇게 되었을까를 따져서 그 문제를 없애 주고 해결을 해 줘야지 왜 인상 돌리냐 하고. 내가 욕 먹는 건 그렇다 치고, 기분이 나쁜 건 나쁜 거대로 팩트 아냐. 그 팩트를 인정을 해 주고서 어떻게 해야지 뭐가 돼도 제대로 되지, 이건 뭐 무조건 표정 돌리지 말라 하고, 마냥 웃으라고만 그러고. 안 그러냐? 너 사회에서 화나는 거 참고 살았니? 아니잖아. 불만이 있으면 말할 수 있어야 하고 기분이 나쁘면 풀 수 있어야 되는데 여기는 그거 자체를 용납을 안 해. 그러면서 그냥 참으라고 하지. 이건 인내가 아니야. 내가 아는 인내는 아니라고. 이딴 인내가 쓸모가 있어? 없어! 이건 그냥 처세술이야. 그냥 박박 개기고(버티고) 꽉꽉 눌러 참는 더럽고 추잡한 처세술이지 이게 무슨 도덕적으로 숭고한 인간이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내의 덕목? 뭐 그런 게 아니라고. 여기서의 윤리는 잘못됐어. 어. 그래. 여기서의 윤리는 잘못됐어. 이거는 아니야.
(침묵)
내가, 한창 몇 달 전부터 줄곧 하던 생각이 그거야. 왜 나한테만 그러나. 내 선임도 하고 내 후임도 하고 내 후임의 후임도 하는데 왜 나만 못 하나. 생활관에 내 후임도 있고 걔 후임도 있는데 맨날 나더러 뭐 버려라, 뭐 해와라 맨날 나한테 그래. 물론 내가 군번이 꼬여서 라인 막내고 내 밑으로는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니까 그러려니 하긴 하는데... 그래도 서운하단 말야. 도대체 왜 나만 그래야 하나. 왜 남들은 안 해도 되는 걸 나는 해야 되나, 하고. 그러고 있었는데, 한 2주 전인가, 교회를 갔는데 목사님 설교가, 너무 지루한 거야. 그래서, 원래 그러면 안 되는데, 성경책을 다른 데를 펴서 좀 봤거든. 보는데, 마태복음 5장, 산상수훈 거기가 나와서 좀 봤어. 근데 이런 말이 써 있어. 혹시 아냐? '원수를 사랑하라' 그게 거기 나오거든? 거기 보면 이렇게 써 있어.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고 너희는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널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고 네 원수를 사랑하라. 누가 너에게 시비를 걸어 네 겉옷을 달라 하면 속옷도 내어 주고, 너로 억지로 명하여 오 리를 가게 하거든 동행하여 십 리를 가 주고, 네 왼뺨을 치거든 오른뺨도 돌려 대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꾸어주며 네게 요구하는 자에게 인색하지 말라.[각주:1] ...어디에도 비교하는 말이 없어. 내가 이번에 그걸 발견하고선 좀 놀랐지. 가만히 보니까, 어디를 봐도 남들에 비하여 너는 어쩌고 하는 내용이 없더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건 그런 게 아니야. '네 선임이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십 리를 동행하라'가 아니고, 남들이 어떻고 니가 어떻든지 너는 네 원수를 사랑하라, 그거였어. 여기서의 윤리는 뭐야? '네 밑에 후임이 있으면 너는 봉사병을 나가지 말찌며 상병이 꺾이면 침상에 눕고 네 선임을 사랑하며 네 후임을 미워하라'잖아. 그게 아니라고. 적어도 예수님이 우리한테 요구하신 도덕의 완성은 그게 아냐. 그냥 남이야 어떻든 내가 어떻든 오른뺨도 돌려 대 주고, 속옷도 내 주고 그러는 거라고. 그래서 그게 왜 어려울까, 생각해 보니까 그래. 이 세상 사람들이 다 따르는 윤리에 따르면 자기 '밥'에는 그게 안 된다는 거지. 내가? 내 밥에? 이 짬밥 먹고 날더러? 라는 거지. 근데 예수님한테는 그게 아무 상관이 없어. 밥이 필요가 없다는 거야. 그렇게 보면 그게 맞아. 그게 윤리지, '선임이 꾸짖으면 참을지며 후임이 돌리는 표정을 참지 말지어다' 뭐 그런 게 윤리가 아니야. 여기서의 윤리는 잘못됐어. 여기가 군대고 내가 군인이니까 어쩔 수 없이 박박 기면서 이것이 옳은 것이려니 하고 너무 오랫동안 따르다 보니까 잘 모르고 살았는데, 맞아. 이게 옳은 게 아니야. 이건 잘못됐어. 그걸 알아야 해, 여기의 윤리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거야. 음, 그렇다. 말해놓고 보니 진짜 그렇다.
(침묵)


초소 한구석에 기대 서서 나 혼자 뇌까린 넋두리나 잠꼬대 비슷한 거였는데 알아들었을지. 알아들었다면 내가 가서 좀 물어봐야겠다 무슨 내용이더냐고.

  1. 마5:38-48. 다시 살펴보니 내가 좀 대충 외웠구만;; http://holybible.or.kr/B_GAE/cgi/bibleftxt.php?VR=GAE&VL=40&CN=5&CV=9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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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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