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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악질

2012. 8. 30. 17:43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던 오늘 아침의 일이다. Another 6화를 일단 다 보았다. 마지막이 느닷없이 아주 불길하길래 볼까 말까 하다가 지하철 안에서의 시간이 많이 남을 듯해 7화를 곧이어서 봤다. 그렇지 않아도 아침밥을 급히 먹어 속이 불편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진짜로 구역질 나오는 것을 본 터라 5분도 채 보지 못하고 정지하고 왕십리역을 기다려 내렸다. 화장실로 갔다. 대변기는 네 칸이 다 사용중이었다. 내 뒤에 들어온 할아버지가 어쩔 줄 몰라하더니 바지를 벗고 변실금을 했다. 나는 그냥 일이 다 터져버렸구나, 소용없겠구나 싶어서 이제 막 자리가 난 화장실 칸으로 들어가려다, 이 할아버지가 아직도 참고 있는 것임을 알고 퍼뜩 놀라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하며 들어가시라고 보내드렸다. 더는 거기 있을 수가 없어서 왕십리역 내 다른 화장실로 뛰어가 좌변기 위에 앉았다. 문에는 '이반분환영'이라고 적힌 5만원짜리 남성맛사지사 출장 광고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화장실을 나오니 실제로 눈앞에서 시체를 본 사람처럼 진땀이 쭉 솟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가야 할 길은 가야 하므로 이대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 지나 내리려는데 시계를 보니 열 시 26분이다. 등교길 중에 화장실에 다녀왔으므로 당연히 지각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부터 정말 열심히 뛰면 지각하지 않을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결국 5분을 지각했는데 그나마 좌석을 조정하는 중이어서 체크가 되지 않았다. 근대 정치 사상가를 배우는 수업에서 발표수업 조를 짜더니 교수가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책이 나왔죠, 각자 흔들렸던 경험을 이야기해봅시다"라고 제시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흔들린 경험'을 모두가 나름대로 이것저것 얘기한다. 교수는 급기야 조별로 두어 명씩 나와서 발표해 보자고 제안하며 칠판에 '리얼 디테일 힐링'이라고 적었다. 한 발표자가 자기 군 생활 중 부대에서 만난 병사 한 명이 자기 형의 존속살해를 극복한 사연을 늘어놓으며 마지막에 자기도 치유가 됐다는 운을 달고 박수를 받았다.

 

그 직후 예수전도단 동아리방으로 들어갔다. 선배, 후배, 동기 등 날 포함해 무려 여덟 명이 이 날 점심을 같이 먹었다. 거기서 사람들과 함께 있다 보니 좀 안정되었다. 물론 문제의 7화를 중단한 직후 급하게 Shout to the LORD Kids! 1집을 틀어 귀에 꽂는 응급처치도 했고, 버스에서 내려 학교로 들어갈 때도 "그러나 저는 여전히 주님을 찬양하겠습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제 한 시간쯤 뒤면 캠퍼스워십에 간다. 거기 가서,

 

이 개쓰레기같은 것들 다 토해버리고 싶다.

 

이게 지옥이지 뭐가 달리 더 지옥인지 모르겠다. 토악질이 나온다. 이 세상에 진짜 좋은 것, 참 평안, 진정한 '힐링'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모순, 죄악, 죄악에의 선망과 관음증, 비웃음, 절망, 무관심, 권태, 모든 것의 피상화 그리고 이 모든 게 오해라고 수작 부리는 거짓말로 가득하다. 지옥은 땅 밑에 있어서 지옥일 수도 있지만, 이런 지평에서만 평생 살면 갇히게 되는 곳이라는 의미도 들어 있음에 틀림없다. 여기는 아니다. 여긴 우리가 살 곳이 되지 못한다. 여기는, 또는 예수님이 그렇게나 강조한 지옥은,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는다. 치료는 하나님께 속해 있고 '힐링'은 복음과 성령으로만 가능하다 그런데 이 세상은 아주 교묘하게 복음이 빠진 힐링의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사실은 끝없는 구토와 폭식의 연속에 지나지 않음에도...

Posted by 엽토군
:

(다윗의 시.)

2012. 8. 29. 19:01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그 성호를 송축하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 모든 은택을 잊지 말찌어다


저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네 생명을 파멸에서 구속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며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케 하사 네 청춘으로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

여호와께서 의로운 일을 행하시며 압박 당하는 모든 자를 위하여 판단하시는도다

그 행위를 모세에게, 그 행사를 이스라엘 자손에게 알리셨도다


여호와는 자비로우시며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며

인자하심이 풍부하시도다

항상 경책지 아니하시며

노를 영원히 품지 아니하시리로다

우리의 죄를 따라 처치하지 아니하시며

우리의 죄악을 따라 갚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늘이 땅에서 높음 같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그 인자하심이 크심이로다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우리 죄과를 우리에게서 멀리 옮기셨으며

아비가 자식을 불쌍히 여김 같이 여호와께서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불쌍히 여기시나니

이는 저가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진토임을 기억하심이로다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그것은 바람이 지나면 없어지나니 그 곳이 다시 알지 못하거니와 여호와의 인자하심은 자기를 경외하는 자에게 영원부터 영원까지 이르며 그의 의는 자손의 자손에게 미치리니 곧 그 언약을 지키고 그 법도를 기억하여 행하는 자에게로다


여호와께서 그 보좌를 하늘에 세우시고

그 정권으로 만유를 통치하시도다


능력이 있어 여호와의 말씀을 이루며 그 말씀의 소리를 듣는 너희 천사여 여호와를 송축하라

여호와를 봉사하여 그 뜻을 행하는 너희 모든 천군이여 여호와를 송축하라

여호와의 지으심을 받고 그 다스리시는 모든 곳에 있는 너희여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시10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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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겜본부 티스토리에 기고했던 글. 블로그에 안 옮긴 모양이라 백업. 다시 읽어보니 참 급하게 썼다는 생각이 든다. 좀더 잘 구성해서 많은 동무들을 낚을 수도 있었는데 ㅋㅋ)



꿈나무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엽토군이에요.
 
여러분과 게임셧다운제 이야기를 좀 해 보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네? 뭐라구요? 그게 뭔지는 지나가는 특수반 애도 다 안다고요?
그럼요, 누구나 이게 뭔지 잘 알아요.
일정 시간 이상 게임을 절대 못 하게 한다는 법을 만드는 일이에요.
그리고 그게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라는 건 누구나 다 알지요.
저 어른들 빼고 말이에요.

근데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
셧다운제를 비웃거나 어른들을 비웃으려고 제가 여러분을 찾아온 것도 아니에요.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꿈나무 어린이 여러분이 꼭 알았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건, 어른들이 여러분을 꿈나무라고 생각한다는 거에요.

여러분은 꿈나무라는 나무를 보셨나요?
못 봤죠? 유치하게스리, 세상에 꿈이 열리는 나무가 어디에 있겠어요, 그죠?
아무도 못 봤답니다. 돈이 열리는 돈나무는 무슨 동화에 나오는 모양이에요. 하지만 꿈이 열리는 나무란 있을 수 없어요.
(굳이 철학적으로 설명해 주자면, 꿈이란 추상명사고 개념적 존재자기 때문에 물리적 연장을 가질 수 없고 따라서 열매로 열릴 수가 없는 거랍니다. 잘 외워놨다가 어른들에게 설명해 드리면 어른들이 여러분을 무시하지 못할 거에요.)
그런데 왜 어른들은, 세상에 있지도 않은, 혹은 있을 수도 없는 꿈나무라는 이름으로 여러분을 부를까요?
아주 간단해요. '꿈나무' 할 때의 '꿈'이란 여러분의 꿈이 아니고 어른들의 꿈이거든요.

여러분은 꿈이 뭐에요?
대통령이니 소방관이니 아이돌 가수니 하는 건 꿈이 아니고 희망하는 직업이에요. 그건 꿈이 아니에요.
전 세계가 놀랄 만한 아이디어를 낸다거나 세상에서 가장 좋은 남편과 산다든가 하늘을 난다든가 우주정복 같은 게 꿈이지요.
꿈이 없다고 하는 친구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제가 여러분의 꿈을 알아맞혀 볼까요?
아마 일하고 싶을 때 조금 일하고 공부하고 싶을 때 조금 공부하고 남는 시간은 실컷 먹고 놀면서 사는 게 꿈일 거에요.
음... 아니면 할 수 없고요.
근데 그거 아세요? 사실 방금 제가 말한 저 꿈은 20대 이상의 대부분의 일반 현대인이 욕구하는 생활양식이랍니다.
귀족 계급이 자연발생하자마자 노예를 부려먹어가며 맛보았던 삶이기도 하고요.
요즘엔 돈 많이 번 사람들이 전기와 다른 사람들의 노동과 각종 재력으로 아주 드물게 실현하는 삶이기도 하고요.
아니면 진짜 돈 못 버는 아주 적은 수의 어른들이 꿈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이루면서 세상을 등지고 살 때 저렇게 산답니다.
그리구요,
여러분 중 대부분의 부모님은 저렇게 살지 못한답니다.

여러분의 부모님들, 이 세계의 절대다수의 어른들은 정말 불쌍해요.
그분들은 전혀 원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면서 근근이 돈을 벌어 먹고 살기 바빠요.
논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어요.
여러분이 어른들을 불쌍하게 생각해 주세요.
방학 없이 몇십 년을 사계절 일만 하면서 살다 보면 누구나 그런 어른이 되고 말 거예요.

그리고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어른들은 여러분을 열심히 기르신답니다.
좋아하는 반찬 만들어서 거름으로 주고, 강남 8학군으로 데려가서 좋은 땅 좋은 학교에 심어 주고,
두발 검사를 하거나 영어 발음 좋게 하는 혀 수술을 시켜 가면서 가지치기를 하는 거에요.
어른들은 여러분을 갖은 정성으로 사랑을 담아 기르신답니다.
그러면서 생각해요.
나는 어릴 적 꾸었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이러고 살지만, 내가 기르는 이 녀석들은 나중에 꿈을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나는 그러니 얘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그런데 그 꿈은 바로 어른들이 꾸다 잊어버린 그 꿈이지 여러분의 꿈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여러분을 위한 게 아니라 자기를 위한 거고요.
한번 확인해 보세요.
만약 여러분의 부모님이 여러분에게 "너는 꿈이 뭐니?"라고 물어본 적이 없거나 그것을 진지하게 들어주시지 않았다면,
그런데도 여러분에게 "다 너 잘 되라고 이러는 거야" 하고 잔소리를 하신다면,
백프로에요. 그건 여러분의 꿈이 아니라 어른들의 꿈이에요.
여러분의 부모님의 사랑은 사실 여러분에 대한 사랑이 아닌 거지요.
자기들이 꾸다 만 꿈 때문에 그러는 것뿐이에요.
슬프지만 정말이랍니다.

왜 이 재밌는 게임들을 못 하게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을 거에요.
그 이유는 간단해요.
게임은 꿈나무인 여러분을 좀먹는 잡초이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이 조금이라도 좋은 토양에서 1분 1초라도 더 많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쑥쑥 자라서 빨리 (어른들의) 꿈을 열매맺을 텐데,
잡초가 주변에서 자라나면서 여러분 주변에서 영양분을 빼앗아가고 있기 때문이에요.
과수원 주인이 잡초를 내버려둘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번 과수원 주인은 초강력 제초제를 가져와서 마구 뿌려대면서, 여러분도 말라죽게 만들 참이에요.
정말 미안해요. 이 지경이 되도록 아무것도 못 해서.
이렇게 생각하면 어른들이 왜 여러분이 게임 좀 하는 거 가지고 왜 그렇게 아우성인지 이해할 수 있을 거에요.

그런데요, 이 이야기는 잘못됐어요.
아니 솔직히 그렇잖아요, 여러분이 진짜 꿈나무에요?
가지치기를 해야 하고 잡초를 뽑아 없애야 하고 거름을 주고 물을 뿌려줘야 하는 나무가 맞냔 말이에요.
아뇨. 여러분은 사람입니다.
나무는 가만히 서서 자라나면서 크기나 커지고 열매나 맺으면 돼요.
하지만 여러분은 그 이상의 독립적 존재의미를 지닌 엄연한 사람이에요. (어려운 말로는 인격체라고 해요.)
여러분은 하나의 인격체이기 때문에 여러분 스스로가 뭘 원하는지, 뭘 원하지 않는지,
뭐가 꼭 필요한지, 뭐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지 스스로 알 수 있어요.
그리고 그걸 다른 인격체에게 전달하고 서로 이해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어른들이 여러분을 꿈'나무'라고 부르고 있을 그 때,
어른들은 여러분을 인격체, 사람, 어엿한 인간이 아니라 그냥 나무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거랍니다.
자기들의 꿈이 열리기를 바라면서 자기연민과 개인적 욕망을 반영해서 순 어른들 마음대로 비육하는 한 그루의 나무.

게임을 규제하는 건 정말 사소한 문제에요.
어른들 눈에 여러분이, 사람이 아니라, 꿈을 열매맺기 위해 태어난 나무로 보인다는 게 진짜 문제랍니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게임셧다운 따위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에요.
여러분이 원하는 것들을 이렇다 할 이유 없이 무조건 안 된다고 막는 다른 어떤 것들도 다 마찬가지랍니다.
그냥 어른들 맘에 안 들어서이거나, 꿈나무 여러분을 기르는 데 방해가 돼서일 뿐이에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드릴게요.
당장 부모님이나 선생님, 다른 어른들께 가서 물어보세요.
나를 꿈나무라고 생각하느냐고.
그리고 어른들의 대답을 한번 들어 보면서 왜냐고 물어 보세요.
그러다 보면 여러분도 너무 기가 막혀서 대꾸하고 싶어지기 시작할 거에요.
대꾸하세요.
어른들의 대답을 또 들어보세요.
계속 대꾸하세요. "나도 인격체예요" 라고 말하세요.
어른들은 아마 너무너무 놀라서 벌벌 떨 거예요. 아니면 "그래서 내가 너한테 뭘 해 달라는 건데?"라고 화를 내실 거예요.
그때부턴 여러분의 솔직한 마음을 진지하게 말하세요.
어른들이 여러분의 말에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고 무조건 "공부해라", "까불지 마라" 화를 내시면 다시 물어보세요.
내가 당신들이 기르는 꿈나무냐고.
난 당신들이 기다리는 당신들의 꿈을 열매맺어 줄 생각이 병아리 눈꼽만큼도 없다고 말해 버리세요.
그 다음부터는 여러분이 아마 잘 해 나갈 거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긴 글을 읽을 줄 아는 친구들이라면 할 수 있어요.

여러분, 저는 게임을 거의 안 해 봤어요.
서든어택이 얼마나 재미있는 게임인지, 스타크래프트는 어떻게 플레이하는 거고 뭐가 이기는 건지도 몰라요.
그냥 옆에서 기웃기웃 구경했을 뿐이에요.
그래서 저는 재미없는 어른입니다.
세상을 사는 여러 재미 중 게임의 재미는 잘 모르는 불쌍한 대학생이에요.
저처럼 되지 마세요. 실컷 게임하세요.
나중에 커서 놀라는 건 어른들의 잘못된 가르침이에요.
제가 그 말 듣고 '내가 게임을 안 배우는 건 잘하는 거야' 하면서 컸는데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해요!
게임이 너무 어려워서 배우지 못하겠거든요!!!

노세요. 경찰서에 끌려가지 않을 수준에서 미친듯이 노세요.
삶을 즐긴다는 게 뭔지 배울 수 있을 때 배우세요. 생의 행복을 기약 없는 미래에 담보잡힌 불행한 강박적 보육자 혹은 속물스러운 욕망을 다른 인격체에게 일방적으로 투영하고 강요하는 욕구불만에 가득찬 가엾은 기성세대가 되지 않으려면 말이에요.
여러분의 즐겜을 기원합니다. 진심으로.
엽토군 드림.


2012년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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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CU 매장 BGM 관리 채널 락 장르에 feat.SeeU가 붙은 노래들이 있긴 있더라는 기사를 보고 삘받아서 간만에 시유 덕질 좀 해봤시유.

※주의!! 멤버십카드니 포도씨유니 하는것들 현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냥 "이런거없나" 하고 만들어본겁니다.

BGF리테일(구 보광훼미리마트) 멤버십카드 SeeU버전 일반멤버십카드 프로토디자인

BGF리테일(구 보광훼미리마트) 멤버십카드 SeeU버전 우수멤버십카드 프로토디자인


이런 멤버십카드 안 만드나여?


포도씨윸ㅋㅋㅋㅋㅋㅋ


이런 포도씨유 독점상품 출시 안 하나여?


개인적으로 멤버십카드는 발급받을 의향이 있음 매우 크게 있음. 얼마나 의향이 있느냐면 저 카드 그림은 내가 이너넷에서 사진퍼다가 직접만든겅미...

아 난 composing mixing programming하는 재주는 없으니 그냥 덕질하는 수밖에.

잉여력들 다 어디갔어! 창잉력 다 어디갔어!!

할수만 있다면 내~~~가 하고 싶다고!!! 근데 할줄 모~~~른다고!!!


시유는_귀엽구나.jpg

Posted by 엽토군
:

- 이 리뷰는 순전히 영화를 본 직후의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적어놓으려는 의도이고 따라서 해석/표현상의 균열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영화리뷰 블로그글 무지하게 오랜만에 쓰네. 돼지의왕 두개의문도 (고의반 무심결반으로) 안썼는데...



- 기왕 볼 거면 GV의 기회를 타서 보자 싶어서, 전날 자정을 넘기도록 치맥과 노래방을 달린 몸을 아침 여덟시에 일으켜, 시간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 확인하고, 탱자탱자 놀다가 대충 아무거나 주워 입고 '무슨 질문을 해야 할까', '버스를 타고 간다는 계획은 잘못된 게 아닐까' 초조해하며 인디플러스에 가까스로 상영 15분 전에 도착, 미리 편의점에서 밥을 먹어놓고 표를 끊고 극장 내 정수기에서 식수를 받아 들어갔더니 관객이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 (정말 너무하더이다... 심지어 이소선 어머니 다큐보다도 사람이 없더라는) 그래서 감독님께 "<두 개의 문>이랑 경쟁하게 되어서 아쉽습니다" 했지요. (돌아오는 답은 역시나 "그게 더 흥행해야지요.")

- 안 먹던 알콜을 사람들 오랜만에 본 기분에 취해 몇 잔을 마신 걸까? 전 제가 오늘 아침 못 일어날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극장에서도 꾸벅꾸벅 졸 줄 알았죠. 첫번째 껀 아니었는데 두번째 껀 영락없이. 중간의 아까운 10~15분을 결국 꼴깍 잠들어버린.

- 이 리뷰에서 큰따옴표("")된 것은 전부 오늘 GV때의 김경만 감독님 발언입니다. 아 참고로 감독님 생긴게 실제와 사진이 똑같습니다. 이렇게 인상이 평범한 독립영화 감독은 처음 봐요. (...)


- 영화는, 감독이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관객 입장에서 간편하게 기억해 보자면, 크게 2부로 나뉩니다. 역사 시간과 사회 시간. 1교시엔 지루한 흑백화면과 요즘의 자료화면을 알기 쉽게 교차로 보여주며 처음의 차이코프스키 음악을 빼고는 시종일관 <대한늬우스> 식의 팡파레 BGM이 일관되는(팡파레에 대해 한 번도 부정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약 50여 분간 팡파레만 울려퍼지는 자료화면을 보고 있으면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미국에 가서 머리 조아렸다는 뉴스를 시간 순서대로 보여줍니다. 그렇게 쭉 이어지다가 영어마을 이야기로 넘어가면 그때부터 2교시가 시작되는데 여기서는 영어 얘기, 기독교 얘기가 비슷한 비중으로 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그렇게 두 개 교과는 하나의 학습목표를 달성케 합니다. '미국이 성명학적으로는 아름다운 국가일지 모르되 과연 실증적으로는 무엇으로 분석되는가를 자기만의 대답으로 대답할 수 있다.'

- 영화의 카메라워크는 좋게 말하면 지독하게 끈기있고 나쁘게 말하면 지독하게 비타협적입니다. 감독이 직접 찍은 footage들을 보고 있으면, 잘만 하면 CCTV로도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정도입니다. 제 기억에는 딱 한 번, 활빈단 할아버지가 앵글에 다 들어오지 않아서 잠깐 오른쪽 아래로 움직인 그 정도. 그나마 그 후에 할아버지가 사라진 뒤에도 원위치로 돌아오지 않아요.

이것은 집념 내지 똥고집인가?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았습니다. 이 캡쳐에서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는데, 아주 신기하게도, 감독이 의도한 결과인지는 모르지만, 특히 이 씬은 배경의 관중과 거리, 군악대의 행렬 그리고 이 할아버지라는 세 개의 서로 다른 존재를 합성시켜 놓은 것 같은 착각을 줍니다. 심지어 영상으로 보아도 정말 그렇게 보입니다. (상상해 보세요. 저 멀리 길 건너에 사람들이 조그맣게 여러 명 서 있고 아무 것도 없다가 일정한 속도로 끝없이 이어지는 군악대가 왼쪽으로 지나가고 있는데 뒤이어 저 할아버지가 카메라 뒤에서 전혀 다른 속도로 등장합니다. 야 이건 진짜 연출을 해도 얻기 힘든 장면인데.)

이것은 좀더 과대해석해도 좋은 지점인 것 같았습니다. 첫째 이 신은 감독님 본인이 직접 말하듯이 배경의 대로변으로 대표되는 '이 세계는 사실상 내용적으로 공허'하고, 다만 그렇기 때문에 우악스럽게 잘 연주하지도 못하는 군악대를 합성시켜 넣었더니 '수은불망'을 들고 나오는 할아버지가 부가 생산되더라는 한국 사회의 다이나믹스를 보여준다고 여겨지고, 둘째로는 그렇게 합성된 (듯한) 이 나라의 풍경이 '합성이네'가 절로 튀어나오리만치 괴이하고 낯설기만 한 "이상한 것"임을 좀 확인하라는 뜻으로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이상하게도 미스 유니버스 이야기 부분이 기억에 남질 않습니다. 영화가 대비를 시키는 방법으로서는 동시대에 일어난 극명하게 엇갈리는 두 사건을 배치하는 기법을 쓰는데, 이 부분을 보면서는 거대한 옛날 코미디를 재구성한 무대를 보는 것 같아 볼 만했는데, 희한하게도 막상 보고 나니 뭐랄까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을 그냥 한 번 더 확인했다는 기분만 남아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러합니다. 스스로 장면들의 짜임을 기억하지 않으면 서본결이 기억이 안 나요.

- 미리 리뷰를 읽고 갔었는데 리뷰들이 하나같이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었습니다. "오디오와 비디오는 단 한 번도 온전히 합치되지 않은 채 맞물리며 비틀어진다." 거의 그렇습니다. 1교시에나 2교시에서나 이 소리를 발생시키는 화면이 이것이다라고 보여줘야 하는 신에서는 여지없이 오디오와 비디오가 싱크로되지만,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감독이 이것을 가지고 장난을 칩니다. 또 그런 연출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장면 중에 하나가 그거에요. 그 사람 나와서 막 얘기하는데 갑자기 줄어들고 애들 떠드는 소리로 넘어가면서 영어 입학식으로 넘어가는 장면. 거기가 좀 에코를 걸기도 했었는데..."

- 그렇게 영화는 다큐멘터리와 자료화면 어딘가의 중간점에서 모두에게 열려 있는, 심지어 잘 안 들리거나 외국어인 육성에 대한 번역 자막 말고는 자막조차 단 한 줄도 없는 (심지어 영화 맨 끝에 나온다는 <믿음이 우리를 구원하였는가>라는 자막도 실제로는 없었습니다. "아 그거는 오보에요. 오보.") 극단적으로 중립적인 외형이었습니다. 뭐 감독 본인이 "어떤 식으로 메시지가 좁혀져서 전달이 되어 버리면 그건 영화가 아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라는 개념을 갖고 있는 한 이것이 최선이었겠다는 납득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다 좋은데 효용론적 관점에서 '잘 만들어 팔면 상당히 대중적으로 먹혀들어갈 수 있는 미국의 탈우상화라는 소재를 이렇게나 객관적으로' 다루어서는 정작 봐야 할 사람에게까지 다가가지 못한 채 끝나 버리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이 문제지요. <도가니>가 fictional trigger를 잔뜩 장착하고 관객들을 흥분시킨 것은 공지영씨와 감독이 돈과 명예에 눈이 멀어서라기보다는 '적(타격대상)'을 더 알기 쉽게 만든다, 그래서 더 많은 이들에게 어필한다는 의도였을 것 아니겠어요. 이 작품은 그런 욕심이 전혀 없고 "그냥 이 나라의 이런 상황을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극장에서 봐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홍보물과 각종 리뷰기사와 소개글에서 설명하는 것들은 정작 스크린으로 목격하기가 사실 전혀 용이하지 않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게 이승만이다 지미카터다 하는 안내자막조차도 전혀 없고 내레이션도 없고 해설자도 없고 뭐 알아보는 사람만 알아보는 그림(과 내러티브)이니까요. 그러나 사실은 "3초 정도의 기억력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방금 전에 나온 그림과 함께 이어서 보게 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이게 이상하다는 걸 알 수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렇게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군사적 경제적 대미의존, 영어 콤플렉스 그리고 기독교적 반공.

- 감독이 의도적으로 그런 것만 골라서 보여준 것인지 모르지만 하여간 1교시 전반부는 오로지 미국의 신무기를 홍보해 주었던 우리의 뉴스 화면을 보여주는 데 아낌없이 할애합니다. 그런데 거기서 나오는 도량형들은 순 '피트', '마일', '야드' 일색이고, 외국인의 발언은 잠시 원어 그대로 들려주는가 싶다가 해설자가 끼어들어 자기가 그 사람인 양 일인칭 주어로 통역해 줍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지요. "저 미국 미싸일들이 몇백 마일을 나른다 카이! 마일이 뭐꼬? 니는 마일도 모르나? 4리가 1마일이라 안카나?", "와 직이네, 저 솰라솰라 하는 말이 저런 뜻이가, 내도 영어 몽창 배워가 저래 솰라솰라 해야긋듸". 물론 이런 사소한 것 때문에 모든 것이 이 지경이 되었다고 말하면 안 되겠습니다. 제 얘기의 핵심은, 이 영화가 1교시에서 2교시로 넘어가는 데 부족한 요소는 없다는 것입니다. 각종 소개 기사에서 말하는 것처럼 딱 떨어지는 설명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행간과 균열을 읽어 보면 읽을 수 있고, 그것을 글로 쓰면 이런 별볼일없는 식상한 것으로 바뀌어 버린다는 겁니다. 이 영화의 가치는, 바로 그 식상한 말을 전혀 식상하지 않게, 사실은 아주 골치아프고 다층적이고도 직접적으로 '제시'하기만 함으로써 아주 새삼스럽게 학습시킨다는 데 있습니다.

- GV때 질문하며 언급한 장면이 셋 있는데, 사람이 찍혀 있지 않은 부동자세의 영어마을, 미국 대통령 앞에서 한복과 합창단 제복을 입은 소년 소녀들이 미국 말로 노래를 불러주자 당시 영부인이 그걸 같이 흥얼거리는 장면, 그리고 6.25 60주년 평화기도회가 끝나고 참석자들이 줄지어 월드컵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장면. 셋 다 너무나 낯선 광경인데, 첫째 껀 경험해 보지 않은 곳의 예상했던 그림 그대로가 나와서 놀라웠고 두번째 껀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뭔가 근본적으로 논리가 이상해서 (하지만 저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하실 분들에겐 씨알도 안 먹히겠지 왜 우리가 한복을 입고 남의 나라 대통령 앞에서 영어로 재롱을 떨어야 되냐며...) 놀라웠고 셋째 껀 비슷한 경험을 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지나간 장면들을 본 게 있는 다음이어서 놀라웠습니다. 놀랍게도 맨 처음 보았던, 한 명 한 명 포착되어 있는 한국전쟁 피난민 여성들의 그림이 (감독이 겹치지도 않았는데) 머릿속에서 오버랩됩니다. 사실은 같은 상황과 조건이 아닌데 왜 그들은 서로 같아 보이는가? 이쯤에서 저는 감독의 의도대로 영화를 봐 버린 것이지요. 그리고 마지막에 미군 항공기의 폭탄 투하가 한 번 더 등장하고 암전되면서 영화는 수미상관 구조로 할 말은 다 했음을 알려주고 끝납니다.

- 상대적으로 '기독교적 반공', 그러니까 우리가 구원받은 족속이고 그 구원은 예루살렘에서 왔으며 그 구원의 최종 필수요건으로는 대적자와의 대적과 완전한 승리가 제시된다는 서사가 이데올로기적으로 복합작용하는 과정, 그것에 대해서는 사실 약간 설명이 빈약하기는 합니다. 굳이 장면들을 꺼내 와서 이해해 보자면 미국=미군=떠나가면 나라 망함=떠나가면 내가 망함=적으로부터 지켜줌, 북한=빨갱이 북한군=쳐들어오면 나라 망함=쳐들어오면 내가 망함=멸절의 대상이라는 알기 쉬운 두 구도가 강변을 일삼고 비판적 사회적 사고가 모자란 목사님들 그리고 이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기도회와 예배 자리에 나가 정치적 발언을 섞어 말하는 미 대통령에 의해 대규모로 공작되었다, 뭐 그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는 좀더 심층이해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가장 직접적인 부분이 부시 대통령의 "I believe, I believe that you believe." 설교(?!) 한 마디 정도일 뿐이니, 메인 카피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마치 기독교 같았다"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정작 본편 내에서는 좀 부족하게 제시됩니다. GV때도 "바람과 불이라는 게 워낙 표상하는 대상이 많고" 한데도 정치, 경제, 군사 얘기는 나왔는데 종교 얘기는 거의 안 나왔거든요. 사실은 저도 제가 믿는 믿음이 있고 보니 '믿음이 우리를 구원하였는가'도 결코 최선의 카피는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종교가 다뤄질 때 좀 씁쓸했습니다. 참고로 그 카피는 감독님이 직접 지은 건 아니라고 합니다.


- "저도 미국은 사실상 끝나가고 있다고 봐요." 그러나 그 미국과 우리나라를 굳이 다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나중에 사람들에게 '야 그거는 <미국의 바람과 불> 보면 거기 다 나와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맥락은 어떤 때 발생하는가. 안타깝게도 아직은 없습니다. 그것은 이 영화가 어떤 작용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보다는 표현을 해내겠다는 의지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그래서 마케팅은 상대적으로 쉽지 않았을 터인 반면 정작 관람하기 시작하면 꽤나 좋은 걸 봤다는 생각이 나게 됩니다. 저는 이것이, 마치 감독님이 60여 년 전의 자료화면을 가져다 이 영화를 만들었듯이 60년쯤 뒤에 누군가가 가져다 쓸 자료화면으로서 이 영화를 따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는 훗날 정말 제대로 된 교육이 들어서면 '오늘은 한미관계에 대한 영화를 보고 토론할 거에요.' 할 때 보여줄 영화로 쓰면 적절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별점 다섯 개 만점에 세 개 반. 재미있지는 않고 흥미롭습니다. 긴박하지는 않고 끈질깁니다. 인내심이 좋거나 실험영화 혹 다큐멘터리를 좋아하시면 한번 보시고, 그냥 궁금해서 보시려면 반드시 리뷰와 근현대사 교과서를 읽고 가세요. 그리고 내가 저기 나오는 저 정도의 영어도 못 알아듣는 수준이었나 싶어집니다. 그리고 김경만 감독의 차기작과 차차기작을 궁금해하게 됩니다. "다다음 작품은 편집이 필요없는 것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아니, 차기작에 대해서는 너무 인터뷰를 많이 해서요."

- 지금은 이 리뷰 올리고 나서 감독님의 전작 콜렉션 <하지 말아야 될 것들> DVD를 마저 보려고 합니다. 뭔가를 훔쳐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좋아요!

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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