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사람의 고충 중에는 이런 게 있는데, '쟤는 뭔가 다르게 살 것이다'라고 기대를 잔뜩 받는다는 것이다.
기대'만' 잔뜩 받는다.
지원도 못 받고 격려도 못 받고 이해도 받지 못한 채 그냥 온갖가지 기대만 받으며 살아야 했을 그 특이한 사람에게는 평범한 인생이 되는 것만이 최선이 된다. 그런데 그렇게 그가 평범한 인간을 달성하면 또 그때에 와서는 다들 몰려나와 혀를 차고 고개를 젓고 한숨을 쉰다. 어쩌다 쟤가 저렇게 됐을까, 저럴 애가 아니었는데, 난 쟤 진짜 '잘 될 줄' 알았는데 하면서.
그러면 그 특이한 사람은 말이 막힌다. 욕도 하려다 접는다. 그리고 그저 지금 누리게 된 평범한 삶이 주는 아주 약간의 유익을 쓸쓸히 바라보며 입을 닫고 고개 숙인다.
이번 학기 휴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꼬박 한 달 동안 희망했던 것을 가족들과의 대화 한 시간에 다 그만두었다.
사실 개인적으론 처음에 되게 실망스러운 결말이구나 싶었는데, 주변에서는 잘 했다고들 한다. 이건 정말 잘 된 일일까. 정답을 고르는 것만이 정답일까. 역시 내게는 일탈이랄까 예외적 생활이 별로 처절하게 필요하지는 않은 걸까. 나도 어쩌면 재미없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르지만, YWAM 리더생활이라든가 바로그찌라시라든가 기타 여러 생활을 하면서, 내가 휴학하지 않는다는 것이 여러 사람에게 잘된 결말이라는 것이 의외였다... 그럴 수도 있구나. 아직은 잘 모르겠다. 사실 오늘도 늦게까지 잠들지 않고 있는 매우 안 좋은 생활습관 가운데 있다. 슬슬 이거 고치고 제공기록지도 제대로 만들고 사무실도 찾아가 보고 수강신청 준비를 해야 할 텐데. 나는 여전히 방학을 보내고 싶어한다. 하긴 휴학하면 어 이것도 방학인가본데? 하고 놀다가 어영부영 12주가 가 버리겠거니 싶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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