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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13

2012. 6. 8. 14:37

(시험 시작 10분 전, 마지막으로 예상답안을 점검하고 있다. 교수가 미리 제시한 문제 1번과 2번 문제는 필수, 3~5번 문제 중에서 택일하는 것으로 알고 훑어보고 있다. 1번 답안은 완벽하다. 2번 답안은 자신없지만 하여튼 차악의 답안으로 만들어놓기는 했다. 조교가 나타나 절대평가에 해당되는 응시생 수를 칠판에 표기한다. 이윽고 교수가 나타나 1~5번 문제를 전부 확인차 보여준다. "1번 2번 중에서 하나 골라서 푸는 거 알죠?"라는 교수에 말에 당황하고, 뒤이어 1번 문제의 결정적 힌트를 줘 버리는 교수를 보며 망연자실을 느낀다.) 헉.

...

음... 이럴 땐 물어봐야 될 거 같아서 물어보는데요, 뭐 풀죠?

2번 풀어.

네? 아뇨, 저기 잠깐만요, 다들 1번을 풀 게 뻔하고, 누가 봐도 이건 정확한 정답이고, 왜 제가 굳이 2번을 풀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저는 정말 학점 제대로 잘 받고 싶고...

2번 풀라니까.

아니 그니까요...

...

...

...

네. 어떻게 되는가 함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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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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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아침이다!


아따 참말 오래간만이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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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근황

2012. 5. 15. 13:12

이게 절대 내일 있을 1년차 야비군훈련을 앞두고 싱숭생숭해서 쓰는 건 아니고...

거의 두 달 뒤[각주:1]면 전역 1주년이 됩니다. 참 보람차고 빽빽하게 지낸 한 해였습니다.


머리 꼬리 자르고 통보하자면, 제가 지금 잉여가 아닙니다.

주로 @SYWAM과 @theveryflier(그리고 애니메타 기록갱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이거 하고 나니 다른 거 할 여력이 안 남아버리는 반도의 흔한 고자라니! 내가 고자라니! 이십대 미청년. ㄳ


자연히 블로그 관리가 소홀해지고 있습니다.

방송국 가시내라든가 폰트 제작이라든가 번역질이라든가 영 못하고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몹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죠시라쿠가 출동하면 어떨까? 여! 자! 락![각주:2]

하여간 좀 창조적인 일과 결과물로 여러분을 맞지 못하는 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최근 현안들에 대해서 간단히 적겠습니다.

1. 레이디가가로부터 촉발된 교리와 성관념 갈등 문제: 나는 이것조차도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이것은 관념적, 피상적, 추상적 인본주의와 근본적, 교조적, 부차적 신본주의의 대결구도입니다. 내 생각, 내 몸, 내 성별과 내 목숨이 내 것이라는 생각과 그렇지 않은 거라는 생각의 부딪침 말이죠. 보시는 바와 같이 여기선 논리적 타협점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동성애를 싫어하고 사람을 사랑하려고 합니다.

2. 총선 이후 진보진영 낙착 문제: 그들이 국민은 대변하지 않고 자기들을 대변하는데 당연히 스스로 걸려 넘어지게 돼 있었던거죠. 물론 과대평가된 진보신당의 지지도 문제였습니다. 이제 문제는 이명박을 반대한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걸 얼마나 빨리 깨우치고 오답노트를 만들어 내느냐는 문제인데, 여전히 딴지일보는 정신 못차리고 모두가 병신인 줄 아는 정권을 병신이라 부르는 에너지 소모를 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나꼽살, 다 팟캐스트로 다 다운받아놓고 못 보고 있습니다.

이명박 퇴임까지 300일이 안 남았으니 그걸로 버팁시다.[각주:3]


P.S. 저에 관해 가장 빠르게 아시려면 트위터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1. July 18, the independence day of yuptogun [본문으로]
  2. 죠시라쿠 죠시라쿠 그러는데 요즘 일본 애니/라노베 시장이 제목을 이따위로 짓는 것에 분개하여 그리고 현지인이 느낄 감상을 고려하여 저는 じょしらく를 여자락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오역된 초역을 기대하시라. [본문으로]
  3. 나 이번 총선때 찍은 16번 정당투표 이거 어디갔어? 내 표 어디갔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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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기획 강령

2012. 4. 26. 16:22

기획이란 없던 일을 만들어내는 짓이다. 따라서 태반은 되지 않는다. 그게 현실이다. 바로 그것, 무로의 회귀, 보통은 실현되지 않는다는 현실과의 사투가 바로 기획이다. 그 싸움에서 이겼을 때, 이 세상에 꼭 필요했던 무엇이 하나 탄생하는 순간을 상상하며 전율과 경외감 속에서 기획하라.

 

  • 제1강령: 혹해야 한다.
    치명적인 매력이 있어야 한다. 보통은 재미와 우스움이지만 그 밖에도 오리지널함, 아름다움, 기본 욕구를 해소시켜 줌, 공감 등의 기본적인 인간의 선호가 존재하는데, 이것을 그 기획만의 별다른 모습으로 충족시켜 주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을 갖춘 것을 보고 혹한다고 한다. 절대 당신의 이름을 드높일 생각으로 기획해선 안 된다. 그런 사심이 투입된 것치고 근본적으로 혹하는 것을 나는 아직 찾지 못하였다.
  • 제2강령: 될 것 같아야 한다.
    될성싶지 않은 것에 투자할 바보는 없다. '되면 한다'라는 말은 결코 농담이 아니다. 그 기획에 투자하거나 투신할 사람들이 좋은 뜻으로든 나쁜 뜻으로든 기본적으로 취하는 태도가 바로 될성싶으니까 까짓 한 번 해 본다는 심정인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안 될 것 같으면 바로 어조를 바꾼다. 명심해야 한다. 만약 될 것 같지 않겠으면 될 것 같은 정도와 방향과 방법과 대상으로 바꾸어서라도, 될 것 같게, 그럴듯하게, 하려면 할 수는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기획이 통과된다.
  • 제3강령: 되어야 될 일이어야 한다.
    보통 기획이란 아주 단순한 개인적 일차적 욕망 또는 갈구에서 시작한다. 그 일들의 태반은 굳이 이루어질 필요가 없거나 이루어져선 안 되거나 이루어졌을 때 별로 좋지 않았던 일이다. 그 기획이 실현되어야 하는 이유를 찾아라. 내 기준으로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들먹일 수 있을 때까지 찾아야 한다. 듣기 좋은 말로 둘러대라는 뜻이 아니라 스스로가 납득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진짜 이유를 탐험해서 발견하라는 뜻이다.
  • 제4강령: 내재적인 지구력이 있어야 한다.
    지구력이란 대단한 힘이다. 무슨 일이든 똑같이 30년간 하면 TV에 출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기획을 이끌어가는 근본적인 힘은 재력도 인력도 아니다. 기획 그 자체의 지구력과 치명적인 매력이 그 기획을 끝까지 끌고 가는 법이다. 1주 전에 꺼냈던 기획이 오늘 막막하다면, 당신은 기획을 한 게 아니라 개꿈을 꾼 것이다. 어떡하면 이것을 계속하여 이끌고 갈 수 있게 할까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올려놓고 풀어라. 여기엔 인력과 재원의 문제가 포함된다. 투자금이 없어 기획하지 못한다는 것은 틀린 표현이다. 기획에 장기적 생존 능력이 없어 보이니까 투자하지 못하는 것이다.
  • 제5강령: 그 기획의 설명을 아주 길게도 아주 짧게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 요컨대 스스로 뭘 기획하고 있는 것인지 더 명확하고 철저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기획들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전 전제 설정 설명이 있다. 이게 많으면 많을수록 설득력이 떨어진다. 딱 세 문장으로, 딱 두 문장으로, 딱 한 문장으로 그 기획을 설명해본 뒤 1000자 이상의 글로, 3000자 이상의 글로 다시 설명해 보자. 할 수 없다면, 지금까지 당신은 그냥 망상을 한 것이다.
  • 제6강령: 혼자만 재밌어하는 것인지 끊임없이 점검하라.
    이것 역시 아주 중요한 문제다. 여기서의 '혼자'란 기획자 본인만 뜻하지 않는다. 기획자 주변, 기획자의 근친, 기획자에 대해 다소나마 알고 있어서 객관이라 할 수 없는 모든 시선을 뜻한다. 객관적인 감상을 찾아라. 누군가가 욕에 가까운 비판을 하고 있다면 이는 매우 좋은 징조이므로 꼼꼼히 살펴 읽고 그 욕한 사람이 다시 더 욱할 만한 패치 버전으로 혹은 그 사람이 팬으로 변할 만한 어떤 반응으로 보답해 주어라. 그런 것이 없었다면, 당신은 학예회를 개최하고 있었을 뿐이다.
  • 제7강령: 맨 처음 생각했던 것에 매달리고 또 매달려라.
    당신은 그 맨 처음 아이디어 때문에 나머지 아이디어를 생각한 것이다. 절대 나머지 아이디어 중 일부 때문에 그 맨 처음 아이디어가 괜찮았던 것이 아니다. 수많은 망상 중 하나로 치부할 수 있었던 그 발상을 그렇게나 부풀리게 만들었던 그 최초의 아이디어를 잊지 마라. 또 기억하고 또 고집하라. 여건이 안 돼서 맨 처음 것은 실현하지 못하게 된다 할지라도, 하여튼 절대 잊지 말고 어떻게든 그것을 실현시켜 소원 성취해줄 것인지를 고민하라. 10년 이상 유지되는 기획에는 항상 초심이 지켜지고 있다.
  • 제8강령: 말로 개괄할 시간이 있으면 실행해 본 다음 그것을 보라.
    혼자 머릿속으로만 혹은 모두가 말로만 뭔가를 구상하는 회의실에서는 일이 될 것 같지만 사실은 될 일도 안 된다. '우리가 보고 싶어했던 그것'이 눈앞에 실물로 불완전하게나마 나타나면, 그전까지의 이러니저러니 하는 말장난은 아무 의미가 없어지고 논의는 바로 디테일로 넘어가게 되어 있다. 회의를 느닷없이 중단시키고 진척된 내용을 실현해 보라. 누워 있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불을 켜고 시작하라. 그것이 싫다면, 당신은 그냥 '나 이런 창의적인 사람이야' 운운 거들먹거리는 게으름뱅이에 불과하다.
  • 제9강령: 일반 대중이 실제로 접할 분량의 최소 3배 이상을 제작하라.
    한마디로 이것은 생각의 뿌리를 내리라는 의미이다. 식물의 잠재력은 뿌리에 있고 기획의 잠재력은, 나중에 따로 비하인드 설정이랍시고 공개하지 않으면 아무도 몰랐을, 표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발상과 재료와 구상에 있다. 누가 알아줄 것을 기대하고 구상하지 말라. 당신이 혼자 재밌어할 만한 끝없는 비밀 이야기를 쓰지도 말라. 그 아이디어의 무의식을 만들라는 말이다. 프로그래머들 버그 잡는 심정으로 왜냐는 질문, 어떻게 그러냐는 질문을 천번만번 계속하라.
  • 제10강령: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고 뛰어넘어라.
    사실 하나. 현실에서, 당신의 기획을, 정말로 재밌게 지켜보는 사람은, 전혀 없다. 사실 둘. 현실은, 당신의 기획이, 없어도, 잘 굴러간다. 사실 셋. 현실에, 당신의 기획이 실현된다 하더라도, 변하는 건 없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당신은 천재가 아니다. 당신이 나타나서 이 모든 중원 무림을 평정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 좀 하지 말라. 비참하고 우스꽝스러운 진실이 있다면, 평범한 몇몇 인간이 아이디어 몇 개에 회까닥 돌아서 돈이니 평범한 가정이니 목숨이니 하는 것들을 팔아치워 그 발상에 죽자고 파고든 결과가 그 수많은 천재들이었다는 것이다.

 

쓰고 나니 참 무의미하고 서점 평대에 널렸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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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http://youtu.be/WxHuuQrA_DQ


Oh Lord have mercy Oh Lord have mercy Oh Christ have mercy Have mercy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여 자비를

Oh Christ have mercy Oh Christ have mercy Jesus have mercy Oh have mercy

그리스도여 자비하소서 예수님이여 자비를

Oh God have mercy Oh God have mercy Jesus have mercy Oh have mercy, mercy

여호와시여 여호와시여 예수님이여 자비를


Oh my God what have I done 오 주여 내 한 일에

Oh my God what have I done 오 주여 내 한 짓에

What have I done 내 행위에

Oh Lord have mercy 자비하소서


Oh Lord have mercy Oh Christ have mercy Have mercy

그리스도여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Oh we will bend and break 오 엎드려 찢네

In such a fragile state 유약한 가운데

We won't be here long 머지않으리

No, we won't be here long 오래지 못하리


Kyrie Eleison... 키리에 엘레이손...

Kyrie Eleison... 키리에 엘레이손...




요즘 열심히 귀에 익히고 있는 데이빗 크라우더 밴드 최신보. 역시 그들은 후크를 할 줄 알면서도 굳이 참는다. 하고 싶은 말도 많았을 텐데 다 음악으로 대신한다. 대단한 열정이다.

아 이건 보너스

http://youtu.be/DQT-0dLY2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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