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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1일 종일 여주군 흥천면 상백리 일대에서 돈육 2천여 마리 살처분에 동원되어 갔다왔음. 이하는 그냥 현장스케치 형식의 술회.
  • 동원된 백여 명의 육군장병 전원에게 속옷+내복+양말 2족+패딩바지(?)+점퍼+빵모자+스키장갑+목토시+방진복+방한화가 지급되어 일회용으로 사용된 후 당일에 일체 소각폐기됨. 아울러 동원된 인원에게 일회용기에 든 도시락으로 중식, 석식, 컵라면과 막걸리 얼마가 제공됨.
  • 소독실태는 철저한 건지 방만한 건지 잘 모르겠음. 입고 들어간 옷은 절대 외부로 들고 나올 수 없도록 소각처리하였으며, 작업이 전부 완료된 뒤 축사를 나올 때 신발 밑바닥, 작업 후 환복 직전 공무수행 차량에서 조용하고 엷은 약을 뿌려 신체 전체를 소독시킴. 현장을 나와 복귀하는 도중 민간 사우나에 들러 일제히 온수 목욕을 실시하고 부대로 복귀.
  • 돼지 살처분 과정은 간단함. 모든 돼지를 열외 없이 축사에서 끌어내어 축사 뒤편 공터에 파놓은 아주 큰 (아마도 넓이 100평 깊이 5m의 지하를 비닐로 덮고 가루를 뿌려넣어놓은) 구덩이에 포크레인을 동원하여 밀어넣기만 하면, 그 다음엔 자기들끼리 서로 밟혀 죽는다 함.
  • 돼지는 한두 마리가 아니라 떼거리로 하여, 때리거나 하는 대신 보내고자 하는 방향만을 터 주고 옆이나 뒤를 천막 따위로 막아 벽인 것처럼 몰아가면 알아서 몰려간다 함. 시에서 나왔다는 수의사와 책임관이 한 명씩 무균복을 입고 현장을 방문 순시하며 지도한 사항. 그러나 현장에서는 백여 명의 장병들이 축사 주인들과 함께 몽둥이, 호스 토막, 손발 등으로 잘 나아가지 않는 돼지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하며 하루 온종일 스트레스 발산.
  • 본인이 갔던 현장은 의료지원이 전무. 처음에 천막만을 들고 있던 본인도 결국 호스 토막을 하나 들고 몽둥이질을 해 돼지들을 몰다가 손에 물집이 잡혀 반창고를 찾으려고 살처분 본부 텐트로 열외 이동하였으나 텐트 내에도 구급상자 하나가 없었음. 텐트 안에서 라면 끓일 물을 끓이던 공무원 한 명이 연락하여 20여 분 만에 구급상자가 현장에 도착함.
  • 돼지들은 대체로 멀쩡해 보이나, 간혹 발굽에서 피를 흘리는 개체가 있음.
  • 축사 내부는 덥고, 통로는 좁고, 분뇨 냄새로 숨이 막히며, 그 냄새가 안개처럼 여기저기서 뿌옇게 올라와 어지러움.
  • 살처분 현장은 있으면 있을수록 동물을 대상으로 한 폭행/가혹행위가 자연스러워짐. 처음에는 살집 있는 생명체가 덤벼든다는 생각에 약간의 경외심과 흥분, 경탄과 불안이 겹치지만, 실제로 피흘리며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단지 깊은 구덩이에까지 밀어넣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 그리고 '이것들이 고분고분하게 갈 것이지 왜 안 가' 등의 단순한 반사적 판단에 의하여.
  • 농가 주민들의 표정은 생각보다 어둡지 않다고 느껴졌음. 무슨 대책이 있는 건지 의심되었으나 물어 확인하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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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뉴스

근데 SBS랑 EBS뉴스는 누가 보나 언론같지가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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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

아 이거 나중에 정식으로 그릴때는 고쳐야지 걸세는 KBS껀데...
공중파 무스메는 매주 금요일에 예약업데이트됩니다. 아 사회나가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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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속, 심박수, 마봉춘, 김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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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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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희망은 전체이용가에 있다.
세간에서는 휘두르고 내뱉고 벗기는 페이크 하드코어 스타일의 각종 '청소년 불가'들이 대세인 모양이지만, 그러나 희망은 전체이용가에 있다.

이른바 정제되지 않은 물건들, '날것'이 홍수를 이룬다.
춤이며 노래며 영화며 드라마, 쇼, 게임, 신문과 책, 만화, 블로그나 강연이나 공연, 심지어는 매일 저녁 아홉 시에 전국민에게 보여준다는 뉴스마저도 이 모양이다. 예전에는 분명 잔혹한 강력사건을 설명할 때 그림으로 그렸다. 그것도 생생한 성질의 것이 아니었고 대단히 정제하고 자중한 것이었다. 지금은 뉴스 내용이 보도되기도 전에 앵커의 오른편으로 뺑소니차량에 치인 사람이 공중을 날아가는 블랙박스 화면이 날것으로 재생된다. MC들은, 파워블로거들과 개그맨들은, 만화가들은, 편집 데스크는 이제 '아무렴 그렇고말고요.' 등 실상에서 쓰지 않지만 분명 쓸 만한 정제되고 바른 표현들을 금기시하고 입에 올리지 않는다. 그러니 생활관에서건 사회에서건 젊은이 어린이들이 욕부터 배운다. 비속어 그것이야말로 가장 도정하지 아니한 말, 날것으로서의 말이니 이러한 문화 밑에서 비속어 문화는 잔치를 맞는다.

필요한 것은 언제나 그러하였듯이 상한선이요, 요컨대 갈고닦는 정돈의 과정이다.
나도 날것을 추구하여 보았으며 극단(edge)이란 극단적이므로 곧 선이라고 본 일이 있다, 그러나, 다시 하드코어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보건대, 그것은 극단이어야만 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그렇게까지는 가지 않는 것이 옳다는 결론이다. 하드코어는 극단과 동의어가 아니다. 붉은색보다 붉은색에 검은색을 약간 섞은 것이 더 벌겋게 보이는데, 이것이 정제이고 정돈이며 극단을 하드코어로 바꾸는 그 무엇이다. 날것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0,255,255)보다 붉은 어떤 색을 컴퓨터는 알지 못한다. 곧 이 총체적인 날것 문화 역시 그러할 것이다. 더 센 욕은 없을까, 더 강한 모에 요소가 없을까, 더 쌔끈한 고딕폰트가 없을까, 어떤 헤드라인이 이 뉴스를 전하기에 더 혹할 것인가, 어떤 예고로 마케팅을 하면 이 이야기를 가지고 손익분기를 넘어볼까. 조만간 이러한 총체적 방황이 찾아온다. 아니 이것은 공황이다.

그리고 희망은 전체이용가, 혹은 12세 이용가에 있다. 말 그대로 남녀노소를 불문하는 것이거나, 혹은 초등학생들에게도 능히 열려 있을 만큼 느끼고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없도록 잘 도정되었으면서 아주 기름지게 잘 지어진 어떤 것이 두고두고 벌어먹을 것이다.
무엇이 전체이용가가 되려면 대단히 정제해야 하고 절제해야 하고 고민해야 하고 그래서 참으로 하드코어한, 학적 용어로 '원형적인' 어떤 것이 되고 보아야 한다. 춘향전을 방자전으로 만들어 팔아치우기는 쉽다. 그러나 춘향전을 짓는 것은 무지무지하게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의 고전작품이 전체이용가라는 사실은 내 이야기가 잠꼬대에 그치지는 않음을 입증해 준다. 나중에 제대로 써 보겠지만, 'TV유치원 하나둘셋'은 솜인형과 조잡한 그래픽으로도 한국 어린이 교양프로그램의 전설이 되어 떠났고 이후 어떤 프로그램도 이 전설에 능히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왜?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단맛만 잔뜩 집어넣은 요즘의 어린이 프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어떤 정돈됨과 높은 수준 그리고 따라가지 아니하고 끝까지 가지 아니하는 그 고집 때문이다.
7세나 15세, 19세도 아닌 하필 12세 이용가가 어째서 옹호되는가는, 그 각각의 성질만 보면 대강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7세는 너무 어린이를 위하여 극단적이고, 15세는 지나치게 젊은이들을 위해서만 극단적이며, 19세는 부담스러움 그 자체를 즐기는 어른들만을 위하여 극단적이다. 어릴 적 12세 혹 19세가 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막연하게나마 '정말로 작품성 있고 좋을 것 같은' 영화들을 보지 못해 서운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나는 전체이용가는 무한히 유치하고 청소년 관람불가야말로 특색있고 진중하고 멋질 것, 즉 좋게 하드코어하리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19세 금지작들은 어른스럽게 유치한 것이 대부분이다. <영웅호걸>, <무한도전>으로 대표되는 12세 이용가―그것은 나의 전체이용가에 대한 희망을 좀더 알기 쉽게, 다시 말하면 좀 덜 하드코어하게 보여준다. 더 말하려면 끝도 없다. 19세 이용가 영화가 판을 치고 15세 이상만 보라는 만화가 아니면 영 출판되지 않는 등 세상은 모든 것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 마구 쏟아낸다. 그러나,

인터넷 문화와 세계화 그리고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의 상향평준화로 인해 우리가 날것 군것 구분할 줄 안다는 대전제가 깔려 있는 참으로 웃기고 자빠진 2011년, 아니 이 21세기 앞자락에서, 아니 앞으로의 인간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생생하기만 한 무엇이 아니라 잘 가다듬은 무엇이다. 얼마나 잘 가다듬어야 하는가. 나는 그 기준을 전체이용가로까지 보기로 한다. 어린이가 못 볼 물건이라면 어른도 능히 못 볼 물건임에 틀림없다. 아무도 이것을 지적하지 않는다. 이러다간 어린이들의 하드코어한 사고와 세계관은 더욱 조숙한다. 세상이 위험하고 야만적이고 맹랑하며 낭자한 것들만을 자꾸 찾도록 서로 다그치는 아주 몹쓸 지경으로 치닫기 일보 직전의 지금,

희망은, 전체이용가에 있다.

Posted by 엽토군
:

하드코어

2010. 11. 7. 18:28
나는 하드코어한 것을 좋아한다. 웬만하면 우리말을 쓰려는 나도 이것만큼은 굳이 'hard-core'라는 외래어를 사용해야 할 것 같을 정도로 이 단어가 주는 느낌과 내가 지향하는 것은 하드코어하게 일치한다.
하드코어하다는 것은 뭔가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분명히 다르고, 자신의 색깔로서 원색적이고, 노골적이고, 극단적이며, 따라서 역설적으로 다소 단순한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본질에 다가가며, 호소력에 힘이 있고, 팬을 모으며, 발언하고, 역사에 남으므로, 그러므로 나 같은 사람이 쫓아갈 바임에 분명하다.

카라멜 마끼아또는 하드코어하지 않다. 하드코어한 것은 블랙커피다.
<1박 2일>은 하드코어하지 않다. 하드코어한 것은 <무한도전>이다.
이원복은 하드코어하지 않다. 하드코어한 것은 굽시니스트다.
<꽃다발>은 하드코어하지 않다. 하드코어한 것은 <영웅호걸>이다.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하드코어하지 않다. 하드코어한 것은 <나루에의 세계> 정도다.
알록달록한 전도지는 하드코어하지 않다. 하드코어한 것은 글 없는 책이다.
갓피플 뮤직은 하드코어하지 않다. 하드코어한 것은 CCMer다.
표지만 바꿔대는 수학 교재들은 하드코어하지 않다. 하드코어한 것은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이다.
목사님들의 어떤 설교보다도 예수님의 말씀이 훨씬 하드코어하다.

"지루하게 선명하기보다는 흐릿해도 흥미롭게."[각주:1]

  1. W & Whale, "R.P.G. Shine"에서. 이제 보니 노래도 그렇고 이 뮤직비디오도 참 하드코어하다. 그지? [본문으로]
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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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이다 보니 밥 남기면 군기순찰에 불이익을 받는 지경이라 억지춘양으로[각주:1] 안 남기고 있습니다. 느낀 바가 있어 외박 나와서 쫙 적고 갑니다.

하나, 음식쓰레기는 없어지지 않는다. 한국인에게 음식 남기기란 자신들의 풍족과 사회적 지위를 표시하는 척도다. 달리 말하면, 남김없이 다 먹는 사람일수록 '허기지다', '밥 한번 복스럽게 먹는다'[각주:2],'못 먹고 자랐다' 등의 동정을 산다: 당신이라면 이런 대접을 받아 가면서 음식쓰레기를 줄이고 싶겠는가 혹은 국가 차원에서 진행하는 '전국민 못 먹고 자란 사람 되기'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겠는가?
둘, '잔반 남기지 않기'는 정말 본질적이지 않다. 잔반을 남기지 않으려면 배식을 적당히 받아야 한다. 하지만 잔식(배식조차 되지 않은 새 먹을거리)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자연히 배식조를 투입시켜 모두가 정량을 먹게 만든다. 다시 잔반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물리적 차원에서 잔반을 남기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밑에서 다시 말하겠지만 진짜 문제는 '왜 남기는가'에 있다.
셋, 왜 내가 이걸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매년 몇억 명이 굶어죽고 있다고?[각주:3] 그러면 왜 작년이나 재작년 혹은 문민정부 시절부터 추진하지 않다가 지금 하는가, 아니 그보다, 우리가 먹는 걸 줄여서 어쩌자는 거야 푸드뱅크도 안 찾고 있으면서? 탄소배출을 막자고? 잔반 한 숟가락 더 먹어 없애는 것 가지고 정말로 CO2 배출량이 줄어들고 지구가 시원해질 거라고 생각하는가? 저탄소 녹색성장 운운하면서 이 삽질정책을 나름대로 정당화하고 있긴 한가 본데 도무지 나는 납득하지 못하겠다. 시키니까 안 남기고 있을 따름이지, 지지난 주까지만 하더라도 여기선 전입신병부터 말년병장까지 모두가 짬통에 식판 팽개쳐서 잔반을 쌓아놓고 살았단 말이다.
넷, 나는 누가 왜 이 짓을 시키고 있는지 대충 짐작이 간다. 이건 정말로 2MB식 사고에서나 나오는 "잘못된 시대착오"의 끝장 그 자체다. 나는 그 논리를 알 수 있다. '소말리아 불쌍해 + 탄소 너무 많이 나와 + 요즘 사람들 배고픈 줄을 몰라ㅉㅉ' → '음식만 좀 안 남겨도 좋을 텐데ㅇㅇ' → 'ㅇㅋ 음식이 썩으면서 탄소 나오고 자원 낭비되고 사람들 굶어죽으니까 이거 추진해야겠네ㅎㅎ' 이게 다다. 이런 걸 일컬어 안 봐도 비디오라고 한다.
다섯, 이제 뻘짓 작작 하고 다시 접근하라. 잔반과 잔식의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남기지 않기'의 패러다임에 시대착오적으로 접근함으로써 가능하다. 내가 환경부 생활폐기물과 과장이라면, 예산을 총동원해 A+급 CF감독을 영입하고 "적게 만들어 적게 먹기"를 광고하겠다. 적게 만들어 적게 먹기, 이것이야말로 영양 과잉과 식자재 낭비 그리고 잔반 및 음식쓰레기 문제의 본질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접근이지, 남기지 말고 다 먹으라는 다그침에 대답할 21세기 현대인은 아무도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지금의 음식물 쓰레기 제로화 노선으로는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는다. 당장 각종 급식부터 식재료 노르마와 식단의 합리화를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식재료 공급이 획기적으로 줄어 남는 식재료를 그 굶어죽는다는 동포들을 위해 쓰면 되는 것이다. 탄소는 정말 아무래도 좋은 문제니까 옆으로 좀 치우고![각주:4]
  1. 아니 진짜 억울한 게, 난 원래 안 남기던 사람인데 그걸 강제하니... [본문으로]
  2. 뭘 모르는 촌놈 여러분을 위해 촌놈인 제가 알려드릴게요. 이건 동정이자 욕입니다. [본문으로]
  3. 구체적인 수치는 찾지 않았다. 당신이 생각하는 수보다 어쨌든 훨씬 클 테니까. 이런 것을 일컬어 문맥상 무의미하다고 한다. [본문으로]
  4. 밥과 탄소가 무슨 관련일까? 여러분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가 혹은 어렴풋이 느껴질 만큼 그 관계를 심각하게 체감하는가? 아닐걸? 이런 걸 일컬어 개연성이 없다고 한다. [본문으로]
Posted by 엽토군
:

<공중파 가시내 (假)>

옛날 어느 나라에 네 명의 전파소녀가 살았습니다.
김비서(KBS), 마봉춘(MBC)은 여의도에 살았고
심박수(SBS)는 일산에, 이배속(EBS)이는 강남에 살았습니다.
네 소녀는 각각 어떤 방송사에 살면서 서로 눈치도 보고 투닥거리기도 하며
친한 듯 서먹한 듯 묘한 관계를 보여줍니다. 물론 방송 일도 하면서.
네 명의 공중파 소녀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코미디 4컷만화... 라는 미명하에 네 개의 지상파 방송국을 대놓고 모에화한 오덕 망가일 겁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특히 각 방송사 편집국장님 여러분 굽신굽신)

샘플 이미지를 올리지 못하는 것이 아쉽네욤.
연재 일정은 아직 안잡혔고 생활관에서 맨날 틀어놓는 TV 쳐다보며 아이디어 수집 및 몇 가지 콘티작성을 해보는 중이며 컬러도색 해줄 사람이 나타나면 정말로 포털 웹툰에 도전해볼 생각이 있음(포털웹툰에서 4컷만화는 아무래도 블루오션이라는 계산하에).

오랜만에 하바네로 소녀라도 찾아서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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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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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유민주주의주의.
이 나라는 어째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주의' 국가라는 인상이 있다.

내가 지금 녹을 먹고 있는 곳이 군대인지라 별수없이 국방일보를 보는데, 천안함 피격사건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참여연대를 규탄하는 시위내용을 계속 맨날 커다랗게 보도하더라. 이미 대명천지에 드러난 사실에 의구심을 왜 자꾸 들먹여서 북한을 돕고 국론 분열시키느냐고.
글쎄, 내가 배운 바 자유민주주의란, 사람이라면 으레 그런 소리들도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니 참여연대도 그럴 수 있나보지 하고 봐 줄 수 있다는 신념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른 이야기도 좀 해 보게 해 주고, 반대하고, 찬성하고, 부닥치고, 끝장토론을 벌이고, 합의점을 찾아가고, 다시 반대에 대한 반대를 반대하고.

대한민국어버이연대 등등의 자칭 자유민주주의 단체라는 곳들은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라는 일종의 우상화된(곧 실체를 갖지 못하고 관념화된) 절대가치 그 자체를 수호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육군 가치관에서 계속 학습된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조국통일의... 내용 없는 가치관 학습은 곧 대상이 아닌 대상의 해석에 대한 반응으로 이어진다.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주의가 될 때 위험하다. 그렇겠지만 자유민주주의도 그러하다. 자유민주주의주의의 나라에서는 살기 싫다. 근데 '의'가 너무 많이 나오는 이번 글도 별로 좋은 글은 아니렷다.


2. 진보주의주의.
본디 'A를 위한 A'라는 표현치고 좋은 의미를 가지는 일이 없다. 대상 자체가 목적이 되면 그때부터 알아서 수틀리게 돼 있으므로.

소위 진보합네 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일련의(비유하건대 시맨틱 관련검색어쯤으로 따라나오는) 관념어들이 몇 가지 있다. 평등, 평화, 연대(와 투쟁), 소통, 반자본, 공존, 소수 권리 확장, 반소비, 로컬, 그린 등등. 음, 그런데 좀 식상한 얘기일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이 곧 진보요 좌파적 쿨(left cool)이라는 보증은 없다... 이것들은 그냥 가치이지 진보적 가치라고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진보하려면 당연히 지지해야 하는 가치들이냐 하면 그게 좀 어려운 얘기라는 뜻이다.
당장 로컬부터 보자. 이것들이 정치적 구호가 된 지 오래라는 떡밥은 옆으로 치우고, 이것들이 사실상 새로운 자본주의의 틀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는지? 지역경제는 포스트모던 생산체제가 핵심으로 삼는 '맞춤생산(personalizing)'이나 '인본주의적 생산과 소비'에 문자 그대로 안성맞춤이 되는 시장이다. 다시 지역경제의 각 영역(예를 들면 채소?)을 쥐고 트는 거대 자본이 생기겠지. 거기에 반대들 할 거고, 다시 로컬푸드, 로컬프로덕트 하면서 다른 비주류가 생길 테고 그리고... 뭐 당장 이 정권부터 녹색성장이라는 모순형용을 보여줌으로써 반어적으로 이 사실을 설파해주고 있는 마당이다.

진보하기 위해 진보하는 것, 나는 이것을 진보주의주의라고 칭하겠다. 아 이게 진보로구나 싶은 것들이면 무작정 따라가는 이데올로기. 처음엔 코난, 멋모르고 하야테로 가더니 절망선생, 나중엔 카이조부터 해서 아이스하키가 어쩌고... 아니면, 처음에는 한나라가 싫어서 민주당, 그 다음엔 민노당, 그러다가 진보신당, 나중엔 사회당 덕후위원회로 가더니...[각주:1] 등. 절망선생은 작화로 보나 센스로 보나 수위로 보나 9권[각주:2]쯤이 최고였다. 우리나라 정당 중에서 좌파를 고르라면 늙다리는 민노당 병아리는 진보신당 정도면 딱 알맞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로 알맞는 정도라는 게 있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겠지. 나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저 지평선을 한없이 말달리는 천국의 시민이고 싶다! 하지만, 너희 여러분 그 진보하는 애벌레들이여, 여러분끼리를 더위잡고 올라가는 여러분들끼리의 탑 꼭대기에는 누가 서서 무엇이라고 외치고 있을 것인가?[각주:3]

이것은 사실 내 자신을 위한 자기변명이다. 본디 사람은 어떤 영원이든 영원을 꿈꾸게 마련인지라, 어떤 행복의 상태나 가치가 마냥 끝없이 이어지고 쏟아지길 원한다. 그러나 철학적으로, 정말로 그렇게 되었을 때 끝없이 이어지고 쏟아지는 행복은 없다 그것은 그저 너무나 당연한 존재양태가 되어버릴 뿐! 그리고 이것은 현실타협론이 아니다. 내 스스로에게 가장 정직하고자 하는 일종의 선언 같은 것이다. 까놓고 노골적으로 말하겠다. 난 말이지, 숲이 울창하고 온갖 벌레와 짐승이 짹짹거리며 백화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이 없고 온갖 명품과 유명 브랜드 대신 옆집 아저씨가 값싸게 만들어 준 소박하기 짝이 없는 의자와 가방에 노트북 대신 공책을 넣은 채 수많은 동성애자들이 사랑을 나누고 있는 학교 교정을 향해 자전거를 타고 통학할 준비가... 돼 있을 리 만무하잖아! 당신들은 그런 삶을 꿈꾸기 때문에 진보하는가? 솔직해져 보라! 여러분이 꿈꾸는 세상은, 다시 한 번 보면, 분명히 어디선가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너무 부풀려져 있을 거다. 그래서 나는 진보주의주의자는 못 되겠단 말이다. 내 말이 그렇게나 헛소리인가?

진보란 나아짐이다. 나아져야만 하느냐는 질문과 왜 나아져야 하느냐는 질문 그리고 얼마나 나아져야 하느냐는 질문이 존재한다. 가장 쉬운 질문은 왜냐는 질문이고(항상 진보는 기초적인 불만과 문제의식에서 시작한다), 그 다음은 그래야만 하느냐는 질문이다(그러면 뭐 쇠퇴하랴? 하지만 도덕적 가치판단의 문제가 있어 여기서 공회전하는 쟁점들이 몇 개 생긴다). 가장 어려운 것은 얼마나의 문제이다. 그래서 진보는 어렵고 또 어려운 것이어야 한다. 이데올로기는 쉽다. 진보주의는 어려운 사상이지만 진보주의주의는 쉬운 신념이란 말이다. 그냥 또 한 명의 얼간이가 앞뒤 안 재 보고 토해낸 꿈을 넙죽 주워섬기며 거울 안 보고 살아가면 그만이니까. 내가 애드버스터를 매일 지켜보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걸러서 보기 시작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모르겠다. 내 신분이 이 문제를 더 어렵게 한다. 진리가 무엇이냐?


3. 후배 박가에게.
야 야 야 야 야;;;; 그냥 떠본 거야 임마;;; 왜이렇게 쎄게 나와;;;
다른건 모르겠고 내가 고지식하다고 말하니 거기서 참 할 말이 없다. 옳은 소리니까... 하여튼 그러니까 일단 내가 반성문 써들고 부산역 가겠다. 딴 건 다 집어치우고 서로 어떻게 살고 지냈길래 서로 이 사단이 났나 그거만 좀 확인하고 그 다음엔 만취하자. 그나마 사람한테 실례한 사람이 용기 내서 사과하러 가겠다는데 너도 염치가 있는 사람이면 이 진심을 봐서라도 마중 나와서 침을 뱉든 때리든 받아주든 해라. 니가 일방통보하니 나도 일방통보한다.
일단 가서 할 얘기 중에 한 자락만 미리 해주마. 너도 내사정좀 이해해줘야 한다. 넌 군대 안 갔고 나는 갔잖냐? 그러니 군대 간 사람(이 소수자일 수 있다는 생각은 해 봤겠지.) 입장도 한번 들어봐줘라. 나도 일단 듣자. 고지식한 사람이 반드시 꽉 막힌 사람일 필요는 없잖아? 그럼 내가 그런 사람 돼주면 되잖아 그지? 안 죽일 테니까 죽자고 마시면서 세계를 좀 넓혀보자.

  1. 뭐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다. 내가 설마하니 사회당 비하하려고 이런 글을 쓰고 있을까?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좀 알아듣자. [본문으로]
  2. 절대 나미쨩이 표지모델에 등극하시어서 최고라고는 말 못하겠다. [본문으로]
  3. '야!'이 바보야 조용히 해, 저 아래서 듣잖아. 저들이 올라오고 싶어하는 곳이 바로 여기야.'/줄무늬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습니다./'이렇게 올라온 것이 헛일이라니! 아래서 볼 때만 굉장해 보였구나.' - '꽃들에게 희망을', p. 83 [본문으로]
Posted by 엽토군
:

종이비행기

2010. 5. 1. 19:16
종이비행기 - Apr. 2010


1. 하늘에 구름을 그리지 못해도 좋아 너는 평범하니까
모두의 머리 위로 날지 못해도 좋아 그게 진짜 너니까
다만 너의 작은 두 날개와 볼품없는 부리로만 날아갈 수 있는 초저공비행을 보여줘
간단한 바람을 타고 부담없는 빠르기로 오직 한 번뿐인 너만의 항로를 그려줘

* Paraglide, 무거운 건 접어 날려버려, let it paraglide... (*2)

+ 떴다 떴다 비행기 높이 날아라
높이 높이 날아라 종이비행기


전역을 전후해서 코드가 붙든 안 붙든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제 좀 나대며 살기 시작해야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ㅁ 노래' 카테고리도 새로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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