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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나의 fails를 case studies로 바꾸기 위한 기록. 눈물 없인 읽을수 없을껄!!!

거의 프리티어 php EB 기준입니다.

한동안 내 목표 = 이 글 업데이트 안해도될만큼 fail study 쌓는것 ^.^ ㅜ.ㅜ



일단은 이 슬라이드를 읽고 오자. 온갖 실패를 겪고 나니, 이 슬라이드가 얼마나 잘 만든 것인지 비로소 보임.

잘 이해가 안 되면 이제부터 아래를 읽도록 합니다.


  • 기본적으로 AWS는 “너는 서버를 굴릴 줄 알고 우리는 남는 서버가 있으니 우리 한 번 잘해보자”의 방침임. AWS가 나쁜놈인 케이스는 거의 없고 나의 서버 구축 운용 지식의 문제인 경우가 대다수.

  • 엘라스틱 빈스톡일 경우, 로컬에서 테스트 끝난 소스를 deploy하는 것이 기본. 워드프레스 관리자 메뉴에서 플러그인, 테마 등을 바로 받아 서버에 추가로 설치하는 것들은 version으로 관리가 안 된다. 따라서 오토 스케일링이 작동되거나 인스턴스가 재부팅되고 나면 추가 설치했던 요소들은 다 날아가고 없어짐.
    싫으면 위에 소개한 슬라이드에 설명된 대로, ①원하는 추가변경 작업 완료 → ②백업 플러그인으로 내려받기 → ③그걸 다시 application version으로써 deploy 를 하도록 한다. 해봤는데, 생각 이상으로 문제없이 깔쌈하게 돌아가서 매우 놀람.

  • 일반 EC2의 경우는 모르겠는데, EB로 환경 구성했을 경우 DeliciousBrain에서 만든 Amazon Web Service와 WP S3 Offload는 필수로 깔아야 함. 안그러면 이미지 올릴 때마다 EB를 돌리기 때문에 맨날 WARN 뜨고 degraded됨.

  • 이미지를 S3로 처리하게 해놨다 하더라도, user avatar와 featured images는 기본적으로 home_url() 기반으로 세팅하는 것이 wp의 철학임. 따라서 인스턴스를 새로 구성하거나 버전을 EB에서 다시 deploy할 경우 다른 이미지는 남는데 유저 아바타와 특성이미지는 날아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영어로는 dead라고 부름. 일반 호스팅 업체에서는 s3 개념이 없으므로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 프리티어가 뭘 돌리든 월 750시간 무료라고 하는데, 이게 총합에 대해서 그렇다는 말임. RDS 물린 environment를 한달 내내 4개 켜놓으면 유료 결제되는 사용량은 = EC2 3개 * 750시간 * 1시간비용 + RDS 3개 * 750시간 * 1시간비용 = 요금폭탄!!!

  • 프리티어 첫 과금이 깜짝 놀랄 정도로 발생했을 경우 침착하게 다음 순서에 따른다.
    1. 결제 물려놓은 카드의 잔액을 없애거나 해외결제를 중지한다. (이건뭐 각자 알아서들 하시라. 일단 결제를 시도하기 때문에...)
    2. 내가 뭘 create해봤다 싶은 모든 서비스에 들어가 불필요한 인스턴스를 모두 terminate할것. 특히 월초 시작됐을 경우. 지금 이 시간에도 과금은 되고 있으므로
    3. 우상단의 support center로 가서 create case를 눌러 자초지종을 영어로 설명하도록 한다. "나 프리티어인데 요금이 너무 많이 부과가 됐다 어떻게 하면 좋으냐" 정도의 의사를 전달하고, 답장 받는 방식을 web으로 지정해 전송.
    이후 기다리다 보면 알아서 처리해줌. 첫 청구는 거의 대부분 캔슬해 준다고 함. 내 경우에는 답장 받는 데 5일 걸림. 한번 100불 넘는 청구를 받아보고 나면 정신이 확 든다. 수시로 우상단의 (자기이름) > billing & cost management를 확인하도록 한다. 이번 달 청구요금이 별로 없거나 줄어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 일반 웹호스팅 때 하던 나쁜 버릇이 문제가 된다. 예컨대 예전 호스팅 업체 쓸 땐 루트폴더에 phpmyadmin도 깔고 codeigniter도 깔아서 썼었는데(물론 아무 문제가 없다) 이걸 워드프레스와 같이 묶어서 버전으로 배치하려니 개노답.
    RDS 따로 쓰기 싫고 이것저것 자기 맘대로 하고 싶다면 그냥 EC2에 콘솔로 DB, 언어 등등을 다 깔아 구축하든지 차라리 코드이그나이터만 굴리는 AWS 계정을 하나 새로 만들어서 쓰는 게 훨씬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냥 돈을 내고 새 환경 하나 구축해도 되긴 됨…)

  • 파일 이름이 한글로 된 이미지 등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는다. 뭐 모든게 ascii latin-1로 맞춰져 있는 동네이니 당연한 일인데, 다음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1. non-latin 파일명 통제 플러그인 설치. 난이도 낮음, 효과 큼, 문제해결력 작음. 내 경우에는 안형우님이 만든 플러그인을 쓴다.
    2. RDS(데이터베이스)의 파라미터 그룹 고쳐주기. 난이도 중간, 효과 중간, 문제해결력 큼. RDS 콘솔의 좌측 메뉴에서 Parameter Groups를 누르면 default.mysql.5.6 어쩌구 하는 것 하나만 보일 것이다. 이 밑에 비슷한 걸 하나 더 만드는데 다만 character_set_ 부분과 collation_ 부분을 죄다 utf8(-general-ci)로 고쳐준다. 저장한 다음 원하는 RDS에 적용하고 reboot 한번 해주면 됨. 다른 블로그 글들을 검색해서 하는 게 더 정확한데, (다행히 난 안 그랬지만) 인코딩 설정을 기존 환경과 충돌하게 설정하고 reboot하면 몇십 분간 in-sync로 안돌아온다는 케이스 문의들도 있었다. 주의해서 해볼일인듯.

  • Route53을 쓴다면 기본 요금으로 매달 50센트는 낸다고 보면 된다.

  • 한 달 좀 넘게 이리저리 굴러 봤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이미지(미디어) 호스팅만 S3로 받고 애플리케이션(코드)은 일반 웹호스팅으로 받는 조합이 가장 적절하다는 것이 내 생각.
    AWS가 지향(상정)하는 웹애플리케이션 개념에 워드프레스는 해당되지 않는다. 문제의 워드프레스가 기본 트래픽이 아주 높아서 일반 서버호스팅으로 비용 감당이 안 되거나, 상당한 양의 real-time 서비스를 한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에는, 코드와 저장소와 DB를 모두 AWS에 넣어놓는 워드프레스는 확실히 '가성비 꽝'이다. 워드프레스는 24시 꾸준하게 운영되는 서버에서 대단히 정적으로 움직이는 CMS이기 때문에.

  • 다시 일반 웹호스팅으로 옮길 때는 DB 테이블 설정에 주의하도록 하자. 나의 경우에는 닷홈으로 다시 옮기고 나서 1주 정도 간격으로 자꾸 테이블 "일부"가 없어지는 기현상을 겪었는데, 문제를 해결하고 원인을 파악하다 보니 AWS에서 넘어온 데이터베이스의 테이블들이 다 InnoDB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 나머지 안 날아가는 테이블들은 MyISAM이길래 모두 MyISAM으로 맞췄고, 현재까지는 문제 반복 안됨.


내가 앞으로 라이브 서비스 서버를 바꾸느니 종교를 바꾼다 ^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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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생산성의 덫

2015. 12. 9. 10:00

0.
미리 전제를 깔고 시작합니다. 이것은 "저격글"이 아닙니다. 다만 습관대로 해 왔던 일반론 펼치기의 일환이며, 그래서 언제나 그래 왔듯 이 글(과 글 속의 오만함) 역시 오로지 필자의 정보 부족에 기인해 있습니다. 반론 받습니다.


1.
멸치볶음을 팔려고 합니다. 무엇이 필요할까요? 마케팅? 유통망? ICT 솔루션? 페이스북 페이지와 '멸치삼촌' 관리자? 엔젤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5분 피칭과 그것을 위해 미끈하게 잘 만들어진 애플식 키노트? "모두의 멸치"라든가 "iMyeolchi" 같은 뭔가 잇한 브랜딩? 아뇨! 멸치볶음을 팔려면 멸치볶음이랑 비닐봉지만 있으면 됩니다! 왜? 멸치볶음은 그냥 더도 덜도 말고 딱 멸치볶음이니까! 시장통에서 20년 넘게 멸치볶음을 팔고 있는 아무나 붙잡고 내 말이 맞는가 틀린가 물어보세요!


2.
머리 꼬리 다 자르고 보면 결국엔 한마디로 멸치 사 와서 멸치볶음 만들어 파는 장사에 불과한 것이, 무슨 솔루션과 브랜딩과 각종 슬라이드쇼와 웹/앱 애플리케이션으로 뒤범벅된 iMyeolchi 같은 것이 되어 (실은 전혀 안) 팔리고 있는 광경을 최근 굉장히 많이 보고 있습니다. 무슨 창업지원센터 투자대회, 무슨 스타트업 대상 특강, 무슨 네트워킹 파티, 강남구 종로구 중구 일대의 무슨무슨 스타벅스와 무슨무슨 임대 오피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그 위대하시고 거창하신 야망과 포부의 빅 플랜을 우스울 정도로 손쉽게 엿듣게 됩니다.


3.
왜 그렇게 되는 것일까요? 수많은 멸치볶음 장사 스타트업들이 브랜딩이며 애플리케이션 따위를 마구 도입하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그게, 특히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더욱 만연해 있는 "생산성의 덫"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풀어서 말하자면, 찔끔찔끔 생산하는 재미에 빠져서 일정 임계치 이상의 생산(과 그에 상응하는 필요악적 고통)에까지는 도달하지 않는 생산 집단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입니다.
이는 비단 스타트업 업계뿐 아니라 현대 사회 각처에 만연해 있는 현상입니다만, 그렇다고 이걸 병리 내지 암적 징후 덜컥 진단하고 싹둑 잘라내려 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미리 짧게 말하면, 어쩌면 생산성의 덫이란 최후의 인류에게 허락되는 최후의 처지인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4.
일단 범위를 좁혀서 스타트업 위주로 이야기해 봅시다. "도대체 쟤네들은 밥 먹고 하는 일이 뭘까" 싶은 사업체들이 있습니다. ".kr" 도메인 붙여서 예쁘게 (하지만 알고 보면 부트스트랩 기반으로 좀 황량하게) 만들어 놓은 홈페이지만 보면 어떤 편견들이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사람들은 임대오피스 하나 빌려서 인테리어만 예쁘게 해 놓고 정작 하는 일이라곤 시시콜콜한 회의나 페이스북 돌아다니기 정도뿐이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몇 주 몇 달 동안 이렇게 공식 홈페이지에 업데이트 하나가 없을까, 등등 말이죠.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겉으로 보기에는 홈페이지 공지사항 하나 바꿀 일도 없는 한가해 보이는 사람들이, 정작 내부로 들어가서 보면 홈페이지 공지사항 하나 끄적일 여유도 없이 눈코 못 떠 가면서 데바쁘게 일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무슨 기획안을 작성하고, 견적을 내고, 미팅을 다니고, 수많은 대행업자들에게 하루에도 오십 건씩 전화를 돌려 가면서 말이죠. 매일이 아침 열 시에 출근 저녁 8시 퇴근의 연속이지만,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는 그들 중의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오직 근무일지, 이메일과 영수증만이 파악하고 있죠.


5.
"뭐야? 그럼 잘된 것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 바쁨, 그 분주함의 내역이 실속 없고 사소하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예컨대 경쟁입찰용 PPT의 일곱 번째 슬라이드에 저 단어를 쓰는 것이 맞느냐, 최종보고서 제목에 연도를 넣느냐 마느냐 같은, 사업 자체에 그다지 크리티컬하지 않고 부차적인 것들, 아무래도 좋은 것들에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시 짧게 말씀드릴까요? 본질이 바쁘게 생산되는 게 아니라, 곁가지가 바쁘게 생산되고 있는 겁니다.
그러므로 어정쩡한 스타트업 쪽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이 납득 가능하게 됩니다.
뭔가 하고는 싶은데,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것의 실상이 정확히 무엇인지, 세상이 이것 없어도 잘 굴러가는 이유는 뭔지, 세상을 이것 없이 굴러가지 않게 만들려면 뭘 해야 하는지, 도대체 하필 내가 이걸 하고 싶게 된 이유는 뭔지 등등 근본적인 고민은 접어두고 ‘글쎄~~ 그냥 우리 하던거 사업화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ㅎ’ 하고 덤비시는 최고경영자 분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죠.


6.
본질이 없는 존재자는 그 존재의 우연적 요소에 집착하게 됩니다. 우연적이라는 말은 “사실은 없어도 그만인데 우연히 있는”이라는 뜻입니다. 예컨대 디자인이 바로 그렇지요. ‘좋소기업’들이 그토록 디자이너 구인에 매달리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상품 자체의 본질이 기깔나게 좋으면 그냥 흰 배경에 수직 수평 맞춰 틱 찍어 올려도 아이폰처럼 와르르 팔려나갑니다. 하지만 생산성의 덫에 빠져 있는 생산자들은 그렇지 못하므로―그들의 상품의 본질이 너무 많거나 조잡하거나 흔들리고 있으므로―어쩔 수 없이 디자이너들이 투입됩니다.
사실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없는 본질을 시각적으로 가설(假設)하는 일일 따름이죠. ‘[클라이언트]_[상품명]_진짜최종3-fontbreak.ai’ 만들고 있을 때 그들이 혼잣말로 욕하는 내용은 이런 겁니다. “아니 이런 건 애초부터 지들이 다 ‘그림’을 갖고 있어야 할 거 아냐? 이걸 왜 내가 다 ‘만들어’?”


7.
그런데 사실, 이게 비단 영세한 ‘클라이언트’와 영세한 ‘에이전시’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 짓을 “본질을 만들 시간은 갖지 않고 우연적 요소에 생산성을 과다 투입하기”로 정의한다면, 대한민국 전체가 이 짓 이 놀음에 한바탕 미쳐돌아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좀더 정직하다 하겠습니다.


8.
조금 엉뚱한 예를 들어 볼까요. 요즘 대학가는 학생회 선거와 운영상의 문제가 너도나도 워낙 많아서 어느 대학이 어떻다더라고 수군거리기 민망할 정도라 합니다. 왜 그러겠어요? 학생회가 뭐 하는 곳인지는 인수인계된 적이 없고 지난 몇 년 간 “작년 축제 때 연예인 섭외한 업체 연락처와 본판 무대 일정표” 따위에만 모두의 관심이 쏠려 있었으니 그런 것이지요.
물론 투표나 선거운동상의 문제들은 모두 우연히 겹쳐 일어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건 생산성의 덫이 부르는 필연입니다. 학생들을 대표하는 자치기구라는 더 큰 차원의 본질이 사라지고 그저 축제 주관기관 정도로 전락하는 일이 만연해지자, 학생회는 학생회대로 매 학기 쓸데없이 바쁘고, 학생들은 “이번 학생회는 어떻게 된 게 예산 집행 내역 하나를 안 올리죠? 일 안 해요?” 불만인 거지요.


9.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온갖 법안들은 어떻습니까? 내수 진작이다, 부동산 위기 해결이다 하면서 정부가 내놓는 정책 방안들은 또 어떻고요? 각종 운동, 정당, 단체의 지도부라는 분들은 또 어떻습디까? 되도 않는 전략으로 빈축을 사는 B급 C급 아이돌들과 그들의 기획자들은 어떨까요? 그들이 과연 놀고 먹을까요? 천만에! 눈코 뜰 새 없이 일합니다! 이 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제일 많이 일하는 숫소 같은 국민들의 나라인걸요!
그런데 왜 이 모양 이 꼴이냐? 생산성의 덫 때문입니다. “우리는 열심히 하고 있다, 이 일은 열심히 하면 될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뭐가 어떻게 돌아갈지는 몰라도 하여튼 잘 될 거라 믿고 열심히 한다”의 악순환 때문이라고요!


10.
20세기의 근대적 대기획은 양차 대전으로 개발살이 났고, 본질만 좋으면 뭔 짓을 해도 좋으니 추진하자는 생각은 아무래도 현대에 들어와서 좀 시들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역전이 일어나 있지 않은가 합니다. 본질 따위 아무래도 좋으니, 우연히 획득된 부가적 요소들이 좋고 재밌으면 그만인 거지요. 왜 그런가를 생각해봤을 때, 20세기의 기획 중 포드주의가 신자유주의적 경제 기획으로 옹졸하게 대물림된 이후 오늘날 유일하게 판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됩니다. 말하자면 ‘최대 이윤 추구’가 만사의 잠정적 본질로 전제돼 버린 것이죠. 뭐든지 돈이 되면 그만인 겁니다.
SNS가 그렇게 하나둘 망해 갑니다. SNS는 친구 사귀는 서비스지 광고를 보여주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하지만 장사꾼들이 마케팅을 한답시고 들어와서 별로 친해지고 싶지도 않은 사용자들의 ‘Like’와 ‘팔로우’를 받아내려고 이 성화 이 난리입니다. 그것도 (광고주로부터) 정해진 기한 내에 최대 성과를 달성하라는 식으로요. 이들 덕분에 실제 SNS 사용자들은 ‘친구는 없고 광고계정만 많다’라는 본질적 배반감을 느끼고 하나둘 떠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 보면서 느낍니다. 그러면, ‘친구를 사귄다’, ‘좋은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만 정확하게 공급한다’ 등등의 본질을 결여하고 이윤 추구 따위 되도 않는 가짜 본질과 부차적인 모든 것에만 몰두하는 이 생산성의 덫은, 그럼 대체 누구 좋으라고 있는 생산성인가?


11.
이쯤에서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 만한 제 생각을 적어 보죠. 이 쳇바퀴 도는 생산성은, 사실은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바꿔 말해 볼까요? 현대인들은 이런 류의 생산성이라도 자기 삶에 주어지지 않으면, 그 실존적 공허를 견딜 길이 없습니다.


12.

예를 들어 봅시다. 당신이 어제 어떤 일을 인수인계 받았습니다. 왜 하는지 듣긴 들었고 이해는 했는데 별로 동의는 되지 않았죠. 그래서 그걸 오늘 착수하는데, 오늘 요일이 목요일입니다. 내일도 똑같이 출근해서 별로 동의되지 않는 이 일을 끝내놔야 하게 생겼습니다. 동의가 안 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실상이 분명하지 않거나, 실상은 뚜렷하지만 자기에게 좋아 보이지 않거나 한 거죠. 예컨대 ‘이걸 세모로 바꾸면 귀여울 거야’라거나 ‘이게 70세 이상 노인들한테는 없어서 못 파는 거야’ 같은 본질(?)들 말입니다.
당신은 어떻게 할까요? 전임자를 쫓아가서 총책임자 이름이랑 기획자 연락처를 요구할까요? 아뇨, 당신은 웹툰을 보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이 일에 자기를 투신할 본질이 없는데 뭣 하러 열심히 합니까? 대충 요구되는 선까지만 하자는 생각으로 만화보기 페이지 스크롤을 굴리며 꾀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뭐 어떻게든 끝내 놓겠지요. 특근이든 야근이든 박카스든 해서요.
자 이제 물어봅시다. 이런 일이 당신의 근무 시간에 빈번하게 일어납니까? 만약 YES라면, 네 그렇습니다, 당신의 직장은 생산성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당신이, 당신 동료가, 당신 회사가 아무리 열심히 일한들, 아무리 생산성을 올리고 얼마나 오랜 시간 얼마나 쎄빠지게 노동을 하든, 당신도 당신 동료도 당신 회사도 그다지 행복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냥 위에서 정해 준 목표에 자신이 동의하는 체하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불행한 성실함을 끝없이 발휘해야 할 거예요. ‘페이지 좋아요 수’ 따위나 매일 우러러보면서.


13.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은데 그 해결책이 너무 허무맹랑한 것이라서 말하기가 부끄럽습니다. 제 블로그니까 뭐 엄청나게 책임성 있는 발언만 구비하고 싶지는 않고 그냥 제 망상을 간단히 적고 끝내겠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이 경제, 이 미친 생산체제를 다만 한 달이라도 좋으니 일시정지 아니면 리셋을 좀 시켜볼 수는 없을까? 생각합니다. 생산성의 악순환을 강제로 잠시 끊고 나면, 정신이 좀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야 우리 지금 허벌나게 일해서 ㅈ나게 돈을 벌고는 있는데 이게 대체 뭔데 이걸로 누구 입에 뭘 넣자고 이러는 거냐?”
독일은 양차대전으로 그걸 겪었고 스웨덴은 원체 빈곤국가였다고 하지요. 미국은 대공황을 겪고 나서 케인즈주의를 들여왔습니다. 사실 신자유주의-외적인 경제 체제들이 항상 묻는 것은 이윤 추구라는 본질의 본질입니다. “대체 그렇게 벌어서 누구 입에 뭘 넣자는 거냐?”의 문제가 맑스주의적으로든 러스킨주의적으로든 헨리주의적으로든 다루어졌던 거고요.
우리는 어떤 기회를 얻게 될까요?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특정 임계값(그게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까지의 최저임금 상승도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만 기본소득도 요즘 많이 논의가 되고 있지요. ‘돈이야 어차피 국가에서 굶어죽지 않을 만큼 주는데, 그럼 내 성실성은 대체 어떤 일을 위해 팔아 줘야 할 것인가?’를 다함께 고민할 좋은 제도적 근거가 될 테니까요.


14.
이 글은 제가 관여하고 있는 각종 홍보대행 업무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저는 이 일을 매우 성실히 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이 성실성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고, 이 일이 세상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하루에 네 번씩 생각하려고 애쓰는데 너무 바빠서 이틀에 한 번 정도밖에 생각하지 못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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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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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다들 무슨 약을 거하게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출판사가 자사 표준 조판 양식이라는 걸 일반에 공개했다. 2015 공모전을 앞두고 지원자들에게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자비를 베풀어 준 용단이랄까 특단의 조치랄까 아무튼 정말 보기 드문 일임에는 틀림없다.
3일 전에 올라온 자료이고, 추천수가 전혀 없길래 일단 내가 1을 올려 놓음.



어느 날 갑자기 없어질지 몰라 일단 백업함.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되는 디테일이 많은데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다 뜯어보지는 못하겠고, 안에 써 있는 텍스트 가이드만 옮겨와 본다.
일단 확실해 보이는 건, 인디자인은 안 쓰는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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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잊어먹을까봐 올림. 한동안 계속 체크해야지




1. 버블패밀리


ⓒ마민지


“잠실은 신도시 개발의 초기 모델이 되는 상징적 지역이다. 지방에서 상경해 잠실에 자리잡은 부모님은 건축사업을 해 건물만 서른개 이상 보유했고, 부동산 열풍으로 단번에 중산층의 지위에 올랐다. 잠실 개발사를 찾아보면 토지구획 자료들이 있는데, 부모님이 집을 지었던 위치, 시기와 일치한다.” [네21]




2. 애국청년 변희재



강씨는 “변희재 후보의 4.29 재보선 출마 과정을 따라가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구별짓기와 소통의 불협화음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강씨는 ‘애국’과 ‘종북’을 주제로 변 대표의 일상을 담았다. 영상은 지난해 12월부터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알고보니 둘 다 전주국제영화제 피칭 수상작들이라는듯.

Posted by 엽토군
:


*

Trust, trust in the Lord 주 신뢰하며

Lean not on your own understandings 내 명철에 기대지 않고

In all, all of your ways Acknowledge Him 나의 모든 일에 주 인정할 때

He'll make your path straight 지도하시리


1.

You'll be my guide for life 내 목자 되신 주

I'll walk by your side 동행하려네

With Your hand in mine 맞잡은 그 손

I'll go where You lead me 이끄시는 대로


2.

My eyes can only see the ground beneath my feet 내 눈이 보는 건 발끝의 바닥뿐

Your dreams are greater 더 크신 꿈을

Your ways are higher 더 높은 길을

O Lord please show me 보여 주소서


+ Bless my thought, my dreams, my imaginations 내 생각과 꿈과 맘에 안수하사

Step by step, Your delight, Your creation 한 걸음씩 주 기쁨 빚으소서


(C) 1998 Integritys Hosanna! Music, Written by Amy Sandstrom-Shoyer

2015, Translated by Eojin Kim




요즘 거의 인생 테마송. 이렇게 좋은 노래가 번안되어 불리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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