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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EZ2DJ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해서 조금 느낀 바를 적자면… 1st부터 2021년(!)까지의 모든 수록곡이 일단은 다 실려있는데, 처음의 인싸 감성은 어느 순간부터 완전히 씹덕후 느낌으로 싹 전환되고 있는 게 새삼 보였다. 사실 EZ2DJ는 모두가 킹오파나 보글보글, 펌프 등을 하고 있던 그 시절에도 좀 아싸 느낌이 있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BGA도 오타쿠스러워지고 음악도 뭔가 시대와 동떨어져 가고 있었다. 마치 막판에 '일코'를 포기하고 책상에 피규어를 올려놓기 시작한 말년 개발자처럼 보인달까? (모르긴 몰라도 EZ2ON 개발자들은 그랬을걸?) 이 브랜드가 왜 뒤로 갈수록 처지고 맥빠졌는지 알 것 같았다. 감을 잃어버린 거지.

게임플레이에 대해 논하자면, 쇼에서도 했던 얘기인데, 고인물들을 위한 리듬게임이라는 느낌이다. 게임의 판정에 자기를 맞출 수 있는 사람, 이미 EZ2DJ의 띵곡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십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다(랄까 그런 것들뿐이다). BGA만 감상할 수 있게 해금을 하는 미션 같은 것도 없고 그냥 순전히 예전의 스킨을 가지고 예전의 BGA와 음악을 깔끔한 퀄리티로 다시 보는 게 핵심인 게임이다. 좀 이상한 기분이다. 확실히 나는 이걸 기대하고 돈을 냈으므로 그건 아깝지 않은데, 과연 나 아닌 다른 아무라도 2021년에 딱 이것을 얻기 위해 그 돈을 지불해야만 한다고 하면, 그건 글쎄올시다 말이지.

여기서부터는 쇼에서 하지 못했던 얘기인데, 요즘 불어닥치고 있는 '리부트'와 '리메이크'의 바람 아닌 바람에서, 이 게임은 좀 아쉬운, 나쁘게 말하면 실패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는 편이 적절할 것이다. 애초에 리부트 붐 자체가 2021년의 콘텐츠 업계(그리고 이 사회)가 맞부딪힌 상상력의 절벽을 반증하는 것이므로 그건 좀 감안해야겠지만, 그럼에도 EZ2DJ는 그저 철저히 사용자의 기존 취향과 향수를 자극할 뿐 거기서 더 나가지 않고 있다. 아직 이렇달 업데이트가 없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한마디로 "싸이월드 부활" 같은 걸 보는 기분이다. 딱히 모두가 애타게 찾던 것도 아니었고, 있으니까 반갑긴 한데, 그렇다고 그게 21세기 지금에 대체 불가하게 필요한 위치에 있느냐 하면 또 그건 잘 모르겠는.

그래도 아직 PC방이 드물던 한때 시절에는 수준 있는 다양한 음악 스펙트럼을 소개했던 명색의 EZ2DJ였는데, 지금은 그저 판권과 명의와 소스 코드들만 누더기로 남은 채 여기저기 굴러다니며 근근이 명맥을 잇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그게 좀 안쓰럽다. 유튜브 댓글에 반농담으로 달았던 말이지만, EZ2ON은 상업화 -- 그러니까, 요즘 시대 맥락에서 이는 곧 다시 '인싸' 감각을 되찾는 걸 의미한다 -- 에 성공을 해서, "20000000000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건 기존 팬들에게서 십시일반 받고 팔아서는 절대 달성할 수 없는 매출이고, 일반인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가능한 수익이며, 어디 사운드클라우드나 좀 돌아다녀야 겨우 들을까 말까한 오타쿠식 트랜스코어를 최신곡입네 가져오는 지금의 센스에서는 언감생심 그림의 떡일 뿐이라는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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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2021년 3월 게임 갓 출시됐을 때의 코멘트고 지금에 와서는 거의 다 말이 안 되는 소리들입니다. 네오노비스는 요즘 세상에 참 보기 드문 굉장한 운영사입니다. 야심이 있고 그 야심을 실현할 실력도 있으니 얼마든지 다음 제품 출시해도 좋고 돈을 벌어도 좋을 것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outdated되었으므로 더이상 읽을 가치가 없는 코멘트지만, 그래도 제 인터넷 활동의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세상 어떤 것은 첫인상과 다르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이 글은 삭제/비공개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둡니다. 야 참 저땐 몰랐죠 이지투온이 갓겜 될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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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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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생각하는 것은 인물(characters)이라는 요소이고, 특히 '평범한 조연/몹 캐릭터'에 관심이 있다.

동생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무슨 새삼스러운 소리냐고, 안 그래도 님은 러키스타를 보면서 시라이시 미노루에 꽂혀 있던 이상한 놈이었다고, "WAWAWA 와스레모노"를 불러대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고 흑역사(?)를 털어서 피차 좀 민망하긴 했다. 흑역사랄 것도 없고 솔직히 그건 사실이다. 평범캐 자체는 (내 기억이 맞다면) 고딩 때쯤부터 꽂혀 있는 모에 요소이긴 했으니까. 근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건 또 하나의 모에 요소에 대한 관념적이고 의식적인 취향이었을 뿐이지, 정말로 그 평범한 인물들의 평범함 자체를 들여다보고 그걸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시라이시 미노루의 사례를 들자면, 앉은자리에서 동생에게 반박했던 바, "아니 근데 미노루는 거기서 평범함이라는 캐릭터로 부각이 됐었기 때문에 정말로 평범한 건 아니었어. 따지고 보자면."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바 내가 요즘 꽂혀 있다는 평범한 캐릭터란 어떤 것인가? 캐릭터가 없는 캐릭터를 말하는 것이다. 작품이 특정한 속성이나 전형을 부여하지 않고, 그런 속성이나 전형이 생길 만한 사건도 주지 않고, 그저 작품 안의 시공간을 살게 내버려두고 기르고 있는 그런 캐릭터 말이다. 이를테면 최근에 넷플릭스로 1~12화를 재주행한 뒤 원작 4~9권을 중고로 사서 방금 막 일독하고 돌아온 "시모세카"에서의 누레고로모 유토리 같은 캐릭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인물이 얼마나 비중이 없느냐 하면, 일단 이 작품이 '애니화'를 할 때 아예 거기에 등장하지 못했고, 4권에서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소위 "4대 음담패설 지하조직" 중 하나인 "포유류"의 두령(이었나 총무급이었나 아무튼) 정도로만 등장을 했었다. 그래서 '흠, 뭐 이런 인물이 있나 보지, 여고생이 거유 요소에 집착하다니 매우 이상한걸' 하고 지나가려고 했는데… 그가 주인공 남자와 한때 친하게 지냈었고 흔하지만 꽤 슬프게 생이별해야 했다는 쓸데없이 자세한 과거 썰이 풀어지면서부터는 유토리 외의 캐릭터들은 급격히 납작해지면서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실 그 이후로 유토리의 비중이 갑자기 늘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출연시키는 방식은 아무리 그래도 좀 억지인걸, 팬들이야 좋겠지만' 하는 감상을 받을 정도였으니까. 작가의 관심도 그냥 그저 그래서, 급기야 9권(이었나?) 작가 후기쯤에 가서는 "그러고 보니 유토리는 러브코미디 라인에 올라 있지도 않군요. 혼자만 영어 이니셜이 Y라서 그런 걸까" 운운 망발을 일삼을 정도다.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아무리 그래도 이런저런 떡밥을 남겨 주며 잘 사용하고 있잖아요. 그럼에도 정말 가뭄에 콩 나게 보이는 그녀의 등장 장면과 대사 몇 마디, 행동 몇 가지, 서술 몇 마디가 그렇게 귀할 수가 없고 그것만으로도 캐릭터가 충분히 개연성이 생긴다는 느낌이다. 희한한 일이다. 다른 캐릭터들에게 쏠려 있는 비중에 비하면 애초에 등장 자체가 별로 없는데도 관심이 간다니 말이다. 물론 처음에는 "아 이거 뭐냐고 완전 호라모젠젠 루트잖아 너무 슬프잖아" 같은 관심이었지만, 뒤로 갈수록 어떤 '묘'를 깨우치게 되었다고 할까.

그건 내가 변태라서라기보다는 ― 그게 진짜 이유라면 그건 너무 슬픈 일이니까 ― 그보다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단 첫째는 양적인 이유. 애초에 정보량 자체가 적으므로 상상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말이 좀 궤변 같은데, 이렇게 뒤집어서 설명하면 어떨까?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들은 그 '캐릭터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체 너무 많은 정보를 소모한다. 그래서 그 인물은 다른 인물로 살아갈 여지가 적어지고, 상대적으로 재미없고 평면적인 인물이 될 위험이 높아진다. 평범한 인물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주어진 캐릭터성이 없기 때문에 좀더 여러 가능성을 상상하고 들여다볼 여지를 주는 것이다. 이 부분이, 잘 해내면, 썩 훌륭해진다는 게 요즘의 생각이다.

이 이유에 있어서 적절한 사례를 하나 들자면 (역시 넷플릭스로 정주행 완료한) "달링 인 더 프랑키스"의 이쿠노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체계적으로 격리 육성된 어린이들이 남녀 한 쌍으로 거대 로봇에 탑승하여 어느날 지구에 나타난 규룡이라는 반-기계-반-생물 괴생명체들을 격퇴한다는 별 되도 않는 줄거리 속에서, 그나마 이쿠노라는 승무원(여자 승무원을 '피스틸'이라 부른다)만큼은 사뭇 다르다. (이하 아마도 스포일러) 그가 속한 "제13부대"는 대다수가 굉장히 센 스토리라인과 전형적인 캐릭터를 갖고 있어서, 안경, 주근깨 외의 별다른 모에 속성도 없고 분량도 없는 그는 초반에는 아예 보이지를 않는다. 그래도 보면 드문드문 등장하는 부분들이 있다. 뭘까? 싶어서 그 짧은 장면의 시사점들을 기억해 뒀다가 전체적으로 엮어서 보면... 뭐야? 갑자기 어떤 쓸쓸한 디나이얼 에이섹슈얼의 인생 여정이 썩 훌륭한 서브플롯이 되어 툭 튀어나오는데, 다른 건 다 몰라도 이 작품이 이건 좀 좋았다는 감상이다. 이 애니는, 뒤로 갈수록, 웬만큼 '몹캐'가 아니고서는, 모든 인물의 이야기와 입장을 꽉꽉 닫아서 시청자에게 딱 던져주고 결말 매듭을 지은, 대단히 지루한 전개를 선택했었기 때문에.

두 번째 이유는 이거보단 좀 덜 궤변일 거 같은데, 질적인 이유. 평범한 캐릭터라는 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투입시키지 않는 한은, 웬만한 캐릭터들보다 더 만들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그 캐릭터를 조형함에 있어 각종 속성과 템플릿은 쓸 수 없고 순전히 디테일과 내러티브만으로 인물 조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캐릭터들이 일단 성공적으로 작품 줄거리에 안착을 하면, 그때부터 줄거리와 작품 전체는 그 캐릭터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그의 존재 개연성을 의심할 수 없게 된다. 매력이 있는 어엿한 인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 요지에 있어서 적절한 사례는 아마도 "용왕이 하는 일"이라는 작품의 키요타키 케이카가 아닐까 하는데, 이 인물은 특히 구체적으로 모티프로 삼고 있는 실존 인물이 있다는 것이다. 그분 역시 일본장기 프로 기사로서, 그 자격을 얻기 위해 오랜 세월 칠전팔기를 하였고, 하마터면 연령 제한에 걸려 꿈을 못 이룰 뻔했다고 한다. 냉정하게 말하면 흔하고 밋밋한 사연이다. 이걸 가지고 선명한 캐릭터를 세워서 모에캐로 팔기는 어렵다. 캐 만들기의 가성비만으로 따지자면, 이 작품의 메인 여주인공 "아이쨩"을 비롯한 '여자초등학생 장기연구회' 캐릭터들 같은 걸 막 찍어내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아이쨩은 심지어 여관집 외동딸로 태어나 일본장기에 푹 빠져 머릿속으로 장기 두는 훈련을 거듭한 끝에 소질이 각성되었다는 별 말도 안 되는 스토리라인까지 갖고 있다. 이길 수 있겠냐고. 하지만 아이쨩의 사연은 어찌 됐든 기본적으로 공갈인 반면, 케이카의 사연은 기본적으로는 정말 다 있었던 일이다. 그래서 차이가 갈린다. 아이쨩이나 다른 "일본장기천재 캐릭터들"의 대국은 뭔가 대단하지만 잘은 모르겠다는 느낌인 반면, 케이카의 장기 국면들은 왠지 뭐가 뭔지 알겠다는 기분이었다. 재능도 없으면서 공연히 노력만으로 어떻게든 해 보겠다고 시간을 허비한 건 아닌가 하는 그의 고뇌가 고스란히 녹아 있었고, 스스로에게 원통함을 느끼며 펼치는 그의 일전은 한편 상투적이면서도 또한 그럴듯하게 처절했다. 나는 그 사연에 순순히 설득되고 있었고, 그를 "여초연" 캐릭터들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써놓고보니 전체적으로 결국 한 가지로 수렴을 하는데, 나는 아무래도 전형성보다는 입체성과 구체성을 더 요구하고 있는 모양이다.

요즘 콘텐츠업계와 상업예술계는 사실상 매력적인 (작품상의) 캐릭터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바닥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캐릭터들 자체는 갈수록 특정 기호 몇 가지와 사회적으로 합의된 맥락 그리고 각종 포맷과 템플릿에 점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걸로 캐릭터의 구체성이 확보되고 평면성이 해결될 거라고 믿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사람들이 알아듣는 기표 몇 개를 던져서 귀찮은 설명과 가능성의 여지를 특정하자는 것일까. 뭐 잘은 몰라도 일단 사람들은 이미, 필요하며 가능한 경우라면 언제든지 프로토콜에 기반한 인지와 사고와 행동을 하고 있다. 항간에 돌아다니는 "파쿠리 논란 뜰때마다 생각나는 짤" 같은 건 순전히 대중의 행동 양태에 대한 대응일 뿐이다. 업계가 거기에 저항할 의무나 의리는 없다. 어쩔 수 없지 사람들이 노쟈 로리 캐릭터는 무조건 쿠기밍이 해야 된다고 믿고 있으면 쿠기밍을 캐스팅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있겠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요구하고 싶은 것은, 솔직히 그렇게까지 막 선명하고 알아보기 쉽게 미쳐날뛰는 캐릭터가 아니어도 좋으니까, 작품 내내 예상 가능한 방식대로만 행동하고 자아를 대본에 위탁하기라도 한 것처럼 뻔한 행동만 취하다 퇴장하는 인물 대신, 정말 살아 있는 것 같은, 그 주관과 인생 사연이 보이는, 왜 저러는 것인지 좀더 알고 싶어지는, 정말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그런 인물들을 좀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바다. 그리고 그 인물들이, 이미 너무 많이 처방되어 그 약발이 떨어진 몇몇 요소와 포맷과 전형에 의해 오독되지 않도록 추가적으로 각별히 신경써 주셨으면 하는 바다.

사실 지금 우리가 닳아빠졌다고 비웃는 전형적인 인물상 중 일부는, 반세기쯤 전만 해도, 당시에는 매우 새롭고 생생했으며 구체적이고 놀랍게 입체적인 인물상들이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그 전형의 복제 재생산이 아니다. 그건 이미 충분히 많이 했다. 솔직히 말하면, 예컨대 핑크색 머리에 깨발랄하고 분위기 메이킹을 하지만 어려운 이야기는 잘 모르는 캐릭터 같은 건 정말 질색이다. 그건 몰입할 여지가 전혀 없는 어떤 의미에서 "여학생 C"보다 더 모멸적인 단역이 아닌가 말이다. 그런 거 말고 유토리, 케이카, 이쿠노 같은 캐릭터를 달라는 얘기다. 그들을 들여다볼 이유가 있었으면 좋겠고, 들여다보았을 때 뭔가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고, '혹시 이런 것 아니었을까' 하는 발견을 하고 싶다. 요 근래 들어 못 느껴본 지 오래 되었던 모에롭다는 감상을 즐길 수 있었던 건 그런 순간들이었다. 아직은 그래도 평범한 캐릭터들에게서는 그게 되는데, 어쩌면 지금 평범한 인물들에게 흥미가 돋우어지는 건 그 때문일까.

늦었으니 오늘은 이쯤 해야겠다. 내일은 "평범한 사람들이 비현실적인 얘기 하고 노는 취미토크쇼"를 표방하는 김어진쇼를 제작하러 나가야 하니까. 나라도 평범한 인물을 어떻게 해 볼 여지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김어진쇼에 나오는 김어진은 내가 봐도 평범한 구석이 하나 없어 "소설 캐릭터라고 해도 안 믿어줄" 수준이라 좀 힘들 거 같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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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말찬'이라는 브랜드는 많이 접어주는, 그럴 자격과 가치가 있는 브랜드지만, 기왕에 자비 출판으로서 책이 되어 엮여 나왔으니, 이에 대해서는 좀 많이 진지하게 에누리 없이 짤막하게 비평해 보기로 한다.

형식의 문제. 만화라는 기본 장르, 'B급 감성'으로 흔히 수식되거나 변호되는 간단하고도 서투른 작화, 결국 다 한바탕 꿈이었다는 '유메오찌'의 틀,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초전개' ― 작품 내내 주인공은 아무데나 난입해서 아무거나 열어보고 아무하고나 아무렇게나 아무 말이나 주고받는 아무 일이나 다 한다, 그리고 서술자는 더더욱 그렇다 ― 는, 모두 잠시 후에 다루게 될 '내용'의 "위험성"을 은닉하기 위한 장치 또는 완충재로 보인다. 그 효과가 너무 탁월한 나머지, 그 완충재는 소재 자체를 실제보다 더 커 보이게, 또는 무거워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

현실과의 관계성의 문제. 작가는 주인공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현실 그 자체에 노출을 시키며, 신학에 대해서는 판타지적 묘사와 과장이 있지만 이 역시 어디까지나 '실제/실상의 서술'의 범주에 충분히 귀속된다. (그리고 '약스포'를 하자면 마지막에 가서 주인공의 현실은 그 신학적 판타지에 디졸브된다.) 그런데 교회에 대해서만큼은, 작중 시종일관, 어떤 식으로도 정말로 현실을 지시한 것은 아니라는 식의 의식적 괴리가 항시 유지되고 있다. 교회에 관한 그 어떤 장면도 과장이나 '드립' 없이 표현되어 있지 않은데 이는 오히려 강박이라 해야 좋을 정도이다.

내용의 문제. 이상 살펴본 모든 충돌과 불안정성은 모두 이 작품의 핵심 내용 및 주장에 기인한다. 교회가 "찬양"이라고 부르는 것은 신께 심경을 토로하고 영광을 돌리는 행위의 일체의 총칭이나, 사실은 교회 그 자신이, 그 찬양이라는 것을 단지 악기 치고 노래하는 행위 그 자체로만 국한하고 격하하였으므로, 이로 인해 이제 "주인공"은 찬양을 못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은폐될 필요나 가치가 없는 자명한 현재 실상이고 비판과 대안의 제시가 절실한 문제 상황이다. 그러나 작가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잣대에 비하면 너무나 관대하게, 이 내용을 철저히 비주제적인 것으로 한정한다.

시장과 공론장의 문제. 작가의 이 전략은 결국 한국 기독교 콘텐츠라는 장르와 그 토양의 문제로 귀결된다. 작가는 한국 기독교 콘텐츠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에끌툰'을, 한국의 정상급 CCM과 워십음악들을, 자기의 그 의견이 결코 존중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복잡한 심경으로, 최종적으로는 멸시하고 기피한다. 정말로 찬양을 음악에 국한하지 않으려는 시도나 그 시도를 실현하려는 교회 같은 것은 이를테면 현재의 기독교 문화와 관습에 정면 대립하는 반명제인데, 그의 기준에서는, 어떤 플랫폼이나 사역단체도 정말로 이 테제를 수용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요약. <찬양이 노래라고 생각하는 당신에게>의 작가는 상대적으로 극단적인 소수의견을 설득시키기 위해 형식상의 선택과 내용상의 비주제화를 시도하였는데, 이것은 꽤나 성공적이면서도 유감스러운 생존 전략이라는 생각이다. 그 유감은 이런 "안티테제"(안티적이기는커녕 오히려 원론적인 것이지만)를 논의하지 못하는 환경에 대한 유감이다. 기실 그것, 그 분위기, "감히 알려고 하는" 행동에 대한 과도한 경계야말로, 전혀 과도하게 경계할 필요 없으며 오히려 타파해야 할 인습이다. 이 작품은, "찬양"에 대한 신학적 내용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으되, 최소한 우리가 그 인습을 성토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는 진술서로서는 매우 유효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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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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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으로 기고한 리뷰에서 아래 내용을 요약해 두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애국청년 변희재 :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맞다


- 꽤 오랜 기간 진행된 프로젝트였고 부침이 심했는데 드디어 실물을 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2018년 3월 1일 IPTV 배급 개시 기념 시사회를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2관에서 별도 신청 절차나 비용 없이 참석 가능하다고 해서, 가봤습니다.

상영관에는 약 120여 명의 관람객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영화 상영과 이후 10여분간 진행된 관객과의 Q&A 시간에 이르기까지 장내는 별일 없었으며, 감독이 혹여나 걱정했던 바 “상영 항의 전화를 하던 분들”의 난입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현실 정치가 그렇죠 뭐!

- 영화를 보고 나서 한줄 요약평을 SNS에 올리자마자 지인들이 물어봅니다. “추천할 만합니까?” “자세한 얘기 좀 써줘여 가고싶었는데 까먹고 못갔음” 작품 자체는 관심작이었습니다. 정작 현장까지 가서 관심을 지불한 사람들이 120여명에 불과했을 뿐이지요. 추천할 만하냐고요? 이 리뷰는 바로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한 리뷰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이 리뷰가, 이 영화를 앞으로 ‘굳이 보실’ 분들이, 그때 좀 덜 당황하고 좀더 생산적으로 이 작업물을 이해하고 감상하실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가 되기를 또한 바랍니다.

- 반대로, 그저 지금껏 하던 대로 “ㅋㅋㅋㅋ 변희재 새끼 결국 영화까지 나왔네 ㅋㅋㅋㅋ 애북고수들 좋겠넼ㅋㅋㅋㅋ 이런건진짜 왜만드냐 절대로 안본다 홍가놈들이나 보라고해라 ㅋㅋㅋㅋㅋ” 하고 지나가실 분들은 이 리뷰를 그만 읽으시는 것이 더 낫겠습니다. 제가 변희재를 옹호하거나 그런 건 아닌데 이게 참 뭐랄까… 세상의 이면과 모순의 층층을 더 깊이 들여다볼 의지나 지능이 없으신 분들의 행복 추구권을 어찌 제가 감히… 싶어서요.


-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영화로서 선뜻 추천하기가 어려운데, 그 이유는, 한국 다큐멘터리답지 않게, 영화가 시종일관 시청자에게 어떤 입장을 갖기를 요구하는 자료화면으로서 주어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특히 변희재라는 인물의 ‘애국청년’ 캐릭터가 그것을 방해하는 함정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 먼저 함정이란 뭔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정말 중요한 전제인데, 현재 대한민국 정치사회에서 변희재란 인물은 아주 납작하게 캐릭터화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캐릭터화가 공정한가 어떤가는 접어두겠습니다. 우리는 그저 그를 ‘변듣보’, ‘변TM’으로 알면 충분하고(“저들”의 경우에는 ‘변땅크’), TV에서건 현실에서건 스크린에서건 오직 그런 변희재만이 알기 쉽게 등장해 알기 쉬운 행동을 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가끔 코미디 내지 냉소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언제 그런가 하면, 변희재가 변듣보, 변땅크 등의 노릇을 할 때 그렇습니다.

- 이를테면, 관객들은 무슨 조건반사를 학습받았거나 사전에 안내라도 받은 듯이, 일베 표시 손동작을 한 시민과 기념 사진을 찍는 그림이 나오면 웃어 주었습니다. 허탈한 웃음과 냉소와 폭소가 정확히 같은 비율로 섞여서요. 글쎄요, 그건 불필요한 웃음입니다. 적어도 영화의 비평, 그리고 다큐멘터리 전체 서사를 따라잡는 데 있어서는 말이죠. 왜냐하면 엄밀히 말해서 그게 학습된 웃김이기 때문이에요. 요컨대 저들만의 리그 속에서 조그맣게 영웅 대접받고 있는 “애국진영후보 변희재”에 대한, 그런데 영화가 지시하지는 않는, 그냥 관객들이 멋대로 웃는, 그런 웃김.

- 한국 다큐멘터리는 그 생태적 환경에 의해 필연적 정치성을 띠고, 또한 대한민국이라는 정치사회의 맥락에 관계될 것을 요구받곤 합니다. 그러면 이해와 해석과 반응이 아주 간결하고 명쾌해지거든요. 그 조건에 가장 적극적으로 편승하는 것이 GO발뉴스와 김어준-주진우 브랜드 다큐들이라면, <애국청년 변희재>는 그 조건에 꽤 적극적으로 거리를 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변희재 한 명을 세워놓고 까르륵 까르륵 비웃는 영화는 아니라는 겁니다. 사람들은 그걸 기대했을지언정, 그리고 “원래 기획 의도 중에는 변희재라는 사람을 놀리고 비판하는 것도 있었”을지언정.

- 그래서 사실은 <애국청년 변희재>라는 제목조차도 작정하고 설치된 함정이고 ‘어그로’입니다. 고로 이 제목에 웃어주는 것은 여러분의 웃음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뒤에 좀더 쓰겠지만, 한국은 이런 함정을 깔아 주면 신나서 걸려 주는 습성을 갖고 있고, 그렇기에 이 영화는 앞으로도 공정한 비평을 받기 어려울 것 같으며 한국의 정치문화는 갈 길이 까마득합니다.


- 적어도 액면상으로는,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서울대 미학과를 나와 진보진영의 괴짜 논객으로 활동하다 어떤 계기로 보수로 돌아서고 진중권과 사망토론을 하며 미디어워치를 운영하고 “탄기국”의 리더십이 된’ 사회적 맥락 속에서의 변희재가 아닙니다. 영화는 이러한 개인 이력을 1도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런 건 다른 분들이 더 잘 할 수 있고 내가 잘 하는 건 그냥 지금 이 사람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2014년을 중심으로, 그때부터 2017년까지의 변희재를, 상당한 절제력으로 집중하여, 전인적으로 기록(documenting)해 나갑니다.

- document라는 영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문서화하다, 기록하다, 기록으로서 남겨두다’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딱히 마이클 무어 식의 쇼잉과 텔링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죠. 이 영화는 정말 문자 그대로 그 시절의 변희재가 중요한 몇몇 날들에 어디 가서 뭐 하고 어떤 술자리를 가졌나 하는 사실들을 기록으로서 촬영해 남겨두는 데에만 골몰합니다. 못 믿겠지만, 그게 이 영화의 전부에요. 뒤에 좀더 쓰겠지만 심지어 그 사실들의 나열을 통한 의미적 연결이나 구성을 상당히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듯 보입니다. 대신 그 장면들에서 언뜻언뜻 비치는 인상들을, 보는 사람마다 제각기, 취사 선택해서 판단할 여지가 있을 뿐인 거죠.

- 예컨대 영화 초반 1분 정도는 여러분이 보신 예고편 그대로가 들어가 있는데, 그게 지나고 나면 새로운 장면으로서 뭐가 나오냐 하면, 그의 ‘애국산악회’ 활동이 조금 서투르다 싶을 정도로 가감 없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태극기를 등에 지고 땀 뻘뻘 흘리며 “이 길이 둘레길이 아니라고” 같은 말을 되뇌이며 산을 타는 걸 보는데 그런 생각이 듭니다. 뭐지, 이거 뭐 중요한 신인가, 무슨 의미가 있나. 어떤지 아세요? 이 신은 의미가 있으려면 있기도 하고, 없으려면 없기도 합니다.

- 무슨 말이냐? 이 시퀀스는 “산악회에서부터 시작해서 보수진영 조직을 형성”하려는 변희재의 정치활동 계획의 서두 부분일 뿐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변희재라는 인물의 내면의 은유라는 꽤 깊은 통찰이 담긴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등반자들이 박박 우기는 틀린 길을 따라가고, 그러면서도 “이 길이 아닌데…” 갸웃거리는, 그러면서 나름의 길을 찾아 다같이 정상으로 가려고 하는 등장인물. 주인공의 행동을 이렇게까지 자세히 포착하고 묘사하면 그건 극영화에서 무슨 의도입니까? 보통은 내면의 상태나 변화의 은유죠. 그렇게 읽히기를 바라는 듯, 영화는 전체에서 불필요해 보이는 이 등산 장면을 꽤 공들여 보여줍니다.

- 뭐 아니면 감독이 개인적으로 이날 뭔가 의미가 각별해서 분량을 1초도 덜어내고 싶지 않았다거나… 그런데 강의석이란 사람이 그렇게까지 철부지는 아닙니다 여러분.


- 그렇게 영화는 계속해서 (주로 정치에 뜻을 품어 준비하고 출마하고 낙선하는) 변희재와 그 주변부를 비집고 들어가 밀착 취재를 해나갑니다. 그리고 그 과정 하나하나에서 감독은 플레이어가 되어 등장할지언정, 내레이터가 되어 개입하거나 해석하거나 정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강의석이 왜 변희재 옆에 있느냐’가 영화의 주요 갈등축 하나를 담당합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비중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셨지만 아뇨 그게 그렇지가 않다니까! 당신이 어느 정도는 이 서사를 추동하고 있다고!)

- 그렇기 때문에 모든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각자의 판단을 할 근거 자료로서 주어집니다. 그리고 그 판단을 하기 힘든 컷일수록, 그 리액션도 시원찮습니다. 예컨대 변희재가 도림천 농구장에 나가서 사람들과 농구를 하거나 서울대에 가서 졸업증명을 받아 오는 장면들이 있는데, 이건 제게는 전혀 문제되지 않았고 다른 관객들에게는 다소 당혹감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뭐지? 왜 웃긴 게 안 나오지? 뭐라도 좋으니까 한심한 모습 좀 나와라’ 같은 분위기였달까.

- 애초에 이 영화에서 정말 웃긴 장면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예컨대 그 악명 높은 주옥순 대표가 변희재와 함께 다니며 지역구 주민 추천 도장을 받으러 다니는 장면은 어떨 것 같은가요? “왜 안 찍어준대” 묻는 주옥순에게 “저거 좌파야” 단언하는 변희재만큼이나 우스운 블랙코미디는, 적어도 제게는 바로 그 직전 컷이었습니다. 주옥순씩이나 되는 사람(영화에서 자막으로 엄마부대 대표라고 명시해 줍니다)이,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사근사근함으로 굽실거리며, 변희재의 앞에 서서 막도장 날인 한 번을 구걸하고 다니고 있거든요.

- 또는 이런 장면이죠. 변희재 캠프 선거인단 중 한 명이 삭발로 유권자에게 호소를 하자, 다른 선거인단이 천진난만하게 “나도 삭발할 거에요”라고 합니다. 되레 변희재가 기가 차서 담배를 물고 묻습니다. “…대체 어느 유권자에게 호소를 하려고 삭발을 한다는 거야???” 이 장면은 가히 이 프로젝트가 뽑아낸 최대 성과로서 빛나는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게 얼마나 절묘하게 사람 말문 막는 광경인지는 직접 보셔야 합니다.

- 왜 이 컷들이 웃기는가 하면, 적어도 제가 해석하고 종합한 바, 이 영화가 말하고 있는 ‘보수 집결’의 실체 내지 실상을 좀 우스운 느낌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 보수 집결의 실상이란 무엇인가? 그야말로 제 ‘편’을 들어주는 사람들과의 엉성하고 느슨하며 쓸데없이 결연한 연대감이라는 게 저의 감상입니다.

- 거듭 강조하지만, 영화는 이 감상을 유도하거나 제시하지 않습니다. 제가 멋대로 내린 결론일 뿐이죠. 여러분이 영화를 본다면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네요. 다음 단락은 다소 덜 객관적인, 저만의 감상과 해석입니다.


- 변희재 옆에 꾸준히 등장하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그는 ‘성호스님’을 곁에 두고, BJ검풍을 곁에 두고, 덩치 좋고 말수 적은 골수 “일게이”를 자기 선거원으로 둡니다. 강의석은 변희재가 둔 게 아니라 그 자신이 변희재 옆에 비집고 앉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서 다르죠. 아무튼 주옥순이 있고, 다른 보수파 선거원들이 있습니다. 그들 하나하나와 변희재가 어떤 관계이고 무엇을 주고받으며 무엇을 이루는가를 지켜보다가, 2017년으로 점프해 코엑스 앞에 총집결한 탄핵 반대 시위대에서 환영받는 변희재가 나오는 걸 보는데, 느낌이 쎄하더랍니다.

- 예컨대 이런 요약이 가능한 겁니다. 변희재란 어떤 인물인가? 그 사람 자체는 산 좋아하고 술 담배 좋아하고 그런 사람이다, 그런데 그는 “빨갱이를 죽여라~” 외치고 다니는 땡중을 굳이 선거차량 자기 옆 자리에 태우고는 그걸 말리는 양 아주 의미 불명한 웃음만을 짓는 사람이다. 아니면, 지하철역 출구 앞에 아침부터 나가서 인사하며 ‘부당해고’에 항의하는 1인 시위자에게까지도 명함을 돌리기는 하는데, 그런가 하면 그의 선거원과 1인 시위자가 ‘빨갱이’ 운운으로 시비가 붙을 때는 자기 선거원의 어깨를 감싸고 조용히 자리를 피해, 허공을 보며 아주 애매한 웃음을 애써 지어 보이는 사람인 것 또한 분명하다.

- 이 기분 나쁠 정도로 일관되고 모순된, 전혀 ‘논객 변희재’답지 않은, 분명치 않고 웃어넘기는 듯한 웃음. 어쩌면 바로 이 불분명함이야말로 (전혀 분명한 ‘애국’이 아니었던) “애국보수”를 집결시킨 무엇이 아니었나 합니다. SNS에 남긴 ‘불명확하다(uncertain)’라는 감상은 먼저는 이것을 의미합니다.

- 잠시 한국정치 얘기를 좀 할까요. 이른바 “세월호 정국” 이후 보수 특히 수구 진영은 사회적 도의라는 것에 좀 많이 질려 버렸습니다. 안 그래도 자유시장경제적 합리성을 추구하고 싶은 분들에게 “진실을 인양”하지 않으면 죽여버릴 듯한 그 분위기란 사실 거북하고 불쾌하며 (굳이 따지자면) 이중적이고 비이성적인 것이었거든요. 사회의 쓰레기통인 일간베스트가 총대를 메고 그 거부감을 수면에 띄워 주자, 비로소 수구 보수는, 사실은, 이 총체적이고 묵시적인 거부감을 바탕으로 하여 느슨하게 집결하게 됩니다.

- 이 ‘싫음’, 이 (“빨갱이“를 향한) 혐오 정서에 공감하기만 하면 무조건 애국 보수였던 시절이었기에 이때는 다들 ‘애국진영’의 깃발 아래 헤쳐모여 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꽤 적당하고 엉성하며 사실은 꽤 위태로운,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 결사체였고요. 오직 강의석만이 변희재라는 인물 그 자체 때문에 그의 옆에 있었고, 한참 뒤에야 그의 인터넷 방송을 보게 된 사람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한 채 영원히 진정으로 궁금해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강의석 같은 것이 ‘변후보님’ 옆에 있느냐고.

- 그래서인지 그동안 그는 시종일관 진심이 담기지는 않은 듯한 웃음을 웃습니다. 그저 뭔가를 무마하려는 듯, 어떤 상황을 대강 퉁치려는 듯, 누군가와 그저 좋게 좋게 가려는 듯. 혹시 그는 알고 있었을까요? 자기가 속한 우파의 당시의 연대는 반드시 그렇게 좋게 좋게 무마해야만 가능한 것이었음을. 본질적으로 당시 우파가 가지고 있었던 연대감의 근거란 ‘반감’이었음을. 그나마 그 반감이란 게 실은 인륜에 대한 ‘과도한’ 요구에 대한 반감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그것을 전면에 내놔서는 안 되었다는 것을. 일단은 애국을 한다는 것으로 해야지, 아무리 “빨갱이”가 미워도 그렇게까지 대놓고 말하거나 노골적으로 지지해선 안 된다는 것을.

- 모르는 일이죠. 여기서부터는 영 생각이 꼬이니까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 아무튼 돌아와서 정리를 하자면, 영화는 이렇게 철저히 주변부를 관찰(하게 )함으로써 당시 “수구꼴통”들이 어떤 느낌으로 일하고 생각하고 뭉쳤나를 짐작하게 해 줍니다. 그냥 단지 희귀 푸티지로서도 가치가 있는 장면들이 있어요. 예컨대 성호스님과 같은 선거사무소 직원들이 “길에서 욕 좀 하지 마시라” “내가 언제 몇 시에 욕을 했다는 거여” 삿대질하고 싸우는 장면은, 너무 짧아서 문제지, 순수한 싸움 구경으로서 볼 만합니다.

- 그리하여 바야흐로 영화는 다급하게 줄거리 아닌 줄거리를 매듭짓고 끝을 냅니다. 다니지도 않는 교회에 들어가 ‘차별금지법 입안반대 서명’에 사인하고 선거 운동을 하던 변희재는 527표를 받고 낙선하고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자위를 하고, 아니나 다를까 2017년의 탄핵 정국이 되어서는 태극기 인파 속에서 끊임없이 지지자들의 인사를 받는 인사가 됩니다. “대통령이 불법한 게 없다고.” 그의 발언과 표정은 종잡을 수 없는 구석이 여전한 가운데 영화상에서 마지막으로 그가 강의석에게 초대받아 가는 곳은… “차별금지”를 외치는 영화의 상영회였다고 합니다~ 변희재는 데꿀멍 상태로 영화를 다 봐야만 했다고 하네요,, 띠용~

- 네 이게 이 영화의 전부입니다. 최근의 한국 다큐멘터리 시장의 흐름과 전혀 상관 없이 제 갈길 가는, 어떤 의미에서는 고지식하달까 고루할 정도로 기본적인 그런 다큐멘터리 필름으로 제작되어 나왔더라고요. 다 보고 나서 딱 어떤 감정이 느껴지면 되는 다큐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로, 다 보고 나서 어떤 감상도 들지 않거나, 본 사람이 알아서 감상을 종합해 의견을 만들어야 하는 그런 기록영화.

- 이러한 사실 그대로서의 장면들은 어떤 진실이나 서사적 종합을 분명히 구성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변희재란 누구인가, 그를 호명하는 애국청년이라는 지시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하는 것은 철저히 관객에게 맡겨지죠. 저의 요약감상평에서 쓴 단어 ‘불명확함’은 두 번째로 바로 이 점을 짚고자 한 것입니다.

- 여기서는 이게 문제가 되겠죠. 이 불명확함은 유효하였는가? 그러니까, 예컨대 변희재를 누구라고 규정하고, 그 규정을 뒷받침하는 변희재를 골라 보여주고, 자막과 내레이션과 악마적 편집을 총동원해 그 규정을 극대화하는 명확함을 채택했더라면 큰일이 날 뻔했는가? 일단 영화는 자신 있게 YES라고 답하는 모양입니다. 감독도 관객과의 질답에서 말합니다. “더 찍을 수도 있었는데, 사실 패턴이 비슷하더라고요. 이 정도만으로도 변희재가 누구인가를 보여주는 건 충분했던 것 같았습니다.”

- 저요? 저도 유효하긴 했다고 생각합니다.


- 변희재를 데리고 인간극장을 찍는다고 생각해 봅시다.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일단 관련 KBS 내부 인사 전면 숙청을 요구하는 내외부 목소리가 터져나오겠죠. 뭐 그걸로 얘기는 진작에 끝입니다. 하지만 백번 양보해서 기획이 통과되면, 무엇이 방송되어 나갈까요? 어쨌든 ‘인간극장’이니, “크 변듣보도 사실 알고보면 인간이야~” 같은, 어쩔 수 없이 다소 옹호적이고 친화적이며 거리감이 무너지는 톤 앤 매너로 나오게 되겠죠. 하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변희재 본인은 이 영화를 보자) 되게 싫어하더라고요.”

- 거기에는 어떤 관객이 질문 중에 표현한 바 ‘냉소적 시선’의 역할이 큽니다. 강의석이 변희재와 함께 그야말로 사막에서 정글에서 때리고 뒹굴며 울고 웃는 동안에도, 놀라울 정도로, 일정 거리감은 유지가 됩니다. 감독도 마지못해 그 존재를 수긍한 그 냉소적 시선과 냉정한 거리감이, 그를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 절묘한 온도와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게 합니다. 뭐랄까 강의석이니까 가능했지 싶습니다. 막말로, 그도 변희재도 ‘상돌아이’로 불리기만 하지 남들이 정작 잘 몰라주기는 매한가지였으니까요.

- 한국 사람들에게 이 온도와 거리감과 시선은 낯설기 짝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간, 여러 경제적 사정 때문에, 무엇을 보더라도 좋은 거냐 나쁜 거냐를 정해 놓고 봐야 했고, 누구를 소개받더라도 우리 편이냐, 얼마나 잘 대해 줘야 하느냐를 따져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치 판단을 접어두는, 사전 가치 판단 세팅이 되어 있지 않은 정보들은 ‘뭐 어쩌라는 거냐’로 일관되게 매도되고 배제되거나, ‘이것도 그쪽 수작인가?’ 같은 엄한 혐의의 검증을 굳이 받아야 했지요.

- 이 영화 역시 사람들의 섣부른 가치 판단을 거부한 결과, 본의 아니게 부당한 가치판단을 역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저쪽에서는 변희재 돌려까는 영화다, 강의석 같은 좌빨이 그러면 그렇지, 하고 있고 이쪽에서는 꼴도 보기 싫다, 보나마나 빨아주는 거겠지, 하고 있고요. “영화관에 전화를 했는데 (한번은) 제목만 듣고도 거절을 하는 거에요. 극장주님이 변희재 이름만 들어도 싫어하신다고.” 그래서 이 영화는 공정한 비평이나 대중의 감상을 받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말이죠.


- 별점 다섯 개 만점에 두 개. 청각적으로는 상당히 괴롭고 시각적으로는 희귀한 볼거리들이 평타를 쳤으며 정신적으로는 아주 어려운 대학 수업 기말고사 문제를 푸는 기분이었습니다. 현대 한국 다큐멘터리만 딥다 다루는 전공 과정이 있다면, 이 영화는 그 커리큘럼에 들어가야 합니다. 추앙될 필요는 없고, 비평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ㅅㅂ 아무리 그래도 넷플릭스 정도는 배급하게 해 줘도 될 것을 진짜 너무들 한다 싶습니다.

- 강의석 차기작이 궁금해지네요. 노네임 필름 자체는 상당히 실험적이고 전위적이라서 유튜브 채널을 구독해둘 만합니다. 뭐 일단은 출산과 육아를 하고 나서 식당이 안정궤도에 접어들면 뭐든 알아서 생각을 하겠죠? 지켜볼 일입니다. 그리고 변희재는 오늘도 자기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고 합니다. 내 알 바인가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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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싱잉앤츠의 원래 이름은 '인조이뜰'이었다. 한국예수전도단 대학사역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대상 예수제자훈련학교를 계기로 만나 알게 된 4명이 시작할 땐 완전히 재미 내지 취미로, 1집에서는 제도권 음악을 한다는 느낌으로 노래하고 연주를 하더니 2집에서는 돌연 끝을 내버린 것처럼 돼 버렸다.

한국예수전도단 서강대학교지부 소속이었던 사람으로서, 동아리방에 놓여 있던 인조이뜰 음반을 보며 싱잉앤츠 앨범을 때마다 구입하며 언제 한 번 리뷰를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문득 멤버 중 한 분인 장보영님의 짧은글을 읽고, 조금 거칠지만 이 아티스트 전체를 둘러보는 리뷰를 조금 써본다.


싱잉앤츠 - 뜰로 나아오라내가 처음 본 이 음반의 실물은 종이로 만든 케이스에 CD가 담겨 비닐로 밀봉돼 있었다.

싱잉앤츠 0집 내지 EP라 할 수 있는 <뜰로 나아오라>는, 아직까지는 포크와 CCM 사이의 중간에 위치하며, 청년만이 구가할 수 있는 풋풋함과 아찔한 갑갑함을 무슨 4월 어느 날 아침 11시의 햇빛처럼 막 쏟아낸다(그래서 이 앨범의 아트워크도 이런 사진이다. 아마도 실제로는 그냥 대충 멤버끼리 가위바위보로 술래 뽑아서 붙인 것이었겠지만). 트랙리스트를 실제로 들어보아도,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까지 아직은 세상을 낙관해도 좋은 시기의 청년 정서 바로 그것이 이 음반 전체를 뚫고 지나간다.

가장 유명한 곡은 <전도사 마누라는 다 예쁘다네>라는 네타송이고 내가 가장 손꼽는 곡인 <그럴 수가 없네>는 가장 덜 유명하지만, 두 곡은 완전히 대척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실은 (아주 구체적으로는) 교회 사역 봉사자가 아니면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바로 그 오묘한 감성의 외곽지역에서 작으나마 독보적으로 분명하다. 말하자면 이 음반의 선율과 가사와 기분은, 이 음반을 가장 좋아할 만한 사람들이 딱 그러한 정도의 신선도와 (미)성숙도를 과시한다. 이를테면 "우리교회 청년들"에게 권하면 그대로 '입덕'하게 될 음반인 것이다.

싱잉앤츠 - 1집 우주의 먼지 그러나 사랑받았네서강와웸 홈커밍데이 때 이민형 선배님께 사인을 받고 싶었는데 가져가는 걸 까먹어서 기약 없이 대기중임.

농사부터 향초까지 별별 종류의 생산 프로젝트가 느슨하게 연합해 있던 '뜰' 브랜드에서 "싱잉앤츠"라는 음악팀이 확실하게 분리된 이후 정규 1집 <우주의 먼지, 그러나 사랑받았네>가 나온다. 이 음반은 말하자면 마냥 푸릇푸릇하기만 했던 그 20대 시절에 느꼈던 감정들이 돌이켜 보니 뭐였던가를 최대한 구체적인 언어와 겸손한 사운드로 정리해 언제든 꺼내 재현할 수 있게 만든 앨범이고, 그래서 대중적으로 (개중 가장) 흥행했다.

<우주의 먼지>라는 곡은 방송 BGM으로도 나가고 방탄소년단의 소개로도 유명해졌으나, 그러지 않았더라도 이 음반은 소문이 날 여지가 충분했다. 곡들의 포텐셜과 독자적 정서가 오묘하고도 확실한 까닭이다. 이번에도 역시 나의 베스트 픽이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동기>라는 곡이라든가[각주:1], <초록이 되자> 같은 곡들은 이미 미친 듯한 창의력과 서정성으로 "이게 싱잉앤츠다"라는 공리를 규정한다. 나머지 후반부 곡들이 얼핏 듣기에 다 '홍대 감성'으로 비슷하다는 혐의는, 바로 그 음악적 포지셔닝의 보석을 받고 풀려난다.

싱잉앤츠 2집 - 파국열차호주에 살면서 싱잉앤츠 블로그에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해서 한국 집으로 배송받았다.

3년이라는 공백 끝에 설마 싶던 정규 2집이 나온다. 두 음반 사이에는 별게 없었다. 그저 박근혜 정권과 각 멤버의 결혼, 출산, 각자도생만이 있었다. 이 음반이 노골적으로 파국, 죽음, "I'm a single man"을 운운하는 것은 바로 그 탓이다. 아직 청년다움이라는 스펙트럼의 어딘가에서 있고 싶은 그들을 세상은 영 도와주지 않았고, 그래서 그들의 행보는 끝내 '어차피 우리 다 죽잖아?'라는 조소도 무엇도 아닌 현실에서 멈춘다. 음반 표지 디자인과 <우주의 먼지 개미팝 Remix>가 1집을, 명백한 타이틀곡 <파국열차>의 편곡이 인조이뜰의 감성을 필사적으로 복각하려 하는 것은, 그런 맥락으로 살펴볼 만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음반은 음악 작업이라기보다, 차라리 그들이 지나온 세월 전반에 대한 코멘터리에 더 가깝다. 가사들은 개인사라고 보기 어려운 것들이 더 늘었고, 센티멘트는 20대가 결코 공감하지 못할 30대의 것으로 일관되어 있다. 심지어 대중성과도 거리를 두어서, 조금 흥얼거려 볼작시면 느닷없이 일렉트로닉 편곡(<답장>)이며 B파트 등으로의 전환(<악기를 받았네>)을 걸어버림으로써 "이렇게 부르고/연주하고 끝을 내겠다"라는 의지를 공고히 한다. 바로 이것이 이 음반의 전체를 아우르는 정서로서의 끝장, '파국'이다. 단 1개 트랙에서 "이번 정차역은 파국" 운운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서 귀여운 눈속임이라 함이 정확하다.

2집 발매기념 캘리그래피 대회 우리는 언젠가 캘리하겠지요 응모장면이 맥락에서 이제야 밝히는 거지만 이 발상을 하고 응모작을 찔 때부터 반쯤은 벌써 이런 걸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재밌게 불러서 그렇지, 사실 이 파국은 진짜 문자 그대로의 파국을 말하는 거 아닐까? 싱잉앤츠가 잠깐이나마 하필 '단편선과 선원들'과의 교류가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며 엄연한 디스코그래피적 사건이고 해석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 시점에서 남는 물음은 이것이다. 이 파국, 종언, 종료는 실은 싱잉앤츠 전체를 아우르는 정서였는데 이번에 결언된 것에 불과한가, 아니면 지금까지 전개했던 것처럼 우연하게 디스코그래피에서 발전되어 나온 것인가? 나는 후자라고 믿는다. 쉽게 말하면, 예컨대 싱잉앤츠 멤버들이 어떤 이유에서건 "죽을 때 죽더라도 좀더 놀다 죽자" 같은 긍정적 결기를 갖는다면 3집은 마치 2집 위에 1집을 덮어써놓은 듯한 모양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표현이나 발상을 자기표절 내지 재활용하지만 않는다면 ― 김명재님이 계신 한 그럴 일은 없겠지만 ― 그 역시 닳아빠진 '홍대포크' 신에서 이번에도 존재감을 뽐내며 좀더 계속해나갈 수 있을 테다.

하지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전자다. 내가 너무 낙관하는 것일까? 싱잉앤츠는 여태껏 "맘에도 없는 여행"을 하며 "원하고 바랬던 … 이런 노랠 불러도 좋단 허락"을 구하다가 기어코 "뜨거웠던 지난 아픈 기억 … 모두 다 바람에 흘려 보"내고 만 것일까? 그걸 나와 숱한 청취자들만 몰랐던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것이야말로 절망이다. 자기들은 일개미지만, 그래도 노래는 하면서 "조용히 재밌게 …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살고 싶다던 싱잉앤츠가 이제 더 이상 힘을 낼 수 없다면, 그런 세상에서는 그 누구도 힘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3집을, 아니면 디지털 싱글의 연속을, 하다못해 기성곡의 편곡 놀이라도 계속해 주기를 무책임하게 바라게 되는 이유다. 뭘 하든 식상하거나 전형적이지는 않았던, 복잡하고 밝았던 청년의 때를 기억하기 때문에 그러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싱잉앤츠가, 이젠 정말로 노래할 거리가 다 떨어진 건지, 아니면 그래도 좀더 살아보니 뭐가 더 있더랬었는지, 그걸 한 두어 해쯤 뒤에 좀 알고 싶다고 생각한다.

  1. 이 블로그에서 영역 가사를 붙여 소개한 적도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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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메모용.

의외로 JetPack은 없습니다. 내 생각에 인피니트 스크롤이라는 것은 양놈들의 물정이므로 척사해야 합니다.

mrskimsbutchershop.com.au 를 1차완료한 기념으로 좀 업데이트. - 2017.06.20



#1 정말 필수 : 이걸 안 깔고 워드프레스를 쓸 수는 없다

  • BackUpWordPress
    - 아무 생각 없이 WP를 백업해 준다.
  • WP Super Cache
    - 캐싱 플러그인도 없이 워드프레스를 쓰겠다고?
  • uploading downloading non-latin filename
    - 한국어가 이름에 포함된 파일을 올릴 일이 있을 것이다. 순순히 설치하자.
  • Yoast SEO
    - 직접 SEO를 구현하기 싫다면 일단 이걸로 공부하자. 최근에 이상한 신호등을 도입했다는 게 유일한 흠.
  • SO Hide SEO Bloat
    - Yoast SEO 특유의 정신사나운 경고-안내-힌트 메시지를 싹 숨겨준닼ㅋㅋㅋㅋㅋㅋㅋㅋ
  • Better Search Replace
    - "DB" 안의 일치 스트링을 찾아서 일단 보여준 다음 (유저가 dry search 체크를 풀면) 싹 찾아바꾸기 해준다. 언젠가 써야 할 날이 반드시 올 것.
  • WP Editor
    - 텍스트에디터 켤 일 전혀 없고 비주얼에디터로만 먹고살 거라면 안 깔아도 됨.
  • TinyMCE Advanced
    - 워드프레스 기본 비주얼에디터로 충분하다면 안 깔아도 됨.
  • WP User Avatar
    - 워드프레스가 취약한 유저아바타 부분을 도와준다. 회원관리를 전혀 구현하지 않을 거라면 안 깔아도 됨.



#2 블로그나 그 이상의 웹사이트 : 공식홈페이지, 웹진 등을 만들 때

  • Korea SNS
    - 카카오톡, 라인, 카카오스토리 등 한국 SNS 공유 처리를 아무 생각없이 구현할 수 있음.
  • KBoard 게시판 설치도구
    - 이걸 깔면 KBoard라는 게시판 플러그인을 쓸 수 있다. 써보면 느낄 것이다. 이거슨 넘나 한국인용 게시판 같은 것…
  • Meta Slider
    - 사진갤러리, 슬라이더 등등을 구현해야 한다면 가급적 이 플러그인으로 해결을 보자. 이 플러그인을 보조하는 플러그인들이 따로 있을 정도로 유명한 플러그인.
  • Contact Form 7
    - 너무 필수라서 설명이 부끄러울 정도인 메일작성 폼 생성기.
  • Ultimate Category Excluder
    - 어떤 카테고리들을 일반인이 보지 못하게 숨길 수 있다.
  • Google Analytics by Yoast / Naver Analytics
    - 사이트 통계를 봐야 한다면 이놈들로.
  • IG Shortcodes
    - 본문 내 이런저런 요소들을 넣어야 할 때 쓴다.
  • Better Delete Revision
    - 얘 왜 남아있냐 싶은 리비전을 찾아서 한방에 청소해 준다. 글(posts)을 많이 쓰는 경우라면 반드시 깔아야 한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으니 심심할 때마다 버튼을 눌러 청소할 것.
  • Duplicate Post
    - 같은 형식의 글/페이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일부러 어렵게 살 필요는 없잖아?



#3 우커머스 : 쇼핑몰 만들때 필요

  • WooCommerce Ajax Cart Plugin
    - 이름 그대로. 장바구니 AJAX 에디트가 됨.
  • Bootstrap one page woocommerce checkout
    - 결제창에 장바구니를 띄우려면 필요. Woo AJAX Cart와 같이 쓰려면 약간의 walkaround가 필요하다.
  • 우커머스용 아임포트 플러그인 / 아임포트 결제버튼 생성 플러그인
    - 한국인 우커머스 개발자라면 iamport 믿고 천국갑시다. 아니 그냥 결제기능을 구현해야 하는 한국인 개발자라면 아임포트의 권능에 의지합시다.
  • Beomps Korea Postcode Search
    - 새주소를 입력할 수 있다! 우커머스 호환으로! (아진짜 이코드는 모두가 달라붙어서 소셜코딩을 해줘야 하는데)
  • 단비 배송조회 (55000원, nulled 없음)
    - 유료 값을 한다. 당신이 송장번호 필드를 우커머스 DB에 추가하고 이걸 배송쪽과 연동시키는 애드온을 만들 자신이 있으면 안 사도 됨.
  • Woocommerce Social Login (79~179달러, nulled 있음)
    - YITH에서 만든 YITH WooCommerce Social Login은 정말 쓰레기임. 이게 정말 확실하게 여러 SNS 계정들을 배송정보 포함해서 정확하게 하나의 계정으로 연동해 준다.



#4 devops : 기타 하여튼 뭔가 빡세게 개발 및 유지보수가 들어가야 할 때

  • Adminer
    - 언제까지 phpMyAdmin에 직접 들어갈 건가? WP 안에서 해결이 가능한데.
  • Loco 번역
    - 모든 플러그인/테마의 언어(번역)를 원본 건드리지 않고도 고칠 수 있게 해 줌. 사이트 안에 외국말을 절대 뿌릴 수 없는 경우라면 설치를 진지하게 고려해 보자.
  • Easy Updates Manager
    - 어떤 플러그인/테마들의 업데이트를 금지할 수 있다. nulled된 걸 다운받아 설치했거나 하다면 꼭 깔아야 할 플러그인.
  • Simple Custom CSS
    - 자식테마와 플러그인 내부 지원 커스터마이징으로 해결이 안 되는 프론트엔드를 때려부셔야 한다면, 이놈으로 점잖게 부시자. 가장 마지막에 로딩되어 모든 CSS를 오버라이드해버림.
  • WP-SpamShield
    - 가끔 스팸이 자꾸 쳐들어올 때가 있다. 이걸로 빨래 끝. (이참에 Akismet도 지우고.)
  • Disable Responsive Images
    - 구버전 워드프레스가 꼬일 대로 꼬여서 4.4부터 도입된 반응형 이미지 태그가 엑박을 돌려줄 때 눈 딱 감고 깔아버리자.
  • Heartbeat Control
    - AWS 등 서버를 직접 굴리는 환경에서 아무 이유 없이 사이트가 버벅인다면 하트비트(워드프레스 프론트엔드에서 주기적으로 실행되는 AJAX JS)를 느리게 조절해 보자.


Posted by 엽토군
:


*

Trust, trust in the Lord 주 신뢰하며

Lean not on your own understandings 내 명철에 기대지 않고

In all, all of your ways Acknowledge Him 나의 모든 일에 주 인정할 때

He'll make your path straight 지도하시리


1.

You'll be my guide for life 내 목자 되신 주

I'll walk by your side 동행하려네

With Your hand in mine 맞잡은 그 손

I'll go where You lead me 이끄시는 대로


2.

My eyes can only see the ground beneath my feet 내 눈이 보는 건 발끝의 바닥뿐

Your dreams are greater 더 크신 꿈을

Your ways are higher 더 높은 길을

O Lord please show me 보여 주소서


+ Bless my thought, my dreams, my imaginations 내 생각과 꿈과 맘에 안수하사

Step by step, Your delight, Your creation 한 걸음씩 주 기쁨 빚으소서


(C) 1998 Integritys Hosanna! Music, Written by Amy Sandstrom-Shoyer

2015, Translated by Eojin Kim




요즘 거의 인생 테마송. 이렇게 좋은 노래가 번안되어 불리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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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워드프레스를 약간 할 줄 알게 되면서 느끼는 건데 이게 살짝 조립PC 느낌이다.


  1. 2000년대 초반에 “PC를 삼보컴퓨터에 가서 사지 않아도 조립해서 쓸 수 있다!!!”라는 사실이, 우선은 너드들을 중심으로 굉장한 충격을 안겨주면서 퍼져나갔었더랬다. 아직은 그런 게 가능하긴 하냐는 분위기였다.
  2. 이후 막 너도나도 조립을 해보았다드니, 실패했다느니 성공했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이 막 오고갔다. 여기까지는 뭐 그냥 신기한 이야기.
  3. 그런 시절이 지나고 나니까 부품들이, 부품 생산 업체들이, 조립이 가능하게, 아니 조립에 좀더 최적화된 부품들과 옵션들을 내놓기 시작을 했다. 여기서부터 일반인들이 ‘어? 그럼 나도 이거 이거 사서 후기글 보고 여차저차 하면 되나?’ 하고 괜히 도전해 보기 시작한다.
  4. 그러더니 저렴하게 PC를 조립해 주는 회사들이 브랜드를 달고 나타났다. (주연컴퓨터라느니 여우와늑대라느니… 맞나? ㅋ 나중에 다시 조사해보기로) 이 단계쯤 오면 이제 “컴퓨터 좀 아는 형”들이 등장해서 동생들 컴퓨터 구매에 충고를 해 주고 그런다.
  5. 메이커 업체들은 AS가 잘 된다는 것과 품질을 보증해 준다는 메리트를 가지고 승부를 했고, 이런 대응이 있을 때쯤 용산과 강변에서는 뭐 그냥 PC 조립해주는 것이 핵심 사업이 되고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PC를 조립해서 쓸 수 있다는 건 상식인데 이제 그 구체적인 내용이 대중화되지는 않는 단계.
  6. 그 다음 수순이 되니까 이제 메이커들은 아예 다른 시장(노트북, 휴대폰…)을 개척해서 나가 버리거나, 아주 약간의 데스크톱 PC 시장 지분만 운용하는 정도고 이제 PC 구매만큼은 메이커와 조립PC 사이에서 충분히 잘 알아봤느냐 안 알아봤느냐, 내가 직접 하느냐 남한테 돈을 주고 시키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선택의 결과만 놓고 보면 그 모든 옵션들이 서로 아무 차이가 없게 되었다. 이 시기쯤 되었을 땐 이미 486 586 같은 단위는 사라진 지 오래고 부품을 끼우면 끼운 부품 값을 컴퓨터가 그대로 하는 아키텍쳐가 다 돼 있고 웬만해서는 누가 어떻게 해도 큰 문제 안 일어나게 기술 튜닝이 돼 있는 때였으니까…
  7. 그리고 한참 잠잠히 있다가 슬슬 다음 파도가 밀려오는데 이번에는 아무래도 라즈베리 파이, 아두이노 같은 툴킷 컴퓨터가 아니겠는가 추정됨. 이제 관건은 이 대상의 얼마나 깊숙한 잠재력을 끌어내서 얼마나 대중적으로 만드느냐에 달리게 된다. 이거 잘 하면 위대해지는 거고 못 하면 뭐 그냥 팔로워 되는 거지.


뭐 대충 이 수순을 대입해 보건대, 앞으로 워드프레스 기반 웹 빌딩 전망은:


  1. 2010년대 초반에 “이 모든 사이트가 워드프레스 기반이다!!!”라는 게 업계 뉴스였다.
  2. 전반적으로 영어 거부감이 적어진 시대 덕분에 codex를 더듬더듬 읽어서 설치를 해 보고 “와 이거 정말 되네!”라며 운영 시작한 파워 워드프레서러 등장. 이때 대다수 일반인들은 뭐 그런 게 있는지 어떤지도 모른다.
  3. 이런 시기를 지나고 워드프레스가 안정화를 하니까 플러그인들과 각종 유무료 테마들이 갖다 쓰기 좋게 막 쏟아지기 시작한다. 이제 워드프레스 관련 책이 나와서 이거 보고 자기 블로그 제작에 도전하는 일반인들이 나오기 시작.
  4. 이제 워드프레스 홈페이지 구축 대행업자들과 각종 빌더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워드프레스 좀 쓸 줄 아는 형 오빠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지금 여기!
  5. 이제 슬슬 더 많은 영세 컴퓨터 관련 업자들이 워드프레스 홈피 기본 구축을 부업 삼기 시작할 거다. 그리고 각종 유수 업체들은 프리미엄 관리니 뭐니 하는 것 갖다붙이거나 아예 다른 툴을 도입하거나 할 것이다. 적당한 장래에 다들 워드프레스 필수 플러그인 목록을 모르지는 않는데 그게 왜 필수인지는 잘 모르는 때가 올 거다.
  6. 좀더 시간이 지나면 업자(여기서는 뉴스 사이트, 쇼핑몰 등)들은 파이선이나 ror나 노드js 기반 웹애플리케이션으로 아예 넘어가 버리고, 다들 도메인부터 테마/플러그인 편집기까지 매뉴얼대로, (주로 돈 받고 대행해 주는) 누가 어디서 골라주는 대로, 시키는 대로 깔아서 고만고만하게 꾸려 운영하게 될 것 같음. 다들 큰 문제 없이 잘 굴러가지만, 그 사이트들이 크게 고급화되거나 확실하게 기술적으로 진보하는 일은 더 이상 안 일어나지 않을까.
  7. 그리고 지금은 웹애플리케이션 관련해서 이렇달 시동이 안 걸려 있는데 이제 슬슬 걸린다. 예를 들어서 다음 네이버 같은 데서 갑자기 파이선 무료호스팅을 해준다거나… php가 소개됐을 때 제로보드가 만들어졌듯이 이 시즌에도 무슨 프레임워크가 만들어질 거다. 그리고 그게 다음 시대의 워드프레스가 될 것임.


결론: 이 사이클은 항상 있어 왔던 관계로 항상 두어 스텝쯤 빨리 있지 않으면 파도타기는 절대로 불가능하게 된다. 그러니까 올라운더가 되고 싶다면 파이선을, 웹만 죽어라 팔 거라면 노드js를, 너드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으면 루비를 (그리고 더 심각한 너드가 되고 싶으면 LISP를) 지금 당장 배우기 시작합시다. php는 이를테면 프로그래밍 업계의 복사실 같은 곳이라 여기서 탈출 못하면 향후 20년 이 업계에서 밥 빌어먹기 힘들 것. 난 자바스크립트 이상은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는 관계로 node.js로 갈 예정.


PS: 난 스페이스보다 탭. 1타에 되는 걸 2~4타로 하라는 것은 인류에 대한 죄악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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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페르시아에서는 왕이 미치면 카프카스로 전쟁을 하러 간다더니 저는 요즘 웹진 만들면서 꾸역꾸역 삽질하며 본의 아니게 키운 기초체력을 활용하여 오도방정 뛰어다니는 중입니다. 음… 이번 학기 성적은 과연 어떨까…


저번에 올린 Noto Sans 테스트 페이지는 건너뛰고, 그 이후 추가로 작업한 것들을 부끄러우나마 올려 봅니다 *-_-* 참고로 위에 있을수록 최신작(?)입니다.



is.gd / waa.ai URL shortener

완전히 개인적인 이유로 작업함. 뒤에 ?from=주소 형식으로 넣으면 prompt를 띄워서 축약주소를 가져갈 수 있게 해놓았다. 에러 핸들링까지는 했는데, isset()은 다룰 줄 모르겠어서 일단 못 함. (그리고 그걸 각 쇼트너 api들이 알아서 해주고있다... ㅋ... ㅋㅋㅋ... 역시 개인의 무능이 체제의 공교함으로 커버되는 21세기로군 ㅋㅋㅋㅋㅋㅋㅋㅋ) 기왕이면 프롬프트 종료 후 history.back()까지 먹여주면 좋았겠지만, 그건 아직은 내 능력 밖이라고 생각된다.

북마크릿으로 쓰시려면 적당한 즐겨찾기를 만드시고 주소를 아래와 같이 수정하세요.

is.gd

javascript:void(location.href='http://eojin.esy.es/isgd.php?from='+encodeURI(location.href))


waa.ai

javascript:void(location.href='http://eojin.esy.es/waaai.php?from='+encodeURI(location.href))

핵심: PHP JSON 파싱 // 다차원 배열 참조 // 에러 핸들링 // sgwlan에서 waa.ai가 멀웨어로 캡쳐되는 문제에 대하여 -_-;



Y'over There!

태어나 처음으로 작성해 본 php 웹앱(?). Yo 사용자에게 메시지 내용이 파라미터로 담긴 PHP url을 GET방식으로(;;;) 전송한다. 수신자는 * from YOVERTHERE라는 노티를 받고, 눌러 보면 송신자가 보낸 메시지가 나온다. 그냥 Yo라는 초단순 앱을 가지고 API 실습을 해 보는 데 의의가 있었음.

핵심: API 사용하기



adblock bookmarklets

픽시브 광고 안보이게 없애기(for touch.pixiv.net):

javascript:(function(e,a,g,h,f,c,b,d){if(!(f=e.jQuery)||g>f.fn.jquery||h(f)){c=a.createElement("script");c.type="text/javascript";c.src="http://ajax.googleapis.com/ajax/libs/jquery/"+g+"/jquery.min.js";c.onload=c.onreadystatechange=function(){if(!b&&(!(d=this.readyState)||d=="loaded"||d=="complete")){h((f=e.jQuery).noConflict(1),b=1);f(c).remove()}};a.documentElement.childNodes[0].appendChild(c)}})(window,document,"1.3.2",function($,L){$("span[css*='premium_info_bar'], span[class*='premium_info_bar'], .comic-banner, a[href*='premium'], .ad-banner, #add-to-home-screen, .premium-page, .info, .ad-container, .ad-body, div[id*='nend'], div[class*='ads-']").css("display","none");});


경향신문 모바일 광고 숨기기(for m.khan.co.kr):

javascript:(function(e,a,g,h,f,c,b,d){if(!(f=e.jQuery)||g>f.fn.jquery||h(f)){c=a.createElement("script");c.type="text/javascript";c.src="http://ajax.googleapis.com/ajax/libs/jquery/"+g+"/jquery.min.js";c.onload=c.onreadystatechange=function(){if(!b&&(!(d=this.readyState)||d=="loaded"||d=="complete")){h((f=e.jQuery).noConflict(1),b=1);f(c).remove()}};a.documentElement.childNodes[0].appendChild(c)}})(window,document,"1.3.2",function($,L){$("#nbpmobilead_div, #mz_wrap, #div_photolink, iframe, .m_btm_ad, span[class*='_2beon'], div[class*='_2beon']").css("display","none");});

다른 php로 넘어갈 때마다 새로 눌러줘야 하는 매우 불편한 애드온. 쉽게 말해서 실제로는 쓸모가 없다. 그냥 jQuery로 작성한 스크립트로 북마클릿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두기로. 그놈의 동일출처 정책이 뭔지...

(혹시나 써보고 싶으시다면 다음과 같이 합니다. ①아무 페이지나 북마크(즐겨찾기)에 추가하세요. ②위의 코드를 쫙 복사하세요. ③방금 북마크한 페이지를 수정(편집)합니다. 이름은 적당히 "픽시브 광고 ㄲㅈ" 같은 걸로 바꾸시고, 기존 주소(URL)를 지우고, 방금 복사한 위의 코드를 붙여넣고, 저장 또는 적용하세요. ④해당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광고가 짜증날 때마다 북마크를 누릅니다. 끗)

핵심: benalman.com/code/test/jquery-run-code-bookmarklet (...;;;)



초간단 선택지 카드

웹진에 사용할 일이 있을 것 같아 꼬박 3시간 걸려 만든 j쿼리 장난입니다. 각 카드에는 고유번호 id가 붙어 있고, 버튼을 누르면 버튼에 부여돼 있던 번호를 고유번호로 가지는 카드가 나타나는 식이죠. 실행취소 버튼은 만들 수가 없다는 게 함정 ㅋ

핵심: replace(/\D/,'') // $(".phase[id=p"+to+"]").show();



초간단 폰 배경화면 생성기

제가 혼자 쓰려고 만든 것인데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두 개의 빈칸에서 색을 선택하고 SET을 누르면 그라데이션이 만들어지는데 이거 그냥 SAVE IT 눌러서 저장해 쓰면 되는겁니다. 색은 hex와 name을 지원하고, 잘 모르겠으면 그냥 옆의 RANDOM 누르면 알아서 채워줍니다. 모바일에서 SAVE가 잘 안 되시는 분들은 기본 브라우저에서 직접 열어봐 주세요.

핵심: Math.random 함수로 0부터 ffffff까지 사이에서 랜덤 돌려 16진수로 반환받기 // 문서 전체 내용에서 특정 클래스 찾아 셀렉트하기 // toDataURL 메소드로 base64인코딩해서 href로 돌리기



초간단 더보기 버튼

웹진 워드프레스에 삽입할 자체 제작 숏코드용으로 목업했던 것입니다. 실제 shortcode 함수에서는 [more text="버튼에 들어가는 말" colorback="버튼 색과 말풍선 테두리 색" colortext="버튼에 들어가는 말의 색"]말풍선에 들어갈 말[/more] 구조로 사용 가능합니다.

핵심: .next() // calc(50% - 14px); // border-left-color, border-left-style 등으로 잘게 쪼개어 지정해주고 jQuery에서 꼼꼼하게 셀렉트하기



위키백과 링크 자동 전환기

역시 웹진 개발 과정에서 쾌적한 독자 경험을 위해 혼자서 뚝딱뚝딱 짜본 코드입니다. 문서 내의 wikipedia를 포함하는 모든 링크에 대하여, 사용자가 모바일로 접속했을 경우 링크를 모바일 전용 링크로 덮어씁니다. 위키백과가 아직은 자체적으로 리디렉션을 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싶어서, 그리고 제가 폰으로 보는 PC뷰의 잔글씨를 참을 수 없어서 만들었습니다.

핵심: if( /Android|webOS|iPhone|iPad|iPod|BlackBerry|IEMobile|Opera Mini/i.test(navigator.userAgent) ) { (…함수…) } // position:absolute; top:50%; left:50%; transform:translatex(-50%) translatey(-50%);



비상용 명함 제조기


페이지가 시키는 대로 버튼을 누르거나 입력하다 보면 명함이 완성됩니다. 우클릭해서 다른 이름으로 저장해 쓰면 되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이때는 아직 toDataURL같은 건 꿈에도 몰랐습니다.) canvas를 배우느라 여념이 없어서 많은 뒷이야기가 있었지만 그냥 이제는 다 잊기로 한 참 서글픈 코드였습니다. 처음 만들었을 땐 너무 웃겨서 낄낄거리면서 했다고 합니다.

핵심: 문서 로딩 시점에서 하얗게 색칠된 명함 크기 캔버스 작성 // 이미지를 file로 받아와서(이 원리는 아직도 모름…) 또는 기존 URL로부터 삽입 // 버튼 클릭하면 그 버튼 근처 input에서 val 얻어다가 캔버스에 뿌리기



친척용 컨디션 카드


잘 읽고 자기가 해당이 있는 조건들을 클릭해 선택하고 출력해서 목에 걸고 다니면 되는 카드입니다. 여기 올라온 코드들 중 제일 구현이 막막했던 녀석인데 j쿼리 없이 checkbox "마법"으로 해결하는 레퍼런스가 있어서 그걸로 해결봄. “어진이 아이디어는 어진이가 디자인까지 해야 100%가 나오는 것 같아”라는, 마냥 기분 좋아할 수만은 없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핵심: checkbox 자체는 숨기고 그 옆에 label for로 연결을 시켜 여기에 각 노드를 넣음 // .checkbox-class:checked ~ .class // @media print로 not:checked display none



flickOut bookmarklets

javascript:(function(){var a=document.getElementById('allsizes-photo').getElementsByTagName('img')[0].src;prompt('Ctrl+C to use it :-)',a)})()

flickr.com에서 저작권이 'All Rights Reserved'로 설정돼 있어서 다운로드를 못 하는 사진들이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이런 사진들도 '모든 크기 보기' 페이지는 지원하는데요, 거기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이 북마클릿을 설치해 두셨다가 "https://www.flickr.com/photos/(영숫자)/(숫자)/sizes/(알파벳)"처럼 생긴 주소의 모든 크기 페이지에서 북마클렛을 실행해 주세요. 이미지 주소를 복사할 수 있는 경고창을 띄웁니다.

핵심: getElementById, getElementByTagName.src (네 그렇습니다 왕초보 코드입니다.)



앞으로도 추가가 될… 까나?

혹시나 소스를 보시거나 포크하시려거든 코드펜 현관에서 엽토군을 찾아주세요.

Posted by 엽토군
:

길게 쓸 수도 있는 글인데 그냥 짧고 굵게 쓰고 넘어가는 자리입니다. 아쉬우시다면 코멘트로 썰 풀어달라고 요청해 주세요. 수시로 위로 올라오는 (최신글로서 갱신되는) 글입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수요일 아침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영화관람권을 들고 강동CGV로 갔다. 조조 가격 5000원을 할인받은 셈이 되었다. 약간 아까웠다. 하지만 영화는 정말 좋았다. 히말라야라는 다소 클리셰적인 공간은 아쉬웠으나, 뉴욕, <LIFE> 사옥, 헬베티카,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의 청정하고 생생한 장면들은 정말 볼만했다. 이 영화는 코미디이기도 하다. 특히 애덤 스콧이 분한 구조조정 담당자 캐릭터는 "한 직장에서 16년간 수백만 장의 네거티브 필름을 관리했어도 단 한 컷도 잃어버린 적 없는" 묵묵한 모범사원이 항상 막연한 질투와 분노의 대상으로 삼고 있을 '방금 굴러들어온 개뼉다귀' 바로 그것이었다(쉽게 말하면, 내가 다 때려주고 싶었다). 월터의 상상 장면들 또한 내게는 굉장히 직설적인 코미디로 보였는데, 왜냐하면 그것이 각자 할리우드 장르 클리셰의 한 가지씩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신은 로맨스, 어떤 신은 스릴러, 어떤 신은 무식한 블록버스터. ㅋㅋㅋㅋㅋ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월터에게는 상상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에게 꿈만 같은(혹은 악몽과도 같은) 순간들이 실제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부디 해외여행이라는 요소가 그런 순간들을 도와 줄 한 가지 방편으로서만 읽히기를 바랄 뿐이다. 국내전도여행 세 번, 해외전도여행 두 번, 혼자 다니는 여행을 두어 번 해 본 내게도, 그때의 전진하는 감각이 때때로 추억거리 내지는 삶의 다이나믹이 되어 돌아오곤 한다. 학원에서 받은 첫 월급으로 여기저기 돈을 쓰고 다닌 다음 다시 나답게(?) 공짜 조조표로 본 영화는, 뜻밖에도 내게 직장인으로서의 공감을 가져다줬고, 간만에 극장을 나오며 먹먹했다. 간만에 본 좋은 판타지였다. 좋은 판타지는 시청자의 가슴에 대고 이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너의 삶도 이것만큼은 생생할 수 있지 않니?"


라바

GbusTV로 보면서 재밌게 본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하다면 이 만화는 진짜 못된 만화다. 이 애니메이션 특유의 미친 fps와 속도감은, 각 장면들을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감상자의 사고를 딱 그치게 만든다. 전체 줄거리를 말로 다시 설명하려면 그게 더 오래 걸린다. 그냥 보고 웃으면 되는 것이지, 누가 뭘 해서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그래서 뭘 했는지 일일이 살피고 인식하고 납득하고 공감할 여지가 없게 되어 있다. 심지어 옐로와 레드라는 등장인물 이름조차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라바를 보고 자라는 어린이는 분명히, 적어도 그 이전 세대보다는 더 심한 TV 바보가 된다. 웃었지만, 왜 웃었는지 자기 입으로 설명하지 못해 그걸 다시 틀어서 보여주고 상대가 웃기를 기다리는 것밖에 하지 못하는 바보 말이다.


도로명주소

한국인의 위치 인식은 철저하게 지역군 단위이지 경로 단위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일상생활 자체가 '동네' 위주로 편제되어 있다. 그러니 어떤 원주민도 자기가 어느 도로 위에(on which street) 사는지에 아무 관심이 없고, 그게 삶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런 한국에서 "무슨 로 몇번 길 몇-몇"이란 주소는, 길 찾는 할머니에게는 물론이요 그걸 가르쳐줘야 하는 원주민에게도, 한국인 누구에게도 아무 의미도 전달하지 못하는 공허한 코드에 불과하다. 필요한 것은 새로운 주소가 아니라 기존 지번주소와 우편번호와 각종 지도 어플리케이션의 합리적 개선일 뿐이다. 글쎄, 전국이 신도시 or 깡촌으로 완전 재개편된다면 모르겠지만, 신장로 218이라는 짧고 편리한 주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도로명주소는 희대의 실패 정책으로 남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연극 <불가능한 동화>

지인이 동명의 소설을 연극으로 각색해서 아마추어 공연을 연다기에 마지막 무대를 일부 보았다. 1시간이 넘는 전반부의 연극 동안 연출진은 관객에게 느릿느릿한 템포를 즐겨 달라는 (또는 견뎌 달라는) 주문을 암묵적으로 계속하고 있었고, 관객들은 숨죽여 그걸 즐겨(또는 견뎌) 주었다. 15분의 인터미션 중 연극 진행팀은 관객을 전부 퇴장시키고(!!!) 극장 입구를 잠갔다. 뭔가를 열심히 준비한다는 모양이었다. 그 시간 동안 관객들은 멀거니 서서 또는 대기자 좌석에 앉아서 지금까지의 연극이 얼마나 길었는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바빴다. 이 연극은 한 소설에 대한 예술적 문법으로서의 지극한 찬사는 될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명백히, 안타깝게도 내지 괘씸하게도 "엔터테인먼트"는 되지 못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티켓 값이 아까운 연극은 아니었다. 불가능한 연극일 뿐이었다.


Beautiful Life

iOS 7 이상이 깔린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Apple ID를 미국 계정으로 로그인시켜 놓고 음악 기본앱을 열면 iTunes Radio를 들을 수 있다. 여러 방송국이 있고, 다음 곡 스킵 횟수와 이전 곡 다시듣기가 제한된 온라인 라디오가 장르별로 제공된다. 가요를 전혀 안 듣는 나로서는 미국 앱등이들의 아이튠즈 구매목록 위주로 생성되는 K-POP Station이라도 들어야지 하는 심정으로 타이머 걸어 놓고 자기 전 재생시켜 머리맡에 두고 자곤 한다. 지금껏 그렇게 잠결에 이 방송국이 들려 주는 요즘(?) 노래들을 듣다가 귀가 솔깃했던 곡이 딱 두 곡 있었다. 우습게도 하나는 Block B의 닐리리맘보였다. instrumental이 괜찮더라. 그런데 다른 하나가 바로 이 곡이었다. 이 방송국이 용케도 최신곡을 틀어주었다 싶더니, 다시 찾아서 들어보았을 땐 잠결에 미처 다 듣지 못했던 감동과 눈물겨움이 속속이 배어 있었다.

지금 드렁큰타이거 서정권은 쉽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의 삶 자체도 파란만장하였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다 지나온 한 마리의 ‘술 취한 호랑이’는, 문득, 요즘 유행하는 힙합의 유행 조류 일체를 굳이 거절하고 그 대신 차분히 빛나는, 위로하는 듯한 음색을 선택한다. 자살률 1위의 이 나라 사람들을 위로하는 그 이전에, 우선 자기 자신이 위로받고 싶다는 듯이. 가사도 rhyme이 어떻고 플로우가 어떻고 하는 차원에서 완전히 초탈한 채 그저 이 한 마디를 두어 번 할 뿐이다. "니 맘을 조금 알아." MC스나이퍼가 컨트롤 대란의 풍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뒤 내놓은 신곡에서 "할 수 있어"를 아직도 그렇게나 힘에 부치는 라임과 특유의 냄새만 풍기는 소울로 억척스럽게 버티듯 외치고 있다면, JK는 전혀 힘을 주지 않는다. 'Monster'를 하던 그의 모습은 없다. 한 집안의 가장이고 누군가의 아들로 그렇게 살아가게 된 그는, 그냥 찬란한, 그래서 오히려 더 강하게 눈물겨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상하게도, 그들을 비웃을 의도는 없지만, 삶이 너무 고단해서 기운을 굳이 내고 싶지 않을 때 정작 힘을 발휘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무명 래퍼'로 치부되는 이들이 생애를 쥐어짜서 토해낸 그 몇분짜리 무명곡들이다. 그들의 괴로움, 희망, 결연한 의지와 자부심 그리고 진실, 그런 것들이 먹먹하게 스피커 너머로 들리면서 숙연해지고, 위로가 된다. 거기에 후크와 샘플링과 믹싱이 좋아서 음악으로 흥을 얻기까지 하니 진정한 cheering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드렁큰타이거는 진심어린 cheering의 진수를 내놓았다. 개인적으로 타이틀곡 "살자 the Cure"보다 이 곡이 좋다. 니 맘을 조금 알아, 이 짧디짧은 괴로움과 진실의 응축 그것 때문에.


세븐갤

"세븐갤이 털리고 있다"는, "제대로 된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 어떤 비논리가 발생했다"를 뜻하는 사회적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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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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