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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볼 때까지만 해도 까맣게 몰랐는데 BBC에서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번역 연습 겸 올려봄.

흔히 마이클 무어 하면 사람 약올리는 더벅머리의 싸움꾼을 생각한다. 완전군장 차림으로 눈을 부라리며 돈 많고 힘센 사람들의 사무실로만 쳐들어가는 이 풍자쟁이 불곰은 입으로 변화구를 던지며 통계로 저주를 퍼붓고, 잘은 모르지만, 미합중국의 오만가지 잘잘못을 뒤틀어 내놓고 있다. 하지만 왕년에 화염병 좀 던져 봤다는 고령의 (그는 이제 환갑을 넘겼다) 연극적 논픽션 경력자가 나이를 먹더니, 그의 마음 속 꽃돌이를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

지난 목요일 토론토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마이클의 신작 다큐멘터리는, 그 제목 <다음엔 어디를 공략할까>가 영락없이 9/11 사태 이후 미국의 세계 정책을 발라 버리려는 영화이려니 짐작하게 만든다. 그런데 그 제목이 낚시다. 영화는 군사적 식민지 정책을 까지 않는다. 마이클이 혼자 유럽, 스칸디나비아, 북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를 ‘공략’하러 다닌다는 것이 작중 핵심 꽁수다. 다른 데선 일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그 사례들을 보고, 마이클이 그 방법들을 “정복”하여, 그걸 들고 조국으로 귀환한다는 것이다. 사례의 대부분은 이태리의 법정 공휴일 휴무제, 포르투갈의 마약 합법화 등 정부 정책 쪽이지만, 감독은 여기서 정치보다는 문화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엔 어디를 공략할까>에서 그리고 있듯, 이 나라들은 사회계약에 근거한 생활 방식을 살고 있다. 우리가 여기 살면서 서로를 돌볼 것이라는 믿음의 계약 말이다. 감독은 미국도 한때는 그런 생각을 품고 살았었지만, 이젠 관료제와 탐욕이 우릴 속수무책 만들었으므로 그렇게 살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 미국 시민들은 지도층과 그들의 인습과 그들 맘속의 또다른 무언가에 의한 통제를 받고 있으며, 그래서 각자도생에 내몰리게 되었다는 것이 그의 메시지다.

출처


마이크 형님이 영화를 안 찍어도 되는 세상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건 자막 작업 할수있음 해봐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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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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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chronize by Singing Ants



물건도 정보도 장소도 존재하는 것도
Tons of things, infos and the places and all the existents,

좋은 노래 잘하는 사람도 이미 너무 많은데
Ten Millions of superior singers are already out there;


즐길 수 없었던 막다른 시절을 지나다가 문득
I was just on the way, through the difficult times when I just came to see:


어느 뜨거웠던 여름 아름다운 우릴 말하지 않으면
I better tell the story of how we were in beauty during that summertime,

사라지게 될까 봐
or it won't be there no more


사라지게 될까 봐…
Or it won't be there no more...



작년 크리스마스 직후쯤에 발매된 앨범인데 3분도 안 되는 곡 하나가 심금을 울린다. 인조이뜰 때도 좋았는데, 이번 앨범도 (거 참 이상한 일이지만 특히나) YWAMer 생활을 해 온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다른 좋은 곡들이 정말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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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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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루스터티스

우리의 벗이요 아이디어 창고이자 동료였던 Monty Oum씨가, 둘러앉은 친지들 곁에 누워 어제 오후 4시 34분경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열흘 전 Monty는 간단한 치료를 받다가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혼수 상태에 빠졌었습니다. 병마와 열심히 싸웠지만, 결국 그의 몸이 회복을 하지 못했습니다. 병원에 있는 동안 그는 충분한 간호를 받았으며, 고통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Monty는 생전에 그의 반려자 Sheena 여사와 그의 부친 Mony님, 형제인 Woody님, Sey님, Chivy님과 Neat님 그리고 자매인 Thea님과 Theary님과 함께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그의 팬과 친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의 삶에 우리가 포함돼 있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그를 기억할 것입니다.


금요일의 공식 발표 이후 시간 동안 여러분께서 베풀어 주신 부조는 유가족의 장례 절차에 쓰일 것입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큰 변화를 만들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Monty씨를 기리는 데 있어, 저희는 저희의 방식을 해 보고자 합니다. 조화(弔花)나 선물 대신, 뭔가 창조적인 것을 해 주십사 하는 요청을 드리는 바입니다. 상상력을 발휘하셔서 어떤 식으로든 세상을 좀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우리가 기억하는 만큼 Monty님을 기억하고 계신 분들은 이해하시겠지만, Monty는 할 수만 있었다면 분명히 그렇게 했을 겁니다.


그는 33세의 향년을 누리고 떠났습니다.


Monty씨, 사랑합니다.




Posted by 엽토군
:

요즘 이 카테고리를 채울 일이 별로 없었는데, 따로 저장해두고 싶은 명문이 있어 긁어옴.

이미지는 보기만 해도 빡치는 것들뿐인 관계로 조금 작게 삽입합니다.






[성명] 여러분들의 행위를 성찰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일베와 자대련에 대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입장

일간베스트(일베) 회원여러분, 그리고 자유대학생연합(자대련) 여러분!


9월 6일 광화문 광장에서 행사를 계획하셨다죠? 광화문 농성장에서 라면이나 치킨 등을 먹는 행사더군요. 맞습니다. 여러분들이 이야기 하는 대로 광화문 광장은 시민들의 것입니다. 지금도 광화문 천막 뒤편에는 바닥분수가 시원하게 올라오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그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소원하고 있습니다. 그 광장은 여러분들의 것이기도 합니다. 오셔서 마음껏 드십시오. 여러분들을 위해서 식탁도 마련하겠습니다.



그 식탁에서 음식을 드시면서 여러분들의 행사가 과연 어떤 의미인지 진지하게 성찰해보시기를 요청합니다. 아마도 그곳에서 음식을 드시겠다는 것은 유가족과 마음을 나누는 이들의 ‘단식’을 비웃는 것이겠지요.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고통 받는 이들을 조롱하고 괴롭히는 행사를 단지 재미로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유가족들의 싸움이 ‘돈’ 때문이며,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오로지 돈이 인생의 최고 가치이며 모든 행동의 바탕에는 자기 이익이 깔려있다’고 믿는 이들은, 유가족과 연대하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마음에 깊은 슬픔을 담고서도 다른 이들에게 이런 슬픔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그 작은 몸짓과, 그 마음에 공명하여 아무 이익도 바라지 않고 함께하는 이들이 있음을 믿기 어려울 것입니다. 유가족을 조롱하는 행위가 결국 진실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이용당하는 정치적 행위라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무엇이 여러분들을 그렇게 불신과 자기 이익에 대한 집착과 포용력 없는 마음의 상태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여러분들이 그 광장에서 함께하시는 분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을 읽게 된다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돈보다 진실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우리 사회가 안전해지기를 바라는 그 마음들을 말입니다. 세월호 특별법 요구는 바로 그런 마음입니다.그러니 조용히 식사를 하시면서 귀를 기울이시고 보십시오. 단,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거나 농성하시는 분들을 단체로 위협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시민 여러분!


광화문 농성장에서 유가족들을 비웃고 함께하는 이들을 조롱하는 이들에게 분노의 마음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들의 행위는 상처 입은 이들에 대한 폭력이며, 공동체의 선한 의지를 할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돈이 최고라고 가르치는 사회에서 인간다움을 잃어버리고 거짓 언론만 보고 들은 채 성찰할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입니다. 그러니 분노하더라도, 욕을 하거나 상처를 입히기보다는 그저 조용히 지켜봐주시기를 요청 드립니다. 이들 중 일부가 분란을 일으키고 폭력적인 상황을 만들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주십시오. 평화롭게 우리의 자리를 지키는 것도 이들에게 보내는 우리의 경고가 될 것입니다.


2014년 9월 5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저열함과 무식함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 그 앞에서 이렇게 정중하고 떳떳할 수 있다니.

다른 곳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고 방문한 탓에 죄스러워서 밥값을 하려고 강남 피켓 시위로 동조단식을 대신했던 나는 왜 이 지옥도가 이다지도 부끄럽고 민망한지.



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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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알바하는 학원에서 문제지 작업을 하다가 어쩐지 한 번쯤 공유하고 싶어지는 대목이 있을 때 캡쳐해서 올리는 글입니다.




# 4개의 직각 > 3개의 직각

최근 초등수학 난이도 관련 논란이 불거졌었는데요, 알바를 하면서 실제 '문제지'를 만들고 편집하는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사실 요즘 초등수학은 문제의 난이도보다는 그 무의미성 내지는 무성의함, 즉 '피상성'이 훨씬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받았던 문제 원본에서 ⑤는 '직사각형은 직각이 3개 있습니다'였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직사각형은 4개의 직각을 가지는데, 그렇다면 직각이 3개 있다는 말도 틀리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원본이 원한 답은 ④였습니다. 그래서 ⑤의 "3개"를 "3개만"으로 고쳐서 올렸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초등수학 문제들은 이런 식입니다. 조건 제시는 허술하고 문장의 해석에는 이론의 여지가 있으며 출제자들은 그럴 리 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수능 때 단어 하나 조사 하나가 숱한 사람들의 명운을 결정한다면, 왜 초등수학에서부터 그것을 염두에 두지 않느냐 말이죠.


# 표가 알바를 구원하리라

한글에서 삼각형을 어떻게 그려야 할까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최근에 시도하고 있는 것은 표 도구입니다. 셀 테두리 / 배경 > 여러 셀에 걸쳐 적용 > 대각선으로 들어가 이런 식으로 지정해 줍니다.

장점은 이등변삼각형, 직각삼각형 등의 작도가 쉽다는 점이고 단점은... 일일이 말하기가 어렵네요;;; TeX 배워서 함수 적고 plot하는 짓을 하는 순간부터 알바가 아니라 전문 지면 편집자의 일을 해주는 꼴이 날 것 같아 거기까지는 가지 않으면서 노력대비 최상의 결과를 내려고 머리를 굴리는 중입니다. -_-;;;


#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의 것을

이거는 수학은 아니고 학원 전용 영단어집 본문 엑셀 일부입니다. 예문만 쫙 모아놓는 페이지를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집필(!)할 기회가 있어서 그냥 확 다 해 버렸더랬죠. 그동안 초중고 영어교육을 받으면서 항상 불만족스럽게 보아 왔던 무미건조하고 "죽은" 예문들에 대한 반감을 가득 담아 약 35% 정도의 모험을 감행하여 탈고했습니다. 개중에는 서양 명사들의 실제 명언도 많이 넣었고, 노래 가사(Chumbawamba의 Tubthumping처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것으로)나 TV 프로그램 제목("코갓탤"은 사실 하나의 문장이죠)도 활용했고, 심지어 'come true'라는 숙어에 대해 예문을 만들어야 해서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도 구글링을 해서 넣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이 예문을 읽는 학생들이 '어딘가에서 분명히 사용되는 (혹은 사용할 수 있는)' 문장, "살아 있는" 예문을 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해 주려고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이 글은 심심하면 업데이트합니다.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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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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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궁금해서 찾아본 진짜진짜 사소한 토막상식. 전문은 지식로그가 아니라 여기에 있습니다.



가장 짧은 것: 10자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



가장 긴 것: 공백 제외 541자

 ①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②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

③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다만, 현행범인인 경우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도피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때에는 사후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④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다만, 형사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가 변호인을 붙인다.

⑤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의 이유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받지 아니하고는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하지 아니한다.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자의 가족등 법률이 정하는 자에게는 그 이유와 일시·장소가 지체없이 통지되어야 한다.

⑥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적부의 심사를 법원에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

⑦피고인의 자백이 고문·폭행·협박·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의 방법에 의하여 자의로 진술된 것이 아니라고 인정될 때 또는 정식재판에 있어서 피고인의 자백이 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일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거나 이를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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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xplorer 설치기념 extracts


스타트화면: Counter Q by TerraMycin

r31ljl4oyei8anl


메인메뉴: A Butterfly by CROOVE

결과화면: Electro-ade by TerraMycin

2aw5gchv1b7ip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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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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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al Unicode MS

2013. 10. 11. 12:18

와 내가 이거 알아낸다고 오만 삽질을 다 했네... 시간이 아까워서 올린다.


유튜브 동영상 중에는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는 비디오들이 있습니다. TED가 대표적이고, 유명 기업체가 전세계적인 프로모션을 위해 만드는 영상의 경우 Closed Caption이 지원되기도 합니다.

거기서 볼 수 있는 그 특유의 글씨체는 무슨 폰트일까?



Google Drive의 문서 기능 중에는 PDF 만들기가 있습니다. 파일 > 다른 이름으로 다운로드 > PDF를 선택하면 되지요. 그런데 이렇게 할 경우, 편집기에서는 시스템 폰트(굴림 등)로 나오던 한글이 PDF에서는 갑자기 웬 괴상한 고딕체로 나오게 됩니다.

이 글씨는 대체 무슨 폰트일까?



잊을 만하면 보게 되는 저 끝없이 못생긴 괴짜 고딕!

대체 뭘까? SM고딕인가? 근데 SM고딕도 못생기긴 했지만 자꾸 보다 보니 뭔가 그래도 이 정도로 조악하고 난잡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문체부 돋움이나 아니면 다른 옛날 고딕폰트, 북한 폰트인가? 역시 아닙니다.

Adobe std gothic을 가장 유력하게 의심했지만, 이 폰트는 bold(굵게)말고는 없다고 하네요.


그럼 대체 뭘까? 답은 의외로 쉽게 찾았습니다. 구글 문서도구가 변환해 준 PDF의 속성에서 사용된 글꼴 목록을 보니 한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허탈함이란.)

그건 바로 Arial Unicode MS였습니다.


폰트명에서 알 수 있듯이 기계적으로나마 모든 언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Google docs의 PDF 변환이나 YouTube의 자막 등에서 빈번히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여러분의 컴퓨터에 설치돼 있을 확률이 높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글 입력시 선택할 수 없는 서체일 수도 있습니다(한글 스크립트 설정 삽입이 안 돼 있는 것 같습니다).


다운로드 링크는 따로 제공해 드리지 않습니다. arial unicode ms download라고 아무 데서나 검색하시면 되기 때문이죠.

근데 자꾸 보다 보니 이 특유의 조악한 무작위성이 또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있' 같은 글자는 참 우습습니다. 거짓된 / 번역된 / 출처가 불분명한 / 시스템이 자동으로 만들어낸... 등등의 느낌을 줘야 할 때 쓰면 좋은 타입페이스인 것 같습니다. 이 서체는 희한하게 어느 언어 사용자가 사용하더라도 못생겼다고 느끼는 모양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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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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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워나 together집회 등에서 자꾸 홍보하길래 뭘까 하다가 결국 충동적으로 압구정CGV에 가서 봤습니다. 15시 20분에 맞춰서 못 가면 강남 구경이나 하다가 19시 표 보고 집에 가야지... 했는데 어쩜 그렇게 칼같이 15시 17분에 티켓박스로 갈 수 있었는지!


- 이 영화는 아무래도 리뷰가 부족할 터이니 잡설 빼고 바로 본론부터 들어가겠습니다.



일단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영화는, 엔터테인먼트는 거의 포기하고, 대신 남북 분단과 통일을 어떤 관점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introduction을 숨가쁘게 진행합니다. 토마스 선교사 덕분에 한국과 인연이 있게 된 영국 웨일즈에 잠깐 다녀오고, 판문점과 칠골교회를 잠깐 방문하고, 가명(이게 기억이 안 나는데;;;)을 주고 얼굴까지 숨겨 가면서 탈북자 기자를 찾아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대한 인터뷰를 받아냅니다. 물론 타임라인 상에서만 그렇다는 이야기지 각각이 사실은 상당히 긴 여정이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그 여정 하나하나를 일일이 다 소개하기를 포기하고 자료화면과 인터뷰 형태의 강의에 더 집중합니다.



- "교회사를 배워 보니 '십자가의 역사'와 '십자군의 역사'가 있더라." 감독은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두 역사가 한반도라고 하는 오만가지 정치사회 갈등의 첨단에서 극적으로 마주친다고 말하고 있지요. 분단 이전에는 오히려 복음에 있어 먼저 되었고, 분단 이후 주체사상 아래 고난을 겪으며 초대 교회처럼 '주여 속히 오시옵소서'의 기도만 반복한다는 남아 있는 신앙인들의 북녘. 그리고 북녘 신앙 선배들의 덕과 국제 정세의 가호 아래 풍요는 얻었지만 그 결과 "어쩜 그렇게 탁월하게 두 주인을 섬기게 됐는지" 알 수 없는 남녘. 이제 북한의 문호는 열리고, 남한의 신앙도 탈북민들을 사랑으로 품는 동안 개혁될 텐데, 그렇게 되면 인류 복음화 역사도 걷잡을 수 없게 될 텐데, "너희는 준비가 되었니?"



- 압구정CGV같은 세속적인(?) 스크린으로 예배당에서나 뵙던 분들을 만나보는 것은 매우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죠. 네, 이색적이고 유쾌한 경험이었습니다. 대천덕 신부님과 고형원 목사님을 고화질 대화면으로 접한 것은 좋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 영화의 한계부터 말해 볼까요. '통일한국을 준비하라'라는 메시지는 명확하지만, 사실 그것을 위해 실무적으로 필요한 것들(기구나 체제, 국가 상징 등의 결정, 통일 과정과 방법 등)은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고, 오히려 남한 위주의 흡수통일론을 암암리에 깔고 가는 느낌을 줍니다. "(탈북자) 2만 명도 품지 못하는데 어떻게 2천만을 품겠어요?" 그리고 이것은 국제 정세를 조금이라도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라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낡았거나 안일해서 곤란한 패러다임인 것이 분명합니다. 막판에 결국 "백 투 예루살렘"[각주:1]까지 언급되면서 번복할 수 없게 된 바, 영화는 단지 남북통일을 구원사적 관점으로만 보아줄 것을 요청함으로써, 통일에 대한 보편적 이해와 공감을 끌어내기를 그만두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기존 리뷰들이 '비기독교인은 끝까지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 "남한 선교단체들 자꾸 사워요(싸워요)"라는 증언이 등장하는 이유 둘 다 여기에 있고요.



- 그럼에도 이 영화는 볼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기독교인 노릇 할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부 다 극장으로 달려가서 봐야 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첫째, 이 정도 역사인식과 사회의식은 가져 주셔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초반의 신사참배 부분은 저도 처음 듣고 놀란 대목이었습니다. "신사참배는 국가의식이요 종교의식이 아닌 것으로 한다". 그것에 대해 인터뷰이들은 칼같이 단정합니다. "곧 올 하나님의 나라를 못 보고 잠깐의 고난에 그렇게 굴해 버린 거예요." 이것은 한국교회의 쓰라린 회개거리가 아닌가? 그렇지만 솔직히 이때까지 저는 이런 내용을 어디서도 들어 본 적이 없고, 이런 역사가 한국 교회사와 선교 역사의 중요한 과실(過失)로 남아 있다면, 정확하게 알고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 말이죠.

- 한기총과 대형교회에 대한 비판도 마찬가지입니다. 불과 10분 전까지만 하더라도 북한 지하교회 예배 현장을 몰래몰래 촬영한 footage를 보여주다가 남한 일간지들의 교회 파행 보도 지면들을 보면 낯부끄럽기 짝이 없게 됩니다. 대단히 정당한 비판 논지가 아닐 수 없지요. 왜 너희들의 신앙에는 고난은 없고 세습이니 확장이니 하는 것만 있느냐? 북한의 신앙 동지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으냐? 영화의 인터뷰이들이 내고 있는 이 정도의 혼쭐은 다들 한 번쯤 맞아야 합니다. 그래야 이 지나치게 편리해진 신앙 생활에 진짜 힘이 생기고, 우리의 행실이 하나님 나라 역사에 가담하게 될 겁니다.

- 둘째,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남한에서 '풍요에의 경쟁'을 신앙의 고난인 줄 알고 열심히 싸워 온 '사모님들'과 '사장님들'에게, 혹은 "북괴=사탄"의 공식밖에 모르는 분들께 보여드려야 할 좋은 영화로 남게 된 것입니다. 일요일에 교회 지하주차장에서 차 꺼내 큰길로 나오자마자 택시기사에게 욕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굳이 일요일에 인터넷으로 대형마트 홈배달 서비스를 부려먹는 무슨 캐슬 무슨 뷰 무슨 하이츠 주민 어른들은 이 영화를 보며 불편함을 감추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북괴에 대한 무한한 증오심으로 불타는 무슨 전우회 무슨 향우회 분들의 잘못된 복음주의(자유자본주의=자유민주주의=하나님의 뜻=복음=교회=천국) 역시 이 영화는 조금도 옹호하지 않고 선교와 사랑과 연합에 대한 관심을 촉구합니다.

- 그리고 사실 그것은 여의도의 큰 교회나 강남의 큰 교회가 지금껏 열심히 디자인해 온 바 '교회 다니는 집안 사람'의 '성공상' 혹은 '바람직한 이념'으로 악랄하게 제시되어 왔습니다. 그렇기에 초대 교회는 고사하고 우리 동포들조차 생각지 않는, 주님께서 자기 사업과 자기 자녀와 자기 주식과 부동산에 복 주시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으신 분인 양 믿는, 미국이 최고고 북한은 돌로 쳐야 할 주적이니 북한과 사회주의에 조금이라도 수긍하는 사람들은 전부 이단 사이비인 줄로 믿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정치가 어떻고 통일이 어떻고 따위 생각도 하기 싫은, 그래서 "원수를 사랑하라" 같은 말씀은 죽었다 깨나도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그래서 대신 자기방어 주문처럼 "여호와는 나의 목자"와 "근신하라 깨어라 마귀가 삼킬 자를 찾나니"만 염불처럼 외고 다니는 분들이 사실은 정말 많단 말입니다. 이 영화는 그런 분들에게 가장 뜨거운 머리 위 숯불이 될 것입니다. 그런 분들을 억지로라도 권해서 상영관에 앉히는 것이 이 영화의 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사역이 된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물론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신 분들의 사고가 90분도 채 안 되는 영화 한 편 때문에 하루아침에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 열심히 쓰고 보니 정작 줄거리를 자세하게 쓰려고 했던 시도는 실패했군요. 하지만 제가 본 것은 거의 대부분 적었습니다(항상 그랬듯). 직찍을 좀더 많이 하고 싶었는데, 의외로 관객이 많아서 실패했습니다! (자랑이냐...)


-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별점 다섯 개 만점에 두 개 반. 시간이 정말 많고 다양한 관점을 수용할 자세가 충분히 돼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자기 자신을 테스트해 보기에 알맞은 영화가 됩니다. 보고 나면 아마 주변의 기독교인들에게 일침을 놔줄 수 있는 레벨이 될 겁니다. 그리고 NL이신 분들은 보지 마세요. 굉장히 굴욕적인 기분이 들 겁니다.

- 기독교인에게는 별점 다섯 개 만점에 다섯 개. 당장 가서 보세요. 생각나는 모든 성도님들을 다 초청해서 극장에 가세요. 불법 파일 다운받아 볼 생각 하지 마시고 네이버 영화나 다음 영화에서 검색해서 상영관을 찾으시고, 들리는 것과 보이는 것들을 가슴 속에 꽉꽉 담아 오세요. 우리의 믿음은 고작 칠십 평생 적당한 집 적당한 차 적당한 직장 적당히 누리다가 천국 가려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의 역사는 고작 그런 적당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흑백으로 쫙 찢어서 바라봐야 할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은 다급하게나마 준비를 해야 할 때라는 말이지요.


- 이번 리뷰는 도움이 되었으려나 모르겠네요.

  1. 세계 선교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 드리죠. 놀라지 마세요. 정말 많은 선교단체들이 '북한, 중국, 서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무슬림들의 중동을 거쳐 예루살렘'의 순서로 십자가 복음을 전해야 예수님 재림하신다고 믿고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이 기획을 백 투 예루살렘이라 부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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