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내가 이거 알아낸다고 오만 삽질을 다 했네... 시간이 아까워서 올린다.
유튜브 동영상 중에는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는 비디오들이 있습니다. TED가 대표적이고, 유명 기업체가 전세계적인 프로모션을 위해 만드는 영상의 경우 Closed Caption이 지원되기도 합니다.
거기서 볼 수 있는 그 특유의 글씨체는 무슨 폰트일까?
Google Drive의 문서 기능 중에는 PDF 만들기가 있습니다. 파일 > 다른 이름으로 다운로드 > PDF를 선택하면 되지요. 그런데 이렇게 할 경우, 편집기에서는 시스템 폰트(굴림 등)로 나오던 한글이 PDF에서는 갑자기 웬 괴상한 고딕체로 나오게 됩니다.
이 글씨는 대체 무슨 폰트일까?
잊을 만하면 보게 되는 저 끝없이 못생긴 괴짜 고딕!
대체 뭘까? SM고딕인가? 근데 SM고딕도 못생기긴 했지만 자꾸 보다 보니 뭔가 그래도 이 정도로 조악하고 난잡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문체부 돋움이나 아니면 다른 옛날 고딕폰트, 북한 폰트인가? 역시 아닙니다.
Adobe std gothic을 가장 유력하게 의심했지만, 이 폰트는 bold(굵게)말고는 없다고 하네요.
그럼 대체 뭘까? 답은 의외로 쉽게 찾았습니다. 구글 문서도구가 변환해 준 PDF의 속성에서 사용된 글꼴 목록을 보니 한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허탈함이란.)
그건 바로 Arial Unicode MS였습니다.
폰트명에서 알 수 있듯이 기계적으로나마 모든 언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Google docs의 PDF 변환이나 YouTube의 자막 등에서 빈번히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여러분의 컴퓨터에 설치돼 있을 확률이 높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글 입력시 선택할 수 없는 서체일 수도 있습니다(한글 스크립트 설정 삽입이 안 돼 있는 것 같습니다).
다운로드 링크는 따로 제공해 드리지 않습니다. arial unicode ms download라고 아무 데서나 검색하시면 되기 때문이죠.
근데 자꾸 보다 보니 이 특유의 조악한 무작위성이 또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있' 같은 글자는 참 우습습니다. 거짓된 / 번역된 / 출처가 불분명한 / 시스템이 자동으로 만들어낸... 등등의 느낌을 줘야 할 때 쓰면 좋은 타입페이스인 것 같습니다. 이 서체는 희한하게 어느 언어 사용자가 사용하더라도 못생겼다고 느끼는 모양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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