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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을 팝니다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조지프 히스 (마티,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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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곧죽어도 끝날 거 같지 않던 이 책 드디어 며칠 전에 일독했습니다. Part 2 중반을 넘으니까 이젠 이 책을 읽는 법을 깨우치게 되어서, 보다 빨리 나갈 수 있었습니다.
  • 생각해 보면 이 책은 2008년의 추억이기도 합니다. 농활 갔을 때도 들고 갔었고요, 신검 받으러 수원 내려갈 적에도 버스 안에서 오며가며 읽었더랬죠.
  • 책이 주장하는 내용은 제목에 그대로 나와 있습니다. 한마디로 "혁명은 파는 것"입니다. 뭔가를 사고파는 세상이 싫은 좌파들은 혁명을 하려 하겠지요.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가장 잘 팔리는 소재다, 그 말입니다.
  • 파트 1에서는 반소비주의와 연관된 담론들과 뻔한 주장들을 비웃고, 파트 2에는 좀더 심도 있고 정리된 반소비주의 관련 반박들이 이어집니다. 결론에서 잘 마감을 해놨던데, 제가 읽기로는 각각 이렇습니다.
    반문화 : 보이지 않는 거대한 지배세력이라든지 혁명을 포섭하는 일 따위는 애초에 없다.
    프로이트 체계 : 우리의 대중문화와 대중사회는 거기 나오는 '억압'의 성질이 아니다.
    평범에 대한 거부 : 죄수의 딜레마로 해석하면 결국 규칙이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침이다.
    소비주의 : 군비 경쟁. 사상 주입이 아니라 개개인의 지위 추구 때문이다. 심지어 혁명까지도.
    근본적 혁명 : 정작 그 행동이 전혀 자본주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불을 붙인다.
    개성 추구 : 오히려 획일성이 소비 경쟁을 잠재운다. 예측가능성은 정체성의 핵심이다.
    쿨하지 않게 만들기 : 쿨한 사람은 있어도 쿨은 없다. 그러니 기업도 그것을 광고하지 못한다.
    대량 생산에 대한 혐오 : 그렇게 개성이 필요하면 타인의 수고를 위해 돈을 내라.
    제3세계 추구 : 서양도 제3세계 못지않게 합리적이지 않았었고 자본화되지 않았었다.
    환경보호 : 그 행동양식에서 제도와 국가의 가능성은 완전히 묵과하고 있지 않나.
  • 저는 고등학교 때 애드버스터誌를 먼저 접한 사람인지라 단연 (소극적인) 반소비주의자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책을 읽어내려가는 것이 그렇게 거북하지도 않았고 아주 어렵지도 않았지만 또 무조건 공감하거나 이해하거나 찬성하기만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책 자체가 혁명이 팔리는 현실을 인식한 사람들을 깨우쳐 주려고 쓴 것이기 때문에, 사실 중요할 수도 있는 전체적 서술의 배경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반소비주의가 어떤 계기로 태어났느냐 하는 것입니다. 조지프와 앤드류가 시종일관 주장하는 바가 오롯이 전부 옳다고 합시다. 근데 막말로,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진심으로 '동의를 얻은 획일성'안에서 '또 다른 군비경쟁의 축소'를 위해 '죄수의 딜레마'를 고민하며 살아갑니까? 그건 아니란 얘기죠. 대다수 대중들이 아무 비판 없이 주어진 문화를 향유하는 작금의 행태는 과연 마냥 옳기만 하냐는 의심에서 시작된 것이 대중사회 비판일 겁니다. 일련의 반소비주의 역시 비슷한 맥락이지요. 일상의 소비행위 안에서는 '쿨 헌팅'도 엄연히 있지만 '개성보다 실속'으로 구매하는 것들도 분명 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개념조차 모르지요. 그러므로 이렇게 급진주의자들을 설득하는 책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반소비주의는 대중사회 담론에서 한동안 유효할 거고 또 그래야 한다고 봅니다. 저자들은 맹목적이고 실속 없는, 제도적 해결과 우파의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달려가기 위해 달려가는 좌파들을 향해 이 책을 썼지, 나이키의 시장 지배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규모의 경제가 뭔지 체 게바라가 티셔츠에 들어가는 게 왜 그렇게 나쁜지(혹 나쁘다고 우기는지) 전혀 생각이 없는 문외한 대다수를 향해서는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 결론에서 저자들은 반소비주의자들의 불만의 대부분이 제도권 안에서 해결될 수 있다고 보고, 그 중 상당수는 오히려 그 불만들이야말로 '창조적 파괴' 즉 자본주의를 굴리는 근본 원동력이라고 다시 한 번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혁명은 없지요. 포섭은 더더욱 없고요.
  • 학문적 개론들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특히 철학 담론도 21세기 필수 패키지로 구석구석에 잘 짱박혀 있습니다. 학자만 하더라도 데카르트, 루소, 맑스, 베이컨, 사르트르, 촘스키(?), 칸트, 푸코, 프로이트, 홉스(가장 인용이 많은 사람)까지.
  • 흥미로운 얘깃거리가 아주 많이 있습니다. 가령 여행의 전면과 후면이라든가, 조립식 주택의 옵션 카탈로그라든가. 다시 한 번 읽어볼 때는 그 소재들을 찾아가면서 봐야겠습니다. 다시 보긴 볼까 이거...;;;
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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