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번역하는 사람은 원작자가 뭔 개소리를 지껄이건 닥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번역의 기본 원칙 '역자가 드러나지 않는다'를 따르는 셈이죠. 게다가 소재가 일본 사람들 입장에서 작성된 거라면 '현지인이 받는 느낌으로 전달한다'라는 원칙에도 따라야 하므로 지금까지는 얄짤이 없었습니다.
노조무는 심심찮게 쿠메타를 뒤집어쓰고 나오곤 하죠.
원래 쿠메타 코지 선생은 강경극우보수로 일본에서도 유명합니다. 종이블로그에 사쿠라이 요시코[각주:1]를 지지한다고 떡하니 적어둘 정도입니다. 원최 만화하는 사람들 가운데 정치성향 이야기를 할 일이 없을뿐더러 해보았자 좋을 게 하나 없거든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대놓고 정치시사 얘기를 하니깐 다소 심각해지는 겁니다. 물론 개중에는 '최상층 1%와 나머지들의 세상'을 비판하는 내용 따위도 그리긴 했지만, 다만 사람들을 절망시키기 위해 가져다 쓴 임시 소재들인 거 같습니다. 조금만 현실감이 들어가도 경고 내보내기 바쁜데, 이런 애니에 이런↓ 문구는 말할 것도 없겠죠.
'이 프로그램은 픽션이며 실재하는 명칭, 사건, 단체 등과는 일절 관계없습니다'라는 일본 미디어식 주의문인데, 절망선생 식으로 디튠해 놨지요. 일단 말해두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그런데 대체로 의견을 들어 보니, 원작에 충실하게 따른다고 무조건 될 일도 아닌 거 같고, 이 작품 자체가 사람을 절망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의 융통이 먹히는 듯하고, 무엇보다 지금 일본 만화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있는 것이므로... 앞으로 (1기, 그리고 3기가 나오면 그것도) 번역할 때 한국 소재가 나올 때는, 이야기를 무시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본 측에 다소 불리하도록 은근슬쩍 오역하겠습니다.
봐주세요 에헷♡
일본의 여성 자유기고가. 욘사마가 군필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사실 면제)고 찬동하고 일부 사관을 자학사관으로 말하는 등 친미보수적 성격이고 나름 인기가 있다고 함. [본문으로]
요즘 1번 갈래로 넣어도 될 것을 4번으로 넣는 경우가 적잖이 있다. 자신이 없다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되겠다.
최근 내가 굉장히 협소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위축인가, 집안에만 있다 보니 당연한 건가. 사회로 나가면 또 다르겠지. 그래서 4번 갈래를 더 고르게 된다.
오른편에 링크를 대거 추가했다.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일단 내 즐겨찾기에 없지만 자주 들어가는, 아니면 즐겨찾기가 문제가 아니라 자주 들어가봐야 하는 링크를 넣어봤다.
난 웬만하면 새창 띄우는 링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곳으로 넘어갈 땐 다른 곳으로 넘어가게 해 주어야 하는 것이지, 부모창을 남겨놓는 건 꼭 바짓가랑이 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오른편 링크모음은 설정을 하다 보니 새창이 뜨는 경우가 있다. 일괄 수정봐야지.
엄니께서 근 몇 주 동안 내가 부쩍 어른스러워졌다고 하신다. 그럴까. 뭐든지 갑자기 크는 건 이상하다고 여겨 온 나에게 있어선 좀 계면쩍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 너 중학교 초등학교 땐 얼마나 건방졌는줄 아냐? 마치 저가 다 안다는 것처럼... 여전히 찔린다. 어무니, 멀었습니다.
어제부터 이틀에 걸쳐서 두 가지로 고민했다. '五月晴れ/五月バレ'와 '焼け太り'를 각각 우리말로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가 그것이었다. 전자는 심히 오래전부터 고민해 온 말장난으로, 정발본 역자 설은미 씨 역으로는 '5월 날씨/5월 들통'이었다. 어젯밤쯤에 결국 '5월 밝음/5월 발각'으로 결정했다. 후자는 단행본 10권을 산 날부터 '속편에서 반드시 나올 것이다'라고 예상한 탓에 '본격적으로' 고민했다. (이것 역시 처음 보는 순간부터 내내 궁리했지만) 오늘 드디어 우리말 속담사전까지 뒤졌고, '집 태우고 못 줍기'라는 말을 얻어, 누가 뭐라건 이것으로 갈 생각이다. 사실 가능하기만 했다면 '사랑니(親知らず)'도 어떤 식으로든 우리식 표현을 연구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작품에서 어느 정도 문맥상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용인을 해주었고, 사랑니에 관한 우리식 표현이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비슷한 게 있을 리 만무하므로 그냥 주석을 다는 쪽으로 갔다.
어떨 때 보면 난 너무 미련하다. SiCKO의 우리말 제목을 무엇을 지어줄까를 가지고 한 서너 주는 고민했다. 하지만 알아주는 이는 몇 없고, 심지어 나도 '앓던이'라는 제목은 잘 쓰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전을 찾고, 관련 문서를 찾고, 죽어라고 혼자서 삽질한다. 절망선생 자막을 하고는 있지만 정말이지 어떨 때 보면, 그냥 나도 휙휙 직역해버리고 나머지는 죄다 텍스트로 밀어넣고, 원래 소재(元ネタ) 따윈 스킵하고서 난 할 거 다 했다고 내밀고 싶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이런 희한한 고집의 장본인은 아마도 이세욱 씨일 것으로 생각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전담하는 번역가라며, 엄니는 이 사람의 정신이 대단하다고 늘 일러주셨다. 번역 중 도저히 그 의미를 알 수 없을 땐 심지어 저자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을 정도라고. 그 정도면 미상불 존경이 필요하다. 엄마가 '개미' 3권 세트를 볼 적마다 얘기해서 그런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그런 사람이 있었고, 그런 사람이 번역한 책(덕분에 베르베르의 책은 뭘 읽어도 문체가 같다. 외국도서임을 생각하면 놀랍다)을 읽은 일이 있기에 난 이런 벽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어에 '이마이치(今一)'와 '요코즈키(横好き)'라는 표현이 있다. 각각 '약간 모자란 모양'과 '잘 하지도 못하면서(본업도 아니면서) 무척 좋아함'을 의미한다. 이게 딱 나다. 내 창작활동은 이렇다. 항상 '~하다가 말고', '별론데 괜히' 덤빈다. 프로페셔널리즘. '요코즈키'까지는 해결 못하겠고, 일단 뭐가 됐든 '이마이치'는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소망은 그렇다.
일단 절망선생 정발본 전권 지르기는 완료했지만, 아직 천어씨가 준 제목의 책을 못 샀다. 만화책 살 때 같이 살 걸 그랬다. 뭐, 지금 생각해 보자면 배송은 한국교회 처음이야기 그게 더 빠를 테니 따로 주문해도 나쁘진 않겠지만.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미국의 반항아 마이클 무어의 최신 다큐멘터리 SiCKO(정신병자, 앓던이) 우리말 자막입니다. 이젠 다운로드받으실 수 있습니다. 뒷부분은 대사가 많지 않아서 다행이었어요... 내일은 돼야 끝날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다운로드, 재배포는 자유롭습니다. 다음 사항을 지켜 주십시오.
1. 원칙적으로 자막(제작자 이름 포함)을 고치실 수는 없습니다. 고치기 원하시면 개별연락을 주십시오. yuptogun 골뱅이 Gmail 닷컴 2. 이게 다입니다. 기타 문제 역시 개별연락을 주십시오.
오역, 잘못된 의역, 잘못된 상황해석, 잘못된 발음 읽기, 건의, 욕, 뭐든지 겸허히 받습니다. 저도 외국어영역 듣기때문에 조금 고민하는 고3이랍니다. 서로 상처만 주지 맙시다. 오랜 시간 기다리게 한 만큼,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즐겁게 감상합시다.
v2.0
많이 벼르다가 손 봐서 공개합니다. 몇 가지 고치고 싶은 것도 있었고, 제보 들어온 것도 많았고 말이죠. 그동안 메일이나 댓글 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여전히 남아있을 문제들을 짚어 주세요. 다큐멘터리는 정확성이 생명이에요. 아직 못 보신 분은 이 버전으로 보시길 권합니다. 버전별 자막은 안 지우고 쭉 저장시켜 둘 생각입니다만...
다운로드 재배포는 자유롭습니다. 단, 자막 파일을 고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그렇습니다. 물어보실 게 있으면 무조건 제게 연락을 주셔야 합니다. yuptogun 골뱅이 gmail 닷컴.
곰TV 사이트(gom.gomtv.com) 자막자료실의 자막은 이걸로 고쳐걸어 주세요. 올릴 땐 ver2.0이라는 게 표가 나도록...
- sakuragi(yo****** 골뱅이 hanmail.net)님으로부터
중간에 미상원 "알미 의원"과 "힐러리" 전 영부인의 공청회 질의 중에 님이 왜 알미 의원이 웃는 지 알수 없다고 하셔서 제 소견을 말씀드리려구요 ^^;
알단 기억을 더듬어 보면 알미 의원은 힐러리 영부인이 낸 미국의 의료보장 제도법 계정안을 반대하는 쪽의 의원입니다. 그래서 불쾌하다는 얘기를 분명 했구요. 이어서 맘에 들지는 않지만 열심히는 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이를 받아서 힐러리가 웃으면서 맞대응하길 "물론 그러셔야죠, 당신과 닥터 케보르키언이 ..." 라고 했고 이에 알미 의원이 당황하며 웃습니다. 닥터 케보르키언은 님이 적어 놓으셨듯이 "죽을 권리"를 법제화 하자는 사람이었는데요. 이 말은 케보리키언 박사가 사람의 목숨을 돈이나 법으로 다스려 보려는 자로 낙인 찍혀 있는 미국사회 상황아래서 알미의원과 케보르키언 박사를 뭉뚱그려 얘기 함으로써 알미에게 모욕을 주고자 하는 하이 코메디 풍자 정도 되겠습니다. 이에 알미는 할말을 찾지 못하고 그저 어이 없다는듯 웃을 수 밖에요. 저도 잘 몰랐는데 이번에 죽을 권리라는 법에 대해서 찾아봤는데요. 거의 인터넷에는 자료가 없더군요. 하지만 확살한 것은 의사들이 뇌사 상태에 있는 환자들이나 의사를 표현할수 없는 상황의 환자가 죽기를 희망할수도 없을 경우! 가족의 의사를 물어 환자를 죽일지 정하지만, 가족이 반대 할 시에는 죽을 권리 라는 법제도를 사용한다. 이런 말도 안되는 법이더군요. 한마디로 가망이 안보이면 법을 핑계삶아 헛돈 들이지 않겠다는 겁니다. 미친것들 ㅡㅡ;;;
간단히 말해 케보르키언은 나쁜 사람이고 그와 알미가 한패다 라고 힐러리가 말해 당황한 알미 웃는 수 밖에 ㅡㅡ;;
- Gun Yoon(se******* 골뱅이 gmail.com)님으로부터
그나저나, 공청회에서 그런 식으로 웃는 장면은 실제로 자주들 나온답니다.
대놓고 네거티브액션을 취하면서 상대를 깔아뭉게기 보다는
건방진 미국인들답게 농담을 하면서 비꼬는 걸 좋아하거든요.
힐러리 클린턴을 질문자가 비꼬는 것에 대하여,
(우리나라의 국민의료보험처럼 연방보험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 아이디어였고
보기 좋게 힐러리가 패할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지요.)
힐러리 클린턴은 죽을 권리를 주장하던 의사인 카보키언과 질문자를 빗대면서
"모든 사람이 아픔을 치유 받을 권리가 아닌 죽음을 선택하라는 것인가?"
라고 거꾸로 묻습니다.
아주 의연하고 휴머러스한 힐러리의 대처에 사람들은 웃기 시작했고,
당황한 질문자도 웃음으로 대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지요.
힐러리의 말발 때문에 웃은 것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아참, intensive care unit은 우리나라 병원의 중환자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간 이후에 등장하지만 고열로 응급실에 딸을 데려갔으나 보험이 만기되었기 때문에 결국 열병으로 딸을 잃은 흑인 엄마 이야기까지.
- 아마도님으로부터
그런데 손가락 잘린 사람의 봉합수술 비용이 12만 달러가 아니라 만 2천 달러 아닌가요? 또, 딸에게 얹혀살러 온 부부 얘기에서 '집을 운용할 수 없는~'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운용'보다는 '집을 팔 수밖에 없는~' 정도로 의역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 벤 토니 의원 할아버지의 말에 오류 하나 주석달기. 상위 20%가 80%의 부를 차지한다면 옳지만 1%는 좀 심한 과장이다. - 싱크 조금 수정보기. 특히 크레딧롤 - 말투/사투리 몇명은 한번 심각하게 고려해 보자. 나만 그런거같은데 혼자서 죄다 말하는 거 같다. 특히 프랭크 내외에 대해서는 복잡미묘하게 어중간한 요거 좀 어떻게 수습을... (하지 말까;;) - 기타 오역 없나 다시 꼼꼼히 살펴보고, smi 주석부 다시 쓰기 -_-;
벌써 뭐 여기저기 퍼져버려서 고쳐도 별 소용 없을거같지만 열심히. 내용이 내용이다보니 자막하는 사람도 정확성을 지켜야지. 뭐 처음부터 완벽하게 내놓을 순 없으니까 그걸로 위안을(...)
P.s1 이 글 읽고계신 분들 중 혹시 자막에서 오류 발견하시면 알려주세요. P.s2 혹시 이메일 주소 생략했다고/너무 드러냈다고 기분나쁘시다면 비밀댓글로 찔러주세요. 원하시는 대로 조치해 드리겠습니다.
되돌아보면 참 보람찬 일이었다. V3, 엽토체, "앓던이" 자막의 공통점이라면, 있을 필요를 느껴서 만들었다는 거겠지. 휴~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고 창조하고 싶다. 그런 일 하면서 돈 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