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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24 갱신:

구글이 노토산스 한국어 폰트 early access를 내놨습니다. google.com/fonts/earlyaccess 에서 Noto Sans KR을 찾으시면 됩니다.

구글답게 매우 잘 됩니다. 사설 CDN 굴릴 필요가 없어졌음.


고로 예전 텍스트는 닫아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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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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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와 답변

2014. 7. 22. 21:26

1. 문의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방금 전에 브랜드 연필 2통 구입한 김어진입니다.

결제 과정에서 이메일 주소를 넣었고 계좌이체를 마쳤는데(21시 06분경 농협), 확인 메일이 오질 않네요.

주문이 제대로 처리되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만약 이메일 주소에 오타가 나 있다면 yuptogun@gmail.com 으로 고쳐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와웸에 6년 정도밖에 안 있어 봤지만 CMK쪽에 상품 결제 관련 질문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CMK가 브랜드를 운운하리라는 거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정직하게 말해서, 이 방향성에 대해 마음을 사기가 어렵네요. 우리는 단순히 티셔츠나 기도책자, 콜드컵 같은 걸 사고파는 사람들이 아니라 어딘가에 대해 누군가에 대해 "마음을 사는" 사역자들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제가 너무 고리타분한가요? 휴학 중 학원 일을 하게 되면서 7개월째 캠모 캠워를 안 가서 그런 걸까요? 이번 MC를 참석했더라면 충분히 마음을 사고 동참할 수 있었을까요? 이게 우리가 말해 왔던 과격한 헌신인가요? 한 발 물러나서 보자니 잘 모르겠습니다.


2. 답변

김어진님 안녕하세요.  

예수전도단 한국대학사역입니다.   


주문하신 내역은 조회 결과 주문 처리(입금완료) 되었습니다. 입력하신 Gmail의 경우 주문 확인 메일이 스펨함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펨함에도 없는 경우엔 다시 답변주시면 저희도 이니시스 쪽에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가 전문 쇼핑몰이 아니고, 현재 간사님들이 MC 마친 이후 잠깐의 숨고르기 시간과 전도여행 기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월요일에 배송드릴 예정입니다. 그때까지만 조금 더 기다려주시길, 양해를 구합니다^^ 

 

배송비까지 결제까지 잘 되신거 확인되면 바로 월요일에 배송하겠습니다. 

 

한국대학사역과 계속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필로 사랑을 쓰윽쓰윽 적어내려 갈때마다 주님과 더 깊은 사랑이 쌓여가길, 부족하지만 기도할께요.  

  

그리고 추가로 의견 보내주신 것에 대해 짧지만 제 마음을 나눌께요. (공식적인 CMK의 답변이 아닌 것에 대해 먼저 양해를 구합니다.) 


참고로 저도 짧은 시간 이 몸에 있었네요. 04학번 학부때부터 간사로 섬긴지 만 5년의 시간이 지났네요^^ 

 

김어진 님의 질문이, CMK 브랜드를 런칭 준비를 할 때에 저의 마음과 비슷한거 같아요. '브랜드'는 단순히 무언가를 판매하는 것 이상에 '네임 벨류'를 부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랑하고 싶은 것, 그리고 자랑스럽게 여겨지게 하는 것, 그래서 누군가에게 더 많이 다가가도록 하는 것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몸을 위한 것을 뛰어 넘어, 우리 몸 밖과도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 몸에 있는 분들에게 (복음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낄 뿐만 아니라)이런 작은 물건으로도, 로고로도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고리타분하지 않구요, 충분히 그런 갈등을 느낄 수 있지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더 많은 채널과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여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을 더 느낄 수 있도록 CMK도 노력하겠습니다.  

 

충분한 답변이 되셨는지요. 완벽하지는 않겠죠? ^^ 더 궁금한거 있다면 연락주세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3. 수긍은 했지만, 그럼에도 어쩐지 허허롭다고 느낀다.

연필은 예쁘고 좋다. 잘 샀다. 여전히 이 몸에 있을 테고 의탁할 테지만, 글쎄 나는 YWAM CMK라는 네임을 자랑스러워하게 될까 예수님을 자랑스러워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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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

(근황) 성실에 대하여

2014. 7. 21. 11:48

지난 금요일 예비군 3년차 동미참 훈련 사흗날 오후 3시 반쯤이었을까, "전원 조기퇴소라매?" "집에 좀 가자!" 툴툴거리는 예비군 아저씨들 틈에 끼어 야전 교육장에서 부대로 복귀하던 도중에 실수로 폰을 떨궜다. 군용 시멘트는 특별히 더 단단한 것인지 정말 어이없게 앞면 유리가 바스락 깨졌다. 조금 난감했다. 어떤 사람들은 박살나다시피한 폰을 그냥저냥 쓴다지만, 내가 가진 몇 안 되는 사적이고 활용도 높은 액정 화면이 이렇게 금이 가 있어서는 곤란해서, 그리고 돈이 마침 얼마간 있어서, 오늘 당장 수리 가능한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찾다가 생각해 보니 강동역과 천호역 사이에 애플 공인서비스센터가 있는 것이 생각나 전화를 걸었다. 처음엔 안 받더니 두 번째에는 받았다. "7시까지 하는 것 맞나요?" "일단 내방은 상관없으신데 부품 재고가 있어야 수리를 해 드려요." 시세를 알아 보니 공인대리점 수리비는 22만원 정도라고 한다. 한숨을 푹 쉬고 시간 계산을 했다. 여기서 강변역 가는 빨간 버스를 타고 강동까지 가는 데 1시간 반, 수리하는 데 최대 1시간, 그러고서 강동에서 학원까지 출근하는 데 30분. 넉넉잡고 7시에 간다고 봐야겠구나. 한숨을 한 번 더 쉬었다.

첫째 날부터 발뒤꿈치에 물집을 잔뜩 만들어 준 "A급 전투화"를 아예 집에 던져두고 운동화만 신고 왔기에, 위병소에서 대여받은 예비군용 전투화를 가는 길에 반납하고 그곳에 숨겨둔 우산을 챙겨 나왔다. 내가 우산을 숨긴 곳에는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라이트노벨 몇 권이 먼저 숨겨져 있었다. 15분 가량 내가 타야 할 광역버스를 기다려 탑승하고, 강동에 내려, 애플 공인서비스센터로 가려다가, 그 건물 그 공인대리점 바로 아래층에 사설 수리업체가 하나 있는 것을 발견하고 거기로 경로를 바꿨다. 도착하니 6시가 조금 못 되었다. 그 사람은 12만원을 부르고는 유리를 갈아끼우는가 싶더니 전화 테스트를 몇 번 하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이다. "왜 그러세요?" "아니 딴 게 아니고요, 전화를 받으면 화면이 어두워져야 되거든요?" 다른 유리를 갈아끼우고 또 테스트를 자꾸 하길래, 치명적인 거 아니면 상관없으니 그냥 놔두라 하고 대금을 결제했다. 놀랍게도 이곳은 계좌이체로도 요금을 받더라. 방금 수리받은 폰으로 기분 좋게 이체를 실행해 주었고, 20분쯤 걸려서 그곳을 나왔다.

학원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늦어져서 정말로 7시에 도착했다. 학원 선생이 오늘 내게 준 긴급업무는 방학 특강용 교재로 쓸 기존 어법 교재 한 권의 특정 구간을 통째로 베끼는 것이었다. 왜 OCR 스캔을 안 해 주지, 야속하다고 생각하며 3시간 가량 보람차게 타이핑을 했다. 한 5/7쯤 했을까, 지금껏 그래 왔듯이 Ctrl+S를 눌러 저장을 하려고 했는데 "오류가 있어 종료해야 합니다" 창이 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보내지 않음"을 눌렀다. 그리고 다시 파일을 열었는데, "문서를 읽는 데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만 뜨고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이제 퇴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졌다. 복구 방법을 백방으로 알아보았지만 답이 없었다. 이대로 꼼짝없이 헛짓한 걸로 쳐야 하나 싶었는데, 선생에게 다음메일로 보내 놓은 첨부파일을 미리보기로 열었더니 웬걸 멀쩡하게 보이는 것이다. 선생이 불러서 본관으로 가 보니 "야 내가 네이버 오피스로 열어보니까 되는데 너 이거 몰랐지, 좀 똑바로 좀 해라" 생색을 내는 것이다. 예 예 하고 뒤돌아서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 바빴다. 원래 생각했던 퇴근 시간보다 30분 늦게 퇴근하는 김에, 엄마가 투잡을 뛰고 있는 홈플러스에나 들러 같이 귀가할까 싶어 발걸음을 돌렸다. 그래 그 금요일 밤에 학원에서 홈플러스로 걸어가는데, 사흘 연속 예비군, 이틀 연속 긴급작업, 발뒤꿈치의 물집과 빌려 신은 전투화, 엄마의 투잡 알바, 바스러지는 아이폰 강화유리를 생각하며,


문득, '성실(誠實, faithfulness)'을 생각했다.


인류가 적어도 근대 초기까지는 전승해 왔던 '가치'들 중 현대와 탈근대를 거치면서 거지반 화석화된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착한 사람"이라는 가치가 그렇고 친절이 그렇고 성실함이라는 가치가 그렇다. 전통 사회에서 성실함이란 무엇인가? 매일 아침 닭 홰치는 소리에 일어나 어제 하던 대로 밭 갈고 나무하고 모이 주고 그물 내리다가 밥때 되면 참 먹고 한잠 자고 다시 해 떨어질 때까지 밭 갈고 나무하고 우리 치우고 그물 걷어 집에 돌아와 저녁 먹고 자는 것, 꾀부리지 않고 다른 것 신경쓰지 않고 주어진 삶과 그 조건을 몸으로 받아내며 자기 몫을 해내는 모습이 성실함의 형태가 아니었던가? 이제는 그런 종류의 성실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매일 각자 조금도 겹치지 않는 빽빽한 스케줄이 있고, 그걸 소화시켜 줄 각종 탈것들이 교통 체증이라는 변수 속에서 매번 힘겹게 돌아다닌다. 퇴근해서 장 보는 사람들 때문에 마트는 11시까지 영업을 하며, 다음 주까지 만들어야 하는 교재 작업이 아무 예고 없이 갑자기 쏟아진다. 나의 의지나 예상과 상관없이 여객선과 열차가 어처구니없이 전복되고 환율은 떨어지고 대통령은 불의의 죽음을 맞는다. 예비군 갔다 온 사람을 출근시켜야 하는 긴급 상황이 생기고, 상사는 기껏 열심히 일한 사람의 속도 모르고 "아무개 씨는 왜 일을 꼭 그 따위로 해요?" 면박을 주고, 휴대폰 액정은 말도 안 되게 순순히 깨어진다.

상황이 이러니 현대인들은 조금 덜 성실해도 될 방편을 마련하기 시작한다. 훈련부대 지휘관은 맨몸으로 입소하는 예비군을 위한 전투복 세트를 위병소에 구비하도록 지시하고, 요즘 나오는 웬만한 문서 작성 프로그램은 백업 체계와 클라우드 저장소를 거의 기본 사양으로 세팅해 준다. 공인서비스센터 밑에는 약속이라도 된 듯 사설 수리업체가 들어서 있고, 대다수 편의점이 부의(賻儀) 봉투와 붓펜과 ATM을 구비한 지는 오래되었고, 비료와 조미료와 화장품은 더 교묘해져서 누가 어떻게 쓰더라도 그럭저럭 괜찮게 되었다. 딱히 '코리안 타임' 같은 게 아닌데도 그냥 정시보다 약간 늦는 것이 용서되는 분위기가 되었고, 그래서 심지어 이제는 극장 영화조차도 제 시간에 칼같이 상영되지 않는다. 특강을 들으러 온 학생들이 지급받는 몇백 쪽의 교재와 몇백 문제의 답안지는 사실 OCR 스캔과 "복사-붙여넣기"로 며칠 만에 양산된 것이며, 부서진 기계를 위한 어떤 초거대기업의 정책은 해당 제품 수리 보수가 아니라 '묻지마 교환'이 되었다. 어느 정도의 돈과 어느 정도의 요령이 있으면 성실성이 상당 수준 보장되는 세상, 그래서 사실상 '성실'이 흉내만 내어지고 있는 세상, '전화 연결시 화면 밝기 자동조정' 같은 걸 반복 검사하는 성실함이 어쩐지 '뻘하다고' 느껴지는 세상을, 우리는 지금 살고 있다.


엄마는 힘들 텐데 왜 왔어, 하면서도 반갑게 날 다른 알바 아주머니들에게 소개하며 좋아하셨다. 같이 장을 보다가 초밥과 삼각김밥이 떨이로 나왔길래 샀다. "김밥은 왜?" "나 내일 9시 반까지 양화진 가야 하니까 이건 내일 아침으로 먹으려고요." 집에 돌아와 단둘이 간장에 (아마도 기계로 개별 포장되었을) 초밥을 찍어먹으며 성실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엄마도 회사에서 괜한 이유로 혼난다는 푸념을 하셨다. "일을 하다 보면 거 좀 늦을 수도 있고 약간씩 틀릴 수도 있잖아, 그걸 가지고 그렇게 생트집을 잡고 그 난리야." "그니까요, 사실 그게, 어떤 의미에서, 진짜 성실함은 그런 거인지도 모르는 거거든, 다들 참 너무 무심해" 주고받고 있는데 마침 어떤 초밥의 비닐 포장을 벗겼더니 생선살 밑의 밥이 세 동강으로 와르르 바스러지길래 벌컥 성을 냈다. "옘병 뭔 놈의 초밥이 이렇게 불성실해??" 엄마와 나는 그 꼴을 보고 웃었다. 각자가 한 주 내내 성실하려고 애썼던 어느 금요일 밤 열한 시 반이어서 그랬는지, 나와 엄마는 생각보다 오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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