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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5 파프리카(パプリカ, 2006) 4

파프리카가 토키타와 히무로를 구하기 위해 그들의 꿈으로 들어가는 장면

그 유명한 스틸샷. 이 한 장면을 잊지 못해 찾아서 보게 되었습니다.

- 결국 OST까지 구하고 말았네요. 몽환적 분위기를 일부러 연출한 기계음임에도 불구하고 다운받아 버리는 건 역시 영상의 힘.

- 뇌파 분석을 통해 남의 꿈을 공유한다는 아이디어를 실현시킨 사람들. 그걸 이용해 정신치료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그들, 그러나 그걸 문제삼는 이사장과 히무로. 그리고 소장님부터 시작해서 꿈과 현실을 완전히 헷갈리는 사람들이 속출!?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 줄거리를 꼬치꼬치 쓰고 싶진 않네요. 귀찮고, 꿈 같으니까. ;;;

- 첫 부분, 스텝롤 나가는 장면이 아주 좋았습니다.
오프닝 시퀀스

영사기로 쏜 것처럼 글자들을 보여 줍니다. 이런 효과 좋아요

- "욕망을 분출한다는 점에서 인터넷이나 꿈이나 비슷하지 않아요?"라는 대사가 있는 작품입니다. 그런 영화의 공식홈페이지는 어떨까요? 이하는 공식사이트를 200%로 즐기는 공략법입니다.
radioclub.jp로 처음 들어가면 "DC미니가 없음 못 봐"라는 페이지가 뜹니다. 아무 링크나 누르면 소니 배급사에서 마련한 공식사이트 인덱스가 뜨는데요, 메인으로 들어가 줍니다. 스토리에서 DCミニ라는 빨간 글자를 눌러 줍니다. 그 다음 캐스트의 네 번째(토키타)로 들어가서, 반짝이는 DC미니를 누릅니다. Yes 누르면 드디어 진짜 radioclub.jp로 들어갑니다. 이것저것 즐겨 보세요.(파프리카 갤러리나 꿈 진단 등이 있습니다. 나중에 언제든 다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쿠키를 구워주나 봅니다.) 그리고 창을 닫고 나면 공식사이트가 미쳐 있습니다. 이것저것 뒤죽박죽된 것을 즐기신 다음엔 캐스트로 들어가서 두 번째 캐릭터(이사장)의 머리에 붙은 DC미니를 눌러 그걸 뺏습니다. 또 마지막 캐릭터의 머리에 붙은 DC미니도 빼앗습니다. 그러면 각성 OK 창이 뜨는데 OK를 눌러주세요. 3초 기다리면 다시 멀쩡한 공식사이트가 뜹니다. 다만 이번엔 '배경화면 다운로드' 보너스가 열려 있지요.
파프리카 공식사이트의 엄청난 이스터에그, 정말 감탄의 연발이었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를 아주 제대로 반영했더군요. 한번 해보세요.
- 화면이 전체적으로 빨갛습니다. 캡쳐한 것과는 다르게, 꿈이 들어가는 본격적인 이야기의 장면들에서는 시종일관 붉은 색조입니다.
- 맨 마지막 영화관 포스터들, 사토시 감독의 마지막 장난이었냐! 어쩐지!
- 작화가 극장용이라서 그런지 끝내줍니다. 꿈의 그림을 어떻게 그려낼까? 엄한 걸 아무렇지도 않게 그려요. 다 꿈이라는 전제 하에서 온갖 재미난 연출들을 해 보는 매드하우스.
소장 영감의 폭주 후 혼자 걷는 아츠코

왼쪽이 치바 아츠코, 오른쪽이 파프리카. 성우는 동일인물(하야시바라 메구미).

- 원작소설은 놀랍게도 라디오 클럽의 두 직원들이 꾸는 꿈이라는 설정이고, 그래서 그 둘 중 점장 역에 콘 사토시 총감독, 웨이터 역에 츠츠이 야스타카 원작자가 목소리 출연했다나 봅니다. 자기들이 만든 세상이라 이거지? 대단하다.
- 극장에서 봤더라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아주 열심히 썼을 텐데.

- 스토리 전체적으로 말하고 있는 꿈이란 시어로서의 꿈이기도 하지만 프로이트가 말하는 꿈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나중에 가서는 과학적인 어떤 실현으로까지 확장되지요. 다만 '세상'에 대해서는 별로 확장하지 않습니다. 별다른 캐릭터 추가도 없이 이야기를 그 안에서 끝냅니다.
- 그림자에겐 빛, 꿈에겐 현실, 남자에겐... 여자!? 약간 매운 맛을 쳐서... 파프리카!? 그 말이 하고 싶었던 거냐?!
- 도라에몽 같은 명랑만화에선 '다른 사람의 꿈을 같이 꾼다'라는 상상을, 말썽을 부리다 엄마한테 야단맞는 딱 그 선에서 멈추지요. 실제로 토키타도 개발은 해놨지만 뒷일이라든가 책임 같은 어른의 얘기엔 관심 없는 애어른으로 나오잖아요? 하지만 그 상상을 멈추지 않고 본격적으로 틀면, 영화 안에서도 보여주듯이, 이런 엄청난 사태가 되어 버립니다.
- 영화 안에서 나비가 많이 나옵니다. 호접몽이라는 말이라도 하고 싶은 건가? 그건 안 하더군요. 그냥 벽에 걸려 있던 스핑크스 그림 등, 일종의 상징물로만 알고 있겠습니다.
- 꿈이 보통 완결이 나지 않는다는 데에서 이야기 마무리의 착상을 지었던 거 같습니다. 코나카와의 이야기에서도, 꼭 '다음은 어쩔 거야?'라는 물음과 함께 끝나는 그 미완의 꿈을, 어쨌든 끝을 내고, 그 뒤로 친구의 박수갈채를 받고 결말을 짓지요. 그게 필요한 거 같아요. 결말을 짓는다. 그게 이 땅에서 꿈을 깬 사람들이 해야 할 일.
코나카와 형사가 혼자 보고 있는 '그 녀석'

「嘘から出た真じゃないか、大事にしろよ」

- 꿈이라는 단어는 말이 많습니다. 뻑하면 아무렇게나 결말을 내느라고 꿈을 가져다 쓰고, 어른들은 애들한테 꿈과 희망을 팔아치우고, 자칫하면 꿈을 가장한 허황된 욕망으로 변절할 수도 있고.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꾸는 것을 영 막지 못할 이유는, 혼자만의 해방이 가능하기 때문이고 어떤 계시가 내려올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무슨 잠꼬대야...?

- 별점 다섯 개 만점에 네 개 반. 매드하우스 완전 용썼네. 언젠가 다시 그리워질 한 편의 꿈. 인터넷을 뒤져 보니 츠츠이 씨가 이것저것 베끼지 않았느냐는 의혹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괜찮아요! 전 원작은 보지 않으니까요(...)
- 볼 만한 애니를 찾아다니는 시즌이 또 돌아왔어요. 흑흑...

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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