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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람들이 만드는 커뮤니티에는 으레 '팸'이 있다. 누구는 누구의 엄마, 누구는 누구의 조카 하는 식으로. 연애야 뭐 기본이고. 왜 그럴까. 왜 이런 유치한 현상이 최첨단 공간이라는 사이버스페이스에서 발견되는가.

그것은 유예 때문이다.

발달과업이라는 것이 있다. 한 사회인이 자라나는 가운데, 특정 시기마다 의당 해야 할 일들이 그것이다. 신생아의 발달과업은 울고 젖먹고 잠자며 열심히 자라나는 것이고, 가장의 발달과업은 가정의 살림을 운용하며 보람찬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느니 등등. 발달심리학에 따르면, 발달과업을 그때그때 성취하지 않는 것은 곧 성장의 결함을 의미하므로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청소년기를 유예된 시기라고들 한다. 모든 것을 나중으로 미루어 두고 우선 진학과 진로를 신경쓰라고 강권하는 때인 것이다. 그러나 유아기로부터 아동기를 거쳐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의 인간이 으레 충족해야 하는 욕구, 즉 으레 이루어내야 할 발달과업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을 통한 인성의 발달이다. 이것은 성적이 좋든 나쁘든, 어떤 환경에 처해 있든 기본적으로 충족하고 수행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현실을 보라. 부모는 바빠서 그리 오랜 시간 붙어있어 주지 못했다. 버스를 타고 다녔던 유치원의 친구들은 기억도 나지 않거니와 그리 친하게 지낸 애들도 별로 없었다. 학교에서는 점점 사귀는 아이들의 범위가 좁아져만 갔다. 친구를 사귀거나 연애를 하거나 정모에 나가는 짓 따위는 몽땅 대학 가면 하라면서 미루어졌다. 발달과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는 있는 건가? 부모와 소통하며 기성 세대를 경험하고 또래 집단 사이에서 사회성을 키워야 할 때에?

이처럼 발달과업을 유예하는 현실 속에서 아쉬운 대로 나오고 있는 자구책이 팸 놀이인 것이다. 단순히 재미난 놀이인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발달과제를 생활 속에서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하는 현실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까지 헛소리. 이 동아일보 사설 같은 허접 쓰레기에 신랄한 태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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