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달뜬 이(Man on the Moon, 1999: ←저 번역 괜찮지 않아요?)> 보기
- 꽤 많은 사람들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싶어한다. 주로 돈 되는 아이디어가 필요해서인 거 같다. 그런데 한 가지 장담하는 것은, 돈 되는 아이디어는 남들과 다른 생각이 아니고 오히려 남들의 생각과 철두철미하게 똑같은 아이디어다. 서점이나 음반매장에 가서 베스트셀러 진열대를 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남들에게 이해받기를 일부러 꺼리는 거 같다. 어차피 까일 테니 이쪽에서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이해받기 어려울지라도, 언제라도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둬야 하며, 또 누군가 깜냥 되는 사람이 이해할 만큼 충분히 친절하게 해 둬야 한다.
- 가끔은 아무 뜻도 없는 짓을 해 보라. 사실 무의미한 행위들은 상당한 가치가 있다(어디까지나 예술적, 아이디어적 관점에서). 대표적인 것이 낙서고 여행이다. 펜을 쥐고 아무렇게나 긋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표출이 되며, 무작정 아무 곳이나 가서 마냥 구경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경험이 된다. 모든 생각은 러프에서 시작하며 어떤 발상도 처음부터 그 의의를 부여받지는 않는다.
- 거꾸로 생각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거꾸로 보기 위해 거꾸로 보아서는 안 된다. 뒤집어보기는 어디까지나 익숙한 것을 낯설게 느끼기 위해 하는 것이다. 시각적으로 거꾸로 보는 것은 기본이고, 논리적으로나 시간 진행에 있어서나 어떤 역할, 위치, 조건 등등을 뒤집어보는 발상은 익숙한 것의 재발견을 위해 해 볼 만하다. 다만 거꾸로 뒤집기 말고도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나 접목해 볼 수 있는 생각은 많다는 점을 잊지 말자.
- 발상 그 자체에 집중하고 발상의 뒤에 어미를 붙이는 건 나중에 하라. "~면 어떨까?", "~면 돈이 되지 않을까?", "~는 생각을 해 봤는데 너무 이상한가?" 등등에 사로잡히지 말고 그냥 아무 생각이나 막 하라.
- 형식과 내용은 서로 같이 가야 한다. 아이디어와 직관은 절대적이지만 설계와 구체화는 필요하다. 발상으로 돈을 벌려면 이는 더욱더 절실하다. 사실 아이디어 구성 과정에서는 머리 깨지게 어려운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 반드시 온다. 이 갈보리 언덕을 어금니 꽉 깨물고 지나가야 그 다음에 실체화의 영광이 있다. 이 언덕을 지나가지 않으면 또 하나의 망상이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린다.
- 아이디어를 발현할 때는, 그 발상에 가장 적합한 발현의 형식을 선택하되, 그 형식을 몸으로 익혀야 한다. 문학, 영상, 공연예술 등등 그 형식에는 필연적으로 한계나 방법적 표준안이 있게 마련이고(예를 들어 작곡가 이야기를 쓴 소설에 오선지는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그 형식이 갖는 특장점이 저마다 있게 마련이다(예를 들어 문학은 가장 직접적으로 관념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 등). 이런 것들을 체득해 두어야만 실제로 발현할 때 좌절하지 않는다. 형식이 틀린 것 같다면 과감하게 때려치우고 다른 방식을 골라야 한다.
숙제는 안 하고 이걸 왜 적고 있다냐. 요약하는 숙제만 지금 한 5주째 하노라니, 엉뚱 생산하기를 다 까먹어서 그런가 보다. 이런거 써봤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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