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똑같은 머리에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데 그 뒤에, 익명성 뒤에 숨어버리는 게 더 쉽고 편해요. 하도 억누르니까 애들이 교복 입고 담배 피우면 왠지 금기를 깨는 것 같아서 멋있는 것처럼 느끼는 거예요. 하지 말라고 하면 할수록, 그 하지 말라는 것에 뭐 대단한 게 있는 것 같아서 애들도 자꾸 착각한다고요. 기를 쓰고 야단치고 하니까 애들도 괜히 단추 몇 개 풀고 안에 꼭 브랜드 로고가 있는 흰 티 내보이고, 그렇게라도 해서 반항해보려고 하는 거예요.”
해답을 찾았다.
항상 문제는 게으름이다. 자유의 비결은 용기뿐이며, 개혁과 진보의 가장 큰 적은 무관심과 게으름이다. 아이들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돕고 지켜볼 열성과 성의가 없는 것, 대학 진학에 성공한 뒤 자본주의에 몸바쳐 봉사할 산업 역군 양성 이외의 모든 것에는 다 게으른 이 사회, 벌 수 있을 때 10억 모으기를 하고 부자 아빠가 되느라 다른 모든 것에는 다 나태한 이 모든 욕심과 게으름이 다 죄다. 바로 당신 때문이다. 부모 돈으로 공부하는 학생 때가 제일 편하지 뭐가 불만이냐고 말하는 바로 당신, 애들이면 애들답게, 학생이 학생다운 게 제일 예쁘다고 무심코 말하는 바로 당신, 남자애들이 염색하면 바로 예비 흡연자 혹은 예비 범죄자로 보는 바로 당신, 여자애들이 교복을 줄여 입으면 바로 원조교제라도 하는 것쯤으로 보고 그러면서 인터넷에서 교복 ‘야동’을 내려받는 바로 당신, 애들이 공부나 하지 주제넘은 소리나 한다고 함부로 말하는 바로 당신과 나, 이미 그 시절이 다 지나서 그 마음을 모른다고 해서 턱없이 무관심하고 게으르기 짝이 없는 우리들 때문에 대한민국 청소년의 인권이 이토록 바닥인 것이다.
오래간만에 인권웹진 들어오길 정말 잘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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