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는 굳이 들지 아니하겠다. 가깝게는 이웃의 블로그들에 올라오는 글들부터 하여 이번 정부의 내각에서 이러저러한 자들은 나가라 하여 몇몇 관리가 그만둔 일이나, 자주파-평등파의 충돌로 막장이 된 민주노동당 등의 사례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데 굳이 예를 들 필요가 없지 아니한가. 이념에 사로잡혀 다른 사고를 하지 못하고, 다른 시각을 무시하고 폄훼하는 것이 바로 이념의 과잉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이냐.한국 사회에서 이념이 유난히 강한 이유는 아마도 그것이 근본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근본이 흔들리는 것처럼 한국인들에게 겁나는 것도 없으므로,
이런저런 손해가 나더라도 이념이 있다면 고집스럽게 지키고 마는 것이다.
확실히 이런 글 그것도 밑줄친 데를 접하고 나면 콱 찔린다.
내 넓이와 깊이가 모자란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했지만, 여전히 그렇다.
나의 오랜 결심 중 하나는 '옳은 소리라고 판단되면 상하좌우를 불문하고 듣는다'는 것이다.
덕분에 다시 한 번 새겨본다.
P.s 생각해 봤는데, 이런 못된 사고방식에 이념이라는 학술용어는 너무 과분하고 차라리 종교용어로다가 아집 혹은 법집이라 부르는 건 어떨까? 대한불교청년회의 글을 찾아보니 이런 설명이 있다.
상이라고 하면, 우리들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혹은 무시 이래로 지어온 온갖 고정관념, 선입견 등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것들 때문에 우리는 대상을 인식할 때 그 대상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잣대를 가지고 색안경을 쓰고 대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나’라는 개인에 적용시키면, 상은 곧 ‘나’라는 상[我相], 즉, ‘나’라는 모양을 제멋대로 설정해두고, 그 모양에 집착해 버리는 아집(我執)이 됩니다. 그리고, 이 상을 일체 대상에 적용시키면 법집(法執)이 됩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진실하게 보면 그것이 곧 실상인데, 그 실상이란 것에 어떤 그림을 그려놓고 거기에 집착하는 것을 법집이라 말합니다.
그렇다면, 금강경의 가르침에 의거해 생각해 볼 때, 아집을 깨고 법집을 깨면 부처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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