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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평화 운동'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9.17 몇 가지 아이디어들 (8)

  • 전쟁은 소규모 집단 간의 싸움에서 국가 간의 싸움으로, 병력 싸움에서 기술력과 정보력 싸움으로 변천해 왔다. 거기다가 대규모 자본과 기업이 전쟁을 이용함으로써 불가피하게 간단히 끝낼 수 없는 정치적, 경제적 사안이 되고 있다. 지구평화를 아름답게 노래하며 행진이나 하는 것은 아주 소극적이고 근본적이지 못한 반전 운동이다. 오늘날의 전쟁을 막으려면 좀더 직접적인 행동, 예를 들어 국방부에 터무니없이 많은 조달을 하는 기업에 항의를 한다든지 등, 이 필요하다.
  • 성악설이니 성선설이니 하는데, 이런 주장들은 그 밑에 인간의 본성이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러므로 결국 인간을 어떤 상태로 만들기 위한 훈육이나 교화는 불필요 혹 불가능하다는 상당히 허무하고 비인간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논리적으로 인간은 본성이 없는 게 본성이라는 백지설만이 옳으냐 하면, 그것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맘잡고 생각해 볼까.
    9/20 - 맹자가 흔히 성선설을 주창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사단론은 단지 측은, 수오, 사양, 시비의 '싹'이 인간 내면에 디폴트로 설정돼 있다는 것이다. 싹이다. 키우느냐 내버려두느냐에 따라 자라기도 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본성이 있다고 한다면 그런 개념일 것이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무조건 인간은 악하다고 단정짓는데, 그렇다면 구원을 받고 싶어도 못 받을 것 아닌가? 단순히 인간에게 근본적 죄악이 있다는 의미에서겠지만 그걸 본성이라고 해선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인간은 본디 선하나 원죄와 자범죄 때문에 죄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인생이었다가,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써 본성의 일대 변화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난 그렇게 믿는다.
  • 흔히 자기의 존재가 소중한 줄 알라면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여러분이 나기 위해선 몇억 마리의 정자 중 하나가 난자와 만나야 했고, 여러분의 어머니와 아버지 역시 그래야 했고, 그 윗대도 윗대도... 그러므로 여러분은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을 뚫고 태어난 기적 같은 존재임다. 뭐 이런 거.
    같잖은 교수가 알량한 낱지식을 띄엄띄엄 가르치며 그런 소리를 하는데 여기가 무슨 중3 수련회장이냐, 하면서 창밖을 보다가 문득 그런 반론을 혼자 해 봤다.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로 내가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뒤집어 말하면 나는 있었을 수도 없었을 수도 있던 존재일 뿐 아니라, 오히려 순전히 숫자적 계산으로만 말하자면 나는 없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 낮은 확률을 '기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 확률이 까마득하게 많은 온갖 '경우의 수'가 아니라 '나를 위한' 사건의 확률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실제론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세상을 하나의 거대한 사건 덩어리로 본다면, 거기서 몇십 년 전에 내가 태어났든 개똥이가 태어났든 두 사람이 날 확률은 똑같고 그러므로 두 사람 중 누가 세상에 나더라도 이 사건 덩어리는 멀쩡하게(아무 기적 없이) 돌아갈 것이며, 어떤 교수는 또 개똥이에게 당신은 기적의 존재예염, 어쩌고 할 것이다. 어이, 이거 좀 심하잖아?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간다니? 이런 비극이 어디 있어? 비극? 확률에 비극 따위는 없다. 그저 누군가 태어났는데 그게 당신의 아버지 어머니였고 그들이 누굴 낳았는데 그게 개똥이일 수도 있던 것이 나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마치 나를 위해 온 우주가 극히 작은 확률을 허락하고 또 허락하고 한 것처럼 엉터리로 해석하는 건 지극한 자의식 과잉일 뿐이고 올바른 자기발견도 아니다. 진정한 자기발견은 자신의 존재'의미'를 깨닫고, 이 사회와 세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내는 데 있지, 나 같은 것이 '존재할 확률' 같은 걸 계산함으로써 얻는 것이 절대로 아닌 것이다. 그렇게 했다간 이 세상엔 있어도 좋고 없었어도 좋았을 인간만 남는다. 아우 지쟈쓰. 이걸 해당 교수에게 따져볼까 말까 했지만... 관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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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엽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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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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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랐는데 중간에 글이 업데이트 되는군 ㄷㄷ
    수행평가 일찍 끝내고 ㅎㄷㄷ 한번 와봤뜸
    • 2008.09.23 11: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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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인터넷과 타자기의 좋은 점 아니겠음 ㅋㅋ
      수정 삭제가 자유로와요
  2. 2008.09.23 16: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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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은 모든게 kairos 아닙니꺼. 뭐 마지막 이야기는 해석의 차이일듯; 우리가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시고... 그래서 가장 특별한 존재라고 할때 다른 사람이 나처럼 특별하다는 사실을 날리고 이야기하는 건 아니잖습니꺼. 성경적인 '성*설'에 대해서는 '성선적 성악설'이 가장 옳은 해석일듯.
    • 2008.09.26 09: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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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해를 해봤습니다. 타이헨 오마따세이타시마시따.
      요컨대 위에 적은 논리는 크로노스를 카이로스로 보는 우를 범하고 있다, 뭐 그런 말이 될까 싶네요. '성선적 성악설'이란 용어의 '성선'이란 의도요 '성악'이란 속성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제가 배운 교리는 대강 그런 의미쯤 되는데요.
      아 머리야.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을 읽으며 머리를 식혀야지. (???)
  3. siwai
    2008.09.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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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시간에 이런 왕성한 사유를 하는 학생이 내 수업에 있다면 이그 무서워라... 가 아니고, 무지 신명이 날 거예요. 그런 학생이 지금 내 수업에도 있을 거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수업준비해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되네. 교수한테 질문하지 못한 것은 페이퍼로 발전시켜 제출해도 좋지 않을까...존재의 의미를 비롯해서 전쟁과 평화에 이르기까지 사유와 공부와 깨달음과 실천이 만개하는 대학시절이 되기를. 무엇보다도 자유하고. // 근데 태그에 내 이름이 올라와서 깜짝 놀랐네. 무안하게스리.
    • 2008.09.26 09: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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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만도 않아요. 서강고등학교 아닙니까. 저도 지금 교양강좌투성이라 그런진 모르지만 인강 듣듯이 수업 듣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마는지 교수가 알 턱이 없죠. 교수와 따진다든지 문서를 만들어서 임의로 제출한다든지 하는 그런 멋나는 일은 나중에 2학년 무렵부터나 해볼거 같네요...
      그리고 원래 제가 아는 사람이 블로그에 가명 적어 들어올 때는 본명을 제가 적어놓고 있습니다.ㅋ 혹시 불편하시면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4. siwai
    2008.09.2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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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하기보다는 무안. 일부러 지우기까지..구찮게.. 그러나 나중에 지우고 싶을 때 언제든지 지우세요.
    • 2008.09.26 22: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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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운것도 아니고 안지운것도 아닌 걸로 타협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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