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외치는

예고편 #2

엽토군 2013. 4. 27. 07:14

단칸방.


고작해야 10평이 되지 않는 지극히 평범하고 아무것도 없는 방.

한쪽 구석에 문이 있고, 그 반대편 벽에 커다랗게 난 채광창으로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오는 빛.

그 빛을 마주보고 방에 앉은 그분.

보좌에 앉아,

탁상 위의 서류들을 보고 일을 하고 계시다.

방을 가득 채우는 그 빛이 워낙 밝아서 서류의 글자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그분의 얼굴, 심지어 신체 윤곽마저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 왼편에 서 있는 나.

아무 불편함이 없는 침묵.

문득 나를 쳐다보시는 그분.

나는 입을 열어 뭔가 말하려다가 입을 닫고 고개를 가볍게 흔들고 침묵하는 웃는 얼굴을 보인다.

그때 분명히 웃는 것처럼 보인 그분의 표정.

다시 길고 긴 침묵.


일하시는 그분.

그분이 일하심을 그분의 왼편에 서서 보는 나.

그뿐인 방.

쏟아지는 빛.




http://bible.us/88/1co.15.20.kr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