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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0 그냥 깝깝해서 답글 8

그냥 깝깝해서 답글

2008. 1. 10. 20:04
개신교 사람들은 정말 이명박을 묻지마식 지지하나요?

아놔 이거 내가 태어나서부터 교회다니니까 하는 소리지만 복잡미묘하기 짝이 없는 얘김다.

대구경북 지역 근혜누나나 회창형 지지율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확실히 그쪽은 불교 기세가 쎄서 교회가 (단순히 규모의 차원에서) 별로 흥성하지 못한다고 그럽니다. 접때 외할아버지 상치른다고 마산 창원 넘어다니고 있을 때 울 아부지가 해주신 얘기니깐 아마 맞을 겁니다. (울 아부지 다른 주젠 몰라도 종교쪽은 이론부터 듣보잡소문까지 빠삭합니다.)

성당이나 절은 잘 모르것습니다마는 교회는 확실히 아줌마 아저씨들이 씹을 잡담거리가 없어서인지(뭐 다른 모꼬지라면 술이라도 마실 텐데 그것도 거시기하죠잉) 정치 얘길 가끔 하죠.
그래도 뭐 평소 평범한 만18세 대한민국 선거권자들끼리 주고받고 하는 그저 그런 얘기들이고, 어디까지나 각자의 개인소견이니 이건 암만떠들쳐봐도 문제는 안 됩미다.

문제는 아놔 목사님(진짜루 가끔 장로 아저씨)들이 그것도 설교시간 혹은 뭐 축복기돈지 간구기돈지 할 때, 그 거룩한 시간에 직접적이든 돌려 말하든 그런 얘길 한다는 겁니다...
목사님이나 장로님들이나 말입니다, 사람이지 말입니다. 사회적 동물들이시니 정치 얘기 안하고 정치성향 없인 몬사는거 맞아요.
아 근데 그걸 왜 하필 궁극적 원론적으루는 성령님께서 집회를 보시고 계시는 예배 시간에 직간접적으루 발언하시너냐 이겁니다. 고게 문제가 되죠.

왜? 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오는 수요일 일곱시 반에 근처에 성도등록자 200명 이상 되는 아무 교회나 찾아가셔서 기도시간 설교시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진풍경이 보이나...

목사님들이 거룩한 시간에 발언하시는 건 그냥 발언이 아니고 엄연한 설굡니다. 설교. 좀더 겁나게 말하자면 '하나님의 말씀 선포'라고도 불러요 그걸. 웃기지 말라고요? 왜 저한테 그러세요. 정말 거룩한 시간 맞긴 맞아요. 종교 예식이다요. 한창 설교 나가는데 일어나서 "난 그렇게 생각안해요"라고 하면 안됩니다. 할려면 예배 끝나고서 따로 찾아가 따지면 따질지언정... 나름대로 성직이고 종교집회이기 때문에 함부로 뭐라고를 못 해요. 그 때 발언이라는 거.

문제는, 이런 풍경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목사님이 설교를 하다가 갑자기 별 관련 없는 예화(이해를 돕는 삽입된 이야기)를 꺼내시곤, 이어서 "그러니까 믿는 사람이 정치하고, 경제하고, 문화 하면 얼마나 좋아요, 안그래요? 아멘?" 하면 말이죠, 아주머니들 아저씨들이 꽤 많은 분들이 "아멘"합니다. 아멘이란 히브리어로 "그렇습니다" 혹은 "그리 될 것입니다"란 뜻임다. 우왓따 살 떨리네요잉.

교회 가서 몸소 견학하기 귀찮으시면 자료화면이라도. 예밴지 성경공부인지 뭐 노래자랑 시간인지 전혀 감이 안 잡힙니다. 만약 예배도 아닌데 다들 이렇게 아멘 구령을 붙이고 있다면 이건 정말 살 떨리는 얘깁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런말하기 조심스러운데 이거 신앙도 뭣도 아니고 그냥 맹종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 막말루, 상식적으로 예배라는 건 신을 불러서 받자와드리는 시간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부정타면 안되지요. 그런데, 신령님, 아니, 성령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자리에서 이명박이 어쩌구 정동영이 어쩌구 소리를 꼭 해야겠어요? 생각해 보세요. 그게 신이 하는 말씀이실까요, 그냥 인도자로 서 있는 사람이 생각나서 하는 이야기일까요? 그런 발언을 스리슬쩍 하는 거야말로 눈치도 못채는 사이에 예배를 부정타게 만드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우리나라 교회 일부는, 중대형 교회들이 그런 경우가 좀더 있는데, 대예배 축도보다 헌금기도 시간에 더 열성인 사람들이 대체로 많아서 복을 열심히 빕니다. 기복 자체가 사람의 감정과 계획과 이기심일 수 있거든요. 근데 이게 곧장 예배로 동기화되어서 어디까지가 사람 말이고 어디까지가 성경 말씀인지 구분이 안 서는 신도분들(심하면 성직자분들 개중에도!)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매일매일 생활 가운데서 나타내 보여야 합니다" 라는 선포에나 "믿는 신앙인들이 이 세상 정권 잡아서 하나님의 거어루카시고 조오혼귀하신 영광을 드러내길 원합니다" 라는 기복에나 똑같이 다들 아멘 한다는 겁니다. 눈썹이 실룩거리죠잉.

여기까지 안 읽고 내려왔어도 상관없으요. 이제부터 일거주시요.

사실 제가 알기루 최소한 예배시간에 지켜야 할 정치관련 바람직 태도는 이렇게 정리됨미다.
가급적 정치 토픽은 꺼내지 않는다. 특정 이름은 아예 올리지 않는다.
노가리를 깔거면 예배 끝날때까지들 좀 참자.
꺼낼거면 원론적인 얘길 하든지(예: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주님께서 저희들에게 갈 길을 비추어주시사 세상의 빛과 소금 되게 하시며... 등) 결론을 인위적으로 내지 말고 성경에 근거한 바람직한 의견(예: 공의를 굽게 하는 통치자가 되지 않기를... 등. 미가 3장 9-12절)을
위주로 전개하든지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성도란 사람들은 세상 핍박을 견디는 사람들이었음을 기억하자.

이건 좀 딴얘긴데 원래 사도행전 읽어보면 진짜 눈물 싸고 똥줄 타는 고역의 연속입니다.
원래 세상에 선포하는 기독교란 그래야 하는 법이니라 하고 성경에 써 있지 말입니다.
근데 요새 큰 교회들은 이상하게 되게 돈도 많고 다니기도 편하고 말입니다.
이상하다 이겁니다. 그러면서 1907년을 감히 얘기하지 말입니다.
이건 좀 막말이지 말입니다.

구약에선 이스라엘 통치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와 분노가 나옵니다.
잊을만 하면 나옵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줫버리라고 한 분은 무려 예수님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세금 낼 건 내란 소립니다.
근데 그 뒤엔 하나님 꺼는 하나님께 바치라시면서 천국에 세금내라고 하십니다.
실제루 예수님께선 이르시길 천국은 금은을 바꾸든지 한 다리 짤르고서든지 들어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이 창녀, 환자, 어린이, 욕먹는 세리만 골라서 찾아다니셨다죠.

세금이라. 이명박 장로라. 권력이라. 설교라. 복잡미묘한 얘김다.
더 했다간 저 벼락맞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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